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621)
EP.621 621화 – 가장 오래된 소원 (2)
621화 – 가장 오래된 소원 (2)
「사용자 : 한가인(지혜)
날짜 : 232일 차
현재 위치 : 호주 노던 준주
현자의 조언 : 3」
– 한가인
오전 7시.
주요 세력이 모두 호주 대사막에 모였다.
햇빛으로 눈이 부셔야 할 시간임에도 온 사방이 어두웠다.
현실에 그 모습을 드러낸 약탈자들의 크기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했기 때문이다.
「악마」
뒤쪽에서 들려오는 송이와 엘레나의 대화.
“우와…! 인터넷은 난리가 났네!”
“어떤데?”
“퍼스트 콘택트? 이런 단어가 많이 보여요!”
“퍼스트 콘택트?”
“언니, 세상 사람들은 저것들을 음, 외계 우주선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타락한 자」
외계 우주선?
아주 틀린 말은 또 아니다.
「마법사」
“관리국에서 별일 아니라고 기사 엄청나게 내고 있네요.”
“의미 있어? 아무도 안 믿을 것 같아.”
“당연하죠.”
「원수」
모든 일이 끝난 후에도 뒷수습이 요란할 것 같다.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다.
솔직히 관리국도 이후의 수습 따위엔 별 관심 없으리라 본다.
「오만한 자」
어차피 이번에 달을 이기지 못하면 ‘다음’이라는 건 고려할 필요가 없으니까.
「배신자!」
“으읏!”
“어엇! 가인 씨, 괜찮아요?”
“오빠!”
현재 우리는 호주 대사막의 달 봉인시설 근처에 있다.
이곳은 세상에서 달과 가장 가까운 – 물리적인 개념은 아니겠지만 – 장소.
달은 아직 각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대는 이미 달이 토해내는 저주와 분노로 가득했다.
“달의 저주를 계속 듣는 건 너무 위험한 것 같아요.”
“맞아! 가인 오빠도 그냥 은솔 언니 옆에 있는 게 좋아 보이는데.”
“괜찮습니다.”
피리의 보호를 받게 되면 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약간의 고통을 감수하고 달이 하는 말을 들으려 애썼다.
놈이 지금 무슨 생각 중인지 이해하면 공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이 황금 인형은 무엇이지?」
「인형이 아니라 생명」
「그 어떤 생물 반응도 없다.」
「강력한 마법을 썼을지도….」
「하늘 아래 그 어떤 마법도 이런 현상을 만들 수 없음.」
「호텔이다! 호텔이다!」
동시에 들려오는 여러 개체의 목소리.
계속 듣고 있으니, 말투까지 다르게 느껴진다.
그들 모두가 혼란에 빠져있다.
시간을 돌리기 전의 기억을 잃은 달이 생각하기에 내부의 미로는 뭘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초 마법적 현상?
오전 10시쯤, 아리가 긴장한 표정으로 나타났다.
“곧 시작할 거야.”
“곧?”
“지금!”
직후, 하늘부터 땅까지 세상 전체가 격렬히 진동하기 시작했다.
하늘의 약탈자와 지상의 관리국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강도로 달을 억제한다!
쉼 없이 울려 퍼지던 저주 섞인 달의 목소리가 점차 작아지더니,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변했다.
마지막 목소리는 다음과 같았다.
「널 위한 지옥을 준비하고 있겠다.」
*
지금 진행 중인 일을 공성전에 비유하면, 약탈자와 관리국의 역할은 성의 외벽을 뚫는 일이다.
외벽을 뚫는 일은 계획의 1단계이자 관점에 따라선 제일 중요한 일이다.
어쨌든, 성벽을 조금이라도 뚫어야 내부 침투조 – 즉, 우리가 활약할 것 아닌가!
오후 4시.
오랜만에 나타난 선대 지혜의 분위기가 밝지 않았다.
새삼스럽지만, 이 ‘존재’도 여러 번 보다 보니 슬슬 감정이나 생각이 어렴풋이 느껴진다.
「벌써 연합 쪽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몇 시간이나 지났다고 벌써 난리랍니까?”
「계산 결과, 지금 속도로 외벽에 조그마한 구멍을 뚫기까진 약 23년 182일이 걸린다는 결론이 나왔다.」
“…”
「시간은 달의 편이다. 23년이면 모든 판이 터지고도 남을 시간이지. 그대, 시간을 돌리기 전에 달 내부에 쉽게 들어가는 방법은 알아내지 못했나?」
사라진 시간의 내가 남긴 기록에 달 외벽을 뚫는 법 따위는 적혀있지 않다.
당시엔 아마도 달이 직접 문을 열고 나와 미로를 초대했던 것 같다.
이번엔 초대받지 못한 상태인데 억지로 들어가려니 이렇게 어려운 것.
「동료 한 명이 내부에 있다고 하지 않았나?」
“아직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으음…. 깨어나면 어떻게 할 셈이지?」
“…”
「후…! 아직도 숨길 정보가 남아있나? 그래, 아무래도 좋지. 수가 남아있으리라 믿겠네.」
선대 지혜는 내가 달 내부의 미로를 통해 ‘뭔가’를 할 계획이 있는데, 그걸 숨긴다고 착각 중이다.
안타깝지만 나도 그 ‘뭔가’가 정확히 뭔지 모르겠어.
과거의 내가 그 ‘뭔가’를 통찰로 보고 미로를 달 내부에 남긴 것 같은데, 급박했는지 관련 내용을 상태창에 전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공에 시선을 고정하던 중, 나는 선대 지혜가 나와 똑같은 생각 중임을 알았다.
「조언 썼나?」
“조언 써보셨습니까?”
「지금 쓸 생각이네.」
“지금 쓸 생각입니다.”
「…」
“…”
잠깐의 침묵 후, 선대 지혜가 처음으로 크게 웃었다.
「하핫! 올빼미도 바쁘겠구나.」
‘달 내부로 진입하기 위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조언 : 3 -> 3」
“…”
조언 횟수도 그대로고 답변도 없다.
마치 이 질문의 답은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는 것처럼.
“당신에겐 어떤 답을 줬습니까?”
「희생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희생?”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반면, 청옥빛 반신은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나와 달리 그는 무언가 깨달은 것 같았다.
「네 동료는 정확히 언제 깨어나지?」
“아마도 내일 오전.”
「내일, 내 밑천을 다 털지.」
이젠 나도 알았다.
선대 지혜에게 한 수가 남아있던 모양이다.
아주 무거운 희생을 요구하는 소모성 수단.
올빼미는 지금, 선대 지혜에게 그것을 쓰라고 주문했다.
「대신, 그대도 내게 알려주게. 자네에게 남아있는 수단 중 공성에 쓸만한 것들을 말일세.」
“… 최후의 섬광이라는 게 있습니다.”
*
늦은 밤, 상현 형을 만났다.
형은 지극히 복잡한 기계장치 – 아틀라스 시스템의 운용법을 정신없이 익히고 있었다.
선대 지혜를 통해 ‘최후의 섬광’에 대한 정보를 약탈자 측에 전달하자 그쪽에서 보내준 무언가다.
“어때요?”
“글쎄, 아직은 긴가민가합니다.”
말은 시큰둥한데, 눈빛은 호기심으로 가득하고 제법 즐거워 보이기까지 했다.
“선대 지혜에게 듣기로는, 아틀라스 시스템의 도움을 받으면 최후의 섬광이 유의미하게 강해질 거라던데.”
“집중을 통한 위력 강화, 비거리 증가, 정확성 증가. 이론상으론 다 가능해 보입니다.”
“이론상으로는? 실제로는 어떻죠?”
“써봐야 아는데, 연습해 볼 기회가 없으니 장담할 수 없군요.”
“…”
“아쉽습니다. 모든 세력이 처음부터 협조했다면, 이런 보조장치도 미리 연습해 볼 수 있었을 텐데.”
“처음부터 모두가 협력한다. 이런 일은 세상이 망할 때까지 불가능할 겁니다.”
“부정할 수 없는 말이라서 더 슬프군요.”
상현 형은 계기판에 숫자를 입력하는 등, 연구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가인 군.”
“네.”
“차진철, 그 녀석이 특이한 고민에 빠져있더군요.”
성장에 대한 고민을 상현 형에게도 전한 모양이다.
“어떻게 해야 지고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나 연구하더군요.”
“뭐라고 답해주셨죠?”
“글쎄, 듣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
“진철이 녀석, 성장을 너무 무슨 무협처럼 생각하는 게 아닌가?”
“…”
“눈보라가 몰아치는 설원에서 벼락 맞고 ‘아하!’하는 것만 깨달음이요, 성장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하는 것도 성장이지.”
“지금 형이 하는 것?”
“최후의 섬광을 보조할 수 있는 아틀라스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 말입니다.”
설령 최후의 섬광 자체 성능은 딱히 개선할 방법이 없다고 치자.
이 말은 외부에서 보조할 방법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아틀라스 시스템의 강력한 보조를 받으면, 유산의 실질적인 위력은 크게 강해진다.
“내가 하는 이런 것도 성장입니다. 절벽에서 떨어져서 반쯤 썩은 책과 습기 차고 비위생적인 버섯을 먹는 것만 성장이 아닙니다.”
지금 이 말은 할아버지가 들으면 뒷목 잡고 쓰러질 것 같네.
다만, 상현 형이 하려는 말은 이해했다.
형이 생각하기에 ‘성장’이라는 건 굉장히 폭넓은 개념이다.
“지금 말을 진철 형에게 했나요?”
“당시엔 아틀라스 시스템 같은 건 몰랐으니까 이 예시를 든 건 아니고…. 여하튼, 성장이라는 개념을 넓게 해석하라는 말은 했습니다.”
“…”
상현 형의 의도는 이해했다.
다만, 이 말을 진철 형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가 궁금할 뿐.
“딱 한 가지가 아쉽군요.”
“어떤 부분이요?”
“나는 달과의 마지막 싸움에 직접 참여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죠. 아틀라스 시스템은 매우 섬세한 물건이라 특수한 위치에 있어야 하니까.”
“여러분만 믿겠습니다.”
*
「사용자 : 한가인(지혜)
날짜 : 233일 차
현재 위치 : 검색 중….
현자의 조언 : 3」
233일 차, 달 내부의 미로가 깨어나는 날.
과거의 내가 어떤 설계를 했다면, 슬슬 결과물이 나와야만 한다.
오전, 약탈자 3개체가 대사막 하늘을 부유하며 기묘한 빛을 뿜어냈다.
우리는 하늘보다는 차라리 우주에 가까운 위치에서 스크린으로 지상을 살피고 있다.
“위치가 검색 중으로 바뀌었어.”
아리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봉인 구역 일대를 침식 중이야.”
선대 지혜가 정확히 무슨 수를 쓸지는 모르겠지만, 달의 외벽에 강제로 구멍을 뚫는 일이다.
분명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의 공격이겠지.
현실에서 무작정 이 정도 위력을 쏟아붓는다?
과장이 아니라 호주 대륙 전체가 폐허가 될지도 모른다.
선대 지혜는 민간인 ‘따위’가 1,000만 명이 죽든 1억 명이 죽든 신경 쓸 위인은 아니지.
하지만, 공격의 여파로 호주 지하의 봉인시설이 파괴되면 끝장이다.
따라서 후폭풍을 현실이 아닌 이계가 감당하게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필요한 것.
침식이 진행되며 하늘은 보랏빛으로 변했고, 사막에는 지구에 있을 수 없는 기괴한 은색 폭풍이 나타났다.
폭풍의 중심부, 소위 태풍의 눈에는 거대한 웜홀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 너머로 달이 보였다.
이윽고 현실과 악몽의 경계조차 흐려진 그 순간!
하늘에 선대 지혜가 나타났다.
그는 마치 푸른 별이라도 된 것처럼 전신으로 어마어마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는데, 힘의 여파만으로 대기를 일그러트릴 정도였다.
“원래 저 정도로 강했어?”
“그럴 리가!”
절대로 아니다.
선대 지혜가 무지막지한 강자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 저 정도는 아니야!
지금의 선대 지혜는 마치…!
“초신성!”
최후의 순간, 별은 딱 2초 동안 은하 전체에 비견할 만한 에너지를 토해내고 우주의 가스로 돌아가니 이를 초신성이라 한다.
마치 임종의 순간을 맞이한 별처럼, 선대 지혜와 합일한 방주에 담긴 모든 힘이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변해간다.
나는 올빼미가 말한 선대 지혜의 ‘무거운 희생’이 무엇인지 이해했다!
단 한번의 참격.
비행선의 조명이 전부 꺼졌다.
빛은 사라졌고,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흑백으로 흐릿하게 깜빡이는 계기판이 조금 전,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위력의 공격이 발생했음을 알려올 뿐.
— 철컹!
곧이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격한 금속음과 엔진 소리.
‘내부 침입 조’를 위해 준비된 비행선이 선대 지혜가 만든 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즉시 출발하는 소리!
*
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 우리는 ‘지극히 얇아진’ 달 표면 위에 섰다.
순간, 지구에 있으면서 달 표면 위에 선다는 게 과학적으로 말이 되나 싶어 헛웃음이 나왔다.
물론 과학 따질 거면 애초에 달이 지구 속에 있는 것부터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형, 이제 어떻게 하죠?”
어제부터 오늘까지 벌어진 복잡한 공성 과정.
승엽이는 언젠가부터 이해를 포기한 것 같다.
그냥 달 내부에서 어떻게 할지만 생각하는 느낌.
“10초만 기다려. 최후의 섬광보다 우리가 먼저 도착했네.”
“10초?”
“3초.”
“으엣? 그럼, 지금 -”
— 우르릉!
희뿌연 안개를 뚫고 강렬한 섬광이 달 표면을 강타했다.
선대 지혜가 방주를 희생하며 날린 천문학적인 위력의 공격과 1분 내 간격으로 쏘아진 최후의 섬광까지!
— 콰지직!
마침내, 기어이, 이제야!
불길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틈새가 생겨났다.
“달려!”
호텔 파티는 물론, 라이언이나 침묵하는 자를 비롯한 일대의 모든 사람이 정신없이 틈새를 향해 뛰어들었다.
*
틈새 내부는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살점과 같았는데, 마치 살아있는 생물 같았다.
“막혔어!”
“이쪽이다!”
언제 틈이 막힐지 모르니 무슨 능력을 숨기고 말고 할 상황이 아니다.
교활했던 라이언은 얼굴을 시뻘겋게 붉힌 채 유산, ‘고귀한 수호자’를 다짜고짜 터트려 가며 길을 열었다.
이름 모를 중국 풍의 검은 머리 여성은 난데없이 단검을 꺼냈는데, 보석이 박힌 단검이 허공을 가르자 푸른 불길이 일어났다.
여기에 로봇인지 사람인지 헷갈리는 이형체가 오른팔에서 폭탄까지 쏘아대니, 정말이지 장관이었다!
“이야…! 지금 이 자리에 힘 좀 쓴다는 초인들은 다 모인 건가!”
“감탄할 때가 아니야! 틈이 계속 막히잖아!”
다급한 표정의 아리 말대로 꿈틀거리는 살점이 끊임없이 빈 곳을 채우고 있었다.
달을 거대한 생물에 비유하면, 이는 곧 상처를 재생하는 과정이겠지.
이 비유에 따르면 우린 뭐지?
초대형 생물의 피부에 상처를 내고, 그 틈을 뚫고 내장에 들어가려는 곤충 같은 느낌인데!
“젊은 지혜! 설마 이미 도착한 거냐? 여기가 달 내부인가?”
약탈자 측에서 보내온 이름 모를 강자가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아직 아닙니다. 생물로 치면 아직 피부층 같은데 -”
“끄아아악!”
“어이쿠, 저기 백혈구도 있나 봅니다.”
“웃음이 나오나!”
웃으려고 한 건 아니야.
기가 막혀서 헛웃음이 나온 거지.
이 조그마한 통로를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했지?
약탈자와 관리국은 물론, 선대 지혜의 자폭에 가까운 특공과 최후의 섬광까지 더해진 결과다!
이 지랄을 벌였는데 아직도 겨우 ‘피부’라니!
내장까지 들어가려면 아직도 뭔가 더 남았다.
“젊은 지혜! 뭔가 수가 있으면 당장 꺼내게!”
“기다리는 중입니다.”
“뭘 기다리는데!”
“‘뭔가’요.”
“뭔가가 뭔데!”
“저도 잘 모릅니다.”
내가 생각해도 정신 나간 것 같은 대답이었고,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죄다 흙빛으로 변했다.
‘너 하나 믿고 왔는데 이렇게 무책임한 대답이라니!’ 하는 표정.
나도 여기서부터는 몰라.
이 사람들이 날 믿고 들어왔다면, 난 ‘과거의 나’를 믿고 들어왔거든.
과거의 내가 마지막 순간, 모래시계를 돌려 미로를 달 지하에 남긴 안배!
과거의 가인아, 뭔가 생각하고 미로를 남긴 것 맞지?
다 같이 최선을 다했는데 여기까지가 한계 같거든?
믿는다!
“기도합시다.”
“이 미친 새끼가!”
“누구 뭐 능력 없습니까? 소원 들어주는 -”
그 순간.
「동료 위치 정보(*)」
상태창에서 미로가 근처에 있음을 알렸다.
“네놈이 기어이 모두를 절망으로 -”
“좀 비켜! 다들! 여기, 대충 이 위치 아래를 뚫으세요!”
나부터 즉시 신성한 태양을 소환해 열선을 쏘았다.
라이언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마지막 남은 세 번째 구체를 틈새에 집어넣고 터트렸고, 아리는 즉시 부등변다면체를 소환했다.
이윽고 드러난 투명한 막.
“뭔가 나왔어!”
“저거, 저거만 찢으면 달 내부 아니야?”
“비켜봐라!”
조금 전까지 날 욕하던 노인네가 다짜고짜 등에서 거대한 송곳 같은 것을 꺼내더니, 이상한 빛을 뿜어내며 막을 찔렀다.
“크윽!”
“안 뚫리잖아?”
“하스바흐의 ‘섬멸의 창’은 콘크리트 빌딩도 단숨에 뚫을 위력이 있거늘!”
“더 강한 것 없어?”
— 꿈틀!
모두를 비웃듯, 주변 공간이 점점 좁아진다.
달의 상처가 재생되고 있다!
“젊은 지혜에에에에!”
“나 좀 그만 부르라고 이 새끼야!”
제발 뭔가 나와라 좀!
모두가 숨이 막혀서 죽으려는 시점.
투명한 막 너머에 ‘미로’가 나타났다.
이런 지옥 같은 장소에 아름다운 소녀가 나타나니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떴고, 미로도 막 너머의 사람들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설명을 들은 것처럼’ 익숙하게 품속에서 도구를 꺼냈다.
— 찰칵!
직전까지 내 옆에 있던 아리가 사라졌다.
곧, 카메라가 부들부들 떨더니 ‘아리가 담긴 사진’을 토해냈다!
“하…!”
이거였어!
이게 달 내부로 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구나!
역시 나야.
절체절명의 순간, 이런 방법을 알아내고 준비한 과거의 나 자신에게 감동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