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633)
EP.634 634화 – 가장 오래된 소원 (15)
634화 – 가장 오래된 소원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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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고통의 노래로 가득한 공간.
죄인의 평야.
“… 네 말을 전부 믿을 수는 없어.”
“미로 양이 제 옆에 있는데도요?”
“미로는 원래 아무에게나 잘 속아.”
“아앗! 너무해!”
“하하! 맞아요. 우리가 서로를 의심 없이 믿는 관계까진 아니죠. 그러면 직접 확인하세요.”
“직접?”
“성역으로 같이 가요. ‘침묵하는 자’까지 승진하셨으니,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내 생각엔 -”
“직접 물어볼게.”
“예? 아니 -”
“성모, 상대는 우리보다 똑똑한 사람이야. 그리 생각하지 않아?”
“… 그렇죠.”
“속임수보다 진심이 필요한 순간이지.”
다시 만들어진 승강기.
“아리야! 무슨 생각 해?”
“예전 생각.”
“예전?”
“부등변다면체를 처음 얻던 날.”
“그게 무슨 기억인가요?”
*
「사용자 : — (지혜)
날짜 : 234일 차
현재 위치 : 검색 중….
현자의 조언 : 0」
황량한 폐허로 변한 성역 한복판.
영혼 없는 살덩이로 변해 바닥을 나뒹군 왕자, 에밀리오의 잔해를 내려다보는 것도 잠시였다.
— 사아아!
곧, 온유하게 빛나는 천고의 보물 – 왕관이 그 자태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마침내 다가온 기다림의 끝.
나는 이 순간을 위해 1,000번의 삶을 바쳤다!
“아…!”
이 순간, 나는 뺨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액체를 느꼈다.
스스로가 어린아이 같다 느꼈지만, 흐르는 눈물을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대체 누구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왕관을 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심지어 만진 것도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이전의 접촉은 절망으로 가득했지.
‘너는 왕족이 아니다.’
‘너는 왕관을 얻을 자격이 없다.’
이와 같은 선고가 내가 얻은 전부였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면 어떨까?
넋 나간 듯 다가가 왕관을 움켜쥐는 순간, 직감했다.
왕관이 날 인정했다.
왕자의 혼과 합일한 나를 주인으로 받아들였다!
말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아득한 승리감과 전능감에 도취한 순간.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사실, 누군가 오고 있음은 진즉 알고 있었어.
잘 아는 사람들이라 굳이 제지하지 않았을 뿐이지.
“왔구나?”
“응, 왔어.”
아리의 목소리다.
뒤로 돌아서니 흑백 한 쌍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소녀들, 아리와 미로가 보였다.
옆에는 지친 듯 헐떡이는 승엽이가 있었고, 또 그 옆에는 빙그레 웃는 성모가 보였다.
“에이디아.”
“성자님, 대업을 축하드립니다!”
“… 아직도 남아있을 줄이야.”
동료들과 친근하게 붙어있는 모습을 보면 소환체 성모 같은데, 소환체에게 허용된 시간은 진작 끝났어야 한다.
“아, 아직 모르시나요? 왕자님의 기억에 답이 있을 텐데.”
왕자의 혼과 합일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기억이 내 기억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건 아니다.
비유하자면, 음식을 삼키긴 했는데 소화는 덜 끝난 상태.
덕분에 성모의 말을 이해하기까진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
“이해하셨나요?”
성모는 육신 전체를 클리포트 크리스털로 대체해 불멸을 얻은 존재!
심지어 이게 다가 아니다.
“… 달 내부에 터무니없는 크기의 크리스털이 있었군.”
건물만 한 크기의 클리포트 크리스털 집합체!
이게 바로 성모의 ‘본체’에 해당한다.
평소 우리 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아가씨의 모습은 그 본체에서 떼어낸 작은 조각, 즉 분신에 불과하다.
더 기이한 사실.
평소의 성모 – 즉 분신은 본체가 어딘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인지할 경우 자아의 동질성이 무너질 수 있기에 일부러 모르게끔 했다.
성모 생각에 엄청난 위기의 순간에만 진실을 깨닫는 구조!
소환체 성모는 소멸 직전, 자신의 기억을 본체에 전달한 것이다.
“에이디아 당신도 참 희한하네. 선대 지혜가 그렇듯이….”
“뭐, 오래 살았으니까요. 오래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을 겪기 마련이죠.”
“…”
“선대 지혜는 괜찮은가요?”
“전력을 다하고 기절한 상태야. 휴식이 필요하겠지.”
호텔, 아니 학교인가?
성모가 클리포트 크리스털을 막 얻었을 때는 저 정도는 아니었겠지.
기껏해야 피부를 대체하고 몸을 단단하게 만드는 정도 아니었을까?
시간이 이렇게 무섭다.
유산의 잠재력이라는 게 이토록 신비롭다.
“제 이야기는 이쯤 하죠. 이게 핵심은 아니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동료들을 살피자, 빈자리가 느껴졌다.
“아리, 은솔 누나는?”
“쉬고 있어. 나보다 훨씬 상태가 좋지 않아.”
아무래도 신체적으로 평범한 인간이니 별수 없을지도.
“진철 형은?”
“그쪽은 유산의 힘에 너무 과하게 노출되었달까? 역시 꽤 오래 쉬어야 해.”
“엘레나는?”
이번엔 승엽이가 답했다.
“여, 영혼의 함에 담았어요!”
“뭐?”
승엽이 본인도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말투로 들려온 답.
“… 누나의 몸이 파괴당해서요.”
엘레나의 몸은 파괴되었고, 영혼은 승엽이의 유산에 담긴 모양이다.
살짝 놀랐지만, 다시 생각하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은 아니야.
관리국은 비슷한 상황이었던 소피아에게도 혼이 담길 수 있는 새로운 그릇을 만들어줬다.
달 교회에 엘레나의 신체 흔적은 많이 남아 있다.
그러니 관리국이 복제인간이든 뭐든 엘레나의 혼을 담을 그릇을 만들 수 있으리라 본다.
생물학적으로 같은 몸이라면, 축복도 다시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상황을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이려던 시점.
“…”
동료들, 특히 미로의 반응이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평소라면 지금쯤 ‘가인앙~!’ 같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내 쪽으로 달려올 타이밍 아니야?
왜 아리 옆에서 어딘가 겁먹은 표정을 짓고 있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뭔가 느꼈는지, 곧 아리가 입을 열었다.
“가인아.”
“무슨 일이야?”
아리는 양 팔을 살짝 벌리며 입을 열었는데, 오랜 시간 함께해서인지 의도가 느껴졌다.
있는 그대로 솔직히 말하겠다는 것.
“에이디아는 널 의심하고 있어.”
아리의 말에 성모는 쓴웃음을 지을 뿐, 부정하지 않았다.
“지금의 너는 ‘한가인’이 아니라 태고의 연구원, 왕자의 스승 -”
“알레프?”
“그런 이름이었구나. 그래, 알레프라고 생각해.”
“…”
“네가 아주 사악하고, 세상을 위협할 또 다른 거악이라고 하더라. 약간의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과연 누구인가?
가벼운 한숨과 함께 설명했다.
“성모, 쓸모없는 말로 내 동료들을 흔들지 마.”
“저는 -”
에이디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무어라 말하려는 순간.
— 짝!
가볍게 손뼉 치자 성모의 형체가 즉각 사라졌다.
화들짝 놀라는 미로와 승엽이, 반면 태연한 아리.
동료들이 혹시나 오해할 것 같아 재빨리 덧붙였다.
“죽이거나 한 건 아니야. 그냥 -”
“성역에서 쫓아낸 거야?”
돌이켜보면, 지금 내가 했듯이 왕자도 우리에게 다양한 조치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지금껏 너를 두 번, 혹은 세 번 정도 죽일 수 있었어’라는 왕자의 말은 그런 의미.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
왕자가 생각하기엔 내가 이길 확률 자체가 없었으니까.
성역에서 날 직접 붙잡고 회유하거나 세뇌할 생각이었겠지.
그리하면 바깥의 약탈자 및 관리국 처리도 쉬워진다고 생각했을 테고.
이런 착각, 이런 방심이 왕자가 패한 여러 이유 중 하나다.
“엉뚱한 사람이 옆에서 이상한 말을 하면 점점 오해가 커질 것 같아서.”
“그럴 수 있지.”
아리의 담담한 말투 때문인지 승엽이와 미로도 점차 진정했고, 나도 마음이 살짝 편해졌다.
“설명하자면, 지금 난 오래전의 기억을 되찾았을 뿐이야.”
“알레프 시절의 기억?”
“그래. 그렇다고 이후의 기억을 잃은 것도 아니야. 다 멀쩡해. 예를 들어, 미로가 밤마다 시간대여기로 나를 소환해서 – ”
“꺄아악!”
“소환해서 -”
“꺄아악! 거, 거짓말! 밤마다 소환한 적 없어! 가끔 -”
“밤마다는 아니고 가끔이야?”
“어, 어, 어떻게 알았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미로를 보며 아리가 크게 한숨 쉬었다.
“그래, 그래. 미로, 나도 자주 소환한다는 거 알고 있으니까 얌전히 좀 있어.”
“너는 또 어떻게 -”
“아직도 모르는 게 더 이상하지.”
“여하튼, 이 정도면 대답이 됐어?”
내 답은 간단하다.
지금의 나는 오랜 세월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을 뿐인데, 이 정도로 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과거의 기억을 망각하고, 때로는 되찾는 일은 평범한 사람에게도 흔한 일이다.
아리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네 말이 일리가 있다고 봐. 성모의 의견은 본인 추측에 불과해.”
“그렇지.”
“애초에 지금 네 상태를 성모가 어떻게 정확히 알겠어?”
“맞아.”
이렇듯, 고개를 끄덕이며 동료들에게 걸어가려던 차.
아리가 기묘한 말을 꺼냈다.
“또 이런 생각이 들었어.”
“뭐?”
“어쩌면, 성모만이 아니라 너 자신도 본인 상태를 잘 모르지 않을까?”
“…”
“있을 수 있는 일이잖아. 그렇지? 넌 지금 막 어마어마하게 많은 정보와 힘을 얻은 상태니까.”
아까 전, 왕자의 기억을 즉각 떠올리지 못했던 일이 떠올랐다.
아리의 말대로 지금 난 엄청나게 많은 정보와 힘을 얻은 상태고, 소화가 끝나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왜, 불가에서 ‘돈오점수(頓悟漸修)’라는 말도 있잖아?
순간적인 깨달음(돈오)을 얻었더라도 점진적인 수행(점수)이 필요한 법.
“질문 하나만 할게.”
“…”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야?”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는 곧, 내가 생각하는 ‘해피엔딩’이 무엇이냐에 관한 질문이다.
쉬운 질문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선 진즉 동료들과 의견을 정리했으니까.
첫째, 왕관을 손에 넣는다.
둘째, 왕관의 힘으로 달의 통제권을 얻는다.
여기까진 성공했다.
셋째, 선대 지혜가 깨어난 후, 그를 통해 달 공략에 성공했음을 알린다.
그리고….
이후 몇 가지 과정이 더 있지만, 마지막은 간단하다.
“… 달의 힘으로 모든 약탈자를 집어삼키고.”
“그래. 용량 제한이 없다는 게 달의 가장 큰 특징이니까. 달을 손에 넣으면, 모든 방주를 하나로 합칠 수 있어. 다음은?”
“…”
다음이야말로 모든 문제의 답이자 과거의 내가 떠올렸던 해피엔딩의 핵심.
아리가 대신 답했다.
“전에 말했잖아? 마지막엔 결국 달과 방주를 다시 해체해야 해. 약탈자를 집어삼키는 건, 우리가 약탈자를 통제하기 위한 과정이지.”
“…”
“그걸 위한 거울도 있어. 물론, 달을 쪼개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제 시간은 많으니까. 어때, 정확하지?”
아리가 말하는 내용은 전혀 새롭지 않았다.
전부 과거의 내가 동료들에게 직접 했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과정은 길지만, 결론은 단순하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의자 뺏기 싸움을 끝내는 것.
세상을 잃고 방황하는 억겁의 인류가 다시금 정착해 번영하는 미래를 말함이다.
이는 곧, 달을 포함한 모든 방주가 언젠가 쪼개져야 함을 뜻한다.
이 시점에서 아리의 질문이 내포한 진짜 의미를 이해했다.
1. 넌 자기 자신이 알레프인지 가인인지 헷갈리고 있다.
2. 알레프와 가인이 바라는 ‘해피엔딩’은 똑같을 수 없다.
3. 네가 바라는 결말은 무엇인가?
여기에 하나 더하면 이 정도겠지.
4. 결론 내렸으면, 시간 끌지 말고 즉시 행동해.
우리가 밖에 나가서 관리국 및 약탈자와 소통하기 시작하면, 네가 상황을 통제하기 더 힘들어질 테니까.
생각이 여기에 닿았을 때,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다.
— 탁!
“어?”
가볍게 발로 바닥을 내리쳤다.
여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만 갸웃거리던 미로가 즉각 쓰러졌다.
승엽이는 무언가를 느끼고 반응하려 했지만….
— 탁!
“크읏!”
무의미한 반항.
왕자와 합일한 시점에서 이 영역은 전부 내 땅이요, 내 권역이다.
유일하게 멀쩡한 사람은 아리였는데, 그새 부등변다면체로 본인 주변을 둘러친 상태였다.
“유산 다루는 솜씨가 전보다 훨씬 나아졌네?”
아리는 한탄하듯 슬픈 목소리로 답했다.
“알레프, 이게 네 선택이구나.”
그녀는 더 이상 나를 ‘가인’이라 부르지 않았다.
“아리야, 생각해 봐. 애초에 왜 쪼개야 하지?”
“…”
“인간이란 본디 나약한 미물에 불과한 것. 그 미물이 모여 위대한 영역에 도달했으니, 이건 모두의 승천이야. 이 자체가 이미 성공 아닐까?”
“…”
“달과 방주를 거울로 다시 쪼개서 수천억 인류로 되돌린다고? 이런 건 해피엔딩이 아니야. 위대한 자의 자살이고, 승천의 반대 – 추락이지.”
“너는….”
“편견 없이 생각해 봐. 무엇이 우리 모두에게 -”
“진짜 가인이가 아니구나.”
다음 순간, 아리의 손에 나타난 부등변다면체가 신비로운 빛을 뿜어내며 공간을 비틀었다.
허공을 격하며 날아오는 공세!
인간이라면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것.
지금의 내게는 어떤 궤도로 어떻게 날아오는지 명확히 느껴졌다.
심지어 느리고 약한 공격이라고 생각했다!
“하하!”
헛웃음이 나올 정도의 전능감에 감탄하며 가볍게 손을 흔드니, 부등변다면체의 공세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무래도 아리를 잠시 잠재워야겠다고 생각하며 손을 퉁겼을 때 –
— 콰직!
“어?”
아리의 몸에 매우 큰 구멍이 뚫렸다.
처음으로 살짝 당황했다.
이 정도는 피하거나 막을 수 있을 줄 알고 다음 공격을 준비 중이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잽을 날렸는데 갑자기 상대가 정통으로 맞고 즉사한 느낌.
뭐지? 내 생각보다 아리 상태가 더 안 좋았나?
의문을 품으니, 즉각 일대의 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리게 느껴졌다.
내 앞에서 천천히 빈사가 되어가는 아름다운 소녀를 본다.
한때는 소중한 동료라 생각했던 아리를 본다.
“…”
찰나, ‘슬픔’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강렬한 감정을 느꼈다.
이 또한 내가 극복해야 할 나약한 마음이다.
위대한 자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끊어내야 할 오욕칠정(五慾七情)에 지나지 않으리라.
그 때, 아리가 허공에서 느리게 입을 움직였다.
‘가인아.’
이게 전부였다.
아무 의미 없는, 사라진 환영을 그리는 무가치한 목소리.
그제야 이 우스운 아가씨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알았다.
애초에 날 이길 생각 따윈 없었어.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니까.
그냥, 지금처럼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잠깐이라도 내 마음을 흔들면, 균열을 만들 수 있다면….
뭔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기대한 것.
순간 어이가 없었다.
나름 관리국에서 알아주는 위치까지 올라갔다면서 마지막 수가 고작 이거야?
너무 얕다는 생각에 한숨이 나오려던 시점.
한 가지 변화를 느꼈다.
「사용자 : 알레프(지혜)」
조금 전까지 내 이름을 ‘—’라 표시하던 상태창이 명확히 ‘알레프’라 표시하는 이유.
은근히 신경 쓰였는데, 이거였구나!
애초에 —가 무엇이 될지 정해진 건 없었어.
선택의 문제였고, ‘나’는 알레프를 택했을 뿐이다.
…
나는 유일성을 넘어섰으니, 다른 선택을 한 사람도 있으리라.
— 화르르…!
누군가의 시선을 느꼈다.
그 시선이야말로 부처가 내린 마지막 시련임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