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634)
EP.635 635화 – 가장 오래된 소원 (16) Fin
635화 – 가장 오래된 소원 (16)
「사용자 : 한가인(지혜)
날짜 : 234일 차
현재 위치 : 검색 중….
현자의 조언 : 0」
– 한가인
“네가 나의 마지막 시련이구나!”
흔들림 없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는 자, 알레프.
상대의 날카로운 눈빛을 느끼며 ‘나’를 ‘우리’로 만든 균열은 무엇인가에 관해 고민했다.
가장 큰 균열은 폐허가 된 성역 바닥에 쓰러진 채 죽어가는 아리겠지.
더 쉽게 말하면, 동료에 대한 관점이 나와 알레프를 나누었다.
호텔과 세상의 비밀을 이해하면 할수록 우리는 한없는 허무함에 시달린다.
실존이란 대체 무엇이며,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의 차이는 또 무엇인가?
우리가 NPC라고 칭하며 필요하다 싶으면 주저 없이 해치는 존재들을 생각하라.
몸도, 마음도, 심지어 영혼도 인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왜 인간이 아니지?
존속할 수 있는 시간이 짧으니까?
그러면 불치병에 걸린 사람은 사람이 아닌 건가?
나도 알아.
이런 고민은 전부 부차적이고 실제 이유는 따로 있다.
NPC라고 생각해야, 필요에 따라 해칠 수 있어야 저주의 방을 해결할 수 있어.
필요하니까 그렇게 믿었을 뿐이야.
…
몸도, 마음도, 영혼도 – 점차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우리들.
그런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양심 혹은 인간성의 조각이 있다면, 동료가 아닐까?
세상에 진짜 가족은 우리뿐이라고 말했던 송이를 기억한다.
어쩌면, 나 역시 내심 그렇게 생각 중일지도 모르지.
우리만 이랬던 것도 아니다.
라이언을 살려달라 부탁했던 천리안.
쇠약해진 순간, 정체 모를 과거의 동료를 찾았던 선대 지혜.
생각이 여기에 닿았을 때, 알레프가 쓰게 웃었다.
“아직도 허망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네.”
“…”
“너는 내게 남은 마지막 시련이다. 내가 극복하지 못한 나약함이요, 비루한 출신의 증거지.”
나는 슬픔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나약함을 이기지 못한 건 내가 아니라 너야.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말 그대로 세상을 말아먹은 희대의 죄인이 바로 너다.”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
그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 되었다.
처음 연구원 시절의 기억을 엿보았을 때, 나는 이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지금은 알아.
“… 극복할 수 있다면 두려움은 두려움이 아니야. 너는 내가 이미 극복 중인 문제를 지적하는군.”
나는 알레프를, 알레프는 나를 세상 그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랬기에 알레프는 두려움의 존재를 부정하는 대신, 이미 극복 중이라고 반박한 것.
“끝을 보자!”
— 스아아…!
*
본격적으로 시작된 힘의 충돌!
나와 알레프 모두에게 ‘상태창’이 나타났음은 무엇을 암시하는가?
호텔이 보기에 우리 중 그 누구도 가짜가 아님을 뜻한다.
신성한 태양과 화신의 서, 두 유산 역시 같은 판정을 내렸다.
충돌이 벌어지는 현장 중앙에 떠오른 채 각자 존재감을 드러낼 뿐, 그 누구에게도 기울어지지 않았다.
207호에서 한 차례 경험한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유산의 힘을 공평하게 반으로 나눌 테니, 승부를 가려라.
승자가 전부를 얻으리라.
정말로 언제나의 호텔 같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공평하지 않은 것도 있었으니, 왕관을 말한다.
왕관은 애초에 유산이 아니니 호텔의 판정에 따를 이유도 없고, 호텔 역시 왕관을 구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왕관에게 지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지.
‘날 손에 넣은 인과는 알레프가 만들어 냈다.’
‘너는 마도서의 두 번째 문장이 만들어 낸 환영이며, 알레프의 심마에 불과하다.’
— 우르릉!
충돌이 벌어지기가 무섭게 정신없이 밀렸다.
207호에서 또 다른 나와 겨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서로 사용하는 도구와 이치는 유사하지만, 다른 부분의 차이가 너무 커!
예전엔 두뇌의 성능이 밀렸다면, 지금은 왕관의 유무가 문제.
유치하게 표현하면, 레벨과 스킬은 비슷한데 상대만 마력이 무한하다.
알레프가 달이 집어삼킨 무궁한 영혼을 끊임없이 힘의 원천으로 소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엔 어땠었더라?
아하, 상대 쪽이 스스로가 수행자의 손이 닿은 가짜임을 자각하고 자살했었지!
이번엔 그런 결말은 무리야.
알레프는 가짜가 아니며, 본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이렇듯, 내게 압도적으로 불리한 싸움임에도 순식간에 승패가 갈리거나 하진 않았다.
지금 벌어지는 일의 본질은 ‘누가 더 강한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애초에 알레프와 나는 전혀 다른 누군가가 아니다.
같은 뿌리에서 자라난 나무가 모종의 이유로 쪼개진 것.
지금의 일을 거칠게 요약하면, 내가 또 다른 나를 설득하는 요란한 과정!
그랬기에 알레프는 어떤 의미에선 간절함까지 담아 내게 외쳤다.
“이걸 봐!”
나와 알레프의 충돌로 다시금 혼란에 빠진 성역.
진즉 기절한 승엽이와 미로는 충돌의 여파에 휩쓸려 여기저기 부딪쳤는데, 승엽이는 이미 팔이 부러진 상태였다.
당연히 바닥에서 죽어가던 아리는 당장 숨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
아직도 명줄이 붙어있는 건 ‘오래된 피’의 끈질김 때문이나, 유산의 힘에도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
날 협박하려고 위기에 빠진 동료를 가리킨 걸까?
그런 게 아니야.
알레프가 생각하기에 나는 내면의 나약함이요, 심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협박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뭐가 보여?”
알레프의 질문과 내 답변.
“동료들이 곧 죽을 것 같네.”
“그리고?”
“네 마음속에서 들끓는 슬픔이 보여.”
알레프는 슬픔을 감추지 않으며 속삭였다.
“동료를 아끼는 너를 이해해.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해 네가 나로부터 쪼개졌음을 이해해.”
“…”
“하지만, 이런 것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정이요, 나약함에 불과해. 우리에겐 약점이 없어야 한다고!”
나 – 혹은, 알레프 자기 자신을 설득하는 듯한 목소리.
본인도 동료를 사랑하지만, 존귀한 길로 나아가기 위해 약점이 될 수 있는 것은 지워야 한다는 확신.
“알잖아? 다른 누구보다 네가 잘 알잖아. 지상의 인연이란 허무하기 그지없어. 네가 – 우리가 가족이라 믿었던 기억의 실체를 떠올려 봐!”
송이, 미로와 함께 떠났던 ‘추억 여행’의 끝에서 알아낸 사실.
나는 호텔에 오기 전부터 회귀자였다.
부모 혹은 동생 역시 대단히 많았고, 당연히 매번 다른 사람들이었겠지.
‘진실한 가족’이라 여긴 사람들은 최소 수천 명의 가족‘들’에 대한 기억의 혼합에 불과했다.
상현 형의 인연, 마마가 그러하듯 나 역시 반복되는 삶의 기억을 마구 섞어서 한 번의 삶이라 착각한 것.
그렇기에 알레프는 말한다.
“너는 내 삶의 한 단면이다. 내가 걸어온 길의 미세한 조각이며, 한순간의 꿈이다.”
세속의 인연이란 지극히 허무한 꿈과도 같으며, ‘한가인’이란 그 꿈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이제는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야.”
— 다각!
한 걸음, 또 한 걸음.
알레프가 빙그레 웃으며 다가온다.
마침내 운명이 이끈 마지막 시련조차 극복했다는 듯한 당당한 모습이다.
그가 품은 더할 나위 없이 간절한 마음을 느꼈다.
비루한 운명에서 벗어나 위대한 자로 진화하고자 하는 갈망.
그 마음을 느꼈기에, 일말의 안타까움을 느끼며 말했다.
“달을 가리키니, 손가락만 보고 있네.”
처음으로 알레프가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환청인가 했는데, 설마 네가 했던 말이었어?”
아리가 피 흘리며 나를 깨우기 전, 처음으로 생긴 나와 그를 가르는 균열.
알레프의 사소하면서도 돌이킬 수 없는 실수 – 혹은 한계.
자연스럽게 다음 말이 나왔다.
“너는 그토록 열반을 꿈꾸고, 위대한 자가 되길 원했으면서….”
“무슨 -”
“그 길의 의미를 전혀 모르는구나.”
당황함이 깃든 눈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호텔, 나아가서 ‘부처’의 목적에 대하여.
“알레프, 호텔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
“…”
“예전이야 몰랐고, 관심도 없었겠지. 지금은 어렴풋이 짐작하잖아?”
제주도에서 겪은 신비한 경험.
누군가 – 아마도 과거의 승천자로 추정되는 이가 내게 말했다.
세상에는 천국을 만들고자 하는 이가 있다.
그는 천국을 만들기 위해 100만 개의 지옥을 만들어 냈다.
더없이 신비롭고,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당연히 알레프도 알고 있다.
“… 천국을 만들어 내는 것.”
“삼천세계를 위해 눈물 흘리는 자는 만상의 구원을 목표로 한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어떻게 해야 이룰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지.”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왜 -”
대화를 멈추고 싶은 모습.
하지만, 알레프의 목소리에 이미 떨림이 있다.
어리석은 이가 아니기에 내가 하려는 말을 짐작했기 때문이리라.
그랬기에 이 대화 또한 끝나지 않았다.
“알레프, 아까 무슨 생각을 했지?”
순식간에 두 사람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
*
첫 번째 문장으로서 나는 만인의 육체를 강탈할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 문장으로서 나는 정신의 유일성조차 극복했다.
그렇다면 세 번째 문장은?
육체와 정신의 한계를 넘었으니, 마지막은 영혼의 포식이다!
*
“몸을 빼앗고, 정신의 한계를 넘어 영혼을 삼킨다고? 모조리 훔치는 것뿐이구나!”
“…”
“삼천세계를 구원하는 이가 추구하는 길에 어찌 도적질이 있겠어?”
천국을 구현하고자 하는 이가 어찌 도적의 이치를 내렸겠는가.
알레프는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궤변이다! 호텔에 타인을 해치는 힘은 널렸다고! 은솔의 ‘탐욕의 손’만 해도 능력 자체가 타인을 해치는 -”
“중간 과정의 지옥에 불과해. 부처가 여기기에 지옥은 천국으로 나아가는 과정이요, 육도윤회의 거대한 과정에 속해있을 뿐이다.”
마지막의 천국을 위해 태어난 100만 지옥들을 생각하라.
이것이 부처의 이치, 호텔의 이치라면, 소위 ‘격이 낮은 힘’은 얼마든지 사악한 것일 수 있다.
천국에 가기 위한 과정일 뿐이니까.
하지만.
“너와 내가 얻은 이치가 정말 궁극에 가까운 무언가라면….”
“…”
“천국의 편린이라도 보여야 한다.”
격이 높은 힘이라면, 부처가 추구하는 목적지에 다가선 힘이라면….
천국의 흔적이라도 보여야 한다.
“최소한 그 길이 도적질일 수는 없다.”
한 걸음, 알레프가 뒤로 물러섰다.
“… 부처의 뜻은 그 어떤 존재도 몰라! 죄수도 모르는데, 네가 어찌 그리 다 안다는 듯 말하지?”
흔한 불가지론.
하지만 일리 있는 말이다.
“맞아. 네 말대로 부처에 대한 이야기는 전부 내 추측이고 망상이지. 그렇다면, 주어를 부처에서 ‘주’로 바꾸자.”
“뭐?”
“104호의 주! 영혼 결집체 3단계에 도달한 위대한 자. 네가 그토록 갈망한 길의 정점에 도달한 존재. 이것도 부정할 생각은 아니지?”
“…”
“주가 어떤 존재였지? 네 생각에 지금 우리와 비슷해 보여?”
104호의 주.
영혼 결집체 제3단계이자 무한에 가까운 혼을 집어삼킨 불가해한 죄수.
자아라는 개념 자체가 사람과 달랐다.
자신의 일부를 떼어내면, 그것조차 자신이라 여긴다.
자신과 유사한 무언가가 태어나면, 그 또한 자신이라 여긴다.
이해할 수 없는 사상, 이치.
이게 가능했던 이유.
— 사아아!
성역의 풍경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내가 알레프보다 강해서? 아니다.
알레프 역시 내 말에 설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원하든, 원치 않든 서서히 한 점으로 모여가는 우리의 마음이 – 찰나, 진실로 아득한 영역에 접촉했다.
거대한 소용돌이.
세상 그 자체를 끌어당기는 단 하나의 특이점!
아득한 풍경을 바라보며 알레프에게 속삭였다.
내가 오래전에 어렴풋이 얻었던 깨달음이자, 알레프 역시 내심 알고 있으면서도 도망치려 했던 ‘나약함’에 대한 이야기.
“206호의 마왕은 왜 신처럼 행동했을까?”
“…”
“신은 왜 신처럼 행동할까?”
사람은 개미를 지켜주지 않는데, 왜 마왕은 신도를 아꼈을까?
계산이 아니다.
거래가 아니다.
개미가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 없듯이, 인간 신도 따위는 마왕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구분할 수 없으니까. 구분의 의미가 없으니까.”
“…”
“나와 내가 아닌 것을 왜 구분하지? 그사이에 경계가 있기 때문이야.”
아(我)와 비아(非我)를 구분하는 경계.
“그 경계를 넘어서면, 더 이상 타자란 없어.”
진실로 위대한 자에게 타자란 없다.
만물은 나이거나, 나의 일부가 되어가는 무언가다.
특이점에 조금 더 가까운 것과 멀리 있는 정도의 차이다.
— 고오오오…!
만물을 끌어당기는 특이점으로부터 아득한 성천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런 것을 누군가는 ‘신’ 혹은 ‘위대한 자’라 여기며 숭배한다.
너와 내가 없다.
아(我)와 비아(非我)가 없다.
육체와 정신, 혼의 구분조차 무가치하다.
욕망은 물론, 생각이나 의지조차 일시적인 환영에 불과하다.
“이제 알겠지?”
“…”
“첫 번째 문장으로 몸을 빼앗아? 두 번째 문장으로 마음, 세 번째 문장으로 혼을 삼켜?”
“…”
“그런 게 아니야. 진실한 뜻은 -”
처음으로 알레프에게 돌아온 답.
“경계가 사라지는 것.”
“…”
“너와 내 몸의 경계가 없다. 마음속에도, 마음 밖에도 경계가 없다. 그러므로….”
“하늘 아래 너뿐임을 알라.”
“하늘 아래 너뿐임을 알라.”
세상에는 단 하나, 특이점이 있을 뿐.
206호에서 이와 같은 이치를 어렴풋이 깨달았을 때, 생각했다.
진실한 신이란 곧 현상이다.
움직임이다. 인력이다. 우주의 섭리다.
이런 것이 위대함이라면, 아마도 내가 바라는 것은 아니리라!
“내가 아는 것은 너도 알아. 지금 내가 보여주는 것, 다 알고 있었잖아?”
“…”
“몰랐던 게 아니야. 모르고 싶었던 거지. 억겁의 시간 동안 위대한 자가 되길 갈망했는데, 호텔에서 어렴풋이 이해한 위대한 자의 실체가 네 상상과 너무 달랐어.”
“…”
“그래서 고개를 돌렸지. 이게 네 나약함이다.”
처음 알레프가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나약함을 넘어서라. 그리고 받아들여라. 나는 네 삶의 일부도, 허무한 꿈도 아니다.”
“… 그러면 뭐지?”
“네 목표다. 네 이상이다. 네가 되고자 했던 존재다. 그러므로 내가 너의 특이점이다.”
곧, 나는 빙그레 웃으며 ‘과거의 집착’에게 속삭였다.
“알레프.”
“…”
“아직도 ‘저런 것’이 되고 싶어?”
누군가의 마음이 꺾이는 소리를 들었다.
가장 오래된 꿈이 사그라드는 소리를 들었다.
“하하! 마침내 우리의 의견이 일치했네.”
마지막 말은 혼잣말이었으리라.
— 탁!
어디선가 툭 떨어진 제목 없는 자그마한 노트.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누군가의 마지막 흔적, 마지막 두려움.
“…”
오래전, 인류에 대한 충심으로 가득했던 한 선임연구원이 있었다.
그는 신비로운 과정을 거쳐 이해할 수 없는 지식을 얻었다.
이는 곧, 최초의 문명이 방주를 만들어야 했던 이유를 말함이다!
나약한 인간의 마음이 감내할 수 없는 두려움.
인류가 쌓아 올린 모든 영광을 무가치하게 만드는 절망적인 섭리.
이 두려움이 모든 일의 시작이 되었다.
…
처음 연구원 시절의 기억을 엿보았을 때, 나는 이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
지금은 굳이 이 노트를 펼쳐보지 않아도 안다.
“아리, 아리야! 괜찮아?”
“으아…!”
“일단 여기서 나가자!”
“하아…. 바닥에 노트는 뭐 – 엣? 왜 태우는 거야?”
“…”
“가인아?”
“가자. 성모가 응급처치를 도와줄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