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758)
괴담 호텔 탈출기 758화(757/794)
758화 – 302호, 저주의 방 – ‘멋진 신세계’ (28)
– 박승엽, 과거
믿음으로 살았다.
내 운명을 믿고, 내 행운을 믿었다.
그래서, 넘실거리는 불꽃의 파도 앞에서 자신 있게 외칠 수 있었지.
“비켜라!”
곧, 거짓말처럼 불꽃이 옆으로 밀려나며 길이 열린다.
말도 안 되는 현상.
하지만, 지금의 내겐 당연한 일이었다.
“와! 말도 안 돼!”
“왜 말이 안 돼?”
“그럼, 불꽃 보고 비켜라! 하니까 비키는 게 말이 된다는 거야? 모세도 아니고 -”
“하하! 말했잖아? 난 역사상 최고의 승엽이라고!”
어느 순간, 꼭 잡은 손에서 저항하는 듯한 힘이 사라졌다.
소연이가 더 이상 날 의심하지 않고 따라오기 시작한 것.
“일요일까지는 살아야 한다고?”
“응.”
“정문으로 나가면 어른들이 있어. 잡히면 위험하니까 후문으로 가자.”
5층 과학실에서 소연이와 만난 후, 2층 복도까지 온 상태.
저 앞의 창문을 깨트리면, 테니스장 쪽으로 떨어질 수 있어.
테니스장에서 1분만 달리면 후문이고, 그러면 탈출이다.
자신 있게 창문으로 달려들려는 순간!
— 덥석!
소연이가 내 팔을 잡았다.
또 자신감 없는 태도를 보이려나 싶어 걱정했는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바보. 사방의 열기 안 느껴져? 저 창문 엄청 뜨거울 거야.”
“손으로 열 수 없어?”
“깨트려야지. 여기, 이걸로 깨트려.”
당연하다는 듯 미리 준비한 작은 손 망치를 꺼내는 모습.
이런 게 바로 회귀자 특유의 철두철미함 아닐까?
풋! 그런 것 치고는 나 오기 전엔 5층에 갇혀있긴 했네.
— 쨍그랑!
단박에 깨지는 창문.
소연이 말대로 유리 조각 하나하나가 굉장히 뜨거웠다.
“나가자!”
뛰어내리기 직전, 나도 모르게 살짝 주저했다.
2층이니까 바닥에 떨어진다고 죽진 않겠지만, 엄청 아프지 않을까?
아픈 건 행운으로도 피할 수 없 – 으아악!
소, 소연이가 밀었어!
— 쿵!
“으아악!”
30초 정도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신음했다.
곧, 낙법이라도 익혔는지 내 옆에 사뿐히 착지한 소연이가 어이없어했다.
“갑자기 왜 민 거야!”
“그럼, 학교에 계속 있을 생각이었어?”
“그건 아니지만…”
“너도 참… 조금 전엔 엄청 멋있었는데.”
곧, 소연이가 부끄러운 듯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뛰자! 어른들 올 것 같아.”
아까 전, 반쯤 광인처럼 행동하던 어른들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 다다닥!
테니스장에서 후문으로, 후문에서 길가 쪽으로.
10분 정도 정신없이 달렸을 때, 소방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디이이잉!
긴장이 풀리는 순간, 나도 모르게 단단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흐아…”
소연이도 비슷한 기분이었는지, 내 옆에 반쯤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직후에 찾아온 감정은 성취감.
소연이가 바랬던 대로 어른들에게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어.
또, 내 활약 덕에 현장에서 벗어났으니 당장 죽을 일은 없을 것 같아.
“하, 하하, 하하하!”
나도 모르게 웃음이 막 터져 나왔다.
소연이는 그런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봤지? 봤지?”
“응.”
“내 말이 맞지? 이번의 나는 최고의 승엽이라고 했잖아! 이번에는 분명 성공할 수 있다고 했지?”
“…”
소연이는 대답 대신, 새하얀 손을 뻗어서 내 뺨을 툭 건드렸다.
뺨이 엄청 따가웠다.
화상을 입은 모양인데, 분명 뺨 말고도 여기저기 화상이 가득할 것 같았다.
지금은 극도로 흥분한 상태라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지만, 몇 시간 지나면 아프다고 막 울지 않을까?
어쨌든, 이 상황이 되게 부끄러워서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이제 된 거야? 이러면 다음 주에는 어른들도 다 깨어날까?”
“아마도. 사실 잘 몰라.”
“모른다고?”
“당연히 모르지. 나, 너 말고는 깨워본 적 없잖아.”
“그, 그렇네.”
“어쩌면 이상한 규칙이 또 있을지도 몰라.”
학교에서 그랬듯이, 이번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소연이.
반복된 실패가 소연이의 마음을 위축시킨 것 같았다.
하지만.
“… 가끔 생각했어.”
“응?”
“이 세상이 마치 만화나 영화 같다고 생각했거든. 키스하면 느려진다거나, 일정 시간마다 반복된다거나 그런 것 말이야.”
“어…”
“창작물에는 주인공이 있는 법.”
“주인공?”
“방금 너는 주인공 보정을 받았던 게 아닐까?”
이번에는 소연이의 눈빛이 살짝 달라져 있었다.
미묘하게 붉어진 얼굴.
꼭 화재 현상에서 탈출해서만은 아닌 것 같다.
“주인공과 함께라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
“서, 설령 이번이 실패라 해도, 다음, 그다음을 반복하다 보면 분명히!”
교차하는 시선.
두근거리는 마음.
그리고 –
— 파아앗!
깨지는 환상.
*
– 박승엽
깨어났다.
“…”
이번에는 진짜 깨어났네.
과거의 기억을 자각하며 어렴풋이 의식이 돌아온 게 아니라, 100% 완전히 깬 상태야.
태초의 인간이 종료했다는 뜻이다.
이상한 일은 아니야.
요번에는 태초의 인간의 조건을 꽤 복잡하게 짰는데, 종료 조건의 핵심 요소는 ‘과거의 기억을 되찾는다’였으니까.
내가 기억을 되찾았으니, 태초의 인간은 자신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고 종료한 셈이다.
여기까진 좋은데,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 문제, 기억을 전부 되찾지 못했어.
상현 형이 세 장의 사진을 통해 순차적으로 기억을 회복한 것처럼, 나도 기억을 순서대로 회복하고 있다.
요전에 회복하지 못한 기억까지 되찾았지만, 전부는 아니야.
소연이와 함께 학교에서 탈출하는 기억까진 회복했는데, 그다음이 없다.
‘최초의 소원’을 비는 순간이 없었다.
두 번째 문제, 현실의 나는 아직 화재 현장이다.
“바보. 사방의 열기 안 느껴져? 저 창문 엄청 뜨거울 거야.”
정확히는 소연이가 작은 손망치를 건네며 이걸로 창문을 깨트리라고 하는 시점이다.
“여기, 이걸로 깨트려.”
조금 전까지의 나는 꽤 멋있는 모습을 소연이에게 보여준 것 같아.
그 증거로, 소연이는 이미 얼굴이 살짝 붉어질 정도로 내게 호의를 보내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니 솔직히 두근거렸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한 가지 두려움이 엄습했다.
최초의 소원을 자각하지 못한 이유 말이다.
“…”
과거의 기억을 되찾는 과정은 참가자마다 다른 것 같아.
나 같은 경우, 과거 행적을 비슷하게 재현하면 그 구간까지의 기억이 돌아오는 식.
첫 시도 때를 생각하자.
소연이와 만나서 세상의 기이함을 알아차리며 그 구간에 해당하는 기억을 회복했는데, 그다음은 회복하지 못했다.
왜?
다음 구간부터 실제 역사와 다른 흐름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소연이 계획대로 학교를 불태우는 대신, 내가 멋대로 떠올린 ‘협곡의 구원자’ 계획을 진행했기 때문이야.
비슷하게 생각해 보면, 이번에 기억을 회복하면서 최초의 소원까진 깨닫지 못한 이유도 알 것 같아.
… 여기부터는 전개가 달라지고 있는 거야.
“뭐해? 빨리 깨트려! 이러다 타죽겠다.”
저기, 호텔 씨! 전개가 왜 달라지죠?
내가 망치로 창문 깨트리고 소연이랑 같이 테니스장으로 뛰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러면 똑같은 전개잖아.
“푸훗! 설마 긴장한 거야? 불꽃을 뚫고 왔으면서, 창문 하나 깨는 게 그렇게 무서워?”
“… 아니야. 지금 깰게.”
망치를 휘두르는 순간까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왜 최초의 소원까지는 알아내지 못한 걸까?
왜 호텔은 여기서부터 전개가 달라진다고 판정을 내린 걸까?
— 쿵!
망치가 창문과 충돌하는 순간.
— 출렁!
세상 전체가 요동쳤다.
창문이 기이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크읏!”
“꺄아악! 이, 이게 무슨!”
불투명하게 변한 창문, 영화관의 ‘스크린’.
스크린 너머로 비추는 정체불명의 아득한 존재 – 관객들.
넋이 나갈 것 같은 혼란 속에서 적어도 한 가지 사실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다르잖아아아아! 씨발!”
진짜 다르잖아!
아까 회복한 기억에 따르면, 망치로 창문 치니까 스크린으로 변하는 일 따위는 없었는데!
“뭐야? 뭐냐고 진짜!”
바로 그 순간.
— 스아아아…!
더 이상 화재 현장의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 대신, 맑고 청량한 기운이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멍하니 고개를 돌렸을 때, 나는 천사가 태어나는 광경을 보았다.
몽롱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소녀.
소연이의 등 뒤에서 솟아난 보드라운 깃털 가득한 네 장의 날개.
이 순간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최초의 소원을 자각하지 못한 이유.
호텔이 여기부터 전개가 달라진다고 판정 내린 이유.
내가 뭔가 실수해서가 아니었어.
… 여명의 아들이 개입한 것이다.
“아아…”
“…”
“아버님, 어리석은 딸이 이제야 당신의 뜻을 이해했습니다.”
“…”
“그랬군요. 세상에는 끝 이후가 있었어요.”
천상의 빛이 깃든 눈이 내 쪽을 향했다.
“보고 싶었어… 정말 오랫동안 보고 싶었어.”
이 말을 듣는 순간 알았다.
지금 소연이는 첫 번째 시도 당시의 기억까지 회복했다는 사실을!
“승엽아, 저기 보이니?”
“…”
“네 동료가 왔어. 널 구하러 왔구나.”
나는 소연이가 사랑에 빠진 소녀인지 위대한 자를 섬기는 천사인지 알 수 없었다.
*
「사용자 : 한가인(지혜)
날짜 : 43일 차
현재 위치 : 302호, 저주의 방 – ‘멋진 신세계’
현자의 조언 : 3」
– 한가인
내게 당장 출발하라는 말을 듣고 미로는 지체없이 방배중학교로 향했다.
미로가 방배중학교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날 소환한 후, 일은 지체없이 진행되었다.
— 우르릉!
“13번 구역에 침입 – 끄아악!”
“마, 막아라!”
“최소 감마 등급 이상 천사형 혼돈 – 크악!”
화신의 서, 신성한 태양.
아낌없이 두 유산의 힘을 사용해 학교를 점거한 직원들을 돌파했다.
당연하게도, 관리국 직원들 ‘따위’에게 날 저지할 능력은 없었다.
방어선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하하! 사실 이 정도는 무슨 대단한 일도 아니야.
내가 누구냐?
대적자가 인정한 반신, 뱀 중의 뱀 아니겠어?
위대한 자가 직접 빚어낸 낙원의 수호자들도 연거푸 쓰러트린 게 나야.
이 몸을 인간 군대 따위가 막는 게 가능할 리가 – 지랄 말고 상황에 집중하자.
“흐엑! 으엑…!”
“힘들어?”
“아, 아직 괜찮아. 근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
“… 내 시간 몇 분 남았지?”
“7분!”
미로의 말에 따르면, 과거의 나도 관리국 방어선까지는 어렵지 않게 돌파했다.
다음이 문제였다.
과거의 난 이 단계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그래서 그냥 직원 몇 놈 붙잡아 심문했다고 한다.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었지만, 한계도 뚜렷했지.
계급에 따라 정보를 철저하게 통제하는 관리국 특성 때문이다.
선각자나 요원을 붙잡아 심문하는 게 아닌 이상, 직원에게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어.
이번에는 다르다.
종말 이후 세계에서 아리가 얻어낸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관에 가려면 어떻게 해?”
부등변다면체를 얻어낸 후, 아리 역시 일반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감각이 생겨났다.
공간, 차원 등 눈으로 볼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강렬한 직감 말이다.
그런 아리의 설명에 따르면, 멋진 신세계는 현실의 학교와 학교를 무대로 한 영화가 겹쳐있는 영역.
두 영역이 교차하는 장소에 영화관이 있다는 게 아리의 분석.
즉, ‘배우가 정상적으로 갈 일 없는 영역’에 발을 들이면 된다.
“미로.”
“응?”
“… 여기서부턴 조심해.”
영화관에는 ‘아득한 존재’들이 관객 역할로 앉아있다고 했었지.
— 우르릉!
아리가 그랬듯이, 두꺼운 벽 하나를 허물었다.
벽 내부에는 어둠으로 가득한 공간이 있었다.
— 다각!
“…”
발소리를 내는 순간, 내 쪽을 향하는 아득한 시선.
불투명한 상자.
한없이 거대한,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영화관 의자.
그곳에 속박된 채 영원히 끝나지 않을 영화를 감상하는 존재들.
하나같이 인간의 나약함을 조롱하는 혼돈의 마귀들.
그러나, 지금 그들이 내게 요구하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조용히 움직여라.
누가 영화관에서 이런 소음을 낸단 말이냐.
“…”
살짝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뜻을 전한 후, 쥐 죽은 듯 조용히 움직였다.
어두운 공간 정면에는 거대한 – 너무나도 거대한 스크린이 있었다.
한 편의 영화가 상영 중인 스크린.
불꽃으로 가득한 학교, 중앙에는 넋 나간 표정을 짓고 있는 소년, 박승엽.
어떻게 해야 하지?
아리는 스크린에 가까이 가니까 영화 속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던데…
스크린 너머의 승엽이를 데리고 나오면 되는 건가?
그때, 미로가 놀란 듯 내 팔을 잡아당겼다.
“… 승엽이 뒤에 저거 뭐야?”
넋 나간 듯 돌아선 소년.
승엽이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너무나도 익숙한 존재가 있었다.
날개 달린 천사, 낙원 최후의 수호자 유소연.
아직 여명의 아들은 강림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유소연의 날개 수는 여덟이 아니라 넷.
저 정도면 내가 들어가는 즉시 제압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영화관에 관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보고 상영중인 영화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 중이었기 때문이다.
…
불투명한 스크린 사이로 시선이 교차했고, 소연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최대한 조심스레 움직이는 나와 달리, 상대는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영화 주인공이니 당연한 일이다.
“승엽아, 저기 보이니? 네 동료가 왔어. 널 구하러 왔구나.”
화들짝 놀라 내 팔을 잡는 미로.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는 의문이 담긴 눈빛.
나도 모르지.
지금 막 영화관에 도착했을 뿐인데, 승엽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어떻게 알겠어?
대체 유소연이 어떻게 1회차의 기억을 회복해서 날 알아보는 걸까?
다만, 적어도 한 가지 사실은 답할 수 있다.
“여명의 아들.”
죄수가 개입하고 있다.
첫 번째 시도에서 겪은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다음 순간, 소녀가 구슬픈 표정을 지으며 스크린 너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아버님. 네가 원하는 바를 행하라고 하셨지요?”
지그시 뻗은 손의 끝에 – 나풀거리는 깃털이 나타났다.
해가 지기 직전, 어슴푸레한 황혼의 빛을 담아낸 깃털 말이다.
보는 순간 알았다.
저 깃털의 행방이 이 방의 전부라는 사실을!
우리가 얻으면, 302호는 해결된다.
여명의 아들이 강림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것은 물론, 죄수가 현실에 끼치는 악질적인 영향력도 걷어낼 수 있다.
여명의 아들이 얻으면, 우리의 패배다.
죄수가 즉시 강림하며 천지창조와 함께 종말 이후 세계로 연결된다.
깃털을 쥔 소녀도 그 사실을 아는 것 같았다.
지고한 영역에 도달한 통찰의 이치가 내게 속삭인다.
가엾은 천사에게 주어진 선택지에 대하여.
깃털을 아버지에게 바치면, 연인은 영원히 죽는다.
깃털을 우리에게 건네면, 만상을 구원하고자 했던 아버지의 패배가 확정된다.
그래서, 천사는 결정을 내렸다.
“제가 원하는 바를 하겠습니다.”
장고 끝의 악수.
고민 끝에 내린 최악의 결정.
깃털의 파괴.
“사랑해.”
— 화르르!
자신을 지탱하던 모든것을 상실한 가엾은 천사가 허무로 돌아간다.
… 그 누구도 바라지 않았던 결말이 도래한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테이블에 앉은 모두가 패배하는 판을 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