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829)
괴담 호텔 탈출기 829화(828/836)
829화 – 첫 번째 탈출, 회의 (2)
「사용자 : 한가인(지혜)
날짜 : 0일 차
현재 위치 : 계층 1, 105호 – ‘휴식의 방’
현자의 조언 : 2」
— 한가인
「너희가 버틸 수 없는 환경을 직원이 버틸 수 있겠는가?」
의미심장한 답변에 침묵하는 것도 잠시, 은솔 누나가 옆에서 툭 쳤다.
“방금 조언 썼지? 뭐라고 했어?”
요즘 종종 하는 생각.
상태창을 보거나 조언을 사용하면, 동료들이 지금처럼 바로 알아채곤 한다.
함께 해온 시간이 길기도 하고,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빤히 바라보는 동작이 티가 나는 모양이다.
조언을 썼다는 사실을 딱히 숨길 생각은 없지만…
지금처럼,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서 알아채면 미묘하게 껄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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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을 사용할 때, 동료들이 바로 눈치채는 게 신경 쓰이시는군요.
다른 사람의 얼굴 위에 상태창이 나타나게 하는 건 어떻습니까?
이렇게 하면서 말까지 걸면, 상태창을 보는지 대화 중인지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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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데없는 소리야.
시선 처리 연습까지 해가면서 축복 사용을 숨길 필요가 있을까?
“가인아? 아직 내용 덜 읽었어?”
“아, 확인했습니다. ‘너희가 버틸 수 없는 환경을 직원이 버틸 수 있겠는가?’라고 하네요.”
“직원이라면… 열차 직원을 말하는 거야?”
기다렸다는 듯 상현 형이 답했다.
“조언을 들으니 생각나는 게 있군요. 직원이라면 열차 모든 칸에 나타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열차 직원은 평범한 인간의 몸이었지요.”
열차 앞칸은 지옥을 방불케 하는 가혹한 환경인데, 그곳까지 나타날 수 있는 열차 직원은 평범한 인간의 몸으로 보인다는 것.
“그 말은, 사람의 몸으로 열차 환경을 버틸 방법이 있다는 뜻이죠?”
“그런 뜻의 조언이 아니겠습니까?”
“으음…”
아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사실, 난 직원이라는 단어를 듣고 다른 집단을 떠올렸어.”
“다른 집단? 아하! 정원사 말입니까?”
“걔네도 직원이잖아? 열차 직원이 아니라 관리국 직원 출신이긴 하지만. 가인아, 조언에 어디 직원이라고 나왔어?”
“아니. 그냥 직원이라는 단어만 나왔어.”
“그동안 경험한 네 후원자의 불쾌한 화법을 고려할 때 -”
“중의적인 의미다 이 소리지?”
“응.”
조언은 소속 집단을 언급하지 않고 ‘직원’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열차 직원과 관리국 직원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라는 게 아리의 의견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조언에서 추가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정체불명의 열차 직원은 애매하지만, 정원사들은 확실히 순수한 인간이야.”
“그렇지.”
“불멸자도 아니고 초인도 아니야. 보통 사람이지. 그런데, 은솔이나 송이가 죽은 구간보다 훨씬 앞칸에 본거지가 있었어.”
종말 이후 세계에서 알아낸 사실.
열차 앞칸에는 보호벽이 없으며, 여기서부터는 열차가 움직일 때 시간여행의 압력이 가해진다.
필멸자는 시간여행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한 줌 재로 변한다.
그런데, 평범한 인간인 정원사들은 보호벽이 없는 영역에 본거지가 있었다.
이쯤에서 은솔 누나가 결론을 내렸다.
“안전하게 움직일 방법이 있구나! 숨겨진 루트라도 있는 건가?”
아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면, 호텔에 오기 전의 내가 진행한 방식도 짐작이 가네.”
하나를 알면 다음을 이해할 수 있는 법.
“호텔에 오기 전의 내가 어떻게 행동했을까? 알레프와 대화하며 이런저런 정보를 얻었겠지. 그러다가, 정원사 수장의 정신 공격을 받고 정체 모를 위협을 느꼈을 거야.”
다음은 상현 형이 받았다.
“이후, 정원사의 존재를 깨닫고 그들을 추격했겠군요.”
“그렇지.”
“우연히 정원사가 이용하는 숨겨진 루트로 이동하고?”
“바로 그거야.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정원사를 추적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갔을 거야.”
적어도 아리 쪽은 다음 회차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가닥이 잡혀가는 느낌.
‘정원사를 추적해 특별한 루트로 들어간다’라는 결론까진 얻은 셈이다.
“하아암…!”
“하품하는 거 봐. 미로 얘 또 자네.”
“안 자거든?”
“눈이 반쯤 잠들었는데?”
반면, 할아버지 쪽은 대단히 모호했다.
“야,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 같냐?
은솔 누나가 입을 열었다.
“가인이가 마지막에 얻어낸 정보에 따르면, 할아버님은 엘디스트와 만난 적 있을지도 몰라요.”
“으음… 엘디스트와 만났다는 건, 나도 열차에 탄 적 있다는 말이냐?”
“그렇지 않을까요?”
“그게 가능하냐? 관리국에 내가 투입됐다는 기록이 없을 텐데?”
할아버지가 확인차 아리를 바라보았고, 아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기록 없어.”
한때나마 침묵하는 자 위치까지 오른 아리의 인정에는 상당한 신뢰성이 있었다.
그래서, 은솔 누나도 더욱 조심스럽게 말했다.
“비공식적인 임무거나, 할아버님이 혼자 몰래 탔을 수도 있죠.”
“… 왜?”
여기서 모두가 말을 멈추었다.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진 다과 테이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엘레나가 슬쩍 손짓했다.
“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네.”
엘레나가 잠깐 자리를 비운 타이밍.
“… 아리야.”
“음?”
“보온병 좀 빌려줄래?”
“설마, 호텔 보온병?”
“응.”
“어디에 쓰려고?”
“…”
“또 비밀이야? 뭐, 좋아.”
모두가 할 말은 있지만, 이 상황에서 입을 열긴 껄끄럽네.
지금부터 해야 할 이야기는 너무 ‘딥’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와 아리가 최초의 기억을 되찾지 못한 이유를 분석해야 하는데, 분석하는 내용을 두 사람이 듣는다?
이러면 두 사람이 우리 의견을 의식해서 또 이상하게 행동할 것 같았다.
— 팅!
덕분에 심히 어색해진 분위기.
그때, 평소엔 조용하던 동료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저기요.”
“승엽아, 할 말 있냐?”
“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이런 말 해도 될 것 같네요.”
다른 사람이 하면 곤란하지만, 승엽이는 해도 되는 말.
“다음 내용은 할아버지랑 아리 누나 빼고 진행하죠.”
“…”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가끔 있는 일이잖아요? 보통 제가 나갔지만.”
“… 그래, 내가 없어야 이야기가 진행되겠다. 2층으로 가마.”
“좋아. 나도 2층으로 갈게.”
할아버지와 아리가 엘리베이터를 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 엘레나가 돌아오자마자 상현 형이 빠르게 본론을 꺼냈다.
“엘레나 양, 오셨군요. 요원님 없으니 솔직히 이야기해 봅시다. 여러분, 묵성 요원이 가족을 몰살했다는 이야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래서 할아버지가 나가야 했다.
얼굴 보면서 하긴 어려운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누나가 입을 열었다.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죠. 박현민 지부장이 반박한 내용 그대로가 내 의견이었어요. 하지만, 가인이의 말을 들으니…”
형이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 팅! 팅!
“페로 쟤 왜 저래?”
“신경 쓰지 마.”
“어험! 여러분, 회의에 집중하시길. 묵성 요원은 호텔에 오기 전에 시간 여행한 경험이 있다. 이 가능성을 고려하면, 여러 가지 변수가 생깁니다.”
“으음…”
“예컨대, 1960년대의 하진성이 죽인 사람이 묵성 요원인 것도 가능해집니다. 1970년대의 하수연을 위협하는 사람이 묵성 요원인 것도 가능하고.”
“그렇죠.”
“정말 죽였다면, 이유가 무엇일 것 같습니까?”
아직 여기까지 답하기 어렵다고 느낀 시점.
흔치 않게도, 승엽이가 또 손을 들었다.
“전 아까부터 좀 다른 생각 했거든요.”
“승엽 군, 말해보시죠.”
“곰곰이 생각했는데 -”
나도 모르게 입이 열렸다.
“승엽아, 생각은 너무 열심히 안 해도 될 거야.”
“…”
“그냥 해본 소리야. 신경 쓰지 말고 말해.”
“… 할아버지 쪽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이잖아요?”
“그렇지.”
“거꾸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 팅! 팅! 팅!
“시끄러워! 송이야, 얘 좀 치워.”
“미로, 그냥 신경 쓰지 말라니까. 앵무새랑 싸울 거야?”
“시끄럽잖아.”
거꾸로 생각하라.
“참가자가 소원을 빌었고, 호텔은 소원을 이루는 힘을 주었다. 이런 구조잖아요? 그러니까, 소원부터 생각하지 말고 -”
“축복과 유산을 보고 어떤 소원을 빌었을지 유추해 보자. 맞지?”
“네.”
신기했다.
방금 승엽이의 말은 예전에 올빼미가 해준 조언의 내용과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일은 과정이 있고 난 뒤에 결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너는 결과를 이미 아는 상태로 과정을 추측하는 상황.
과정의 추측이 어렵다면, 결과를 봐라.
이런 결과를 얻으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했을지 생각해 보라.」
내용 자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생각을 승엽이가 떠올리다니?
나만 신기한 게 아니었는지, 상현 형이 입을 반쯤 벌렸다.
“승엽 군, 설마 방금 천운을 쓴 건 아니겠지요?”
“예?”
“도저히 승엽 군이 혼자서 깨달을 만한 내용이 아닌데…”
“이거 이거, 아무래도 다들 놀라셨나 보죠?”
감탄하기가 무섭게 기세등등한 표정을 짓는 승엽이.
“하하! 이거 참, 제가 어지간하면 조용히 지내는 편인데…”
“…”
“이래서 조용히 사는 것도 힘들다니까요? 진짜 제가 어지간하면 여러분 알아서 하라고 두는데 -”
“승엽아, 이쯤 하자.”
“…”
“오늘 같은 활약을 위해 평소엔 일부러 바보 흉내 낸다는 뜻, 잘 이해했어.”
농담과 별개로, 승엽이의 지적은 일리 있었다.
역으로 생각해 보자.
소통의 축복과 원 모어 찬스가 어떤 상황에서 필요할까?
엘레나가 슬쩍 입을 열었다.
“저기, 축복 이야기하니까 생각난 건데요. 할아버님이 새 능력을 얻으셨잖아요?”
소통의 축복, 3단계 강화 능력 : 진실한 마음.
“언뜻 보기엔 거짓말 탐지와 유사해 보인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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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에선 비슷하다고 봐야겠죠.”
“신체 강화나 편의성을 잃은 대신, 진실을 알아내는 힘만큼은 제 능력보다 더 강해요. 그런데!”
엘레나가 탁자를 가볍게 내리쳤다.
“능력을 좀 답답하게 쓰시는 것 같지 않았어요?”
이 말을 들으니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 팅! 팅! 팅! 팅!
“… 좀 심하긴 하네. 페로, 조용히 못 하겠니?”
회의 때 페로가 이렇게 시끄러운 건 처음이네.
“할아버지의 능력 활용이 소극적이다?”
“그거죠. 가인 씨 말대로 할아버님의 능력 활용이 너무 소극적이었어요.”
“으음…”
“왜 김수호에게만 써요? 호텔이 설마, 김수호 마음 알아내라고 3단계 강화를 줬을까요?”
“아니겠죠.”
“박현민 지부장에게도 써봐야죠. 할아버님하고 지부장이 막말로 심리전 하던데, 그럴 필요 있어요?”
“…”
“심리전은 독심술이 없는 사람이나 하는 거죠. 진실한 마음을 읽을 수 있는데 심리전을 왜 해요? 그냥 멱살 딱 잡고 네 마음을 보이라고 해야지.”
독심술과 유사한 능력을 얻었는데, 일반인과 심리전을 벌일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인가?
듣고 보니 정말 일리 있었다.
“박현민에게도 쓰고, 만약 열차에 타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면…”
“하게 된다면?”
“과거 시점의 아내에게도 써보고, 더 오랜 시점으로 가서 장인에게도 써보고. 그냥 막, 다 써봐야죠.”
“흐음…”
“할아버님이 그렇게 안 해서 답답했어요.”
다른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엘레나의 의견 꽤 일리 있네요. 이 부분은 나중에 할아버지에게 전달합시다.”
“그렇게 합시다. 축복을 더 적극적으로 쓰시라. 심리전 따위에 기운 빼지 말고, 바로바로 멱살 잡고 능력 써라.”
이렇듯, 다음 회차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던 시점.
— 팅! 팅! 팅! 탱그르르! 쿵!
페로가 도저히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소리를 냈다.
결국, 송이가 양손으로 페로를 잡아야 했다.
어처구니없어하는 승엽이.
“야! 너 보온병이랑 원수졌어?”
한 마디 얹는 다른 동료들.
“오늘따라 좀 심하군요.”
“혹시 점심을 굶었나?”
“그럴 리가요. 아침도 계란말이 썰어서 줬는데?”
“계속 보온병을 부리로 치는데, 목이 마른 모양입니다.”
“으음, 물 좀 먹이고 올게요.”
잠시 송이가 자리를 비운 시점.
미로가 크게 하품하며 중얼거렸다.
“하아암…! 근데 가인아.”
“응?”
“왜 아리 보온병 빌렸어?”
“뭐?”
“아까 네가 빌리지 않았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고개를 갸웃거리니, 승엽이가 어깨를 으쓱했다.
“뭔 소리야? 아리 누나가 그냥 두고 갔는데. 너 또 졸았지?”
“아, 아니야!”
“또 졸았네. 아~ 진짜, 도움 안 된다. 이러니까 내가 가끔 나설 수밖에 없는 거야. 너처럼 승객이 있으니, 나처럼 2인분 하는 사람도 있어야지.”
“지, 진짜 들었는데…”
“조용히 해!”
“… 잘못 들었나 봐.”
곧, 송이가 돌아오며 회의가 재개되었다.
*
— 김아리
“흐으… 선배, 내 꼴이 좀 우습지 않습니까?”
“…”
“하! 날 왜 내보냈겠습니까? 뻔하지. 내가 있으면 수호가 한 이야기를 논하기 힘드니까 나가라고 했겠지.”
“… 나도 나가라는 소리 들었어.”
“선배야 그냥 핑계죠. 나만 나가라고 하긴 뭐하니까 같이 나가라고 한 거지.”
뭐랄까, 303호가 시작된 후 묵성이가 점점 감정적으로 변해간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을 만났기 때문일까?
최초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당시의 감정은 돌아와서?
모르겠다.
어쨌든, 묵성의 우울증 환자 같은 소리를 듣고 있으니 은근히 피곤했다.
— 탁!
“아얏!”
“굴 파지 마. 별일도 아닌데 확대해석하기는…”
“뭐, 동료들에게 따지려는 건 아닙니다. 그냥, 아들하고 무슨 일이 있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이 꿀꿀해서 그렇지.”
“어차피 회의 끝나면 알려줄 거야. 그때까지 쉬고 있어.”
“그러죠.”
“난 3층에 있을게. 필요하면 불러.”
이후의 일은 별거 없었다.
그냥, 3층을 거닐며 다음 회차를 어떻게 진행할지 생각했을 뿐.
3층 로비와 객실 복도 사이를 오가던 시점.
“어?”
갑자기 축복이 활성화됐다.
숨겨진 NPC
1. 不令解脫
동시에 이해할 수 없는 알림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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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참가자 김아리, 당신은 천상 층의 숨겨진 요소 – 불령해탈을 발견하였습니다.
최초 발견자에게는 특전이 주어집니다.
선택하시겠습니까? (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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