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830)
괴담 호텔 탈출기 830화(829/836)
830화 – 첫 번째 탈출, 회의 (3)
「사용자 : 한가인(지혜)
날짜 : 0일 차
현재 위치 : 계층 2, 중앙 홀
현자의 조언 : 1」
— 한가인
저녁 무렵, 2층에서 할아버지와 만났다.
“그래, 날 빼고 한 비밀회의는 끝났냐?”
할아버지는 미묘하게 삐진 티를 냈는데, 나도 모르게 살짝 웃음이 나왔다.
“하핫, 비밀회의는 무슨… 끝난 건 맞습니다.”
첫 탈출 이후 제법 길게 이어진 회의.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은 결국 ‘다음 회차 어떻게 진행함?’이었다.
“할아버지에 관해선 두 가지 이야기가 나왔어요.”
“두 가지?”
“하나, 능력을 좀 더 적극적으로 썼으면 좋겠다.”
“진실한 마음 말이냐?”
“네. 첫 회차 때는 아드님에게만 쓰셨죠? 다음 회차에선 더욱 적극적으로 써보죠.”
할아버지가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글쎄, 나는 진실한 마음이 의도적으로 쓸 수 있는 힘인지 모르겠다.”
“무슨 의미인가요?”
“너희에겐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겠는데, 수호에게 썼을 때도 의도적으로 쓴 게 아니야. 저절로 활성화했어.”
새로운 능력, ‘진실한 마음’의 통제가 어렵다는 이야기.
흥미롭게도, 할아버지가 이렇게 답변하리라는 사실 역시 엘레나가 예측했다.
이럴 때면 우리가 정말 오랜 시간을 보냈음을 느낀다.
“할아버지, 엘레나의 정의를 생각해 보세요.”
“정의?”
“정의도 직접적인 통제는 어렵지만, 간접적인 통제는 가능하죠. 우리가 엘레나 근처에서 일부러 위험하게 행동하곤 했잖아요?”
“…”
약간의 침묵이 흐른 후,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실한 마음을 내가 직접 활성화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활성화하는 조건이 있겠지. 그 조건을 내가 유도하는 식으로 해보마.”
“그거죠.”
첫 번째 이야기는 이 정도면 잘 풀렸네.
“하나는 능력을 적극적으로 써라. 이건 이해했다. 둘은 뭐냐?”
“둘째, 할아버지가 호텔에 오기 전에 열반 열차에 탑승한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
“아리만 열차에 탄 게 아니라, 할아버지도 열차에 타셨습니다. 그 기억을 잊으신 거죠.”
“…”
“그냥 탄 정도가 아니라, 열차 칸을 한참 동안 이동한 끝에 -”
“엘디스트를 만났다?”
“그렇죠.”
“…”
“어쩌다가 열차에 탔을까? 이 부분을 생각하시면서 진행하시죠.”
여기까지 들은 할아버지가 쓰게 웃었다.
“어째, 호텔에 오기 전 상황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느낌은 아니구나.”
“…”
“정황상 근거를 가지고 과거의 예상 시나리오를 만든 다음, 그 시나리오에 맞춰서 행동하는 느낌이야.”
틀린 말은 아니네.
할아버지 목소리를 흉내 낸 엘디스트, 원 모어 찬스의 존재.
이것들은 할아버지가 호텔에 오기 전 행동에 따른 ‘결과’다.
우리는 결과를 바탕으로 과거 벌어진 사건 내용을 추측한 후, 할아버지가 재현하게끔 유도 중이다.
자연스러운 재현보다는 인위적인 재현에 가깝겠지.
“뭐, 이해한다. 자연스럽게 재현하려 한 첫 회차는 실패했으니까. 요번에는 방향을 틀어 봐야겠지.”
“그렇죠.”
“더 할 말은 없냐?”
더 할 말이라…
[조언 : 1]“… 사실, 아까 회의하다가 할아버지 관련해서 조언을 썼습니다.”
“오 그래? 뭐에다 썼냐?”
조언으로 얻은 정보를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해도 될까?
상현 형이나 송이는 반대했다.
답변 내용을 할아버지가 알면, 너무 의식해서 이상하게 행동할 것 같다는 이유였지.
나는 말하는 쪽을 선택했다.
“질문은 원 모어 찬스가 할아버지에게 주어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였죠.”
할아버지의 표정이 굳었다.
“… 원 모어 찬스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주어진 도구였다.”
“세상을 구한 도구이기도 하고, 할아버지의 유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원 모어 찬스는 할아버지의 소원과 관련이 있으리라.
“이게 궁금했어요. 따지고 보면, 303호 내에는 시간여행 수단이 별도로 있습니다.”
“열반 열차…”
“열반 열차가 있는데, 원 모어 찬스가 왜 필요할까요?”
“…”
할아버지가 잠시 말문을 잃었다.
아마도, 이런 식의 생각은 해보지 않은 것 같았다.
“한 달 전으로 가고 싶다? 다른 방에서는 원 모어 찬스를 써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303호에선 그냥 열차 타면 됩니다. 한달 전으로 돌아가길 소망하면, 열차가 그 구간에 내려줍니다.”
언뜻 생각하면, 열반 열차의 기능은 원 모어 찬스보다 훨씬 우월하다.
돌릴 수 있는 기간을 한 달로 제한한다?
열반 열차에 그런 제약은 없으며, 10억 년 전 시점으로 이동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심지어 원 모어 찬스로는 불가능한 루프 이동도 가능하다.
여기까지 들은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원 모어 찬스로 가능한 일은 열반 열차로도 가능해 보이는데, 원 모어 찬스가 왜 주어졌나는 소리지?”
“비슷합니다. 그래서 질문했더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오더군요.”
“뭐라고 했냐?”
“둘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시간여행의 원리도, 결과도 전혀 다르다.”
“…”
“답변 자체는 언제나 그렇듯 불친절했습니다만… 듣고 나니 떠오르는 게 있더군요.”
다음 이야기를 꺼내기 전, 할아버지가 먼저 답했다.
“나도 알겠구나.”
“말해보시죠.”
“정말 열반 열차가 원 모어 찬스 상위 호환 격이라면, 원 모어 찬스가 주어졌을 리 없다. 뭔가… 두 도구의 시간여행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하나는 할 수 없는 일을 다른 하나는 할 수 있는 겁니다.”
원 모어 찬스는 시간을 한 달 이상 돌릴 수 없지만, 열반 열차는 10억 년도 가능하다.
이런 면에선 열반 열차가 압도적인 우세.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열반 열차는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하고, 원 모어 찬스에겐 가능한 일이 있습니다.”
김묵성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열반 열차에 탑승했다.
가혹한 여정의 끝에서 엘디스트까지 만났지만…
묵성은 ‘불가능’을 알았다.
열반 열차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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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전혀 다른 힘이 필요했다.
열차와 다른 원리로 시간을 돌리는 힘.
언뜻 보면 유사한 시간여행 같지만, 열차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힘.
원 모어 찬스.
“그걸 찾아내는 게 할아버지 소원의 핵심입니다. 물론, 다 추측이지만요.”
슬슬 할아버지 혼자 고민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 정도면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그래. 참, 아리에게도 이야기해야겠지? 그 녀석은 3층에 있다.”
그 말을 듣고 엘리베이터로 가려던 시점, 무언가를 깨달았다.
“… 음?”
며칠 전부터 시야 한구석을 번잡스럽게 하던 방해꾼이 조용한데?
지금쯤이면 ‘김묵성’ 이름 띄우고 그 밑에 1번 2번 어쩌고 할 줄 알았는데 말이지.
*
“아리야, 네 다음 진행은 명쾌하면서도 모호하다는 말이 나왔어.”
아리의 반응은 간단했다.
“뭔 소리야? 다들 네게 지혜 병이라도 옮은 거야?”
“… 지혜 병?”
“쉽게 말해봐.”
“명쾌한 부분부터 말할게. 다음에는 열차에서 내리지 마.”
“…”
“기다리다 보면 정원사가 너와 알레프를 내리게 하려고 정신 간섭할 텐데, 방어할 수 있을 거야.”
“…”
“아리야?”
“아, 방어한 다음에 열차 직원과 정원사를 추적하라는 말이지?”
“그렇지.”
“명쾌한 부분은 이해했어. 모호한 부분은?”
아리의 진행과 관련한 모호한 영역.
“모호한 부분은… 네 유산이지.”
“음?”
“우리의 유산은 최초의 소원과 얽혀있어. 소원이 밝혀진 동료들은 전부 그랬지. 날 포함해서.”
“그렇지.”
“너도 그럴까?”
여기서 아리가 잠깐 멈칫했다.
“무슨 – 아?”
뒤늦게 본인과 우리의 차이를 인지한 아리.
“네 유산 중 네가 선택했다고 할만한 게 있어?”
“…”
“오래된 피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지. 순서로 치면 -”
“소원보다 오래된 피의 존재가 먼저였다는 말이네.”
소원을 빌고, 이를 이루기 위해 오래된 피가 주어진 게 아니다.
오래된 피가 먼저 있었다.
“부등변다면체도 그렇지. 네가 음, 201호에서 마지막까지 버텨서 얻은 게 아니잖아? 부등변다면체는…”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래서 말끝을 흐리자 아리가 대신 답했다.
“내 선택이 아니라, 가인이 네 선택이었지.”
“…”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내 유산들은 내 선택의 결과들이 아니네. 오래된 피는 미로의 선택. 부등변다면체는 가인이 선택.”
“이렇게 보면, 네 소원은 유산과 관련이 없을지도 몰라.”
소원보다 유산이 먼저였다.
본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주어진 유산이다.
따라서 소원과 유산이 무관하다.
이것도 말이 되지만, 다음 이야기도 말이 된다.
“흐음… 천상의 옥좌에 계시는 분이 이 모든 과정을 설계했을 확률은?”
“그럴 수도 있지.”
어~ 부처님이 여기까지 다 알고 설계했어~
이쪽으로 가도 말이 된다.
며칠 전의 일을 생각해 보자.
302호에서 불령해탈이 음모를 꾸미기도 전에 미리 숨겨진 NPC로 배치해 둔 게 호텔이다.
인과율을 읽어낼 수 있는 전능한 존재라면, 미로의 선택과 내 선택까지 안배했을 수도 있지.
이래도 말이 된다.
저래도 말이 된다.
“넌 다 가능해. 그래서 소원에 대한 추측을 포기했어.”
그래서, 아리의 소원은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었다.
“내 말 이해했지?”
“…”
“아리야?”
“아, 이해했어. 유산과 소원의 연관성을 논하기 어렵다. 뭐 이런 소리네.”
중요한 이야기는 그럭저럭 전달했다고 느낀 시점, 아리에게서 미세한 위화감을 느꼈다.
그러니까…
나와의 대화에 집중 못 하는 느낌?
시선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대답도 조금씩 늦었다.
복잡한 생각에 빠진 걸까?
303호가 본인의 방이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때, 아리가 갑자기 질문했다.
“… 가인아. 하나만 물어볼게.”
“말해봐.”
“첫 시도 마지막에 있었던 일. 기본적인 설명은 들었어. 엘디스트는 오래된 목소리에 취약한 존재였다. 오래된 목소리는 최초 문명의 생존자를 뜻한다.”
“그래.”
“신성한 태양에 담겨있던 에밀리오의 영혼을 써서 오래된 목소리를 구현했다. 하지만, 같은 방법을 또 쓰긴 어렵다. 에밀리오의 영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맞지?”
“음, 다 맞네.”
여기까진 동료들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다음 내용은 굳이 설명하지 않았었지.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렸어?”
“응?”
“내 말은 음, 거의 마지막까지 나랑 같이 있었잖아?”
“그랬지.”
첫 번째 시도 후에 이어진 종말 이후 세계.
아리와 나는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다.
“네가 쓴 탈출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오래된 목소리는 최초 문명의 생존자를 뜻한다.’ 이 부분이야. 이걸 알아야 신성한 태양에 담긴 에밀리오의 혼을 소모한다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지.”
“그렇네.”
“어떻게 알았어?”
질문 자체는 특별하지 않았다.
어떻게 탈출했는지는 동료들에게 설명했고,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는 의문이라고 본다.
별생각 없이 ‘아리야, 이게 바로 지혜의 위대함이야. 이해했지?’ 하고 장난스럽게 답하려던 시점.
기묘한 직감이 뇌리를 스쳤다.
이 질문은 이렇게 아무렇게나 답해선 안 된다.
솔직히 답했다.
“신성한 태양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어.”
“어? 신성한 태양에서?”
“응. 아마, 유산에 남아있던 주의 사념이 일종의 힌트를 준 것 같아.”
“그, 그래?”
“주 그 작자가 보기에 답답했던 게 아닐까? 에밀리오의 영혼이라는 탈출 수단이 있는데도 극한까지 몰렸으니까.”
“풋! 그랬나 보네.”
밝게 웃는 아리를 보며 생각했다.
내게 직감이란 곧 통찰이다.
통찰은 행운처럼 답을 찍어주지 않는다.
모호할지언정, 근거가 있어야 결론을 만들어 낸다.
“회의는 이 정도로 끝났어.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새벽에 하든지 하자. 다들 피곤해서 좀 쉬자고 하더라고.”
“좋아. 내일 봐.”
조금 전, 통찰은 무엇을 근거로 내게 경고했는가.
*
— 김아리
— 쿵!
105호에 돌아오자마자 문을 닫았다.
뭐야뭐야뭐야?
내, 내가 지금 가인이 속마음 읽은 것 맞지?
이거 실화야?
“… 진정, 진정하자.”
침착하게 아까 전 벌어진 일을 복기해 보자.
아까, 3층 동상에서 무언가를 발견했어.
바로 이상한 알림이 나왔지.
최초 발견자에게는 특전이 주어집니다.
선택하시겠습니까? (Y/N)
거부할 이유가 없어서 예스를 눌렀더니 다음 문구가 나왔다.
————————————
호텔의 비밀 일기 발견!
특전 : 당신이 가장 궁금해하는 동료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떤 동료의 마음이 궁금하십니까?
————————————
‘동료의 마음을 엿본다.’
이 문구를 보자마자 가인이를 떠올렸다.
그렇게 시작된 일.
“서, 설마 진짜 읽을 줄이야!”
솔직히,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얼마나 대단한 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반쯤 신에 가까운 가인이의 마음을 읽는 게 가능해 보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
Q : 가인이는 평소에도 우리를 통찰해?
A : 통찰은 on/off보다는 출력 조절에 가까운 힘입니다. 고출력 통찰은 상당한 부하가 걸리는 만큼, 평소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저출력 통찰은 일종의 직감에 가깝고, 이 정도는 상시 유지됩니다.
————————————
별생각 없이 던진 질문에 돌아온 너무나 그럴듯한 답변.
뭐랄까, 내가 통찰에 대해 어렴풋이 파악한 내용을 구체화한 느낌이었어.
이 답변을 본 후로는 ‘진짜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
그리고 조금 전에 있었던 일.
————————————
Q : 내가 죽은 후에 가인이는 어떻게 탈출한 거야? 대충은 알아.
A : 한가인은 엘디스트에게 사망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최후의 순간, 신성한 태양에서 위대한 자의 사념이 개입했습니다. 신성한 태양에는 최초 문명의 후예, 에밀리오의 혼이 있었습니다. 한가인은 그 혼을 소모해서 탈출했습니다.
————————————
대충은 들었던 이야기.
하지만, ‘주’가 개입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어.
이게 진짜야?
하면서 가인이에게 질문했더니…
세상에! 지, 진짜였어!
이상할 정도로 가슴이 뛰었다.
뭐랄까, 내게 처음으로 가인이의 속내를 읽을 수단이 주어진 느낌!
동료가 숨기는 비밀을 알려주는 도구.
존재 자체가 분란의 소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
가인이는 통찰로 맨날 하잖아!
나도 가끔 해도 되는 거 아닐까?
이건 일종의 공평함이라고!
그때, 다시 알림이 떴다.
————————————
오늘의 마지막 질문을 하시겠습니까?
————————————
“마지막? 너도 하루에 3회야?”
어딘가의 지혜도 아니고, 하루에 3회 조언이라니…
순식간에 몸이 굳으며 오만가지 질문이 뇌리를 스쳤다.
가인이가 우리에게 숨겼으리라 추정되는 어마어마한 비밀들 말이다.
최초 문명에 얽힌 비사.
첫 번째 방주와 열차의 관계는?
알레프와 관련한 일, 전부 알려준 것 맞아?
세상의 시작과 끝이 얽힌 심오하기 그지없는 질문들.
하지만…
갑작스레 내 머리를 채운 건 전혀 다른 질문이었다.
유치하고, 바보 같고, 이게 뭐야 싶은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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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가인이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동료는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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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고 바로 후회했다.
아 진짜 김아리, 이게 무슨 유치한 질문이냐고!
무슨 여중생이야? 미로도 아니고.
이렇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침대로 향하던 시점.
…
답변이 나왔다.
————————————
A : 엘레나 이바노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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