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ping the Mystery Hotel RAW novel - Chapter (832)
괴담 호텔 탈출기 832화(831/836)
832화 – 303호, 저주의 방 – ‘타임머신’ (17)
— 김아리
호텔 기준 오전 10시경, 303호의 두 번째 시도를 시작했다.
— 벌컥!
303호 대기실 중앙에 있는 테이블에는 입실 명부가 준비되어 있었다.
— 펄럭!
자연스럽게 나타난 두 사람의 이름.
1번 김묵성
2번 김아리
여기서 슬쩍 멈춰서 뒤를 돌아보았다.
“어떻게 할 거야? 이름을 적은 후에는 돌이킬 수 없어.”
가인이가 어깨를 으쓱했다.
“새벽에 결정한 대로 하자. 이번엔 미로, 송이 그리고 은솔 누나가 도우미로 들어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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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도 파티 구성
1. 필수 : 김아리, 김묵성
2. 도우미 : 미로, 유송이, 이은솔
3. 종말 이후 : 한가인, 차진철, 박승엽, 김상현, 엘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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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요번 팀 구성은 내 의견과 달랐다.
나는 첫 시도 때처럼 나와 묵성이만 한 번 더 들어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초의 소원을 깨닫기 위해선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가인이가 가볍게 웃었다.
“왜? 아직도 생각이 달라?”
물론, 내 개인 의견을 내세울 상황은 아니지.
“괜찮아. 회의 때 정한 대로 하자. 다만…”
“다만?”
“도우미가 누구 쪽으로 갈지 모르겠어.”
두 번째 시도에선 송이, 미로, 은솔이가 해결 파티에 추가로 투입된다.
우리가 정할 수 있는 건 멤버 구성까지다.
어떤 동료가 내 근처에 있고, 또 어떤 동료가 묵성이 근처에 있는지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이름을 적던 은솔이가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나는 아리 쪽 아닐까?”
“…”
“정원사의 수장이 정신 공격을 한다며?”
“그렇긴 하지.”
“미로도 네 쪽일 것 같아.”
열반 열차를 진행하다 보면, 시간여행의 압력이 가해지는 구간이 있다.
미로의 불변이라면 해당 구간을 리스크 없이 넘길 수 있겠지.
송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제가 할아버지 쪽이겠죠?”
이쯤에서 가인이가 끊었다.
“자, 자. 들어가 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니까 속단하지 말고 이름 적으세요.”
세 명의 동료가 이름을 적었다.
곧, 신비로운 빛무리가 모두를 감싸며 303호의 두 번째 시도가 시작되었다.
*
.
..
…
— 부우우!
— まもなく、18番線に電車が参ります。(곧, 18번 선로에 열차가 도착합니다.)
예전과 같은 시작.
정신 차리자마자 제일 먼저 한 행동은 주변을 둘러보는 것.
호텔이 어떤 도우미를 내 주변에 배치했는지 궁금했다.
“으윽! 약간 띵해.”
“…”
“어? 내가 네 옆에서 시작했네?”
송이였다.
“그러게.”
“열차 타는 거지? 그러면 험피!”
— 꾸르륵!
송이가 황급히 험프티덤프티를 붙잡고 이리저리 손을 휘젓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험프티덤프티가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다.
“어때? 신기하지?”
“뭐야?”
“경계면으로 보냈어. 이틀 전에 터득한 신기술이랄까?”
가인이가 송이에게 험프티덤프티와의 관계 재정립과 관련한 조언을 했었지.
그 이후로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터득한 기술 같다.
“호텔에서도 경계면에 넣어뒀으면 서로 편했을 텐데.”
“안돼. 엄청나게 답답해하거든. 새로 치면, 좁은 새장에 갇혀있는 것과 비슷해.”
“…”
“열차에서 사람을 잡아먹을까 봐 넣은 거야. 그나저나…”
“…”
“인원 배분이 예상과 다르네. 그지?”
“그러게.”
“미로랑 은솔 언니가 네 쪽이고, 난 할아버지 쪽일 줄 알았는데.”
“으음…”
“지금은 되게 언밸런스 하지 않아? 우선, 할아버지 쪽이 너무 약해.”
김묵성, 이은솔, 미로.
이렇게 셋이면 물리적인 힘이 너무 약해.
시간대여기 의존도가 과하게 높은데, 유산 특성상 시간 제약이 심하지.
“또, 우리 쪽은 정신 저항력이 부족해.”
반면, 우리 쪽은 피리가 없으므로 정원사의 수장에게 고전할 수 있다.
호텔이 도우미를 이렇게 배치한 이유가 뭘까?
“…”
예전 같으면 혼자 머리 터져라 고민했겠지.
지금은 더 편리한 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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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 : 호텔의 인원 배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A 1 : 첫째, 직원들이 사용하는 우회 루트가 실존한다면, 열차 진행을 위해 불멸성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둘째, 안식의 피리가 ‘알레프’를 치유할 가능성을 고려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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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이 기대 이상으로 그럴듯한데?
둘 다 일리 있어.
열차 내에 정원사들이 이용하는 우회 루트가 존재한다면, 불변의 축복은 없어도 되겠지.
또, 은솔이를 데려갈 경우의 위험성은 미처 생각지 못했어.
안식의 피리가 알레프의 망각한 기억 내지는 자아를 회복시킨다?
이 가능성은 정말 좀 소름 돋네.
이렇게 생각하면, 은솔이는 절대 내 쪽에 있으면 안 돼.
은솔이와 미로가 내 쪽에 없는 이유는 대충 알았어.
다만, 송이가 내 쪽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여전히 모르겠네.
이 정도만으로 새로 얻은 도구의 성능에 내심 감탄이 나왔다.
“…”
문득, 불령해탈의 답변 방식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깨달았다.
전에는 마치 상태창처럼 시야 한구석에 나타나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머릿속에 나타난다.
왜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 덜컹! 덜컹!
— 電車が参ります。ご注意ください 。 (열차가 도착합니다. 주의해 주세요.)
“어? 이 소리는?”
“열차가 곧 도착할 거야. 준비하자.”
“아리야, 잠깐 생각해 봤는데, 내가 네 조수라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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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든지.”
“들어가죠. 아리 요원님.”
송이의 이 표현은 살짝 징그러웠다.
*
극초반 진행은 첫 시도 때와 거의 똑같았다.
열차 내부는 정신이 혼미한 사람으로 가득했고, 우리는 헛소리하는 승객들을 무시한 채 앞칸으로 이동했다.
이렇게 5분 정도 움직였을 때, 전방에 알레프가 나타났다.
“어머, 어머!”
괴이하게도, 송이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내 뒤로 슬쩍 숨었다.
“이상한 반응 하지 마.”
어머, 어머!
“… 장난치지 마.”
다음 일도 비슷했다.
휙 하고 날아가 알레프를 제압하고, 기가 눌린 알레프를 내려다보며 ‘나도 요원이야’라는 티를 냈지.
곧, 요전과 같은 반응이 나왔다.
“아… 조직에서 오셨군요? 뒤, 뒤에 있는 분은?”
“내 조수야.”
“안녕하세요? 유송이라고 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들려오는 알림.
「승객 여러분, 지금부터 표 검사가 있겠습니다.」
다음 내용도 비슷했다.
50대 중반 정도 외형의 직원이 등장했고, 표를 보여달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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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 열차 승차권
출발 : 호텔 파이오니어
도착 :
승차자 : 김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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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 적힌 내용도 똑같았다.
송이 표도 승차자에 본인 이름이 적혀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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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 열차 승차권
출발 : 이상(異常) 재해 대응국
도착 : 시작의 땅
승차자 : 알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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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프의 표도 예전과 같았다.
똑같은 일의 반복.
그래서였을까?
이쯤에서 살짝 긴장을 늦췄나 보다.
“심각한문제손님에게목적지필요목적지없으면열차방황직접봤으니알것지금목적지정하는게?”
직원이 갑자기 랩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을 와다다 쏟아냈다.
당황하는 알레프.
“뭐야? 뭐라고 하신 거죠?”
직원이 슬쩍 미소 지으며 내 쪽을 보고 있다.
마치, 이미 했던 말이니 대충 넘어가도 되겠지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열차는 호텔을 알고 있음은 물론이고 지금이 2회차라는 사실까지 인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위와 같은 정보를 의도적으로 내게 주었다.
왜?
…
“목적지를 정하셨습니까? 정하지 못하시겠다면, 다음 역에서 내리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이 멘트는 예전과 똑같아.
열차는 이번에도 내게 여기서 내릴 것을 추천했다.
첫 회차에서 알아낸 정보에 따르면, 이 역의 정체는 묵성이가 진행하는 시간대.
여기서 내릴 것을 추천하는 이유는 뭘까?
— 덜컹!
「곧 열차가 정차합니다.」
“선배님, 여기서 내리실 건가요?”
내릴 거야?
“… 아니.”
우선, 2회차까진 내리지 않고 진행하자.
회의할 때 내리지 않기로 했는데, 즉흥적으로 바꾸고 싶진 않아.
그나저나, 이제 묵성이 쪽도 시작했겠네.
*
— 김묵성
— 삐빅! 삐빅! 탁!
익숙한 알람 소리를 들으며 기상.
깨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동료들과의 접촉 준비였다.
나는 어떤 동료가 어디서 시작하는지 모른다.
반면, 동료들은 내 집 주소는 물론 전화번호나 메신저까지 전부 안다.
따라서 동료들이 연락해 오길 기다려야 했다.
— 띠리링!
– 안녕하세요?
“은솔이냐? 네가 내 쪽일 줄은 몰랐는데.”
– 그러게요. 참, 이 전화는 안전한가요?
“도청은 걱정하지 마라. 조치했으니까.”
…
— 나야.
“아이고! 하필 미로 너냐? 다른 사람도 있는데!”
— 야! 말 왜 이렇게 기분 나쁘게 해?
“농담이다, 농담. 참, 혹시 가인이 소환했냐?”
— 응.
“뭐라더냐? 시나리오 이해는 봤을 텐데.”
—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질 시간이래.
“… 미로야. 들은 그대로 전달해다오.”
— 진짜 이렇게 말했는데?
첫 접촉은 이 정도로 마무리되었다.
“…”
대충 상황은 이해했다.
호텔에서 내 쪽에 배치한 동료는 미로와 은솔이다.
미로는 근처에 사는 일반인 신분.
은솔이는 관리국 직원이고, 곧 출근한다는 말을 들었다.
가인이의 조언은…
“한가인 이놈의 자식은 진짜 뭐라는 거야?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질 시간?”
여러 가지 의미에서 사람을 짜증 나게 했다.
“야 인마! 지금 관측 중이지? 일부러 헷갈리게 말한 거냐?”
물론, 하늘에서 답변이 돌아오거나 하진 않았다.
뭐, 계획대로 하라는 뜻 아닐까?
바뀐 게 있다면 알아듣게 이야기했겠지.
이 정도 생각하고 진행하자.
*
이후의 일은 예전과 똑같았다.
며느리와 통화하고, 관리국에 가서 박현민 부장을 대면했다.
“가족이 얽힌 사건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지. 자네라고 예외일 수 있을까?”
이게 관리국이 아들 일을 내게 숨긴 이유란다.
솔직히, 부장의 말은 대단히 설득력 있게 들렸다.
실제로 이후의 나는 중립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으니까.
“… 부탁 하나 해도 되겠나?”
“내용이 무엇이냐에 달렸지.”
“내 손으로 끝을 내겠다. 어느 쪽이든.”
“대기하게. 김수호의 현 상황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라 지시할 테니.”
이렇듯, 부장과의 첫 만남이 끝날 무렵.
“할 말이 더 있나?”
“책상 상태가 멀쩡하군.”
“뭐?”
문득, 아까 가인이가 시나리오 이해를 보고 했다는 말이 생각났다.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질 시간이다.’
‘모든 것’에는 당연히 ‘박현민’도 들어가겠지.
“묵성 요원? 할 말이 있으면 하게.”
강렬한 의문을 품었다.
눈앞의 남자, 박현민 부장은 정말 내게 진실을 말하는 중일까?
나는 이래 봬도 관리국 요원이다.
평범한 인간의 거짓말 따위는 눈만 봐도 그냥 보이지.
하지만, 상대는 관리국 한국지부 총책임자.
대한민국 최대 권력자나 다름없는 사람이며,산전, 수전, 공중전은 물론 우주전까지 겪고도 남았을 괴인이다.
당연히 거짓말의 달인이다.
작정하고 날 속이면 당해내기 쉽지 않겠지.
그래서, 호텔은 내게 특별한 힘을 내렸다.
「진실한 마음에 귀를 기울이세요.」
‘일이 잘 풀리고 있어.’
‘하진성, 하수연에 이어 김수호까지. 이렇게 되면, 하진성의 직계 혈족은 거의 다 제거한 셈인가?’
‘… 김수호의 아들도 처분해야 하나? 묵성 요원이 반발이 심하겠는데.’
*
— 관측소
“내 이럴 줄 알았지! 관리국 쓰레기 같은 놈들!”
맹렬한 적대감이 느껴지는 김상현의 목소리.
가인이 조심스레 상현의 어깨를 짚었다.
“아직 확실한 건 없으니, 진정하시죠.”
“가인 군, 아직도 모르겠습니까?”
“예?”
“세상에 병신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일단 관리국을 지목하면 절반은 정답입니다.”
이때, 차진철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나머지 절반의 정답을 담당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런 관점에서 보면, 303호는 사상 최악의 방이나 다름없다.
50%의 정답과 다른 50%의 정답, 도합 100%가 같은 방에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