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121
제121화
[민성 : 얍!]공격 의사가 없는 척 연기하던 민성이 갑자기 지한을 향해 달려들었다. 줄곧 한 방을 노리던 회심의 일격이었다.
그러나 토끼가 아무리 날고뛰어 봤자 고양이의 꼬리조차 스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하루 종일 토끼를 놀아 줘야 할 것 같은 예감에 지한이 한숨을 쉬었다.
[지한 :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줄게. 이번에도 날 잡지 못하면 이 박쥐는 죽은 목숨이야.]지한이 협박하듯 박쥐의 목을 잡아 내밀었다. 민성도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기회를 받아들였다.
– 띠리리리리 우왕 왕 왕~
서부 영화에서 나올 법한 휘파람 소리가 BGM으로 깔렸다.
원을 그리며 천천히 돌던 두 사람 사이로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잠자리채를 치켜든 민성이 기합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민성 : 이야아아압!] [지한 : 잠깐!] [??? : 으갹!]알 수 없는 소리를 끝으로 화면은 율무 캠으로 바뀌었다.
집중한 눈으로 침대를 살피는 몸 위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했는지 율무가 잽싸게 몸을 돌렸다.
[율무 : 누구야!] [청 : 나다.]실내 정원에서 햄스터에게 혼나던 쭈구리는 온데간데없고, 섬뜩한 삼백안으로 내려다보는 청만이 있었다.
[율무 : 사람 놀라게 왜 그러고 있어?] [청 : 조용히 죽어 줘야겠어.] [율무 : 뭐? 아, 오케이. 나 이해했어. 그러니까 어?! 백야다!] [청 : 안 속아.] [율무 : 흐억!]도망치려는 율무를 잡아 침대로 밀어 버린 청이 재빨리 스탬프를 찍었다.
목 위로 뱀파이어에게 물린 듯 동그란 자국이 빨갛게 찍히자, 스텝들이 나타나 율무의 미션 카드를 빼앗아 갔다.
[율무 : 잠까안! 나 아직 아무것도 못 했단 말이야!] [청 : I don’t know. 그런데 율무 실내 정원 가고 있었잖아. 왜 여기 있어? 계속 찾았네.] [율무 : 내 마음이야!]머리카락만 줍다 죽어 버린 율무는 속상해 보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든든한 아군을 얻은 청은 기분이 좋은 듯 율무의 등을 퍽퍽 두드렸다.
[청 : 웃어, 웃으라고. 이건 버리고.] [율무 : 안 돼에에! 내 피 같은 머리카락이….] [청 : 이제 형도 뱀파이어 됐으니까 나랑 같은 팀이야.]청이 협조하라며 율무가 찾은 머리카락을 바닥으로 털어버렸다. 그러나 사제 역할에 과몰입한 율무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율무 : 아니? 동료를 팔아넘기는 배신자가 될 바에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소!]다시 어려운 말을 써 대며 십자가를 높이 치켜드는 멤버에 청의 얼굴이 구겨졌다.
[율무 :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청 : 모라는 거야. 진짜 싫어.]청이 눈썹을 찌푸리며 율무의 뒷덜미를 잡아끌었다.
[율무 : 어어? 야, 잠깐만…! 나 아직 대사 안 끝났는데!] [청 : 빨리 와. 유연 잡을 거야.]한국인보다 성질이 더 급한 미국인은 율무가 대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았다.
그 시각 유연 캠.
지하실에 박쥐를 잡으러 가던 그는 정원이 꽉 찼다는 팻말에 서재로 걸음을 돌린 참이었다.
– 서재 : 뱀파이어 관련 서적 찾기 (0/1)
[유연 : 이 정도면 그냥 도서관 아니야?]듬성듬성 놓인 커다란 책장들 사이로 책이 빼곡하게 꽂혀 있었다.
가까운 책장을 훑어보며 뱀파이어라 적힌 단어를 찾아보지만,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었다.
[유연 : 여기서 어떻게 찾아.]못해도 천 권은 넘어 보이는 책에 유연이 난감해했다.
혼잣말하며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이번에는 서재 이용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 책을 찾고 계신가요? 학력 평가를 통해 도서 등록 번호를 알아낼 수 있어요.
* 대화는 소곤소곤 70dB을 넘지 않게 해주세요. (넘을 시 5분 동안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유연 : 학력 평가?]고개를 돌리자 중앙의 넓은 책상 위로 시험지 여섯 장과 데시벨 측정기가 놓여 있었다.
[유연 : 데이즈 학력 평가 문제지. 멤버 탐구 영역? 이게 뭐예요?]시험지는 총 7개 문제로 구성되어있었다. 1점당 책에 붙어 있는 청구 기호를 한 자리씩 알려 준다는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다.
[유연 : 저 할래요.]참여 의사를 밝힌 유연이 탐구영역 A형을 고르며 앉았다.
그러나 등장부터 갖은 혼잣말로 70dB을 몇 번이나 넘긴 유연은 5분 동안 X 마스크를 쓴 채 멀뚱히 앉아 있어야만 했다.
잠시 후 마스크를 벗은 유연은 작아진 목소리로 도전을 외쳤다.
[1. 백야의 핸드폰에 본인이 어떤 이름으로 저장되어 있을지 추측하고 이유를 말하시오. (1점)] [유연 : 정답 그냥 말하면 돼요?] [스텝 : 네, 말씀해 주세요. 단 목소리가 70dB을 넘으면 5분 동안 시험 응시를 하실 수 없습니다.]빡빡한 감독관에 유연이 입술을 축였다.
[유연 : 정답. 데이즈 유연. 왜냐하면 백도가 숙소에서 핸드폰 잃어버린 적이 있는데, 그때 전화 걸어 주다가 봤어요.]ASMR 모드가 된 유연이 소곤소곤 속삭이듯 대답했다.
[유연 : 아니, 그런데 우리가 남이냐고요. 생각하니까 다시 서운해지려 그러네. 저는 핸드폰에 백도라고 저장해 놨거든요.]그냥 유연도 아니고 데이즈 유연이라며 그가 카메라를 향해 투덜댔다.
이어서 다음 문제.
[2. 민트 초코를 좋아하는 멤버를 모두 말하시오. (1점)] [유연 : 민성이 형 혼자 좋아해요. 이 형은 민트를 너무 좋아해서 치약도 맛있다고 할 사람입니다.] [3. 청이 못 먹는 음식을 말하시오. (1점)] [유연 : 오이. 얘는 오이 절대 주면 안 돼요. 예전에 연습생 때 샌드위치에 오이 든 거 모르고 먹었다가 열이 펄펄 끓어서 정말 큰일 나는 줄 알았어요. 나잉이 여러분, 청에게 오이를 주지 마세요. 오이 금지입니다.] [4. 율무가 화났을 때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 말하시오. (1점)] [유연 : 무표정이 됩니다. 그런데 사실 화난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어요. 이 형은 볼 때마다 웃고 있거든요. 직업 만족도 최상이에요.] [5. 연습생 생활을 가장 오래 한 순서대로 말하시오. (1점)] [유연 : 민성, 율무, 유연, 청, 지한, 백야.]민성이 8년, 율무가 6년으로 두 사람이 데이즈에서 가장 오랜 기간 연습한 연습생이라 답했다.
[유연 : 저는 4년 정도 했고, 청이랑 지한이 형이 조금 헷갈리긴 하는데 아마 2년 조금 더 될 거예요. 비슷하게 들어왔거든요. 그리고 최단기간이 백도.]백야의 연습생 기간은 단 2주로 아이돌 역사상 아마 최단기간 데뷔일 거라며 확신했다.
[6. 본인이 가장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신체 부위를 적고, 이유를 말하시오. (2점)] [유연 : 보조개. 왜냐하면 저만 가지고 있으니까요. 저는 데이즈의 유일한 보조개 담당입니다.]유연이 카메라를 향해 보조개를 예쁘게 지어 보였다.
이어서 마지막 보너스 문제.
[7. 지한의 별명을 말하시오. (2점)] [유연 : 조용한 또… 양이요. 조용한 고양이.]생각 없이 멤버들 사이에서 통하는 별명을 뱉던 유연이 아차 싶어 말을 바꿨다.
[유연 : 지한이 형하면 고양이죠. 성격도 좀 비슷해요.]정답을 맞히는데 성공한 유연은 온전한 청구기호를 받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121.2 청666 ㅊ]121번대 도서가 꽂힌 책장을 찾아 서재를 서성이는데, 갑자기 서재 문이 열리며 지한이 들어왔다.
[지한 : 잡히는 줄 알았네.]적막을 깨는 허스키한 보이스에 유연이 저도 모르게 몸을 숨겼다.
쫓기는 중이었는지 가쁜 숨을 쉬던 지한은 이내 서재 문까지 잠가 버렸는데. 누가 봐도 수상한 행동에 유연의 얼굴 위로 낭패감이 어렸다.
툭-.
그때 유연의 어깨에 부딪힌 책 한 권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유연 : 흡.] [지한 : 거기 누구야?] [유연 : !!! (놀람)] [지한 : 괜찮아, 나와도 돼. 난 널 해치지 않아.]상냥한 말투와 다르게 지한의 손에는 장식용 도끼가 들려 있었다.
[To be continued…]왠지 모르게 섬뜩한 마지막 대사에 복쑹의 팔에 소름이 돋았다.
“무서워….”
졸지에 서재에 갇히게 된 유연은 지한을 뱀파이어로 오해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다음 편을 봐야 알겠지만, 지한이 저렇게 도망치듯 서재로 숨어든 걸 봐서 율무와 청이 지하실을 습격한 게 틀림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진 복쑹은 댓글을 살피기 시작했다.
– 갑자기 장르가 바뀌었는데요? 마지막에 나 좀 쫄았어…
└ 도끼 뭐냐고ㅋㅋㅋㅋ 유연이 완전 공포일 듯ㅋㅋㅋ
– 사슴 사냥꾼 등장!
– 지한아 서재 들어간 김에 너도 학력평가나 치자!!
– 민성이가 잡은 거 고양이 아니고 저희 집 햄스터같아요ㅠㅠ 뭐야… 내 햄스터 돌려줘요…
– 청이 율무랑 백야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다른 거 아니야고ㅋㅋㅋ 울 뿅아리 약약강강
– 민성이도 약간 백야 재질이네 허당끼가 있어 보여
– 백야 연습생 기간 2주요??? 2년 아니고 2달도 아닌 2주??
└ 잘못 말한 거 아닐까? 2주는 좀 심한데.. 걍 들어오자마자 데뷔조 합류한 건가
– 짧다고 듣긴 했는데 연생 기간 2주ㅋㅋㅋ ID 장난해? 걍 학교 앞에서 피X츄 먹던 애 데려다가 데뷔시킨 거네. 애들이 웃으면서 말하길래 농담인 줄;
└ 백야가 오디션 안 본다 했으면 어쩔 뻔했냐; 울 복숭아(메보) 없는 데이즈는 상상할 수 없어
└ 처음에 사기인 줄 알고 거절했다 하지 않았나? 학교 앞 세 바퀴 돌았다고 했던 거 같은뎅
– 2주 만에 데뷔조 합류했는데 실력이 된다는 게 레알루 대단하다
– 데이즈 엎어질 뻔했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네. 그럼 백야가 데뷔곡 제대로 연습한 게 한 달은 되나? 녹음에 뮤비까지 찍으려면 제대로 연습할 시간도 없었을 것 같은데.. 사실이라면 진심 대단한 거
– 청이랑 지한이 연생 동기냐구ㅠㅠ 귀여운 놈들
– 2주? 적당한 놈 데려와서 데뷔곡만 죽어라 돌렸나 보네. 그러니까 저 모양이지 ㅉㅉ
– 저 얼굴이 어떻게 18년 동안 조용히 학교생활만 할 수 있었지? 내가 캐스팅 매니저였으면 등하교할 때마다 학교 앞에서 죽치고 매일 따라다녔을 것 같은데ㅠㅠ
└ 학교에서도 찐친들 빼고 아무도 몰랐다고 해요
└ 원래 그냥 귀염상이었는데 카메라 마사지+망충미+메보 삼박자 잘 맞아떨어져서 넘사 된 거지 뭐
└ 응 성형~ 졸사 보고 와ㅋㅋㅋ
└ 2주 만에 데뷔가 사실이면 성형할 시간도 없었는데 뭔 개소리야
└ 2주 만에 데뷔가 아니라 정확히는 데뷔조 합류입니다. 그런데 데뷔까지 3달도 안 걸린 것 같으니까 얼굴 갈아엎을 시간은 확실히 없었어요. 참고로 쌍수 해도 쌍꺼풀 자리 잡는데 최소 6개월~1년 걸립니다.
└ ㅈ경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난리다 난리
– 춤 못 춘다고 욕 엄청 먹었는데 2주 연생해서 저 정도 따라가는 거면 걍 천재잖아? 백야 재평가가 시급하다
다양한 댓글 중 베스트를 먹은 건 단연 멤버들의 연습생 기간이었다.
민성과 율무는 연습생 기간이 오래된 만큼 검색포털에 ‘ID 연습생’만 쳐도 사진이 뜰 정도의 유명 인사였고, 유연은 선배 그룹의 무대에 댄서로 활동한 적이 있어서 간간이 화제가 됐던 멤버였다.
반면 나머지 셋은 비공개 연습생으로 팬들 사이에서는 이들의 연습생 기간을 대충 1~2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었는데.
개중에서도 백야의 연습생 기간이 턱없이 짧아 논란이 되고 있었다.
“연생 2주 해서 이 정도면 댄스 신동 아니냐고요…. 큽.”
춤에 소질이 없던 우리 아이. 알고 보니 재능충?! 전개로 댓글 창이 시끄러웠다.
데뷔 초부터 줄곧 춤으로 까이기 일쑤에다 유앱 라이브에서는 직접 악플을 보고 굳어 버렸던 백야의 얼굴이 생각나 복쑹은 울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