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296
제296화
[민성 (자객1 역) : 죽어랏! 얍!]자객이 다시 한번 달려들어 두 사람을 방해했다. 그러나 세 번의 합을 넘기지 못하고 자객은 바닥으로 넘어졌다.
철퍼덕-
넘어지는 모습까지 발 연기 그 자체였지만, 그들을 지나쳐 청에게 달려가는 백야의 열연 덕분에 긴장감은 여전했다.
[백야 (세자 역) : 청아. 청아!] [청 (정혼자 역) : 윽.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깨꼬닥.]민성의 칼에 맞은 청은 고개를 꺾으며 죽은 척 눈을 감았다.
[백야 (세자 역) : 청아!]죽기 전, 청이 소리 낸 정직한 의성어 탓에 멤버들 모두 웃음이 터졌지만, 백야만큼은 붉어진 눈시울로 눈물을 뚝뚝 흘려 댔다.
– 콩트 하라 그랬지 우리가 언제 울리라 그랬어요ㅠㅠㅠㅠ
– 백야가 연기를 이렇게 잘했었나?
– 개슬퍼 ㅅ뷰ㅠㅠㅠ
– 얘 우는 거 진짜 가슴 찢어진다고ㅜㅜ 애처로움의 끝판왕
– 애기 사극 캐스팅 된다에 내 전 재산 걸 수 있어
“크흡. 왜 울고 난리야, 등신아.”
“지는. 네 눈알도 빨갛거든?”
“쟤 왜 연기 잘하냐? 진짜 천재 아니야?”
유경과 재현은 백야의 연기에 몰입한 나머지, 치킨을 먹던 것도 멈추고 콧물을 훌쩍댔다.
며칠 전 외모 스킬을 업그레이드한 뒤, 포인트를 쏟아부어 얻은 새로운 연기 스킬 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컷 소리와 함께 극에서 빠져나온 백야는 도포 자락으로 눈물을 훔치려다 멈칫했다.
주변이 너무 조용한 탓이었다.
[백야 : 왜, 왜 그래?]율무와 눈이 마주쳤지만, 그는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
말 연기 때문인가?
역시. 등에 누군가를 태우고 바닥을 긴다는 게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게 틀림없었다.
[백야 : 미안. 그냥 말없이 할걸.] [율무 : 어? 아니야. 그거 때문이 아니라 확실히 배우는 다르다 싶어서. 나도 울 뻔했지 뭐야~]율무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민망해했다.
멤버들 중 제일 먼저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멤버였으나, 그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제의를 받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방금 그 이유를 깨달은 것 같았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는 백야만큼 노력한 게 없었다.
[율무 : 좋았어! 결심했어.] [백야 : 뭘 결심했는데?] [율무 : 당백이를 내 연기 선생님으로 모시기로!] [백야 : 아니야, 그러지 마.] [율무 : 시러, 시러~]율무가 백야를 끌어안으며 머리에 얼굴을 비비적거리는 어리광을 부렸다.
당연히 채팅창은 폭발하고, 집사도 폭발했다.
[청 : 아악! 구겨진다!]청이 율무의 품 안에 갇힌 백야를 빼내 보려 애썼지만, 커다란 덩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루에 한 번은 꼭 보게 되는 이 삼각관계를 정리하는 건 늘 지한이었다.
[지한 : 비켜.]능숙한 스킬로 백야를 구출해 낸 지한은 자신의 미션을 수행하겠다며 패널 앞으로 다가갔다.
의상 때문인지 여유로운 걸음걸이가 기품 있어 보였다.
[지한 : 저는 가막살나무 꽃이래요. 내용은 ‘1위 공약 정하기’입니다.]지한의 미션이 공개되자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 멤버한테 뽀뽀하기!!
– 손가마 타고 노래하기
– 무대 위에서 구슬치기~
– 상의 안 입고 두루마기!!!! 나율무 제발 벗어… 아니 벗지 마… 아니 벗어
활발해진 채팅창에 멤버들이 태블릿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렇게 엄선된 몇 개의 1위 공약들.
[지한 : 나율무 상체 탈의, 상탈, 상의 안 입고 두루마기. 주로 벗는 게 많이 보이네요.] [백야 : 나는 안 돼….]백야가 쭈굴미 넘치는 얼굴로 카메라의 눈치를 봤다.
[율무 : 나잉이 야해~]율무는 팔을 크로스하며 가슴을 가리는 척 내숭을 부렸다.
[유연 : 나잉이들이 보고 싶은 거로 해요. 1위 하면 그건 나잉이가 만들어 준 거니까.] [민성 : 벗자고?!] [유연 : 아니? 대표로 율무 형만 벗으면 되는 거 아니야?] [백야 : 그건 괜찮지.] [율무 : 안 돼~ 공중파에서 함부로 벗으면 잡혀가요. 벗는 건 우리끼리 있을 때만.]율무가 습관성 끼 부리기를 시전했다.
그사이 적당한 1위 공약을 고른 지한은 다음 순서로 미션을 수행할 멤버를 지목했다.
[지한 : 한유연.]그러나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탓에 곧바로 엔딩 멘트를 해야 했다.
[민성 : 벌써 시간이 5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오늘 방송 어땠어요?] [청 : 나는 재미있어!] [민성 : 저도요. 그럼 대표로 지한이가 마지막 인사를 하는 거로 할까요?]민성은 컨디션 난조로 말을 많이 하지 못한 지한을 챙겨 주었다.
[지한 : 저도 너무 재미있었고요. 데이즈는 여섯 명일 때가 가장 빛나는 것 같습니다.] [지한 : 이렇게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지한의 의미심장한 말에 백야가 옆을 바라봤다.
[율무 : 저기… 갑자기 너무 진지해지는 거 아니에요?] [지한 : 그런가요? 네. 그럼 데이즈의 새로운 모습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지한의 인사가 끝나자, 율무가 기다렸다는 듯 준비하고 있던 멘트를 빠르게 뱉었다.
민성이 웃으며 율무의 목덜미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민성 : 네, 그럼 진짜 마지막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음악방송에서 만나요.] [단체 : 안녀엉~]자리에서 일어난 멤버들이 손을 흔들었다.
지미집 카메라가 높이 올라가자, 백야가 달려와 아래에서 폴짝거렸다.
몰래 다가온 율무가 기습적으로 백야를 안아 올렸지만, 정각이 됨과 동시에 방송이 종료됐다.
그리고 곧바로 재생된 뮤직비디오.
달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편전.
텅 빈 옥좌 위엔 광대가 그려진 족자가 펼쳐져 있고.
뚱뚜두-
붉은 조명 아래, 비단으로 눈을 가린 청이 거문고 현을 튕긴다.
탁-
현이 끊어지는 순간 지구가 달을 가리며 월식이 진행되고, 붉게 물든 밤.
기와 끝에 위태로이 서 있는 유연의 뒷모습이 보인다.
달이 걷히며 점점 밝아지는 사위.
동시에 재생되는 국악 베이스의 반주.
유연의 손안에서 떨어진 하얀 꽃잎들이 새처럼 흩날리며 장면이 바뀌더니 얼굴 가리개를 쓴 백야의 클로즈업 샷이 잡혔다.
“와이 씨! 한백야 존X 연예인!”
“영화야? 무슨 뮤직비디오 퀄리티가….”
율무의 당부대로 방송을 종료하지 않은 유경과 재현은 호들갑을 떨며 뮤직비디오를 감상했다.
* * *
숙소로 돌아온 멤버들은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주요 음원 차트에서 실시간 1위를 기록하며 완전한 대세를 증명했기 때문이다.
“우리 1등이야!”
청이 초코빵에 초를 꽂으며 흥분했다.
“맛있겠다~”
“No! 이거는 햄스터 거야.”
율무가 초코빵을 탐내자 청이 등을 돌리며 온몸으로 가렸다.
백야가 처음 ID에 왔을 때 연습실에서 몰래 먹고 있던 것과 같은 제품이었다.
“율무는 치킨 가슴이나 챙겨.”
“팍팍하네~”
닭 가슴살만큼이나 팍팍한 인심에 율무가 입꼬리를 삐죽였다.
“형도 초코빵 좋아하는데.”
“다음 주에 먹어.”
“그럼 그때도 키티가 이렇게 만들어 줄 거야?”
“No. 알아서 먹어.”
청의 친절과 편애는 백야 한정이었다.
잠시 후 식탁에 둘러앉은 데이즈는 1인 1케이크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식단 관리를 시작한 탓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한적인 그들에게 허락된 건 닭 가슴살 케이크뿐이었다.
“누가 닭 가슴살에 초 꽂았니?”
“율무가용~”
율무가 눈 위로 브이 하며 애교를 부렸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잔소리뿐이었다. 닭 가슴살에 꽂힌 초의 개수가 많아도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형 나이만큼~ 나 잘했지? 초도 당근 모양이야.”
“염병…. 내가 음식 갖고 장난치지 말랬지. 너도 꽂히고 싶어?”
“죄삼다.”
컴백 전 식단 관리가 한창인 토끼는 조금 예민한 상태로, 평소와 같은 자비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반면 식단을 할 필요 없는 백야는 혼자만 초코케이크를 하사받았다.
민성이 초코빵 위로 당근 초 하나를 꽂아 주자 백야가 접시를 가운데로 내밀었다.
“같이 먹자. 한 입만 먹으면 칼로리도 얼마 안 할걸? 살 안 쪄.”
“…그럴까?”
솔깃한 민성이 유혹에 넘어갈 뻔했다.
그러나 금방 정신을 차리며 접시를 다시 밀어 주었다.
“내가 먹을 게 없어서 영양실조인 애 거를 뺏어 먹겠니? 너 다 먹어.”
민성의 손길에 백야의 앞머리가 헝클어졌다.
괴상한 닭 가슴살 케이크 대신 초코케이크에 불을 붙인 멤버들은 순조로운 출발을 기념했다.
“저희 음악방송도 1위 하게 해 주세요~”
율무가 음악방송 1위를 꿈꾸며 소원을 빌자, 다시 1위 공약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에 올랐다.
“나는 참신한 거 해 주고 싶은데. 아이디어 있는 사람 없어?”
유연이 백야의 컵에 흰 우유를 부어 주며 물었다.
이제는 멤버들의 챙김을 받는 게 익숙해진 개복치는 초코빵을 오물거리며 곰곰이 생각했다.
“입에 꽃을 물까? 야화니까.”
그 순간 예민한 다섯 쌍의 시선이 백야에게 꽂혔다.
“…왜?”
별말 하지 않았는데 저를 노려보는 멤버들의 반응에 오물거리던 볼의 움직임이 천천히 멈추었다.
‘좀 그런가?’
하긴. 나이가 몇인데 입에 꽃을 물기 싫을 수도 있지.
자신의 생각이 짧았음을 깨달은 백야는 쭈굴미 넘치는 얼굴로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멤버들의 질타가 먼저 쏟아졌다.
“쪼그마한 게 발라당 까져 가지고.”
민성의 예민 미가 되살아나며 눈에 불을 켠 것처럼 희번덕거렸다.
“뭐 야하니까? 이게 성인 됐다고 이제 못 하는 말이 없네?”
유연은 진심으로 어이없어했고.
“Oh my god!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청은 처음으로 백야를 탓했다.
반면 율무는 기특하다며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그렇지! 이거지~ 당백이가 괜히 천재 아이돌이겠어?”
그러나 그는 지독한 내로남불이었다. 율무는 금세 표정을 굳히며 분위기를 잡았다.
“근데 애기가 막 야해도 되는 거야? 나는 돼도 너는 안 돼.”
야하다니?
슬슬 멤버들의 반응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지한이 몸을 기울여 백야에게만 들리게끔 낮게 속삭였다.
“혹시 야해 보여야 하는 퀘스트야?”
얘는 또 무슨 소리야?
백야가 눈을 휘둥그레 뜨자, 지한은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곤 이마를 짚었다.
“무슨 놈의 퀘스트가….”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작게 중얼거리던 지한은 이내 백야의 편을 들어 주었다.
“좋아. 벗자.”
조또는 극단적인 편이었다.
한편 백야는 입에 꽃을 물자고 했을 뿐인데 ‘의상을 벗자’로 변질된, 지금 상황이 몹시 당황스러웠다.
“미쳤어? 옷을 왜 벗어?”
그 순간 퀘스트가 떠올랐다.
[Q. 난 널 유혹하는 거란다 : 남자의 변신은 무죄! 색다른 모습으로 깜짝 이미지 변신에 도전해 보세요. ⸜(*ˊᗜˋ*)⸝큐티는 내가 할게!
섹시는 누가 할래?
※ 패시브 강화]
오랜만에 마주한 얄미운 이모티콘에 백야의 뒷골이 오랜만에 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