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344
제344화
조용히 출제 난이도를 확인하던 민성은 유연의 말도 맞다며 고개를 주억였다.
[백야가 너무 어렵긴 하겠다.]잠시간의 회의 끝에 심사 위원들 선에서 조정된 문제 난이도.
지난번과 같은 19금 방송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꼼꼼히 검수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 오늘도 대유잼 예상
– 오늘도 방송사고 나면 진짜ㅋㅋㅋㅋㅋㅋ
– 백야는 뜻만 통하면 문법 상관없이 인정이라고? 율무 복근 제발
거실 테이블 끝과 끝에 마주 보고 앉은 막내즈. 백야가 비장한 얼굴로 청을 바라봤다.
[율무 : 자~ 그럼 제2회 받쓰 대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양 팀 대표들은 페어플레이를 약속하며 악수를 해 주세요~]엉덩이를 떼 자리에서 반만 일어난 병아리와 햄스터가 손을 맞잡고 흔들었다.
[청 : 햄스터, 오늘은 봐줄 수 없어.] [백야 : 흥!]바라던 바라는 듯, 새침한 얼굴이 콧방귀를 뀌었다.
[지한 : 첫 번째 문제입니다.]출제는 팀에서 발음이 제일 좋은 지한이 맡았다.
[지한 : 민성이는 웃다가 사레가 들렸다.]듣자마자 활짝 웃으며 펜을 끄적이는 청과 달리, 백야는 입꼬리를 내리며 얼굴을 한껏 찡그렸다.
[백야 : 씨잉….] [율무 : 우웨엡! 콜록, 콜록, 커흐음!]순간 백야가 소리를 내는 줄 알았던 율무는 갑자기 사레가 들린 척 오버스럽게 기침을 해 댔다.
[유연 : 깜짝이야. 왜 이래?] [율무 : 갑자기 기침이 나와서. 애, 애기야 물 어딨어?]끄응….
제 답안지를 심각하게 내려다보던 백야는 앞발을 들어 대충 부엌을 가리켰다.
[율무 : 나 못 찾겠는데…. 같이 가서 알려 주면 안 돼?] [지한 : 물? 아까 정수기 본 것 같은데. 내가 가져다줄게.]백야는 중요한 시험을 치르고 있어 지한이 대신 돕겠다며 나섰다.
그러나 윙크를 하며 지한에게 황급히 사인을 보낸 율무는 한 번 더 백야에게 부탁했다.
[율무 : 커흑, 흠! 당백아아~]타임!
차마 손님에게 물을 떠다 먹으라 할 수 없었던 백야는 일시 정지를 요청했다.
호이짜-
테이블을 짚으며 일어난 백야가 부엌으로 뽈뽈뽈 향하자 율무가 그 뒤를 따랐다.
* * *
또로롱-
정수 버튼을 누르자 경쾌한 알림과 함께 컵 안에 물이 채워졌다.
물이 마시고 싶대서 데려왔으나, 정작 마실 것에는 관심이 없어 보이는 율무는 백야의 어깨를 잡아 저를 보게끔 돌려세웠다.
“너 절대 말하면 안 돼. 알지?”
갸웃?
“나 네가 소리 낼 때마다 얼마나 조마조마한 줄 알아?”
“저를 아세요?”
“말하지 말라니까…!”
불안해진 율무는 얄미운 입을 가볍게 톡 때리며 ‘하지 마’ 경고했다.
저 앙증맞은 입술이 조만간 사달을 낼 것 같아 굉장히 불안했다.
“누구세요!”
새침하게 올라간 눈꼬리가 ‘왜 때리냐’고 말하는 것 같았다.
“조심 좀 하라고. 라이브 방송에서 그런 말 했다가는 진짜 난리 나는 거 알지?”
백야는 ‘나를 뭐로 보고’라는 얼굴로 율무를 한심하게 노려봤다.
지잉-
그런데 그때, 바지 뒷주머니에 꽂아 두었던 율무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발신자는 입 닥쳐요.
[필승 : D-day.]벌써?
필승은 반격할 준비가 끝났음을 알려 왔다.
조금 전, 핵 프로그램 설치가 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길래 며칠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율무는 내심 안도했다.
[필승 : 언제 할까? 지금 당장?] [필승 : 그런데 프로그램 돌리면 백야 씨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수도 있어. 백야 씨 지금 뭐 하는데?] [필승 : 내가 가까이 있는 게 좋긴 한데. 걔 쓰러지면 또 난리 나는 거 아니야?]율무는 백야를 바라봤다.
물컵을 든 채 뾰로통한 얼굴로 저를 올려다보는 얼굴이 보인다.
백야는 저를 세워 놓고 핸드폰만 한다고 심통이 난 것 같았다.
“잠깐만.”
율무는 저를 지나쳐 가 버리려는 백야를 다시금 제 앞에 잡아 두었다.
“너 오늘 우리 집에 갈래?”
갑자기?
“엄마가 너 보고 싶대.”
뜬금없는 대답에 백야가 눈을 크게 떴다.
“너 괜찮아지면 밥 한번 먹이고 싶다 그랬거든. 갈래?”
마음은 감사하다만 너무 갑작스러운 초대라 백야는 조금 당황했다.
“싫어?”
도리도리-
고개를 가로저은 백야는 손바닥을 내밀었다. 답할 수 있게 메모장을 켜 달라는 뜻이었다.
율무가 핸드폰을 내밀자 가늘고 흰 손가락이 토도독 화면을 두드렸다.
[다음에 가면 안 돼? 부모님께 말씀도 드려야 하고 빈손으로 가기 싫어. 갑자기 말해 주면 어떡해.]“괜찮아. 그냥 가자. 가서 밥 먹고 우리 집에서 자자.”
[왜? 다음 주는 안 돼?]꼭 오늘이어야만 하냐는 질문에 율무도 고집을 부리기 힘들었다.
결국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게 되는데.
그냥 필승이 데리고 오랬다고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아….”
뭐 하나 쉬운 게 없는 율무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머리를 굴렸다. 그러다 숙소를 떠올렸다.
‘필승을 숙소의 제 방에 숨겨 두고 백야를 데리고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저도 모르게 입술을 짓씹으며 고민하던 율무는 2차 개복치 회유를 시도했다.
“그럼 같이 숙소에 갈래?”
빠안-
백야는 말없이 율무를 바라봤다.
괜찮아진 것 같더니 다시금 수상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영 신경이 쓰였다.
[무슨 일 있어?]“아니?”
[있는데?]“없는데? 그냥 당백이랑 떨어지기 싫어서 그러지이~”
율무가 애교를 부리며 치대려 하자 백야가 앞니를 드러내며 하악질을 했다.
“캬아악!”
“미안, 미안. 근데 진짜 숙소 안 갈래? 아님 내일 놀러 올래? 생각해 보니까 네가 와서 꼭 봐야 할 게 있어.”
아무리 봐도 수상한 태도에 백야의 눈이 게슴츠레 뜨였다.
‘분리 불안이 다시 도졌나?’
율무를 의심하던 백야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오늘 같이 가.]“나이스!”
개복치 낚시에 성공한 율무는 주먹을 쥐며 기뻐했다.
그때 거실에서 멤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청 : 햄스터! 왜 안 와?!] [유연 : 둘이 뭐 해?] [율무 : 가요~ 가용~]필승에게 숙소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 준 율무는 조금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부엌을 벗어났다.
* * *
백야가 돌아오자 재개된 받아쓰기 대회.
대회는 어느새 마지막 문제만을 남겨 놓고 있었다.
[지한 : 듣자 듣자 하니 못 들어 주겠네.] [청 : Oh my god. I got a perfect score.]거침없이 정답을 써 내려간 청은 먼저 펜을 놓으며 답안지를 제출했다.
반면 심각한 얼굴로 답안지와 눈싸움을 하던 백야는 심사 위원들의 눈치를 보며 마지못해 여백을 채웠다.
– 백야 벌써 삐졌는데요ㅋㅋㅋ
– 이번에는 문제가 너무 건전하네ㅠ 실망이야ㅠㅠㅠ
– 지난번에도 건전한 문제였는데 청이 불건전한 거였잖아요ㅋㅋㅋ 왜 다들 아쉬워하냐고
답안지를 받은 심사 위원단과 그 앞에 마주 보고 앉은 두 명의 응시자들. 백야와 청은 초조한 얼굴로 결과를 기다렸다.
한편 제출된 답안지를 받은 네 사람은 얼마 못 가 웃음을 터뜨리며 박장대소했다.
[율무 : 푸하하하!] [유연 : 푸하하! 미친 거 아니야?] [지한 : 푸흡. 푸흐흐.] [민성 : 끄윽, 끅.]민성은 성대 때문에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필사적이었으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 박빙인가 본데?ㅋㅋㅋㅋ
– 빨리 공개해!!!
– 뭔데, 뭔데? 같이 웃자ㅜㅜ
멤버들의 격한 반응에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잠시 빨간색 펜으로 채점이 이어진 뒤, 답안지가 공개됐다.
1. 민성이 웃다가 살에 살해 들렸다.
2. 5섯시입니다.
3. 저의 장례희망은 가수입니다!
4. 어이 어의가 없네.
5. 드짜드짜하니 못 들어주겟네.
– 어의ㅋㅋㅋㅋㅋ 주몽 볼 때부터 알아봤다ㅋㅋㅋ
– wow 장례희망은 또 뭐야ㅋㅋㅋ
– 공부해서 오히려 역효과 난 것 같은데ㅋㅋㅋㅋ 어려운 단어 썼다가 다 틀렸잖아 지금
이어서 공개된 백야의 답안지.
1. Minsung… colrok..
2. It’s 5 o’clock.
3. My dream is a singer.
4. I don’t have… hey.
5. Listen listen I can’t listen.
이번에도 0점을 받은 청과 달리 백야는 무려 95점이었다.
– ㅅㅂㅋㅋㅋ 저게 어떻게 95점짜리예요ㅜㅜ 누가 봐도 편파 판정이잖아!
– 점이 왜 저렇게 많아ㅋㅋㅋ 적으면서도 이건 아니다 싶었나?
– hey = 어이? 하 씨 어이 없엌ㅋㅋㅋㅋ 육성으로 터짐
– 2번은 찐으로 맞췄네
– 3번은 문법이 아쉽긴 하지만 애초에 뜻만 통하면 된다고 했으니까… 근데 나머지는… 정답으로 인정해 준 거 너무하잖아ㅋㅋㅋ
– listen listen I can’t listen 돌았나 봐ㅋㅋㅋㅋㅋㅋ 근데 말이 되긴 돼서 더 킹받음ㅠ
– 역시 막내즈 최고 힐링 조합♡
– 4번 5번이 제일 I don’t have hey임ㅋㅋㅋㅋㅋ
– 민성이 울잖아ㅋㅋㅋㅋㅋㅋ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웃음을 참던 민성은 결국 눈물까지 보였다.
[청 : No! 이거는 모함이야!]청은 자신의 점수를 인정할 수 없다며 길길이 날뛰었고, 백야는 결과가 만족스러운지 물개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율무 : 어? 그럼 제 거 보여 드리면 되는 거예요?]율무는 카메라 가까이 다가가 덤덤하게 티셔츠를 들어 올렸다.
구릿빛 피부 위로 그어진 선명한 선에 채팅창이 후끈 달아올랐다.
– (사망)
– 홀리킹갓댐지저스크레이지핫
– 율무 복근 내 미래보다 선명
– 민성이 율무 복근 보더니 자기 배 만져ㅠㅠ
– 복근은 율무 건데 왜 백야 네가 더 뿌듯해하는데ㅋㅋㅋㅋ
* * *
율무의 노출로 뜨겁게 달아오른 방송은 조금 더 이어지다 종료됐다.
물론 팬들의 앞에서도 편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카메라가 있으면 나눌 수 있는 대화가 한정적이니까.
“나율무. 오디션은 어땠어?”
“아~ 그거? 찢었지~”
“망했나 본데?”
율무의 대답에 유연이 피식 웃으며 농담했다.
소파에 나란히 붙어 앉아 있던 민성과 백야도 키득거리며 멤버들의 대화를 경청했다.
“진짜 찢었다니까? 갑자기 칼을 한 자루 주시면서 종이를 베어 보라고 시키셨거든.”
“오! 나 보여 조, 보여 조!”
“키티 보고싶어?”
“당근 하지!”
막내의 요청에 흔쾌히 자리에서 일어난 율무는 포크를 두 손으로 쥔 채 멋지게 허공을 휘둘렀다.
“이얍!”
“에엥? 저게 모냐. 웃긴데?”
“뭐라고? 요 녀석 봐라~?”
“으하학! 햄스터야, 살려조!”
율무가 청에게 달려들어 간지럼을 태우자 병아리가 까르르거리며 바닥을 굴러다녔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던 유연의 볼에는 우물이 깊게 패였다.
“그래서 연기는?”
웃음소리를 가로지른 지한의 목소리에 율무가 옆을 돌아봤다.
“연기는 글쎄~ 과묵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호위무사 역할이라, 사실 말보다는 이 눈빛이 더 중요했달까?”
율무는 오전에 있었던 오디션 후기를 들려주며 오래간만에 들뜬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