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353
제353화
때아닌 소란에 백야가 마지못해 두 사람을 말렸다.
“둘 다 그만해. 청. 그래도 율무가 형인데 너무 버릇없는 거 아니야? 민성이 형이 조심하라 그랬잖아.”
“그치만….”
율무는 백야의 입에서 나온 ‘형’이라는 단어에 눈을 한계치까지 떴고, 반대로 청은 시무룩해졌다.
그리고 유리 너머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초록.
‘혹시… 이거 그건가?’
방음재 때문에 대화가 들리진 않았지만, 백야를 둔 두 남자의 은근한 신경전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팝콘 대신 입술을 뜯으며 흥미진진한 삼각관계를 지켜보고 있는데, 순간 고개를 돌린 백야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흠칫-
“어우 씨. 깜짝이야.”
놀랐지만 아닌 척 표정 관리를 한 초록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양 뒤를 돌았다.
그러자 그 순간, 폭발적인 성량이 방음벽을 뚫고 들려왔다.
“너 이 똥머리이이!”
숙소 밖은 보는 눈이 많으니 태도를 조심히 하라던 개복치의 내로남불 현장이었다.
* * *
그렇지 않아도 오류만 고쳐지면 초록을 만나 결판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날이 빨리 다가왔다.
난데없는 조폭 햄스터의 포효에 모두가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율무만 사색이 돼서 백야를 향해 손을 뻗었다.
멤버들 중 율무만이 그녀가 백야의 눈 밖에 났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또옹, 웁! 읍!”
“진정해, 진정. 이미지 나락 가고 싶어? 보는 눈 많다, 애기야.”
조금 전까지 네가 청이한테 하던 말이잖아. 정신 차려, 이 쥐방울아.
후다닥 문에서 떨어진 초록은 멤버들의 뒤에 숨어 문밖을 지켜봤다.
“…뭐야? 똥 머리? 너 말하는 거야?”
“아, 아, 아닐걸? 선배님이 날 어떻게 아시겠어. 하하….”
저 치와와가 부르짖는 똥 머리는 200%의 확률로 제가 틀림없었지만 일단 모르는 척 잡아뗐다.
율무가 필사적으로 뜯어말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연습실 안까지 오게 내버려 둘 것 같진 않았다.
‘선배님, 나이스!’
율무의 눈물을 봐서 그런가. 초록은 청보다는 율무를 더 응원해 주고 싶었다.
“너 맞는 것 같은데? 계속 이쪽을 보고 계시는데….”
달랑-
율무에게 허리를 잡혀 허공에 들린 백야는 두 손가락을 들어 제 눈과 초록을 번갈아 가리켰다.
내가 지켜본다!
말하기만 해 봐, 진짜!
캬아아악!
‘환청인가.’
초록은 백야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창문 너머 인영이 모두 모습을 감춘 뒤에야 초록은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라고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역시 신뢰가 부족했나?’
사빠죄아.
지난번 녹음실에서 백야를 녹다운 시켜 버린 마지막 한 방이었음을 그녀는 알지 못했다.
“율무 선배님이 백야 선배님 한 손에 드는 거 봤어? 할리우드 스타들이 아기 안는 것 같더라.”
“발성 엄청나다! 선배님 라이브 한 번만 들어 보고 싶다.”
“그런데 마지막에 우리 가리키지 않았어?”
세이렌 멤버들은 백야에 대한 감상을 늘어놓느라 바빴다.
그리고 늘 그렇듯, 사람이 저렇게 하찮아도 되냐는 결론이 나자 초록이 ‘쓰읍’ 소리를 내며 경고했다.
“데뷔 전부터 구설수에 오르고 싶어? 그런 이야기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일어나. 연습하자.”
선배님들이 이런 저의 노고를 알아주셔야 할 텐데.
* * *
그 시각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민성은 긴장되는지 연신 입술을 못살게 굴었다.
“또 그런다 또. 입술 다 트잖아.”
남경의 잔소리를 들은 민성이 입술을 꾹 말아 물며 시선을 피했다.
‘초조한 걸 어떡해, 그럼.’
민성은 괜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 애썼다.
지잉-
그때 핸드폰이 진동이 울렸다.
[유연 : (동영상)]숙소에서의 배웅을 마지막으로 별다른 연락이 없던 멤버들이었다.
저만큼이나 결과가 궁금할 텐데, 저를 배려하느라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게 뻔했다.
‘그런데 무슨 영상이지?’
썸네일은 누군가의 등이 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깨까지 확대된 모습이었다.
영상을 재생하자 등이 멀어지며 백야를 달랑 안고 있는 율무의 뒷모습이 보였다.
[유연 : 푸하하! 너 지금 그거 같아. 갓 잡아 올린 생선. 파닥거리는 것 좀 봐.] [백야 : 우으읍!] [율무 : 당백아~ 자꾸 움직이면 율무도 힘들어. 엘리베이터 타면 풀어 줄게. 응?] [지한 : 아까 아는 사람이야?] [청 : 율무! 나도 들어! 재미있어 보여!] [율무 : 우리 키티~ 형을 죽일 작정이야?] [청 : 작전? 이거 작전이야?] [율무 : 아니이…. 민성이 형 언제 와? 너무 보고 싶어.]“푸흡.”
웃음을 참는 민성의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 바보들이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데이즈는 오늘 사옥에서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한 회의가 잡혀 있었다.
민성을 제외한 나머지는 먼저 회사로 향했는데, 그새를 못 참고 무슨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너 울어?”
도리도리-
초조해하던 민성이 몸을 웅크리며 부들부들 떨자 남경이 깜짝 놀라 옆을 돌아봤다.
웃음을 참느라 눈가에 눈물이 맺히긴 했지만 조금 전보단 편안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뭔데 그래?”
민성이 핸드폰을 내밀자 영상이 한 번 더 재생됐다.
백야를 한 손으로 든 율무를 보며 남경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순간, 민성의 이름이 호명됐다.
“도민성 님.”
“가자. 일어나.”
남경은 다시금 낯빛이 어두워진 민성을 챙기며 원장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밖의 결과를 들었다.
“상태가 너무 좋은데요? 관리를 열심히 하셨나 봐요. 단기간에 이렇게까지 좋아지는 경우는 드문데.”
“정말요?”
“네. 낭종도 전보다 크기가 조금 더 작아졌네요. 약 2개월 치 더 드릴 테니까 이건 경과를 지켜보고 그때 가서 결정하시죠.”
의사는 낭종의 크기가 계속해서 작아진다면 굳이 수술을 통해서 제거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지금처럼 관리만 신경 써 주시면 별 이상 없을 것 같습니다.”
민성은 묻고 싶은 게 많은 듯 커다래진 눈으로 의사를 빤히 바라봤다.
“말씀하셔도 됩니다.”
“저, 그럼… 노래해도 되나요?”
남경은 그걸 물어볼 줄 알았다는 듯 작게 탄식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선 괜찮을 것 같네요. 그래도 계속 신경 쓰셔야 해요.”
티는 내지 않았지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할까 봐 남몰래 마음고생이 심했던 민성이다.
안도감에 눈물이 터지려는 걸 꾹 참은 그는 그저 감사하다고만 대답했다.
“결절 초기인 데다 갑자기 호전된 보기 드문 케이스예요. 그래도 너무 무리하시면 재발할 수도 있으니까 각별히 주의해 주시고요.”
“네.”
자리에서 일어난 민성은 꾸벅 허리를 숙이며 남경과 함께 수납대로 향했다.
“다행이다. 애들한텐 직접 전화할래? 기다리고 있을 텐데.”
“응. 내가 할게.”
“너한텐 아무 말도 안 하지? 그것들 나한텐 귀에 딱지 앉도록….”
지잉-
그때 남경의 핸드폰이 밝은 빛을 내며 메시지 알림을 띄웠다.
[지한 : 아직이야?] [청 : 민성 아파?] [청 : 의사가 뭐래?] [율무 : 혹시 안 좋은 소식이라면 당근을 흔들어 줘ㅜㅜ 우리도 계획이 필요하니까]“이것 좀 봐라.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계획을 운운하는지.”
“푸흡. 내가 지금 전화할게. 나 먼저 밖에 나가 있는다?”
“오냐. 먼저 내려가지 말고 엘리베이터 앞에 있어.”
“응.”
마음이 가벼워진 민성은 웃으며 입구를 나섰다.
누구에게 전화를 걸지 고민은 길지 않았다. 수화기 너머로 통화음이 몇 번 울리더니 이내 맑은 목소리가 들렸다.
[…형?]“백야야. 왜 그렇게 화가 났어? 영상 보니까 기운 좋아 보이던데.”
[형, 이제 말해도 돼?]“응.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전화했어.”
[모야! 민성이냐?!] [형이라고? 한백야, 스피커 폰 해 봐.] [애기야~ 율무가 물 떠 왔는데…. 뭐야? 누구 전환데 그렇게 모여 있어?] [민성이 형. 빨리 와. 지금 백도 물 셔틀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뭐라곳?!]소리만 들었는데도 어쩐지 눈으로 본 것 같은 소란스러움이었다.
“얘들아 나 이제 괜찮대.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금방 갈게.”
* * *
한 번에 몰아친 악재처럼 좋은 소식 또한 한 번에 몰려왔다.
율무의 오디션 합격 소식부터 백야와 민성의 건강 호전까지.
회의실에 모인 데이즈와 관계자들은 이들의 향후 계획에 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백야 씨, 몸은 좀 괜찮으세요?”
“네. 많이 좋아졌어요.”
“다행이네요. 그래도 아직 활동은 조금 무리…?”
매니지먼트 팀 실장이 백야를 떠보려는 듯 말꼬리를 흐렸다.
“할 수 있어요. 부모님께도 잘 말씀드렸어요.”
“정말? 그래도 그… 누나분께서 뜻이 강경하시던데.”
백야가 쓰러졌을 때, 백연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아낸 남경은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워했다.
“네. 누나도 괜찮대요.”
누나를 어떻게 구워삶았는진 모르겠으나, 백야의 활동 재개에 가장 큰 장애물이나 다름없던 보호자가 허락했다니 한시름 덜었다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그도 잠시.
하이에나 같은 눈을 빛내며 백야를 탐내는 몇몇 팀장들을 보고 있자니, 남경은 조금 아니꼬워졌다.
“그래도 너무 서두르진 않는 게 좋겠어요.”
보호자가 허락했다고는 하지만, 당장 개인 활동을 재개하기엔 백야가 완전히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다른 멤버들이 백야의 공백을 잘 메워 주고 있는데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래도 시트콤은 조율이 필요하지 않나요? 회복된 이상 복귀는 염두에 두고 계셔야 하는데.”
워낙 급하게 하차하기도 했고, 제작사 측에서도 백야의 안부를 계속해서 물어온다는 게 사업 팀의 입장이었다.
“그 부분은 제가 조율하겠습니다.”
데이즈와 관련된 스케줄은 제가 다 담당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한 얼굴로 남경이 깔끔하게 잘라 냈다.
그때 A&R 그룹의 2팀. 데이즈를 담당하는 팀장이 손을 들었다.
“혹시 그러면… 리패키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다시 해요?”
활동을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했다가. 일주일 단위로 바뀌는 일정에 데이즈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던 A&R 2팀이었다.
“곡은 예전에 다 픽 해 둬서 문제는 없는데, 최근에 괜찮은 걸 우연히 받게 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