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368
제368화
* * *
“야. 졸업 앨범 가져와.”
“그건 왜?”
“원래 이런 건 인증 사진이랑 같이 올리는 거라고. 그래야 주작 소리 안 들어.”
한편 본가에서 천인공노할 소식을 들은 복쑹은 쌍둥이의 방에 쳐들어가 그를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민성이 성대 결절 온 거도 다 그 새끼 때문이라고.”
“그게 사실이야? 이런 미친 새끼!”
당연히 복쑹의 뇌피셜이었지만 영향이 전혀 없진 않았다.
쌍둥이의 뇌피셜에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은오는 친구를 돕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며 강렬한 의지를 비쳤다.
“나 뭐부터 할까!”
은오는 비연예인이라 파급력이 도영만큼 좋지는 않겠지만, 타이밍만 잘 맞춘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게 복쑹의 생각이었다.
“방구석에 앉아서 훌쩍거리는 것보단 이게 훨씬 더 도움 되니까 빨리 움직여.”
그리고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게 반박 글이었다.
“야. 진심이 중요해. 알지? 이성적이지만 최대한 감성적으로.”
화려하지만 심플하게도 아니고 그게 뭐야….
은오가 복쑹을 향해 눈으로 심한 욕을 했다.
“뭐 해? 시간 없어. 빨리해.”
은오는 구시렁거리며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적어야지.
그러나 첫 문장을 적기 무섭게 감정이 북받치는 바람에 내내 훌쩍이며 타이핑했다.
그러다 마지막 줄에서 감성이라는 것이 폭발해 버렸다.
“다 적었어?”
“으응…. 훌쩍.”
“어디 봐.”
은오의 글은 복쑹의 컨펌을 받아야 했고, 이후 다섯 번이나 더 갈아엎은 뒤에야 커뮤니티에 올라갈 수 있었다.
다행히 그의 진심이 전해졌는지 은오의 글 이후로 여론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좋은 타이밍에 디X패치에서 하랑의 퇴출 사유가 담긴 풀 스토리를 터뜨렸다.
정보 및 자료 제공은 ID였다.
원래 이쪽 산업이 필요에 의해 서로를 이용하는 건 기본이요.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 기꺼이 두 회사가 손을 맞잡은 것이다.
물론 팬들은 알지 못했기에 ID와 하랑은 사이좋게 욕을 먹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 디X패치가 처음으로 좋은 일 하네
– ID는 뭐 하냐;;;
– 요즘 ID 하는 짓 보면 탈덕 말리는데 이게 아이디 잘못이지 애들 잘못이 아니라 탈덕을 못 하는 게 빡치고 화난다… 근데 애들 얼굴 보면 또 다 풀림
– ID 한번 망해봐야 정신 차릴 것 같은데 망할 것 같지가 않아서 슬프다
– 처음으로 디X패치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하지만 회사 측은 출처가 드러나는 것보단 무능하다고 욕을 먹는 편이 이번 사건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한 모양이었다.
“미친. 디X패치 추가 폭로 떴다!”
“뭔데? 어디 봐.”
SNS 반응을 확인하느라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던 복쑹이 또 한 번 소리쳤다.
은오가 곁으로 달려가 얼굴을 바짝 들이밀자 헤드라인이 보였다.
[식스에이엠 하랑과 함께 퇴출당한 연습생, 티엔터에서 11월 데뷔 준비 중]하랑이 회사와 연습생을 연결해 주었고, 그 조건으로 여자 연습생이 과거의 일을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지솔이라는 연습생은 내달 티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를 앞두고 있다는 대목에 복쑹은 할 말을 잃었다.
“와……. 나였으면 중환자실에서 눈 뜨자마자 고소했을 텐데. 아님 바로 너튜브 계정 파서 저 새끼 과거를 싹 다 폭로하고 끌어내렸을 거야.”
복쑹이 씩씩거리자 은오가 쌍둥이의 눈치를 보며 중얼거렸다.
“여자애가 머리 잘 썼네, 뭐….”
몇 년을 연습했는데 한 번의 실수로 회사에서 쫓겨난 것도 모자라 꿈을 잃을 뻔했다.
상대의 약점을 가지고 그것을 이용해 데뷔까지 얻어 냈다는 건 여성분도 보통내기는 아니라는 뜻인데….
연예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저 정도 멘탈은 필수라는 생각이 들자 은오는 마음이 더 불편해졌다.
제 친구 민성이는 유리 멘탈이니까.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긴 하네….”
“야이 씨, 너 T야? 지금 네 친구가 이 연놈들 때문에 안 먹어도 될 욕을 먹고, 울 애기가 이 새끼한테 다구리를 당했는데!”
어깨빵은 어느새 폭력으로 변질되어 있었다.
이 작은 애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건드리냐며 길길이 날뛰는 복쑹을 보며 은오는 작게 혀를 찼다.
그분이 어딜 봐서 애기야….
‘하여간 쟤는 좀 과해.’
데이즈는 물론, 소식을 들은 ID 관계자들 또한 복쑹만큼이나 분노하고 있었지만, 은오는 알지 못했다.
* * *
민성을 데리고 숙소로 복귀한 멤버들은 또다시 거실에 모여 함께 잠을 자기로 했다.
동생들이 마음 편히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리더가 되어 주고 싶은데, 번번이 약한 모습만 보이게 되자 민성은 면목이 없어졌다.
“이것들아. 이럴 거면 그냥 침대를 거실로 꺼내. 방 놔두고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민성이 민망함에 입꼬리를 삐죽이자 청이 율무를 향해 외쳤다.
“율무야! 침대 가져오래!”
“침대? 알겠어. 그냥 매트리스만 가져와도 돼?”
율무가 방으로 향하려 하자 민성이 헐레벌떡 달려가 그의 티셔츠를 잡아챘다.
“하지 마! 하지 마.”
상의가 죽 늘어나자 율무가 걸음을 멈추며 뒤를 돌아봤다.
“왜? 형 침대에서 자고 싶은 거 아니었어?”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마.”
민성이 우는소리를 내며 애원했다.
제발 이제 그만 쪽팔리고 싶었다.
낮에 헛구역질하던 모습을 들킨 뒤로 멤버들은 저를 다시금 환자 취급하고 있었다.
“그냥 자자. 애기는 어디 갔어?”
“나 여기!”
민성은 멤버들 중 가장 만만한 백야를 찾았다.
저를 부르는 소리에 백야가 부엌에서 뽈뽈거리며 달려왔다.
“형, 이거 마셔.”
“이게 뭔데?”
“루이보스 차. 밤에 잠 잘 온대.”
백야가 눈을 깜빡이며 얼른 한입 마셔 주길 기대했다.
“안 뜨거워. 내가 식혀 왔어.”
“그래. 고마워.”
민성이 차를 홀짝이자 백야의 얼굴 위로 미소가 번졌다.
“어때? 안 뜨겁지?”
“응. 맛있네.”
“정말? 또 만들어 줄까?”
백야가 민성과 꽁냥거리는 동안, 이부자리를 펴던 지한은 돌연 허전함을 느꼈다.
평소라면 제 것도 만들어 달라며 삐악거릴 청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유연. 청청은?”
“이불 가지러.”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던 유연 역시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청이 돌아오지 않자 의문이 들었다.
“왜 안 오지?”
방에서 대체 뭘 하는 건지.
결국 참다못한 유연이 허공에 대고 크게 소리쳤다.
“야! 이불을 만들어 오냐?!”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이 자식이 대체 방에서 뭘 하는 거야?”
문득 안 좋은 예감이 든 유연은 이불을 내려 두고 민성과 청의 방으로 향했다.
역시나 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철컥-
손잡이를 돌려 보았지만 안에서 잠긴 듯 문은 방문자를 허락하지 않았다.
똑똑똑-
“야. 안에서 뭐 하냐?”
유연이 방문을 노크하자 안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쿠당탕-
“Ouch. 모야!”
당황한 목소리가 앙칼지게 받아쳤다.
“문 열어.”
“이불 줍는 중이야!”
“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열어. 너 안에서 또 이상한 짓 하고 있지? 열쇠로 따고 들어가기 전에 문 열어라.”
민성이 방을 비운 틈을 타 방 안을 샅샅이 뒤지던 청은 불청객의 등장에 조금 곤란해졌다.
‘민성이 분명 서랍에 넣었는데….’
책상 서랍과 협탁 등.
민성의 손이 닿는 곳이라면 죄다 뒤지고 있는 청은 재회 부적을 찾는 중이었다.
‘나 그거 필요한데.’
그리운 사람과 만나게 해 주는 부적이라니. 혹시나 백야와 떨어지게 되더라도 그것만 있으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거 아닌가.
그러나 아무리 뒤져도 부적은 보이지 않았다.
‘벌써 버렸나?’
청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똑똑똑-
밖에서 문을 열라며 재촉하는 유연 때문에 마음도 급해져만 갔다.
“야, 열라고. 셋 센다. 셋 세도 안 열면 형들 부를 거야.”
다행이라면 거실과 방 사이의 거리가 멀어 유연의 협박을 민성이 듣지 못하고 있다는 정도일까.
“3.”
Damm it!
저 망할 사기꾼.
“2.”
어쩔 수 없다.
내일 다시 수색해 보는 수밖에.
청이 민성의 이불과 베개를 급하게 집어 들었다.
그러던 그때, 민성의 베개 안에서 노란색의 무언가가 툭 하고 흘렀다.
“What the….”
종이를 주워 든 청은 그것이 제가 찾던 부적임을 단번에 알아봤다.
‘Oh my god! 재희 부적!’
음소거한 채 삐악거리던 청은 부적을 얼른 제 옷 안으로 구겨 넣었다.
“1.”
그리곤 유연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직전에 문을 열었다.
달칵-
“안에서 뭐 했냐?”
“보면 모르나? 이불이랑 베개 주웠지.”
보다시피 손이 없어서 문을 빨리 열지 못했다는 청은 도망치듯 거실로 달려갔다.
그날 밤, 민성은 그렇게 부적을 도둑맞았다.
* * *
멤버들의 보살핌 덕에 민성은 안정을 빠르게 되찾았다.
그를 따라다니던 안 좋은 소문들은 모두 사라지고 이를 보상하듯 미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미담 폭격기 데이즈 민성 (타래로)
└ 리얼리티 촬영 중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자, 민성은 스태프에게 “카메라는 젖으면 고장 나지 않냐”며 자신의 우산을 내어 주고 본인은 박스를 뒤집어쓰고 다녔다고 한다
└ 휠체어 타고 콘서트 보러 와 준 팬한테 무릎 꿇고 눈 맞추면서 인사해 준 도민성
└ 데이즈콘 때 민성이 스태프들 이름 다 외우고 다녔다던데
– 누구랑 달리 민성이는 파도 파도 미담밖에 안 나옴. 근데 그럴 수밖에… 일단 사람 자체가 최고니까
그렇게 데이즈의 팬덤은 조금 진정된 듯했다.
반면 식스에이엠의 팬덤은 하랑의 퇴출을 두고 소속사와의 공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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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랑 논란 인정, 자필 사과문 공개 “치기 어린 행동 반성” 식스에이엠·소속사 거듭 사과]그러나 잘못을 뉘우치긴커녕, 오히려 감정에 호소하는 내용만이 적혀 있어 팬들의 분노를 더욱 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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