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374
제374화
* * *
다음 날 아침.
남경은 이른 시간부터 요란하게 울리는 진동 소리에 잠에서 깼다.
비몽사몽인 정신으로 침대를 더듬던 그는 화면에 찍힌 번호를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걸려 온 회사 전화는 대부분 안 좋은 소식일 가능성이 높았다.
“…여보세요?”
[너 지금 어디야!]아니나 다를까 잔뜩 고조된 팀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뚫고 나왔다.
“무, 무슨 일….”
[백야 연애해?!]그 순간 남경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누가 뭘 해?’
멍한 상태로 팀장의 말을 곱씹어 보던 그는 ‘백야’와 ‘연애’를 떠올리곤 바로 되받아쳤다.
“아니요?!”
[근데 기사는 뭐야!]핸드폰을 귀에서 떼어 낸 남경은 곧장 메신저 앱을 켰다.
매니지먼트 팀 단체방은 물론, 친분이 있는 연예계 기자들로부터 온 연락이 가득 쌓여 있었다.
‘이게 무슨 난리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우리 백야가 그럴 리가 없는데?’
백야는 모솔이고, 숙맥이고, 여자라면 눈만 마주쳐도 굳어 버리는 뚝딱이라 멤버들 중 가장 안전한 녀석이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제발. 제발 오보여라.’
팀장이 보낸 기사를 누르자 나란히 편집된 사진 두 장이 보였다.
차에서 내리는 초록의 사진과 햄버거 가게에서 올림머리를 한 뒷모습의 사람과 햄버거를 먹고 있는 백야의 사진이었다.
“오. 쉣.”
대체 언제 둘이 눈이 맞은 거지?
둘 다 얼굴이 정면으로 찍혀 있어서 발뺌하기도 힘들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하필이면 까르르 웃고 있는 모습이라 이건 뭐…. SNS 반응은 불 보듯 뻔했다.
“아… 잠깐만.”
백야도 문제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초록이었다.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이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멤버와 열애설이 터졌으니 그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테다.
“팀장님. 일단 끊어 봐요.”
통화를 종료한 남경은 곧장 백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받지 않았다.
이 난리가 난 걸 알고 전화를 피하는 건지, 아니면 아직도 꿈나라인 건진 모르겠으나 일단 멤버들을 숙소에서 빼내야 했다.
어쩌면 이미 기자들이 들이닥쳤을지도 모르겠다.
‘아오. 내 팔자야.’
매니저를 때려치우면 20년은 더 살 수 있지 않을까?
남경은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도 백야가 걱정돼서 걸음을 서둘렀다.
* * *
[데이즈 백야♥세이렌 초록 열애, 특급 아이돌 커플 탄생]– 백야랑 초록 사귄다고??
– ㅅㅂ 초록이 누군데
└ 이번에 데뷔한 id여돌
– 지금 등교하자마자 백야랑 초록 사귄다고 우리 반 난리 났다ㅋㅋㅋ
– 사진 보니까 빼박이네… 뒷모습 존똑. 이건 쉴드 불가능이다 (백야 초록 사진.jpg)
– 데이즈 백야X세이렌 초록 열애설에 ID 묵묵부답
– 팬들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소리 여기까지 들린다
– 데이즈 요즘 왜 이러냐? 온 우주가 망돌되라고 등 떠미는 중
└ 이 글을 식스에이엠이 좋아합니다ㅋㅋㅋㅋㅋㅋ
– 지금 우리 학교 걍 장례식장ㅋㅋㅋㅋ 복도에 우는 여자애들 개많아 (동영상)
– 백야 생긴 거랑 다르게 화끈하네~ 팬들 뒤통수 제대로 침
– ㅅㅂ 이 와중에 귀여워서 사진 저장한 내가 레전드다 (백야 사진.jpg)
– 지난주 세이렌이 유앱에서 먹은 햄버거네… 둘이 티 오지게 내고 있었네 (세이렌 유앱 캡처.jpg)
– 여기 사옥 근처에 있는 햄버거 가게 아님? 다른 가수들도 많이 가는 곳이고 ID 팬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한 곳인데
└ 백야가 등신도 아니고, 만에 하나 진짜 사귀는 사이라고 해도 스캔들 나고 싶어서 환장한 게 아닌 이상 누가 저기서 데이트를 함???
└ 뮤트 합니다
– ID tlqkf 지금이 처 잘 때냐고!! 빨리 일어나서 사실무근 기사 내
SNS 반응은 예상대로 폭주하고 있었다.
실시간 트렌드 순위는 모두 백야와 초록의 열애 소식으로 도배됐고, 두 사람이 연애 중이라는 기사가 포털 사이트를 장악했다.
무슨 정신으로 차를 몰았는지 모를 남경은 도어 록 비밀번호를 급하게 누르며 들이닥쳤다.
역시나 숙소는 고요했다.
“한백야!”
새벽 늦게까지 연습하다 들어왔을 테니 잠든 지 몇 시간 되지 않았을 게 뻔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벌컥-
백야와 지한의 방문을 열어젖히자 지한이 인상을 찡그리며 반쯤 눈을 떴다.
“…뭐야?”
“한백야! 빨리 일어나 봐. 어? 너 지금 잘 때가 아니야.”
남경은 지한을 지나쳐 곧장 백야의 침대로 다가갔다. 어깨를 흔들며 막무가내로 깨우는 모습에 지한의 잠이 먼저 달아났다.
“왜 그래?”
“한지한, 얘 연애해?”
“…누구랑?”
“얘 만나는 사람 있냐고. 숨길 생각하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그래야 수습할 수 있으니까.”
잠을 얼마 못 자서 그런가. 지한은 제가 제대로 들은 게 맞는지 순간 머리가 멍했다.
그사이 무자비한 손에 억지로 잠에서 깨어난 백야가 눈을 끔뻑이며 상체를 일으켰다.
“…혀엉?”
“야, 너 초록이랑 사귀어?”
백야가 눈도 채 못 뜬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격?”
“너 사귀는 사람 있냐고!”
남경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백야가 움찔거리며 어깨를 움츠렸다.
덕분에 잠이 달아났는지 조금 전보단 눈동자가 또렷하게 빛났다.
“…나 사귀어? 누구랑?”
남경은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백야에게 한 매체에서 올린 사진을 보여 주었다.
햄버거 가게에서 율무와 햄버거를 먹는 모습이었다.
“이거. 사진에 너 맞아?”
“응. 나 맞는,”
“이 미친! 야!”
화들짝!
남경이 이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 본 백야가 겁먹은 얼굴로 그를 올려다봤다.
숙소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고함에 다른 멤버들도 잠에서 깼는지 소란의 근원을 찾아 하나둘씩 백야의 방으로 모여들었다.
“뭔데. 왜 그러냐고.”
침대에서 내려온 지한이 백야의 곁에 서며 남경을 경계했다.
남경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이더니 이내 진정하고 백야에게 사과했다.
“소리 질러서 미안. 조금 흥분해서…. 아니다, 이것도 다 내 잘못이지.”
“저…. 저 뭐 잘못했어요?”
백야는 제가 잘못한 게 뭐가 있을까 이유를 찾아보려 애썼다.
그러나 아무리 떠올리려 해 봐도 짚이는 게 없었다.
“죄송해요. 그런데 저 진짜로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어느새 무릎을 꿇고 앉은 백야가 우물쭈물하며 남경의 눈치를 살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사이 안으로 들어온 다른 멤버들도 의아한 얼굴로 상황을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심각해 보이는 분위기에 민성이 멤버들을 대신해 물었다.
민성을 보며 한숨을 내쉰 남경은 다시금 백야를 돌아봤다.
“하아……. 너 초록이랑 만나는 거 왜 말 안 했어. 혼날까 봐?”
그에 멤버들 모두 황당한 얼굴로 백야를 바라봤다.
백야도 못지않게 당황한 얼굴로 남경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누구요?”
“모르는 척 안 해도 돼. 벌써 기사 다 났으니까.”
남경은 요란스레 울리는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강제로 종료하곤 다시 백야를 바라봤다.
“벌써 기사 다 났다. 최대한 수습해 볼 텐데 사진이 너무 정면으로 찍혀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
“아니, 잠시만요. 잠깐만.”
남경의 말을 끊고 끼어든 백야가 심각한 얼굴로 되물었다.
“제가 누구를 만난다고요?”
“세이렌 초록.”
“……?”
“어제 같이 햄버거 먹은 거 아니야?”
햄버거를 먹긴 먹었는데 그건 초록이 아닌 율무와 먹은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 자리에는 덕진도 함께 있었다.
“저는 율무차랑 먹었는데요?”
“누구?”
그때 유연과 청 사이에 서 있던 율무가 조심스레 손을 들며 앞으로 나왔다.
“애기 나랑 먹었는데…?”
그러고 보니 어제 드라마 포스터 촬영 때문에 율무 또한 상투를 틀고 있지 않았던가.
“잠깐만.”
핸드폰을 들어 다시 사진을 띄운 남경이 앞으로 내밀었다.
“이거 너야?”
“나… 같은데?”
율무가 입술을 할짝대며 남경과 백야의 눈치를 번갈아 봤다.
“씨잉….”
오해가 풀린 순간 어디서 햄스터 한 마리가 서러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형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니, 저기 백야야.”
다짜고짜 자는 애를 깨운 것도 모자라 왜 거짓말을 했냐며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된 남경은 대역죄인이 됐다.
“나쁜 사람! 햄스터 울리고!”
심각한 분위기에 눈알만 굴리고 있던 집사도 이때다 싶어 끼어들었다.
“아니, 얘 안 울잖아. 멀쩡한 애 울리지 마.”
“햄스터는 연애 같은 거 안 해!”
“그게, 사진이 너무 절묘하게 찍혀서….”
“형 진짜 미워요.”
“I hate 남경!”
남경은 막내즈에게 단단히 미움을 사 버렸다.
* * *
[데이즈 백야 “세이렌 초록과 열애설 사실 아냐”] [ID 측 “백야 율무 열애?” 실소만] [신생 언론사의 억지 열애설 제기, 알고 보니 데이즈 율무! 해프닝으로 일단락]– 이게 뭐야ㅋㅋㅋㅋㅋㅋㅋ “의문의 올림머리 여성은 당일 드라마 포스터 촬영을 마치고 온 율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 백야 : (갸웃)
└ ID 관계자 : 백야랑 율무가요?
└ 율무 : (의문의 1승)
└ 대환 : 분하다
└ 청 : 분하다2
└ 드라마 제작진 : 감사합니다
– 확인 좀 하고 써라 기레기야
– 해의 연인 방금 실트 1위 찍음ㅋㅋㅋㅋ 아직 방영일도 안 정해졌는데 율무 상투 하나로 화제성 지붕 뚫음
– 애기 자고 일어나서 기사 보고 얼마나 황당했을까ㅋㅋㅋ 열애설 터졌다는 소식에 심장 철렁했다가 율무인 거 알고 어이없어서 물었을 듯(?)ㅋㅋㅋㅋㅋㅋ
– 율무야 성덕 된 거 축하해~
– 율무 신났네ㅋㅋㅋㅋ 신남이 여기까지 느껴져 (율무가 올린 “저 1일이에요?” SNS 캡처.jpg)
└ sbn이 공계로 답글 담 (“응 아니야” 에임 공식 계정 댓글 캡처.jpg)
– 백야 열애설 터져서 제일 신난 사람 : 나율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