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378

제378화

멤버들의 난입에 다시 주제가 샐 뻔했지만 유연이 얼른 바로잡았다.

[유연 : 앨범 명이 ‘겨울 방학’인 만큼 방학을 앞둔 나잉이들에게 방학 때 뭘 하고 싶은지 여쭤보려고 왔는데, 오늘따라 멤버들이 협조를 잘 안 해주네요.] [백야 : 나는 하려고 했어.] [청 : 나도!]

백야가 찡찡거리자 지한이 피식 웃으며 색연필을 집었다.

그는 조금 전까지 막내즈가 가지고 놀던 스케치북을 끌어 오며 카메라를 지그시 바라봤다.

[지한 : 같이 방학 계획표를 그려 볼까 해요.]

동그라미를 크게 그린 지한은 1부터 12까지의 숫자를 낮과 밤으로 나눠 원의 가장자리에 표시했다.

[지한 : 혹시 방학 때 저희랑 하고 싶은 게 있으시면 알려 주세요. 보고 싶은 것도 괜찮아요.]

지한의 말에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 막내즈 귀신의 집!!

– 백야 먹이기?

– 한 명씩 칭찬 감옥 가두기

– 이혼

– 전기장판 위에서 귤 까먹기

– 한지한 나랑 이혼해 ㅈㅂ

농담 반 진심 반으로 올린 수많은 댓글들 중 몇 개의 글이 멤버들의 눈에 띄었다.

[민성 : 백야랑 청이 귀신의 집에 넣으라고요? 애들 죽어요.] [청 : No! 나는 안 무섭다니까?] [백야 : 나도야.] [민성 : 그래? 오구오구~ 다 컸네 내 새끼들~]

막내즈의 허세가 귀여운지 민성이 볼을 잡고 흔들며 엄마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한편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댓글에 율무가 눈을 크게 뜨며 카메라를 향해 물었다.

[율무 : 이혼? 이혼해 달라는 분들이 왜 이렇게 많아요?] [유연 : 방학 때 하고 싶은 거 알려 달라고 했더니 이혼이 웬 말이에요.]

– 연애는 헤어지면 끝이지만 이혼은 증명서에 이름이 기록으로 남잖아

– 맞아. 나도 그게 갖고 싶어

– 너희가 먼저 하고 싶은 거 말하라며ㅠ

[민성 : 알겠어요. 알겠으니까 일단 진정하세요.]

– 진정ㅋㅋㅋㅋㅋ 진정하래

– 애들 그만 놀려요ㅋㅋㅋ 방패즈랑 청이 동공 지진 온 거 안보이냐고ㅋㅋㅋㅋㅋㅋ

[지한 : 일단… 이걸 바탕으로 계획표를 그려 볼게요. 저희 몇 시에 일어날까요?] [백야 : 8시?]

지한이 8시부터 9시까지 선을 긋자 청이 빈칸을 가리키며 냅다 소리쳤다.

[청 : 햄스터 깨우기! 밥 먹이기!]

청의 어그로를 무시한 지한은 빈칸 위로 ‘기상 및 아침 식사’라고 적었다.

– 지한이 청먹금ㅋㅋㅋㅋㅋ

그러자 볼을 부풀리며 아쉬워하던 청이 여분의 스케치북을 펼쳐 방학 계획표를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동그라미 위로 작은 동그라미가 양옆으로 달린 게 햄스터를 형상화한 것 같았다.

[백야 : 너 뭐 해?] [청 : 지한이 받아쓰기 틀릴 수도 있으니까 내가 똑같이 복사하는 거야.]

– 진짜 투리 구슬 청쪽이ㅋㅋㅋㅋ

– 지한이는 받아쓰기를 틀릴 일이 없는걸ㅠ 저건 틀리라고 눈치 주는 거 아님?ㅋㅋㅋ

아니나 다를까 청은 자신의 빈칸 위로 ‘햄스터 밥 먹이기’를 적었다.

겨울 방학 계획표가 아닌 집사의 스케줄러였다.

[유연 : 냅 둬. 다음. 일어나서 뭐 할래?] [청 : 햄스터 산책!] [민성 : 지금부터 햄스터 언급하면 벌칙이야. 한 번 말할 때마다 나랑 룸메이트 일주일씩 연장.] [청 : No! 그런 게 어디 있어!] [민성 : 여기 있어.]

민성이 단호하게 경고했다.

– 청이 아직 형아랑 같은 방 쓰는구나..? 근데 그게 왜 벌칙이야?ㅜㅜ

– 룸메이트 바꾸기도 해줘!

[유연 : 할 거 없으면 안무 연습.] [지한 : 아침부터?] [청 : 좋다! 댄싱 햄스터 타임!] [백야 : 어? 너 일주일 연장. 형, 얘 일주일 더 추가야.] [청 : Wait! 햄스터는 내 편 아니야? 왜 토끼 편들어? 나랑 방 다시 하고 싶다고 했잖아!] [율무 : 어? 키티 또 썼대요~] [민성 : 너 2주 연장.]

세상이 나를 억까한다.

억울해진 청이 오만상을 찌푸리며 색연필을 손에서 놓았다.

[청 : 나 안 해! 파산이야!]

– 파산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겸댕아ㅜㅜ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청이 파업을 선언했다.

[지한 : 그럼 12시부터 점심?] [민성 : 어. 좋네.]

지한은 괜히 청의 눈치를 보며 색연필을 끄적였다.

– 너네 막내 삐졌다고 온몸으로 시위 중이잖아ㅋㅋㅋ 누가 관심 좀

– 점심 식사 (햄스터 밥) 뭔데ㅋㅋㅋㅋㅋ

– 츤데레가 뭔지 궁금하면 한지한을 보게 하라

[백야 : 그리고 뭐 해?] [율무 : 나잉이들이 하고 싶다고 했던 거 중에 하나 해 볼까?]

그때 백야가 율무를 쳐다봤다.

[백야 : 이혼할까?] [율무 : 으, 어?]

–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뿌이뿌이뿌이~~

– 애기 WIN!!!

– 율무 찐으로 당황했잖아 지금ㅋㅋㅋㅋㅋ 훅 들어가네

– 와… 애기 새삼 많이 컸다…

상황극을 빙자한 선제공격에 율무는 잠시 넋이 나갔다.

– 율무 : 아직 결혼도 못 했는데 무슨 이혼이야???

– 얘네 며칠 됐지? 이제 일주일 좀 지났는데 오늘 결별 기사 올라오겠네ㅋㅋㅋㅋ

– 하 씨ㅋㅋㅋ 조폭 햄스터 은근 전투력 쎄

[율무 : 이, 이혼? 그럼 혼인 신고 먼저….] [백야 : 에이, 재미없다. 나잉이들 우리 다른 거 해요. 겨울이니까 크리스마스 카드 적어 주는 건 어때요?] [백야 : 귤 먹방도 재밌겠다. 저 귤 한 박스 다 먹을 수 있어요.]

– 율무 갑자기 아웃 오브 안중 됨ㅋㅋ

– 갖고 놀았어ㅋㅋㅋㅋㅋ

– 근데 애들도 스캔들 어이없었나 보다ㅋㅋㅋ 저러고 노는 거 보면

– 율무 : 애기한테 농락당한 썰 푼다

– 오~ 귤 수저~~

[지한 : 그럼 일단 카드 적어 주기로 할게. 나잉이도 괜찮아요?]

– 사실 우리는 너네가 하는 거라면 뭔들ㅠㅠ

– 이거로 자컨 만들려고 그러나? 왜 자꾸 물어보지?

– 미친! 뭐 하려나 보다!!!

– 저만 지금 청이 어색해요? 햄스터 금지당한 뒤로 애가 너무 얌전해졌잖아ㅜㅜ

– 햄친놈한테서 햄스터를 뺏어버렸으니…

그때 댓글을 발견한 백야가 옆구리를 찌르며 청의 반응을 끌어내려 했다.

[백야 : 청. 말 좀 해.]

그러나 청은 백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댈 뿐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야의 품에 파고들 듯 가슴팍에 얼굴을 비벼 댔다.

* * *

그 시각 SNS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보던 초록은 불과 몇 분 만에 바뀐 실시간 트렌드를 보며 경악했다.

1. 백야 마약

‘마약? 마약이요?’

초록은 다급히 트렌드를 눌렀다.

– 이쯤 되면 백야 마약 방석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함 (청이 치대는 움짤.gif)

– 막내 사랑 독식 중인 우리 백야 마약 복숭아♥ (유앱 청 백야 움짤.gif)

– 인간 마약 방석 아닌가요 (백야 다리 위에서 잠든 강아지 사진.jpg)

– 한백야 자꾸 원치 않는 예쁨 듬뿍 받는 거 세상 귀여움ㅠㅠ 백야 마약 복숭아, 마약 방석 그 자체 (백야 귀여워하는 데이즈 동영상)

– 한 달간 나잉이들한테 일어난 일

1. 민성 성대 결절 활동 중단

2. 민성 음주 운전, 왕따 논란

3. 백야X초록(율무) 열애설

4. 백야 마약

└ 그 어떤 팬덤보다 강하게 크는 중

– 한백야 마약 복숭아가 어쩌다 이렇게 잘려서… 개식겁하면서 들어옴

‘와. 놀래라….’

초록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다.

그러나 안도의 숨을 내쉬기도 잠시. 청과 백야 사이를 의심하는 글을 발견하고 그녀의 심장은 다시금 곤두박질쳤다.

– 둘이 사귀는 거 아님? (청 백야 백허그 움짤.gif)

└ 농담입니다. 백야 마약 복숭아인 거 저도 알아요

– 데이즈 백야 실트길래 또 열애설 터졌나 하고 눌러 봤는데 마약 복숭아ㅋㅋㅋㅋ

‘미, 미, 미친!’

이 사람들이 미쳤나 봐, 진짜악!

율무와 스캔들이 터진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이번엔 청이었다.

사랑의 라이벌과 열애설이 난 걸 보고 위기를 느낀 청이 노빠꾸 직진으로 노선을 바꾼 게 틀림없었다.

‘율무 선배님은 이 사실을 알고 계시는 건가?’

율무파 초록은 그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왜 청 선배님을 가만히 보고만 계시는 거지?’

더 큰 대한민국 국민인 초록은 세 사람의 비밀이 세상에 알려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둘 사이를 의심하는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프로필 사진이 알 모양이라 더욱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 율무랑 스캔들 난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이번엔 청이니

‘이 사람 뭘 알고 이러는 건가?’

멜로는 세 사람이 찍는데 스트레스는 왜 자신이 받는 건지….

초록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괴로워했다.

* * *

[데이즈, 새 앨범 ‘Winter vacation’ MV 티저 공개, ]

– 또 비트 미쳐부럿네

– 대환이 대환 했다. 대멘

– 내가 생각한 겨울방학 : 포근 청량 겨울 노래

ID(대환)가 먹여준 겨울방학 : 감성 청춘 몽환 아련 풋풋

– 20초 예고편으로 올겨울 끝내버린 데이즈

[데이즈의 Winter vacation, 멤버 콘셉트 포토 모두 공개]

– 베케이션 콘셉트 포토 진짜 레전드 미친놈ㅜㅜ 너무 좋아서 욕만 남발하고 있음

– 무조건 살게요 (돈 내미는 짤)

– 어떻게 유연이한테 저런 살랑살랑 아이보리 시스루 니트를 입힐 수 있죠…

└ 진심 참된 안목

– 다른 애들 니트는 다 허벌이면서 막내즈만 꽁꽁 싸매놨네ㅋㅋㅋ

– 어케 지한이한테 허벌 브이넥을 입힐 수가 있어? 이 무자비한 놈들아

– 백야 또 핑머했네ㅜㅜ 머리 눈치 있게 알아서 핑발로 자라라

[데이즈 하이틴 또 통했다, Winter vacation 공개 직후 차트 1위 직행] [겨울 만난 데이즈, 여섯 소년의 아득한 청춘의 시간들]

– 데이즈가 말아주는 본격 기억 조작 노래

여름 : 하이틴

겨울 : 윈터 베케이션

– 겨울이었다… (데이즈 단체 콘셉트 포토.jpg)

– 머글들도 반응 터짐

– 도입부 듣자마자 나잉봉으로 머리 깸

12월 4일.

데이즈의 음원이 정식 발매됐다.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1시간 만에 500만 뷰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