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383
제383화
발끈한 청이 괘씸하다는 얼굴로 노려보기도 잠시. 그는 햄스터를 보며 비밀을 털어놓았다.
“재희 부적 나한테 있다.”
“뭐?”
“뭐?”
며칠 전 민성이 물건이 없어졌다며 숙소를 발칵 뒤집은 사건이 있었다.
뭘 잃어버렸냐고 물어봐도 개인적인 물건이라 알려 줄 수 없다더니. 그게 사이비 부적일 줄이야.
유연은 기가 막혀 이마를 짚었다.
백야도 난감한 얼굴로 물었다.
“재회 부적? 형이 그거 버렸다 그랬는데?”
“No. 나한테 있다.”
“그걸… 왜 훔쳤어?”
“No! 햄스터야, 나는 나쁜 짓 안 했어. 베개를 들었는데 바닥에 떨어져서 주운 거야. 당당정정!”
“정정당당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청의 궁색한 변명에 유연이 발끈했다.
“훔친 게 아니면 형이 찾을 때 내놨어야지. 어쩐지, 그때 갑자기 햄야 집 청소를 하더라. 수상하다 했어. 거기다 숨겼냐?”
“모! 아니거든?”
“숙소에 쥐새끼가 있었네.”
유연이 비아냥거리자 청의 눈썹이 삐죽 올라갔다.
“나는 병아리야! Anyway. 나도 비밀 말했으니까 이제 알려 조.”
무덤까지 가져가려 한 비밀이었는데. 원치 않게 오픈해 버린 청은 머쓱한지 시선을 피하며 백야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빨리.”
청이 옷소매를 흔들며 보채자 난감해진 건 오히려 백야였다.
유연과 나눈 대화가 딱히 비밀도 아니었을뿐더러, 당사자에게 이야기해도 되는지 조금 망설여졌다.
“나도! 나! 도! 나도오!”
“알겠어. 알겠으니까 목소리 좀 낮춰 봐.”
청의 눈높이에 맞춰 쪼그려 앉은 백야는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머릿속으로 정리해 보았다.
“어…. 친한 사람이 그러는데, 요즘 연예인을 노리는 사기꾼들이 많대.”
“햄스터 친구 없잖아.”
방심한 사이 뼈를 맞은 백야는 조금 욱했다.
“…있거든?”
자신의 발언이 햄스터의 심기를 거슬렀다는 걸 눈치챈 청이 시선을 피했다.
“아무튼. 특히 외국인 멤버를 노린 사기가 많대.”
“Me?”
“응. 그래서 네가 걱정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딱히 비밀은 아니었는데 유연이가 장난친 거야.”
그러자 청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What?”
한동안 잠잠한가 싶더니 또 저 사기꾼이 자신을 속여 먹었다.
“나쁜 놈!”
청이 소리치자 유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왜 나쁜 놈이야. 백도, 넌 왜 제일 중요한 걸 빼고 말해? 뒤에 걸 얘기해 줘야지.”
“그래도 조금….”
“You! 내가 복수한다!”
청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유연이 팔을 뻗으며 그가 다가오지 못하게 막았다.
“스톱. 그래서 안 들을 거야?”
“또 나한테 사기 치려고!”
청이 이번에는 믿지 않는다며 헤드록을 걸자 유연이 바동거리며 대답했다.
“매니저. 새로 온 매니저…!”
“It’s a lie!”
“거짓말 아니니까 좀 들어! 쟤가 꿈에서 봤다 그랬다니까? 백도, 맞지?!”
청과 유연의 고개가 동시에 백야를 향했다.
“으응….”
백야가 어색하게 끄덕이자 청의 팔에 다시금 힘이 실렸다.
“햄스터 괴롭히지 마!”
“아, 진짜라고!”
“Go to hell!”
“아, 진짜, 백도!”
유연의 얼굴이 점점 붉어지자 백야가 끼어들어 청을 떼어 냈다.
“싸우지 마.”
씩, 씩-
청은 분이 풀리지 않는 듯 거칠게 호흡하며 유연을 노려봤다. 그에 백야가 앞발을 들어 청의 뺨을 찌그러뜨리며 저를 보게 만들었다.
“청. 화내지 마.”
“화난 거 아니야.”
“한유연. 너도 사과해. 왜 자꾸 애를 놀려? 비밀이라고 거짓말하고.”
“내가 뭘. 비밀 맞잖아.”
유연이 입꼬리를 삐죽이며 투덜댔다.
한편 햄스터 테라피를 받은 청은 조금 진정한 듯 차분해진 목소리로 앞담을 뱉었다.
“햄스터야. 한 번 사기꾼은 영원한 사기꾼이다.”
“저게 진짜…. 야, 새로 온 매니저 형들 조심하라고 내가 말해 줬잖아. 백도는 말해 줄 생각 없었을걸?”
“저거 봐!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청은 백야에게 얌전히 얼굴을 내어 준 채 입술만 삐악거렸다.
둘은 평소엔 사이좋게 잘 지내면서 꼭 한 번씩 으르렁거리며 싸워 댔다.
째릿-
유연을 노려본 백야는 청을 그만 긁으라며 앞니를 드러냈다. 그리곤 토라진 병아리를 타이르기 시작했다.
“거짓말 아니야. 내가 꿈을 꿨는데 네가 울고 있었어.”
“왜? 햄스터 없어져서?”
백야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가끔 드는 생각이지만, 청이 보여 주는 우정은 지나칠 만큼 맹목적이었다.
“너는… 내가 왜 좋아?”
“갑자기? 조금 부끄러운데….”
예상 못 한 질문에 청이 쭈뼛거리며 수줍은 티를 냈다.
“그냥 햄스터라서 좋은데.”
“장난치지 말고.”
“음….”
잠시 고민하던 청은 피했던 눈을 다시 맞추며 담백하게 말했다.
“나보다 작고, 노래도 잘하고, 햄스터랑 똑같이 생겼고, 핑크가 잘 어울려. 그리고 나 항상 케어해 주고 한국어도 가르쳐 조.”
운전도 못 하고, 숨도 잘 쉬고, 내가 주는 건 다 잘 먹고, 놀랄 때 비명 소리가 웃기고, 거짓말을 못 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또 햄스터가 와서 우리 팀 행복해졌어. 나는 햄스터랑 오래오래 한국에서 살 거야.”
가만히 내버려 두니까 갈수록 가관인 내용에 유연이 토하는 시늉을 했다.
“우우욱.”
다른 건 다 그러려니 하겠는데 숨을 잘 쉰다는 대목에서 완전히 질려버렸다. 그냥 저 햄친놈은 백야가 살아 있는 것 자체로 행복한 놈이었다.
그러다 청의 라스트 팡에 유연의 턱이 똑 떨어져 버렸다.
“내가 집 사 올게! 나중에 나랑 살아!”
“저 미친….”
* * *
도도도도-
아무도 없는 숙소.
열심히 쳇바퀴를 굴리던 햄야는 점점 빨라지는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튕겨 나갔다.
휘익, 톡-
청이 갈아 준 푹신한 베딩 위로 떨어진 햄야는 뒤집어진 몸을 바둥거리더니 이내 힘겹게 일으켰다.
갸웃?
자신이 왜 쳇바퀴에서 내려오게 됐는지 모르는 햄야는 주위를 서성이다 한곳으로 달려갔다.
뽈뽈뽈-
대환이 협찬한 사다리를 타고 급수기 앞으로 간 햄야는 앙증맞은 혓바닥을 할짝거리며 수분을 보충했다.
그리곤 은신처로 달려가 깊숙이 숨겨 두었던 건조 치즈를 꺼내 왔다.
갉갉-
그러던 그의 시야에 치즈보다 더 샛노란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뀨?
치즈를 내려놓은 햄야는 코를 킁킁거리며 가까이 다가갔다.
앞니로 콱 물어 잡아당기자 청이 숨겨둔 재회 부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찍!”
익숙한 냄새가 나는 게 며칠 전 자신의 집을 청소해 준 집사의 냄새라는 걸 떠올렸다.
갉갉-
햄야는 새로운 간식인가 싶어서 열심히 갉기 시작했다.
* * *
[하이틴의 정석 데이즈, 오늘 뮤직스테이에서 ‘Winter vacation’ 컴백 무대 첫 방송]조금만 더 느리게 왔으면 했던 날이 오고야 말았다.
컴백 첫 무대를 앞둔 데이즈는 아침 일찍 일어나 샵으로 향했다.
신입 매니저의 합류로 멤버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이동하게 됐는데, 형들이 탄 차와 달리 막내들의 차에는 묘한 기류가 흘렀다.
새로 온 매니저를 조심하는 게 좋겠다던 백야의 말 때문이었다.
찌릿-
째릿-
전직 구급 대원이 운전하는 차에 올라탄 막내즈는 바짝 긴장한 상태로 성실의 뒤통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제발 눈에서 힘 좀 빼면 안 돼?”
유연이 애원하듯 작게 속삭였다.
청은 몰라도 백야만큼은 믿었는데. 눈에 잔뜩 힘을 준 채 성실을 노려보는 탓에 갑질 기사가 나진 않을까 두려웠다.
“No.”
“난 원래 눈이 부리부리한 편이라.”
아무래도 차를 잘못 골라 탄 듯싶었다.
‘하…. 대가리야.’
유연이 이마를 짚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냥 자라. 가면 잘 시간도 없는데.”
“No.”
“얼굴 부어.”
어떻게든 달래 보려 했으나 은쪽이들의 강경한 태도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성실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뒤통수가 따가울 만도 한데 그의 시선은 오로지 정면이었다. 집중력이 대단했다.
‘범인을 잡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범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방심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계속 저런 식이면 힘들겠다 싶었다.
유연은 방송국에 도착하면 몰래 데리고 나가 교육을 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찌릿-
째릿-
‘아니, 환장하겠네…. 자기들이 무슨 미어캣이야?’
허리를 곧추세운 채 성실의 움직임을 따라 두 사람의 고개가 휙휙 돌아갔다.
‘에라 모르겠다.’
타일러도 소용없고 뒷덜미를 잡아당겨도 꿈쩍하지 않으니 방법이 없었다.
두 사람을 포기한 유연은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 * *
잠시 후 방송국에 도착한 유연은 민성의 부름을 받았다.
“차에서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
유연의 대답에 민성이 눈짓으로 백야와 청을 가리켰다.
대기실 소파에 앉아 가늘게 뜬 눈으로 성실과 빌을 지켜보는 두 사람이 보였다.
“아, 저거? 관찰하는 거야.”
“관찰?”
누가 봐도 노려보는 중인데….
무슨 일이 있던 게 아니고서야 저럴 애들이 아니었다.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하는 민성이 수상해하자 유연이 대기실 구석으로 이끌었다. 그래도 리더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형만 알고 있어. 백도가 둘 중 한 명이 사기꾼 같대.”
“므업?!”
“조용히…!”
민성이 큰 소리를 내자 유연이 입을 틀어막으며 눈을 부릅떴다.
그러나 이럴 때만 촉이 좋은 은쪽이들은 이미 의심 가득한 눈으로 저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찌릿-
째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