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385
제385화
* * *
겨울 방학을 맞이해 쌍꺼풀 수술을 한 뉴나잉.
퉁퉁 부은 눈 때문에 놀러 갈 수도, 친구를 집으로 초대할 수도 없는 그녀가 선택한 건 넷플러스였다.
그녀는 한동안 온갖 드라마와 예능을 섭렵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딱 3일이 지나니까 고갈됐다.
‘볼 것도 없는데 만 얼마씩이나 받아먹다니.’
넷플러스를 종료한 그녀는 리모컨을 누르며 채널을 마구잡이로 돌렸다.
그러던 그때 하얀 복숭아, 아니 햄스터 같은 녀석이 방긋 웃으며 저에게 윙크했다.
아이 컨택이었다.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눈이 맞아 버린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자리에서 뭉그적거리다 화장실에 가야 할 때만 겨우 일어나던 그녀에겐 이례적인 일이었다.
– 밤새 펼쳐 둔 도화지
그 위로 발자국을 찍어
(널 만나러 가)
눈 감을 때만 떠올린 널 찾아가
(저 멀리 네가)
흰 눈이 내리면 만나자 했던 약속
너는 기억하고 있을까
(두 눈이 빛나)
마침내 널 마주하는 순간
떨림이 샘솟아
(너에게 나 달려가)
설레어 온 세상이 하얀
Winter vacation
네 앞에 서 있어
지한과 청의 더블 랩 파트 사이, 멤버들의 보컬이 애드리브처럼 깔리며 풍부함을 극대화했다.
황홀하다는 말로밖엔 표현하기 힘든 벅찬 감정에 뉴나잉은 멍하니 티비를 바라봤다.
컷이 바뀔 때마다 앙증맞은 안무를 하며 방긋방긋 웃는 멤버들은 또 얼마나 잘생겼는지.
가슴 한구석을 간지럽히는 몽글몽글한 느낌 때문인지 눈물이 날 것도 같았다.
– 꺄아아악!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엔딩 포즈를 잡는 멤버들과 함성소리만 흘러나오고 있었다.
턱 브이 포즈를 하며 새침하게 정면을 보던 지한의 코끝 위로 꽃가루가 내려와 앉았다.
놀란 또양이가 포즈를 풀며 고개를 작게 흔들자 떨어지는 꽃가루.
이어서 꽃가루를 잡는 척 잔망을 부리는 율무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향해 열심히 브이를 흔드는 민성의 모습이 보였다.
그러다 민성이 슬쩍 옆을 보더니 백야를 잡아당겨 자랑하듯 내밀었다.
‘뭔데 다 잘생겼어?’
특히 마지막에 화면 구석에서 튀어나온 분홍 머리가 궁금해졌다.
‘순둥한 얼굴로 고음을 시원하게 뽑아내던데. 그 얼굴로 메보라고?’
그렇다기엔 단체 군무도 그렇고, 엔딩에서도 줄곧 센터에 서 있었다.
‘보통 단체 군무에선 센터에 서는 멤버가 메인 댄서 아닌가?’
남자의 정체가 궁금해진 뉴나잉은 아이돌이라면 환장하는 친구에게 연락했다.
[나 : 분홍색 머리, 과즙상, 햄스터를 닮은 남자] [나 : 노래도 잘하고 춤도 좀 추는 것 같아]그녀가 말한 건 이게 전부였지만 친구는 정확한 진단을 내려 주었다.
[친구 : 데이즈 백야] [친구 : (사진)]햄스터 귀 머리띠를 한 백야가 멀리서부터 도도도 달려와 카메라를 향해 ‘앙’ 허공을 깨무는 짤이었다.
그 순간 심장을 물어뜯긴 듯 아려 오는 가슴에 뉴나잉은 현기증을 느꼈다.
‘X발. 얘 뭔데?’
덕통사고였다.
* * *
– 데이즈 윈터 베케이션 MR 제거 천국의 화음 감동 미쳤음… 인어가 홀리는 기분
– 화음 실화냐
– 백그라운드 보컬까지 라이브로 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첫방에서….
– 백보컬 맛집
– 윈터 베케이션 뮤스테 사녹 후기 : 싯팔 한유연 얼굴 개미쳤다
– Winter vacation 후반부에 랩이랑 같이 보컬 라인 노래 부르는 거 진짜 개환장 파트거든요ㅠㅠ 눈물 좔좔ㅠㅠㅠ
– 지한, 청 랩 파트 할 때 율무가 계속 낮게 깔아주는 거 ㄹㅇ치임
– 보컬이랑 래퍼한테 각각 그 음색에 맞게 베이스 넣어주는 멤버들이 한 명씩 있는 건 진짜 그룹 자체가 신의 가호를 받았거나 ID가 천재라는 말밖엔…
└ 222 한 명이 메인 톤 부르면 다른 애가 베이스 톤 꽉 잡아주고 그 위에 얇게 쌓이는 화음… 근데 이 합이 다 잘 맞기가 진짜 쉽지 않은데, 백야는 말모고 율무가 은근 올라운더
– Winter vacation은 대환이 본격 후배 자랑하려고 만든 곡이라는 게 학계 정설
– 윈터 베케이션 진성 가성 바이브레이션 저음랩 고음 백보컬 각종 노래 스킬을 맛볼 수 있음. 골라 먹으면 됨
└ ㄹㅇ 여기가 뷔페 맛집임
– 윈터 베케이션 여름은 아니지만 청춘이다ㅠㅠ
– 뮤스테 사녹 후기
병아리 : 삐악삐악
사슴 : 지금 귀여운 척하시는 거예요?
병아리 : No. 귀여운 척 아니라 귀여운 거야. 그리고 이거 하면 나잉이랑 햄스터가 좋아해
율무 : 멍멍! 근데 그럼 복숭아는 어떻게 울어요?
복숭아 : 저는~ 복숭?
율무 : (입틀막)
병아리 : No! 햄스터는 찍찍이야!
토끼 : 푸하하! 복숭 하고 울어? 어유~ 우리 이삐 (볼 쓰다듬음)
사슴 : 나잉이보다 멤버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고양이 : (팬석 힐끔 보더니) 야옹
나잉 : ????
– 뮤비에서도 그렇고 컴백 인터뷰 때도 귀염 뽀짝한 안무만 하길래 율동일 줄 알았는데 후렴 파트 극악무도하기 짝이 없네 (동영상)
– 한백야 윈터 베케이션 첫방부터 무대를 지배하시는 걸 보니 황홀해 죽을 것 같아요 (동영상)
– 데이즈 보컬합은 언제 들어도 개 holy
– 오늘 입덕했습니다… 쌍수하고 집에서 배나 긁으면서 티비 켰다가 백친놈 돼서 자기 전에 백야 외치고 일어나서 백야 외치는 사람 됨. 사랑해 백야야
└ 여기 또 감긴 사람 있네ㅋㅋㅋ
–
리허설 2번, 녹화 1번 했고 애기가 제일 먼저 올라왔는데 부끄러운지 다시 내려가서 율무 데리고 올라옴
└ 근데 나율무ㅋㅋㅋㅋ 우리 끝난 사이 아니냐고 이러지 말라니까 나잉이들 소리 지르고, 백야 얼굴 빨개져서 앞발로 가슴 콩 때림
– (인용) 무대하라니까 왜 로코 찍고 있냐고….
–
애들 올라오는데 시간 좀 걸릴 것 같았는지, 백야가 노래할 거니까 우리 응원법 연습해 보자면서 율무가 어떤 분께 노래 틀어달라 함
└ 백야 노래 듣느라 아무도 응원법 안 하니까 애기 입술 삐죽 + 힝구
복숭아 : 왜 저만해요?
강아지 : 귀여우니까~
└ 율무 한 번 더 뚜드려 맞고 2차 시도하는데, 어떤 분이 틀리니까 유연이가 올라오면서 “저 다 들었어요. 틀리신 분 무대 위로 올라오세요.”ㅠㅠㅠ 1 대 1 과외 해야겠다고ㅠㅠㅠㅠ
생방송을 마치고 내려온 데이즈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컴백 주라 트로피는 손에 없었지만 아쉽지 않았다. 다음 주부터 질리게 받을 테니까.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멋있었어요.”
대기실로 돌아오자 빌과 성실이 멤버들을 반겨 주었다. 남경과 덕진은 잠시 자리를 비웠는지 보이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형들은, 콜록.”
인사를 받아 주던 민성이 작게 기침했다.
그 순간 곁에서 어색하게 인사를 받던 백야가 황급히 소파로 달려갔다.
민성이 벗어 둔 머플러를 집어 와 목에 감기 시작하자 청이 합세해 호들갑을 떨어 댔다.
“아악! 토끼 살려!”
“형, 빨리. 빨리 둘러.”
“아니, 콜록. 너희 때문에 더,”
“물 줄까? 물?”
“Water? 율무야!”
빌과 성실이 민성의 옆에 달라붙어 삐악거리는 막내즈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대기실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율무는 갑작스러운 지명을 받고 어리둥절해했다.
그사이 급히 달려온 빌이 물을 내밀었다.
“여기요. 드세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민망함은 왜 제 몫이죠?
병뚜껑 위로 꽂힌 빨대를 문 토끼가 민망함에 앞니로 빨대를 씹어 댔다.
“괜찮으세요?”
“네? 아, 네….”
백야의 말 때문에 괜히 신입 매니저들이 불편해진 민성이었다.
그는 빨대를 씹으며 빌의 얼굴을 힐끔거렸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라 이참에 관상을 봐 두려는 속셈이었다.
‘근데 괜찮은데…?’
입꼬리도 올라갔고 귓불도 두툼하니 복도 많아 보이고.
그렇다면 성실은 어떤가.
눈꼬리가 아래로 처진 게 물구나무를 서서 봐도 호감상이었다.
민성은 조금 난감해졌다.
“뭐 더 필요한 거 있으세요?”
멀리서 민성과 눈이 마주친 성실이 쭈뼛거리며 다가왔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너희도 그만해. 정말 괜찮으니까.”
손사래를 쳐 성실을 말린 민성은 백야가 막무가내로 둘러놓은 머플러를 풀어내려 했다.
“왜 풀어?”
“감기만 하면 다 되는 줄 아니?”
휴지 두루마리 감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니, 이게.
패션 고자에겐 머플러 하나도 마음 편히 맡길 수 없었다.
“모! 예쁘기만 한데!”
머플러를 풀고 다시 감으려던 민성은 시무룩한 백야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이상하면 풀어….”
누가 봐도 ‘나 삐졌어요’라는 얼굴을 하고 있는 백야 때문에 민성은 조용히 손을 내렸다.
– 뮤스테 퇴근길 너무 사랑스러워ㅠ #민성 (목도리 깁스처럼 두른 민성 직찍.jpg)
– 누가… 목도리를… 저렇게….
– 몰래 카메란가?
– 벌칙인가?
– 애들 또 뭐 했나보다ㅋㅋㅋㅋ 민성이가 졌나 본데ㅋㅋㅋ
– 애들 무슨 내기 했나 봐ㅋㅋㅋㅋㅋ 유앱 켜서 썰 들려주면 좋겠다ㅠㅠ
* * *
늦은 연습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온 백야는 민성의 호출로 두 사람의 방을 찾았다.
“나 왜?”
백야가 샴푸 향을 폴폴 풍기며 나타났다.
잘 준비를 끝내고 목 아래까지 이불을 폭 덮고 있던 청이 벌떡 일어나 제 옆자리를 두드렸다.
팡팡!
“햄스터!”
“형은?”
“샤워하고 있어. 아직이야.”
침대에 다가가 걸터앉자 청이 좋은 냄새가 난다며 백야를 와락 끌어안고는 정수리에 코를 박았다.
“It smells like a baby.”
“악! 징그러워!”
뾱!
평소보다 과한 스킨십에 어깨를 밀어 버린 백야는 민성의 침대로 피신했다.
“너! 내가 갑자기 끌어안는 거 하지 말라 그랬지!”
“Sorry. 깜짝했어.”
한국어가 서툰 척 일부러 틀리게 말한 청이 다시 한번 제 옆자리를 두드렸다.
“Come here. 손만 잡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