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398
제398화
* * *
– JAMA 5분 남았다
– 탐라에 계시는 데이즈 친구 스텝 지인 관계자 사돈의 팔촌 여러분. 지금 JAMA 현장에 에메랄드빛 물결 오진다고 합니다
– 오늘 데이즈 무조건 대상각 아닌가? 3개 부문 다 받을지도ㅋㅋㅋ
– JAMA 작년도 역대급이었는데 올해는 더 역대급 퍼포먼스라는 말에 벌써 심장 떨리구ㅠㅠ
– 자마 막내즈 오프닝!!!! (기사 캡처.jpg)
└ 청 유연 아니고 청 백야??
– JAMA 오프닝 메댄 라인업 같은데 한 분은 메보 아닌가..? 암튼 개쩔 것 같아ㅜㅜ
– 오프닝 찢을 햄스터 기대 (심쿵 짤)
– 백야 춤 늘은 것 같다고는 생각했는데 청이랑 오프닝 설 정도로 는 건가?
– 내가 뭘 본 거지??ㅎ 다 된 밥에 쟤를 뿌리네…
– 어그로가 판치는 걸 보니 울 애기 역대급 무대 하려나 보다^^
– 타고난 천재가 노력에 노력에 노력을 더하면 그게 백야입니다 (백야 짤.gif)
– 자마 시작한다
광고를 얼마나 팔아먹은 건지, 6시부터라던 시상식은 10분이나 지나서야 겨우 시작됐다.
암전된 무대 위.
강렬한 핀 조명이 중앙을 비추자, 시상식의 MC를 맡은 유연과 공중파 출신의 아나운서가 등장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20XX JAMA의 진행을 맡게 된 데이즈 유연.”
“신연아입니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오프닝 멘트가 이어졌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시상식의 역사와 주최 측의 좋은 말씀이 이어지길 한참.
“그럼 놀라움이 가득할 그 첫 번째 무대 속으로 함께 가실까요?”
유연의 멘트를 끝으로 장내는 다시 어두워졌다.
기대에 찬 함성.
흔들리는 팬 라이트.
웅장한 반주와 함께 무대는 온통 붉은색으로 뒤덮였다.
오프닝 무대의 시작을 맡은 BB9의 승진이 홀로 서 있었다.
무대 전경을 비추던 카메라는 서서히 줌 인되며 승진을 클로즈업했다.
휘장이 화려한 흰색 제복을 입고 등장한 그는 고개를 숙인 채였다.
둥둥둥-
북을 치는 소리와 함께 그의 고개가 들렸다.
그리고 카메라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팔을 크게 휘저으며 준비한 안무가 시작됐다.
승진이 움직일 때마다 불티가 날리며 백그라운드 영상이 화려하게 바뀌었다.
점점 격해지는 클라이맥스.
그가 허공에 날리는 불티를 잡아채자 온몸이 불길에 휩싸이듯 붉은색 조명이 그를 비추었다.
조명 아래 높이 치켜든 손을 풀자, 그의 손안에서 꽃가루가 떨어지며 무대는 다시 어두워졌다.
이어지는 두 번째 퍼포머.
또르르, 똑-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장내를 푸르게 물들인 두 번째 주인공은 세이렌의 초록이었다.
몽환적인 허밍과 함께 LED 화면 가득 물이 차오르며 공연장 역시 물에 잠긴 듯 파랗게 물들었다.
허리를 넘는 붉은 장발에 청록색 코르셋 탑, 팬츠를 입은 초록은 한 마리의 인어처럼 각선미를 뽐내며 앉아 있었다.
완벽한 인어 공주의 현신이었다.
바닥을 기듯 살금살금 앞으로 나온 그녀는 유연함을 자랑하듯 다리를 길게 찢으며 안무를 시작했다.
“언니다, 언니.”
가수석에 자리한 세이렌 멤버들이 서로의 손을 잡은 채 초록의 무대를 지켜봤다. 데뷔 후 첫 시상식이라 그런지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한편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있던 데이즈도 후배의 무대를 지켜보는 중이었다.
“잘하는데? 강심장이네.”
율무가 복화술로 중얼거렸다.
저희를 찍는 홈마들의 카메라를 의식한 행동이었다. 대놓고 호들갑을 떨었다가는 괜한 구설수에 오르기 십상이었다.
대답 대신 율무를 돌아본 지한은 다시금 시선을 바로 했다.
“애들 마지막이지?”
“응.”
가벼운 대화가 오가는 사이 퍼포먼스를 마친 초록은 엔딩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이어서 등장한 세 번째 퍼포머.
그렇게 네 번째와 다섯 번째를 지나 드디어 마지막 차례가 다가왔다.
“어떡해~ 나온다. 나온다.”
줄곧 복화술로 말을 하던 율무의 입술이 처음으로 떨어졌다. 신이 난 율무가 기대에 찬 얼굴로 발을 동동거렸다.
다시 어두워진 무대.
휘이익-
유성우 하나가 무대 위로 떨어지며 금빛 섬광이 일었다.
쿠구궁!
깊게 팬 운석 구덩이.
쩌저적-
곧이어 얼음이 어는 소리와 함께 하단 LED엔 얼음 바닥처럼 보이는 효과가 연출됐다.
덕분에 무대 중앙에 선 청과 백야는 하얀 달을 밟고 선 듯한 모습이었다.
“헙!”
임팩트 있는 등장에 율무가 입을 틀어막으며 눈을 크게 떴다.
SNS 반응도 율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배배백야 헤메코 실화입니까ㅠㅠㅠ
–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 뒷머리 붙인 건가? 아니 이게 무슨.. 아이라인은 또 뭐고, 아니… 아니…. 아니…
– 너무 떨려서 토할 거 같아
– 이게 지금 나오는 사람이랑 같은 인물이라고??? (아방 백야 사진.jpg)
└ 잃어버린 애기를 찾습니다
– 등장하자마자 남돌 역대급 장발남 계보에 등극
– 이게 청순이야 섹시야 큐티야 퇴폐야 뭐야ㅜㅜ 하 진짜 장발남돌 교과서 만들 때 JAMA 백야는 필수 역사로 넣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마를 살짝 드러낸 백야는 허리까지 오는 흑장발 스타일로 등장했다.
어디 그뿐인가.
짙은 눈 화장에 회색 렌즈, 로우 포니테일까지. 그야말로 파격 변신이었다.
– 청이도 흑발!!?!?
– 흑발+반깐+올 화이트 착장=빛
– 같은 스타일링인데 한쪽은 달고 한쪽은 마라 맛이라 난 죽을 맛임 (청 백야 직찍.jpg)
└ 숨이 안 쉬어져요….
– 등장부터 찢었다
청과 백야는 서로 등을 진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두 사람을 천천히 클로즈업한 카메라가 막내즈의 비주얼을 원샷 고화질로 담아냈다.
반주가 시작되자 느릿하게 고개를 든 두 사람은 절도 있는 동작으로 안무를 시작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청은 백야의 목을 조르듯 움켜쥐었다. 그러나 백야는 크게 웨이브를 하며 청의 손아귀를 벗어났다.
같은 동작이지만 교차되는 안무가 이어지길 잠시.
하아아-
숨소리가 크게 들리며 이번에는 백야가 검지 끝으로 청의 턱을 들어 올렸다.
가슴이 밀쳐지듯 뒤로 멀어진 청이 댄서들 사이로 숨어들자, 카메라는 오롯이 백야의 차지가 되었다.
그 순간 백야가 머리끈을 풀며 요염하게 시선을 올렸다.
때마침 바뀌는 반주에 백야의 고개가 절도 있게 꺾였다. 검은 머리카락이 허공에 부드럽게 흩날렸다.
– 탐라 갑자기 왤케 조용해?
– 다들 JAMA 보러 갔어?ㅠㅠ
– 표정 연기 소름 끼쳐… 와…..
– 할 말을 잃음
– 백야 머리 풀어헤치면서 나올 때 사망. 저는 망자가 되었습니다
– 붉은 조명 때문에 염라st… 한번 마주치면 영혼을 팔 것만 같음 (백야 프리뷰.jpg)
– 막내즈 페어 댄스 너무 경이로워서 내가 말을 얹을 수가 없다… 보는 내내 미쳤다 밖에 안 함
– 백야 빡세게 춰서 볼 흔들리는 거 보고 기절ㅜㅜ
– 이렇게 대단한 걸 제가 무료로 봐도 되나요…
– ID는 스페셜 스테이지에 막내즈 내보내자 한 사람 연봉 5000% 인상해 드리길
– 근데 애기 춤 진짜 늘지 않았어? 보는 내내 우리 애 아닌 줄 알았다고ㅜㅜ
– 막내즈 춤 X나 잘 춰
– 청이가 백야 뒤에서 끌어안으면서 허벅지 쓰는 거 이거 유죄!! X나 유죄!!!!
– 아니;;;; 애기들이 이런 춤을 춰도 되는 거야? (동공 지진)
– 애들 춤도 춤인데 표정을 너무 맛깔나게 잘 지어서 소름 돋음 진심… 그리고 보컬 멤이 이 정도로 추는 건 레알 듣도 보도 못함
└ 천재 아이도류ㅠㅠ
– 표현력 미침… 오프닝 하랬더니 예술하고 들어감
– 민성이 혼자 기립박수 돌았냐고ㅋㅋㅋㅋㅋ 염병 토끼 팔불출 진짜ㅋㅋㅋ (민성 캡처.jpg)
– 그 나물에 그 밥ㅋㅋㅋ 형아들 다 일어남 (가수석 캡처.jpg)
– mc석에서 막내즈한테 쌍따봉 날리는 유연이 (유연 프리뷰.jpg)
– JAMA는 오프닝 스테이지 당장 고화질 240000K로 올려주시길. 당연히 개인 직캠에 비하인드도 있겠죠??
* * *
백야가 머리끈을 풀며 고개를 크게 한 바퀴 돌릴 때였다.
미칠 듯한 함성과 함께 상태창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칭호 이 활성화됩니다.]그러나 확인할 새도 없이 꺼져 버린 탓에 내용까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그게 뭐였지?’
무대 아래로 내려온 백야는 숨을 거칠게 내쉬며 시스템 알림을 확인했다.
[읽지 않은 알림 0개]“엥?”
“왜?”
물을 마시던 청이 입술을 훔치며 백야를 돌아봤다.
“아니, 나 아까 무대 할 때 뭘 본 것 같았거든? 근데 아무것도 없어.”
“몰… 봤는데?”
설마 귀신인가?
이 허약한 햄스터가 또 귀신을 부른 건가?
청의 눈동자가 정처 없이 흔들렸다.
반면 긴장한 청을 보며 의아해하던 백야는 몸을 기울여 친구의 귀에 손을 대고 속삭였다.
“상태창.”
“Really? 왜? 그게 모라는데?”
“못 봤어. 그래서 다시 확인하려 했는데 아무것도 없어.”
두 사람이 서로 귓속말을 하며 속닥거리는 바람에 막내즈를 마중 나온 성실은 병풍 신세가 된 지 오래였다.
그에게는 막내즈를 대기실로 데려가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원래는 빌의 일이었으나, 그의 동기는 배탈이 났는지 화장실에 간 뒤로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저… 멤버분들. 얼른 의상 교체하고 가수석으로 올라가셔야 하는데….”
성실이 용기 내 말했다.
“죄송해요. 야, 얼른 가자.”
백야가 청의 팔을 잡아당겼다.
청은 순순히 끌려가 주면서도 가늘게 뜬 눈으로 성실을 집요하게 노려봤다.
그러고 보니 리허설하랴, 밥 먹으랴, 햄스터 간식 챙기랴. 백야가 자고 있는 동안 성실이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을 멤버들에게 깜빡하고 알리지 못한 청이었다.
“햄스터야.”
복도를 걷던 청이 앞발을 슬쩍 잡아당겼다.
“왜?”
“나 할 말 있다.”
“무슨 말? 해.”
“지금은 가난하다.”
“……?”
햄스터의 머리 위로 물음표가 떠올랐다.
‘갑자기 왜 가난하지?’
곤란하다는 말을 잘못 말한 것이었으나, 이곳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유연이나 민성이 없었다.
백야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청은 햄스터가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음을 간파했다.
그에 앞발을 조금 더 세게 당기며 빠르게 귓속말을 전했다.
“아까 성신이 나한테 집 살 거냐고 물어봤다.”
“알아.”
잠에 취해서 대충 대꾸한 줄 알았는데 의외의 대답에 눈이 동그래졌다.
“모야. 그럼 빌도 알아?”
“뭣?!”
그러나 이어지는 폭로엔 엄청난 삑사리가 나왔다. 남다른 발성에 근처에 있던 시선은 모조리 두 사람을 향했다.
“하하! 아하하~ 얘가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너도 참.”
뾱!
팔뚝을 강타한 솜 주먹 때문에 청의 눈썹이 삐죽 올라갔다.
“Ouch! 나 왜 맞아?”
“야. 웃어.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따라와.”
청을 대기실로 이끄는 앞발이 그의 감정을 대변하듯 제법 거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