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409
제409화
* * *
– 데이즈의 데뷔 3주년을 축하합니다. 내일도 모레도 앞으로도 함께하자♥ (단체 사진.jpg)
– 가요대축제 큐시트 (사진)
– 내 뽀시래기들 언제 이렇게 커서 시상식 엔딩무대ㅠㅠㅠ
– 큐시트 뜨자마자 옆 동네 발작 버튼 눌린 거 개욱김ㅋㅋㅋㅋ 가요대전 시상식 음방 등은 데뷔 순서가 아닙니다~
– 자꾸 엔딩 무대 가지고 소속사 빨이라는 거 웃기지도 않음ㅋㅋ
– 대충 12시 되기 전에 켜면 되겠당
– 우아 애들 새해 카운트다운하고 무대 하나 보네
– ㅁㅊ 벌써 3주년이야?
12월 31일.
데뷔 3주년의 아침이 밝았다.
숙소는 아침부터 서로를 축하하는 인사와 포옹들로 사랑이 넘쳐 났다.
“햄스터야! 3년 축하해~”
“너도 축하해.”
막내즈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거실을 빙글빙글 돌았다.
“나도, 나도~”
잠이 덜 깬 눈으로 비척거리며 방을 나오던 율무가 막내즈에게 달려들었다. 그가 두 사람을 세게 껴안자 까르르 웃음 섞인 비명이 숙소 안을 울렸다.
“끄악!”
“아악! 찌그러진다!”
새벽부터 대단한 텐션들이었다.
배를 긁적이며 거실로 나오던 민성은 발치에 걸린 쿠션을 들어 세 사람에게 가볍게 던졌다.
툭-
“어이. 빨리 씻어. 남경이 형 오면 상태가 어떻든 바로 데리고 나갈 거라니까.”
까치집처럼 부스스한 머리에 눈곱도 못 뗀 상태로 샵에 끌려갈 수는 없었던 세 사람은 부리나케 욕실로 달려갔다.
잠시 후 도착한 남경은 나갈 준비를 마친 채 다소곳이 앉아 있는 멤버들을 보고 걸음을 멈칫했다.
하나같이 두꺼운 외투를 입거나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옷은 뭐야?”
야외 스케줄이 아닌 이상 대부분 실내에 머무르기 때문에 간단한 차림으로 이동하곤 했는데, 오늘은 평소와 달랐다.
“우리 내일 스케줄 없잖아. 오늘은 데뷔 3주년이기도 하고.”
“그렇지.”
민성은 본론을 말하기 전, 천천히 빌드 업 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12월 31일이고.”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공을 들여? 뭐, 어디 가려고?”
“당근 하지!”
청이 냉큼 긍정했다.
“어딜 가시려고요?”
덕진이 불안한 얼굴로 묻자 지한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바다 보러 가려고요.”
“해돋이요?”
1월 1일의 바닷가는 어딜 가나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그 인파가 많은 곳을 가겠다니, 매니저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안 돼요! 가시려면 저를 밟고 가세요!”
덕진이 바닥에 앉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청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
“Okay! 누워!”
“…느에?”
“밟고 가라며. 누워.”
“백야 니이임.”
덕진이 백야를 불쌍하게 올려다보자 햄스터가 그의 집사를 불러들였다.
“청, 장난치지 마. 저 형은 진짜인 줄 안단 말이야.”
“Sorry. 장난이었어.”
덕진의 맞은편에 쪼그려 앉은 청이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대답했다.
“당근히 덕진도 같이 가야지.”
“저도요?”
“남경도. 왜냐면 우리는 운전 못 하니까.”
뒷말은 안 하면 더 좋았을 것을….
이마를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민성이 청쪽이의 머리에 꿀밤을 놓았다.
“Ouch!”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자. 어?”
최근 빌의 사건을 겪으면서 민성의 훈육법은 조금 엄하게 바뀌었다.
따끔한 잔소리에 울상이 된 청은 어리광을 부리며 백야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햄스터어어.”
“이리 와.”
얼씨구?
그 집사에 그 반려햄을 보며 민성이 콧방귀를 뀌었다.
* * *
– 아무친!!! 가요대축제 데이즈 네컷사진ㅠㅠ 나도 애들이랑 찍고 싶다… (데이즈 네 컷 사진.jpg)
– 아직 무대 전인데 제야의 종 때문에 의상 강제 스포ㅋㅋㅋ (데이즈 퓨전 한복.jpg)
–
MC : 데이즈 민성 씨도 용띠라고 알고 있는데요. 새해에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으신가요?
민성 : 여기 계신 분들, 그리고 시청자분들 모두가 건강하셨으면 좋겠고요. 저희가 또 오늘이 데뷔 3주년 되는 날이거든요.
MC : 정말요? 너무 축하드립니다~
민성 : 하핫.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우리 나잉이 여러분과 함께 더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이때 귓속말하는 청)
민성 : 아. 햄스터도요.
청 : 아니이~ 햄야라고. 햄야랑 햄스터는 다르지!
└ 마이크에 목소리 다 들어옴ㅋㅋㅋㅋ 햄야가 햄스터라고 햄친놈아…
– 카운트다운 시작한다! 곧 새해!!
– 1월 1일!!!!!
– 새해 복 많이 받아 얘들아♡
– 내년엔 제발 앙콘 (기도하는 짤.jpg)
– 애들만 한복 의상이라 눈에 띄긴 띈다ㅋㅋㅋㅋ 서로 안고 방방 뛰는 거 너무 귀여워ㅜㅜ
– 다 같이 큰절 하기로 했나 본데 백야만 함ㅋㅋㅋㅋㅋ 새해부터 백야 몰이 (백야 프리뷰.jpg)
– 청이 율무한테 업히려다가 주르륵 미끄러지는 거 넘 귀여워ㅋㅋㅋㅋ 제발 누가 찍었다고 해줘ㅜㅜ
– 다 들어간다! 애들 곧 나오나 보다
– 가요대축제 시작하자마자 야화 유연 독무 미쳤나요 (동영상)
– 나잉이들 함성 미쳤다ㅠㅠ
– 방금 백야 고음 소름 돋았어;;
– 애들 망뮤에서 립싱크 웅앵웅하는 댓글 봤나 보네 쩝…
– 시원하게 라이브 인증하는 메보1 백야 + 키 그대로 이어받는 메보2 민성 + 애드리브로 뺨 후려치는 서보 율무의 콜라보
– 너무 편하게 올려서 이거도 립싱크 같겠지만 성량이 마이크 뚫고 나오는 중
└ 애기 쉬는 동안 노래 수련만 한 거 같은데;;
– 보컬 안정감 쩔어
– 데이즈는 마이크를 뚫어
– Winter vacation 듣고 있으면 내 맘에 눈이 내린다
– 21세기 연말 무대 최고의 엔딩 (꽃가루 백야 짤.gif)
– 애들이 손 엄청 열심히 흔들어줬어ㅠㅠ (동영상)
– 가요대축제 나잉이들 목 괜찮아요? 아니 무슨 함성이 고막 찢어지겠다고ㅋㅋ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대기실로 돌아온 멤버들은 입구에서 스태프들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데이즈가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
무대를 하기 전, 멋있게 벗어 던졌던 두루마기를 주섬주섬 껴입은 채였다.
얼른 일어나라는 성화에 못 이기는 척 일어난 멤버들은 가까이 있는 스태프들에게 다가갔다.
“실장니임~ 제 얼굴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시는 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 맘 알죠?”
율무가 스타일리스트 팀 실장을 안으며 애교를 부려 댔다.
“어우, 남자 새끼가 징그럽게. 좀 떨어져.”
“아잉~ 저 머릿발이잖아요.”
“네가 무슨 머릿발이야! 박박 밀어 버릴까 보다.”
“안 돼잉~”
율무를 밀어내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걸 보면 내심 좋아하는 눈치였다.
다른 멤버들도 대기실을 돌아다니며 스태프들 한 명 한 명과 포옹하거나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퇴근 준비를 끝낸 데이즈는 덕진과 남경의 차에 나누어 탔다.
벤으로 이동하면 좋겠지만, 사생이 따라붙을 수도 있다며 덕진이 제안한 방법이었다.
“Let’s go!”
데이즈가 향한 곳은 인천의 한 해수욕장이었다.
최대한 인파가 적은 곳을 찾다 보니 외딴곳으로 가게 됐다. 물론 그곳도 사람이 없을 거라곤 장담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차는 안 밀리네. 올 때 조금 막힐 것 같기도 하고.”
남경이 내비게이션 경로를 확인하며 능숙하게 운전했다.
“너희 안 피곤하냐? 한숨 자.”
“우리보다 형이 더 피곤하지.”
조수석에 앉은 지한은 지태와 지성에게서 번갈아 오는 전화를 무시하며 대답했다.
“아까부터 오던데.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
“안 받아도 돼. 집에 오라고 징징거릴 게 뻔해서.”
인천에 가는 중이라고 하면 지금 당장 뒤따라올지도 몰랐다.
아니. 그러고도 남을 인간들이었다.
조금 전, 메시지가 300개가 넘게 쌓인 가족 방을 생각 없이 눌렀다가 얼굴이 터질 뻔한 지한이었다.
거실에서 나잉봉을 흔들며 지한의 이름을 부르짖는 지태의 영상을 봤을 땐 핸드폰을 던질 뻔했다.
‘미친놈.’
지한은 생각만으로도 어질어질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너희 바다 가서 뭐 하려고. 해돋이 보게?”
남경이 뒷좌석에 탄 백야와 청을 백미러로 살피며 물었다.
“그냥요. 바다 좋잖아요. 해돋이도 볼 수 있으면 더 좋고요.”
“햄스터 바다 좋아해? 제주도에서도 가고 싶어 했잖아.”
“너 낮에 제주도 바다 안 가 봤지? 나잉봉이랑 색깔이 완전 똑같아.”
“Really?”
청이 핸드폰을 들어 제주도 바다색을 검색해 보았다.
“진짜네. 지한! 지한도 봐쏘?”
청이 조수석 등받이에 바짝 달라붙으며 핸드폰을 내밀었다.
“예쁘네. 그때 못 보고 와서 아쉽다.”
“다음에 가면 되지! 그치, 햄스터야.”
“으응….”
백야의 목소리가 떨렸지만 눈치챈 이는 없는 것 같았다.
잠시 후 도착한 해수욕장은 한산했다. 외진 곳인 데다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우와아~ 바다다아~”
차에서 내린 율무가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바다를 향해 뛰어갔다.
“야, 야! 들어가면 안 돼!”
“아악! 율무 니임!”
“안 들어가니까 걱정하지 마~”
적당한 지점에 멈춰 선 율무가 뒤돌아 웃으며 다리 한쪽을 높게 들었다.
“안 젖었어~ 당백아, 얼른 와 봐. 여기 조개 엄청 많아~”
“조개?”
“우리 키티, 형이 이거 잡아서 조개찜 해 줄까?”
막내즈를 놀리는 발언에 백야와 청의 눈썹이 삐죽 올라갔다.
“햄스터야, 저거 물어!”
“잡아.”
시선을 교환한 막내즈가 율무를 잡기 위해 동시에 내달렸다.
“한백야…!”
“야, 야. 멈춰!”
범상치 않은 기세에 지한과 유연이 뒤따랐다.
팀 내 연장자인 민성은 뛰고 싶지 않은 듯, 매니저들의 옆에 서서 고개만 절레절레 저었다.
“쯧쯧. 저것들은 언제 철들는지….”
어린 노무 자식들은 모래사장을 몇 바퀴나 돈 뒤에야 지쳐 쓰러졌다.
“더워어….”
백야가 외투를 벗으며 모래사장에 철퍼덕 드러누웠다.
찬 공기에 익숙해진 멤버들이 하나둘씩 외투를 벗어 던지자, 그것들을 주우러 다니는 건 민성과 매니저들의 몫이었다.
“이 염병할 놈들아. 옷을 이렇게 벗어 놓으면 누구보고 주우란 거니?”
“놔두면 우리가 주울 텐데. 땡큐.”
유연의 능청스러운 대꾸에 민성이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런데 형, 손에 그건 뭐야?”
“이거? 불꽃놀이 하는 거.”
“몬 놀이?!”
백야의 옆에 나란히 누워 있던 청이 몸을 벌떡 일으키며 관심을 보였다.
멤버들이 망아지처럼 뛰놀고 있을 때, 따뜻한 음료를 사러 근처 슈퍼에 들렀다가 사 온 것이었다.
“옛날 슈퍼라 그런지 이런 게 있더라고. 해 볼래?”
“우와 재밌겠다! 하자! 햄스터야 일어나.”
청이 백야를 일으키며 민성이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율무와 유연은 벌써 봉지를 뒤적이며 민성이 사 온 폭죽을 구경하고 있었다.
검은 봉지 안에는 스파클라와 분수 불꽃, 하늘로 불꽃을 쏘아 올리는 막대 폭죽이 있었다.
“밤비야, 이거 그거잖아. 반짝거리는 거.”
“해 봐.”
“지한아, 라이터 좀.”
율무가 손바닥을 내밀며 장난을 쳤다.
그러나 이를 다큐로 받아들인 지한은 당황한 듯 눈을 여러 번 깜빡이더니 이내 진지하게 답했다.
“나한테 라이터가 어디 있어.”
“너 담배… 아, 끊었어?”
율무가 2절까지 한 뒤에야 장난이었음을 눈치챈 지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주먹을 날렸다.
“윽.”
냥 펀치를 맞은 댕댕이는 가슴을 움켜쥐며 모래사장 위로 풀썩 고꾸라졌다.
“아, 좀. 아프게 때리지도 않았구만. 가만 보면 이 형은 엄살이 너무 심해. 형, 라이터 좀.”
그러나 유연마저 합세해 놀려 대자 또양이는 전의를 상실했다.
지한이 동생에게도 냥 펀치를 날릴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남경이 스파클라 하나에 불을 붙여 주었다.
“자, 자. 이거나 갖고 가서 놀아.”
불이 붙은 스파클라가 반짝이는 불꽃을 튀기며 예쁘게 빛났다.
그 모습을 보며 감탄하던 백야는 갑자기 바다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어어? 햄스터…!”
백야의 돌발 행동에 청이 뒤쫓아가려 했다.
그러나 백야는 무언가를 줍는 듯 자리에 멈춰서 허리를 굽혔다가 금방 멤버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모야?”
“이거.”
팔을 뻗으며 활짝 웃는 햄스터의 앞발엔 돌멩이 하나가 들려 있었다.
“율무 패게?”
청의 장난에 죽은 척 쓰러져 있던 율무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지한이 관심을 주기 전까지 일어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백야가 돌을 주워 왔다는 소식에 덜컥 겁이 난 모양이었다.
“아니. 그거 말고.”
바닥에 쪼그려 앉은 백야는 바닥에 크게 ‘나잉♡’ 이라고 적었다.
“이렇게 하면 우리 다 모인 거잖아. 그치.”
“Oh my god. 역시 천재 햄스터! 이거 NASA에서 잡아가면 어떡하지?”
겨울바람에 치맛바람이 펄럭이다 못해 날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