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430
외전 18화
는 연예인들이 군부대를 찾아 군인들의 훈련과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로, M사에서 야심 차게 기획한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안 PD는 대한민국 예능계를 대표하는 프로듀서이자 연출자로, 기획하는 것마다 대박을 터뜨려 모두들 그의 눈에 들고 싶어 했다.
그런 그가 새 출발을 하며 뽑은 예능 신예들은 아래와 같았다.
“내가… 아직 꿈을 꾸나?”
전역한 지 1달 만에 다시 훈련소를 눈앞에 두고 정신 승리를 하고 있는 소년천하의 성우와.
“호국… 요람?”
얼떨떨한 얼굴의 BB9 금일.
“아니, 잠시만요. 이런 이야기는 없었잖아. 매니저 어디 갔어요? 갔어? 진짜 갔다고? 야 이 악마들아!”
제작진을 향해 달려들며 악담을 퍼붓는 코미디언 현수.
“어? 백야야~”
아는 얼굴을 발견하고 해맑은 얼굴로 손을 흔드는 재욱.
“형! 혀엉! 나 데려가악!”
“오. 햄스터 엄청 빠르다.”
그리고 청과 백야가 안 PD 사단의 뉴페이스들이었다.
한편 남경을 쫓아 촬영장을 이탈한 개복치는 제작진의 손에 붙들려 다시 정문으로 돌아온 참이었다.
털썩-
세상을 다 잃은 사람처럼 주저앉은 백야의 옆으로 금일과 재욱이 다가서려던 그때.
“여러분들은! 지금 이 시간부로 논산 훈련소에 정식으로 입영했습니다. 환영합니다.”
어디선가 나타난 군인이 정문 앞에서 위압감 넘치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훈련병들은! 교관 앞에 2열로 정렬합니다.”
난데없는 불호령이 떨어지자 어수선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군 미필자인 재욱과 금일, 청이 눈치를 보며 굼뜨게 움직이는 동안, 군필자인 성우와 현수, 백야는 신속하게 교관 앞으로 달려갔다.
“신속하게 움직입니다!”
“저, 그런데 잠시만요. 제가 여기에 오려고 온 게 아니라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거든요?”
1열에 선 현수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 교관에게 스몰 토크를 시도했다.
“훈련병은 떠들지 않습니다!”
“아니, 제가 무슨 훈련병이에요. 민방위 2년 차인데.”
현수가 계속해서 툴툴대자 교관의 불호령이 다시 한번 떨어졌다.
“여러분들은! 지금 이 시간부로, 논산 육군 훈련소에 정식으로 입영했습니다.”
살면서 들은 말 중 최악이었다.
나란히 선 백야와 성우는 안색이 창백한 게 군대 PTSD가 온 것 같았다.
“지금부터! 계획된 장소로 이동하여 신체검사와 보급품을 지급받도록 하겠습니다. 조교 인솔!”
남자가 뒤돌아 소리치자 빨간 모자를 쓴 조교가 다가와 멤버들을 인솔했다.
처음엔 낯설어 보이던 풍경도 눈에 익기 시작하자 빛바랜 기억이 선명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띠바.’
백야는 이 스케줄을 누가 잡았는진 몰라도 돌아가면 제대로 복수해 주리라 다짐했다.
* * *
각종 신체검사와 군 보급품까지 받은 백야는 전투복으로 갈아입은 뒤 조교를 따라 생활관 바깥으로 나왔다.
“훈련병들은 정면을 바라보고 일렬로 정렬합니다. 실시.”
“실시!”
잠깐 사이 군기가 바짝 든 멤버들은 분대장의 호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어색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벌써 적응을 완료한 성우는 부동자세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출연진들보다 행동이 굼뜬 청을 챙기느라 백야는 더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이리 와.”
앞발로 청을 제 옆자리로 이끌자, 싱글벙글한 얼굴로 팔짱을 껴오는 탓에 시선만 집중됐다.
성우를 따라 상체를 꼿꼿이 세운 백야는 병아리의 날개를 냅다 쳐내며 눈치를 주었다.
“가만히 있어. 따라 해.”
“모야? 이거 모 하는 건데?”
다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청만큼은 아직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다.
그가 생글생글 웃으며 백야를 바라보자 다시 한번 불호령이 떨어졌다.
“200번 훈련병! 위치로.”
“???”
200번 명찰을 달고 있는 청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200번 훈련병, 위치로! 안 들립니까?!”
“너 부르시잖아. 얼른 나가.”
백야가 청의 등을 떠밀자 그가 엉거주춤 교관의 앞에 마주 보며 섰다.
“지금부터 200번 훈련병이 지휘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까!”
사전에 제작진의 요청이 있었던 부분이었지만, 출연진들은 알지 못했다.
여전히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하고 생글생글 웃고 있는 청을 보며 성우와 백야, 현수는 속으로 조졌다고 생각했다.
“대답 안 합니까?!”
“Okay!”
쿨하게 울려 퍼지는 외국어에 성우는 창백하게 질렸다. ‘저 새끼가 미쳤나’하는 눈빛으로 청의 뒤통수를 노려볼 뿐이었다.
당연히 그냥 넘어갈 리 없는 교관은 정색하며 무섭게 말했다.
“앉아.”
“앉아!”
성우가 크게 복창하며 무릎을 굽혀 앉았다. 청이 뒤를 힐끔거리며 따라 앉기 무섭게 다시 ‘일어서’라는 호령이 떨어졌다.
“목소리 크게 합니다. 알겠습니까.”
“Yes Sir!!!”
청이 복식 호흡으로 크게 외쳤다.
그러나 그의 대답 때문에 멤버들은 다시금 체력 단련을 받아야 했다. 다섯 번의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 그들에게 교관은 ‘관등 성명’을 알려 주었다.
“교관이 200번 훈련병을 지목하면 ‘예, 네’가 아니고 200번 훈련병 청청, 이런 식으로 크게 자신의 관등 성명을 댑니다. 아시겠습니까.”
“Ye, 네에!!! 200번 청청!”
“하아…. 앉아.”
계속되는 청의 실수에 멤버들의 하체 훈련 시간도 길어졌다.
긴 체력 단련 끝에 드디어 입소 신고를 마친 멤버들은 훈련장으로 이동해 제식 훈련을 시작했다.
군인의 기본자세인 경례, 걷기 등의 몸가짐을 배우는 시간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성우를 제외한 모두가 구멍이었다.
“엎드려!”
이번에는 앉았다 일어나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흙바닥에 앞발을 짚자 알맹이가 박혀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씨잉….’
연습실에서 춤 연습만 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인데, 백야는 제가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는지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바들바들-
몇 분 엎드려 있었다고 벌써부터 팔이 떨리기 시작했다.
“일어나.”
휘청-
패시브가 사라져도 하찮은 몸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까지 피해 보지 않게 정신 똑바로 차립니다. 알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제식 훈련이 끝난 멤버들은 생활관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군가 교육을 받은 뒤, 지급된 전투 식량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그리고 식사 후 이어진 생활관 교육까지 마치고 나서야 세면 및 취침 준비를 할 시간이 주어졌다.
“햄스터어…. 나 집에 가고 싶습니다….”
하루 종일 다나까 말투로 된통 깨지고 나니, 이제는 디폴트 값이 되어 버린 청이었다.
의기소침해진 청이 백야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치대자, 성우가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힘들어? 고생했다.”
“이거 꿈입니까, 성우?”
“꿈이면 좋겠다. 근데 넌 왜 말투가 로봇 같아졌냐.”
“군대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숙소에 가고 싶습니다. 민성 말 잘 들을걸….”
장난 한번 친 대가라기엔 너무 가혹한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눈을 뜬 채로 기절한 백야는 청이 칭얼거려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가온 재욱이 손을 튕기며 시선을 끌어 봐도 요지부동이었다.
“얘 죽은 거 아니에요?”
“모라고?!”
반려햄이 이상하다는 말에 집사가 곧장 반응했다.
그러나 진단 결과, 그의 햄스터는 단순히 졸린 거였다.
“No. 이거 잠 온다 지금. 햄스터야, 씻고 잡니다. 실시!”
“처엉….”
“왜. 씻겨 조?”
“……수작 부리지 마.”
* * *
한편 데이즈의 숙소.
눈을 뜬 지한은 텅 빈 침대를 발견하고 거실로 향했다.
그러나 그의 룸메이트는 거실에도, 부엌에도, 욕실에도 없었다.
‘운동 갔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핸드폰으로 문자를 남겨 보는데, 마침 민성이 나타나 조금 전의 저처럼 숙소를 돌아다녔다.
“지한아, 청이 못 봤어?”
“응. 왜?”
“얘가 아침부터 어딜 갔지?”
“방에 없어? 한백야도 안 보이던데. 둘이 나간 거 아니야?”
“뭐?!”
지한의 제보에 민성은 부리나케 방으로 달려갔다. 곧장 핸드폰을 낚아챈 그는 청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하! 요것들 또 몰래 나갔네. 보나 마나 대환이 형 집에 갔을 게 뻔하지.”
민성은 대환에게 전화를 걸며 거실로 향했다.
그러다 그가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떠올렸다. 대환이 그렇듯 민성도 아직 그가 군인이 됐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잠깐. 그럼 얘네가 갈 데가 어디 있지?”
한 놈도 아니고 두 놈이 동시에 사라졌다.
현재 시각 오전 7시.
이불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자리를 뜬 지 적어도 1시간이 넘었다는 뜻이었다.
“새벽부터 연습실에 갔을 리는 없고….”
턱 끝을 매만지며 은쪽이들의 행방을 추측해 보던 그는 고민할 것도 없이 남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 애들 없어졌는데 혹시 같이 있어?”
[애들? 막내? 같이 있었지.]아리송한 대답에 민성의 눈이 끔뻑거렸다.
[하도 말을 안 들어서 내가 어디 좀 팔아먹었어. 마침 좋은 제안이 들어와서.]“……어?”
이게 무슨 소리야?
인신매매…?
당황한 얼굴이 지한을 향했다.
민성의 심각한 얼굴을 발견한 지한이 입 모양을 벙긋거렸다.
‘왜?’
민성은 대답 대신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바꿔 주었다.
“어디다 팔았는데?”
[군대.]“……군대?”
순간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
남경의 대답을 금방 이해하지 못한 두 사람은 멍청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그러다 둘 중 좀 더 먼저 정신을 차린 지한이 다시 한번 되물었다.
“한백야 지금 어디에 있다고?”
[군대~ 원래 청이만 보내려고 했는데, 그놈이 백야 껌딱지잖냐.]애착 햄스터가 없으면 하루도 못 버티고 탈영할 것 같아서 세트로 들려 보냈다는 말에 두 사람은 동시에 대답했다.
“형. 지금 어디야?”
죽여 버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