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443
외전 31화
외전 7장. 물 만난 개복치
컴백과 동시에 음악 차트 1위를 휩쓸며 화려한 활동을 펼치던 데이즈.
이들은 어느덧 에임, 소년천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리까지 올라오게 됐다.
화려하게 컴백한 데이즈는 강렬한 콘셉트와 함께 아이돌 역사에 다시 새길 만한 패션을 선보이며 시장의 유행을 선도했다.
그리고 이런 인기와 대중성을 증명하듯 그들에게도 파격적인 제안이 들어왔는데….
“워터붐이요?”
백야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워했다.
워터붐이란 여름을 대표하는 음악 축제로, 축제에 참여한 아티스트와 관객이 물싸움을 하며 진행되는 대규모 콘서트였다.
2년 전, 에임의 군백기 전 마지막 완전체 활동 당시 찍힌 영상은 여전히 레전드로 손꼽히고 있었다.
“거기 나가면 다 벗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몸매에 자신이 없는 백야가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망설이자, 유연이 장난을 걸어왔다.
“다 벗고 싶어? 이상한 취미가 있네.”
“아니이~!”
제 말은 그런 게 아니란 걸 뻔히 알면서 일부러 저러는 거다.
눈썹이 삐죽 올라가자 유연이 보조개를 지으며 백야의 배를 장난스레 찔렀다.
“어우. 물렁한 것 좀 봐.”
“야!”
결국 폭발한 개복치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자 그는 웃음을 터뜨리며 순순히 당해 주었다.
그러나 평소보다 수위가 셌다.
바짝 약이 오른 백야는 유연의 상의를 벗기고 나서야 복수를 멈췄다. 졸지에 맨살을 드러내게 된 유연은 몸을 가리느라 급급했다.
“야, 너 미쳤어? 옷 내놔. 안 내놔?”
“가져가 보시든가~”
백야가 허공에 티셔츠를 흔들더니 반대편을 향해 휙 던져 버렸다.
“야 이씨…!”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유연은 자신의 옷을 줍기 위해 반대편으로 달려갔다.
“어우~ 유연이 몸 좋아?”
찰칵, 찰칵-
“찍지 마, 이 변태야!”
“SNS에 올려야지~ 나잉이가 이런 거 있으면 바로바로 공유해 달라고,”
탓!
잽싸게 달려온 유연이 율무의 핸드폰을 낚아채며 무시무시한 눈으로 노려봤다.
“아잉~ 장난이야.”
“올리면 죽어, 진짜.”
누가 들어올까 봐 허겁지겁 옷을 입은 유연은 백야의 머리 위에 꿀밤을 먹이고는 자리에 앉았다.
“아야! 처엉… 쟤가 나 때렸어.”
“너 모야! 싸움 잘해?!”
“너보단 잘해. 멍청아.”
“멍처…! 햄스터야. 아무래도 오늘 저거를 처리해야겠다.”
“찬성이야.”
막내즈가 유연을 노려보며 결의를 다지는데, 이번에는 남경의 꿀밤이 사이좋게 떨어졌다.
“아야!”
“Ouch!”
“형 말하고 있잖아. 너희가 7살이야? 왜 대화에 집중을 못 해.”
“그치만 저거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데…!”
청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무튼. 회사에선 너희 결정에 따르기로 했어. 시기가 좋아서 나가면 화제도 되고 좋겠지만 부담일 수도 있으니까.”
“부담될 게 있나?”
지한이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말하자 율무가 장난스레 감탄했다.
“오~ 자신 있나 봐?”
“꼭 벗으라는 법은 없잖아.”
“맞아. 벗기 싫은 사람은 안 벗어도 돼. 근데 너무 안 벗으면 좀 그러니까…. 그래. 너만 벗어라.”
남경이 율무를 가리켰다.
“에엥? 왜 나만?”
“그럼. 얘를 벗기리?”
남경이 백야를 눈짓할 때,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순간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는 게, 마음 한구석에 알 수 없는 반항심이 피어올랐다.
“제가 어때서요?”
남경은 대답 대신 백야의 배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굳이 까 보지 않아도 그 안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안다는 눈빛이었다.
“벗고 싶으면 벗어도 돼. 그런데 권장은 못 하겠다.”
그 말에 자존심을 크게 다친 개복치는 부릅뜬 눈으로 남경을 노려봤다.
그리고 결심했다.
‘두고 봐라, 인간들아! 아주 까아암짝 놀라게 만들어 주마.’
* * *
그리하여 백야는 팔자에도 없는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헬스장에 출몰한 개복치를 알아본 트레이너들은 그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오랜만에 나오셨네요?”
“선생님, 저 잠시만 귀 좀.”
“귀요?”
백야가 앞발을 까딱이자 트레이너가 몸을 숙여 주었다.
“저 워터붐 나가기 전까지 유연이 같은 복근 만들고 싶어요.”
“오~”
그러나 트레이너는 감탄만 할 뿐, 그 이후로 이어지는 말은 전혀 없었다.
“불가능할까요?”
“아니요. 의지가 중요하죠. 그런데 그게 언젠데요? 내년?”
“한 달이요.”
“오~”
이번에도 역시나 감탄사뿐이었다.
개복치의 몸을 빠르게 스캔한 트레이너는 불치병 판정을 내린 지 오래였지만 차마 말할 수 없었다.
“한 달… 이면 빠듯하긴 하네요.”
“제가 진짜, 막 매일매일 나와도요? 그래도 안 돼요?”
“매일 나오는 건 당연한 거고요.”
뭬야…?
운동을 매일 하는 게 어떻게 당연할 수가 있죠?
헬스장 출몰 5분 만에 개복치의 의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탈의실에서 환복을 하고 나온 율무가 생글생글 웃으며 자신의 티셔츠를 들치자 선명한 복근이 드러났다.
‘저, 저…! 재수 없는 놈.’
자신을 놀리는 게 분명했다.
지는 복근 있다 이거지.
“매일 나올게요!”
“흐음…….”
개복치의 작심삼일 전적을 아는 트레이너는 그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이번엔 정말 제대로 할 거예요?”
“네!”
기세 하나는 좋았다.
그래. 아무리 체력이 약하더라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지.
“좋아요. 한번 되는 데까지 해 봅시다. 그럼 식단부터 바꿔야 하는데, 요즘 식사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밥이요? 샐러드요.”
“앞으로 식단에서 풀은 빼세요. 회원님은 지금 감량이 아니라 증량을 하셔야 하는데 왜 그런 걸 드시고 계세요?”
“딱히 다이어트가 목적은 아니고 제가 좋아서 먹는 건데….”
“안 돼요. 바꾸세요.”
그렇게 극단 처방을 받은 백야의 식단은 상당히 놀라웠다.
‘사람이 어떻게 하루에 여섯 끼를…?’
식단표를 보는 동공에 영혼이 없어졌다.
“그럼 바로 운동 시작해 볼까요? 복근을 원한다고 하셨는데 그게 상체 운동만 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서요. 저희는 전신 운동을 할 거예요.”
결과적으론 제 손으로 무덤을 판 꼴만 되었다.
“일단 코어가 얼마나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볼까요? 플랭크부터.”
“플랭크요?”
“엎드려서 버티는 거요.”
아 그거? 알쥐 알쥐.
“끄읍. 끕…!”
당연히 1분을 넘기지 못했다.
“오~”
생각보다 충격적인 몸 상태에 트레이너는 이번에도 감탄사만 연발했다.
‘쓰읍…. 이거 힘들겠는데?’
회원의 의지가 상당해 보여서 가능할 수도 있다고 대답한 거였는데…. 말실수를 한 걸지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좋아요. 예상대로 코어가 하나도 없으시네요.”
“허억. 헉. 느에?”
“평소에 춤은 어떻게 추시는 거예요? 콘서트하고 몸살 안 났어요?”
몸살? 당연히 났다.
쓰러졌던 거 같기도 하고…?
물론 그때는 패시브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백야는 ‘이번엔 다르다’고 주장했다.
“오~”
트레이너는 당연히 믿지 않았다.
플랭크 1분에 대자로 뻗어 버린 개복치는 산소 호흡기가 필요해 보였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운동을 하던 율무가 물통을 들고 달려와 생명수를 공급해 주었다.
“헉! 너 괜찮아?!”
“이 정도는 허억, 꺼, 껌이지.”
“아닌 것 같은데…. 너 지금 얼굴이 창백해. 무리하는 거 아니야?”
고작 플랭크 1분을 버텼을 뿐인데 ‘무리’라는 단어가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멤버의 호들갑까지 더해지자 트레이너는 후회가 밀려왔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나?’
트레이너 인생 최대 위기!
종이를 인간으로 만들어야 하는 불가능에 도전하게 됐다.
* * *
“하나만 더.”
“끄윽!”
“마지막.”
“끄앗!”
“진짜 마지막!”
“끄아아악!”
3일이면 나가떨어질 거라 예상했던 종이는 그래도 의지가 대단했다.
“오케이~ 끝.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요.”
죽기 직전까지 몰아붙인 뒤에야 개복치를 놓아준 트레이너는 당근 대신 초코바를 내밀었다.
“고생하셨어요. 이거 드세요.”
철퍼덕-
그러나 받아 들 힘이 없었다.
납작 엎드려 숨만 겨우 쉬던 개복치는 수명이 절반으로 깎인 기분이었다.
“선생니임…. 저 집에 걸어서 못 갈 것 같아요.”
“아니요. 걸을 수 있어요.”
“후엥. 아니에요. 오늘은 진짜 못 걸어요. 그래서 말인데 율무 언제 와요?”
“글쎄요. 올 때가 되긴 했는데. 숙소에 같이 있다가 나온 거 아니었어요?”
“저는 스케줄 끝나고 바로 온 건데요?”
그때 호랑이가 자동문을 열며 등장했다.
“어? 당백이 먼저 와 있었네~?”
“율무차다!”
“뭐야. 나 기다렸어? 엄청 반겨 주네. 근데 너 진짜 워터붐에서 상탈이라도 하려고? 뭘 이렇게 열심히야.”
‘탈것’의 등장에 백야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가까이 오라는 듯 앞발이 까딱이자 율무가 좋다며 금세 다가왔다.
“왜에~? 나 보고 싶었어?”
“야. 돌아 봐. 빨리.”
“돌아?”
“등 대 보라고 등.”
대자로 뻗어 있는 백야 때문에 무릎을 굽혀 쪼그리고 있던 그는 뒤뚱뒤뚱, 오리걸음으로 뒤를 돌았다.
그러자 이내 등 뒤로 무게가 실린다 싶더니 앞발이 제 목을 감싸 안았다.
“어엉?”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의아해하기도 잠시.
툭툭-
율무의 어깨를 두드린 앞발이 앞을 가리키며 외쳤다.
“출발!”
“아~ 출발~!”
쥐가 사람을 조종하고 있었다.
현실판 라X뚜이를 직관하게 된 트레이너는 조금 당황했다. 시키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너무 자연스러운 이 상황.
이상한 인간 둘 사이에 있으니 정상인이 이상해지는 놀라운 마법이 펼쳐졌다.
“쌤~ 저 얘 차까지만 실어주고 올게용!”
율무의 등에 업힌 채 선생님께 인사를 드린 개복치는 그렇게 사라졌다.
* * *
뜨거운 태양. 비명에 가까운 함성 소리. 허공을 가로지르는 시원한 물줄기.
한 달을 악으로 깡으로 버티던 개복치에게 드디어 D-DAY가 다가왔다.
“와아아악!”
낮부터 시작된 광란의 축제는 어느덧 데이즈의 차례를 앞두고 있었는데, 무대 못지않게 백스테이지 또한 마지막 준비로 분주했다.
그리고 여기, 오늘따라 유독 조용한 한 사람이 있었다.
말없이 눈알만 굴리는 백야를 보며 다들 그가 노출을 걱정하는 거라 생각하는 듯했지만, 사실은 그 반대였다.
흑심을 품은 개복치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