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446
외전 34화
외전 8장. 결혼식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던 어느 주말. 데이즈의 숙소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햄스터! 지한은?”
“새벽에 먼저 나갔어.”
“왜? 우리랑 같이 안 가고?”
“신랑은 결혼식 전에 하객들한테 인사도 하고 해야 해서 조금 일찍 가야 해. 우리는 시간 딱 맞춰서 갈 거잖아.”
“지한 내 건데….”
청이 입술을 삐죽이며 아쉬워하자 지나가던 유연이 콧방귀를 끼며 비웃었다.
“너는 좋아 보이면 다 네 거냐?”
“당근 하지! 근데 너는 내 거 아니야.”
“듣던 중 제일 반가운 소리네.”
아침부터 투닥거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 백야가 눈치를 보는 사이, 아니나 다를까 거실에서 민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싸우니?”
멤버들이 입을 셔츠를 다리고 있던 그는 스팀다리미를 들어 칙! 수증기를 분사했다.
무언의 협박이었다.
“No. 유연 내 거야.”
“아. 소름.”
유연이 몸을 부르르 떨며 팔을 쓸어내렸다.
“민성 봤지? 이거가 잘못이야. 유연 호국 요물에 보내야 한다. 그러니까 신청해 조.”
“요람이겠지. 요물은 너고.”
민성에겐 꼬리를 바짝 내린 청은 유연을 은근히 긁어 댔다.
현재 스코어 1 대 1.
마지막으로 한 방을 더 먹이는 사람이 승자였으나, 토끼의 부릅뜬 눈앞에서 두 사람은 무력하기 그지없었다.
“셋 샐 테니까 빨리 각자 셔츠 들고 가서 준비하고 나와. 곧 성실이 형 올 시간 됐어. 하나, 둘….”
호다닥!
두 은쪽이는 각자의 방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동생들을 챙기던 민성은 이내 율무가 너무 조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율무야! 아직 자냐!”
숙소가 쩌렁쩌렁하게 울릴 만큼 크게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결국 다리미를 내려놓으며 방으로 향하려던 그때, 조용히 방으로 도망쳤던 백야가 고개를 내밀었다.
“뭐라고? 나 불렀어?”
“아. 너도 나온 김에 셔츠 가져가.”
민성이 다려 놓은 셔츠를 내밀자 햄스터가 쪼르르 달려와 받아 갔다.
“애기야, 가면서 율무 일어났나 볼래?”
“응.”
순순히 대답한 그는 이번엔 율무의 방으로 달려갔다.
똑똑-
노크를 하고 문고리를 돌리려는데, 마침 문이 벌컥 열리며 거대한 가슴이 눈앞에 나타났다.
“악! 더러워!”
뾱!
이유도 모르고 솜 주먹을 맞은 율무는 가슴을 쥐며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헉. 괜찮아? 미안. 네가 갑자기 가슴을 들이미니까.”
제가요?
율무가 억울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자 백야가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미안.”
“괜찮아~ 사실 하나도 안 아파.”
“뭐?”
“장난 좀 쳐 봤어.”
연기를 그만두고 자리에서 일어난 율무는 백야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개구지게 웃었다.
“아직 준비 하나도 안 했네~ 얼른 가서 하고 나와. 지한이 보러 가야지.”
“하려고 했어.”
율무를 힘없이 밀친 백야는 ‘너 때문에 괜히 시간 낭비만 했다’며 방으로 돌아갔다.
단정한 수트 차림의 율무는 모자를 눌러쓰며 소파에 앉았다.
“율무 1등이용~”
“뭐야? 조용해서 자는 줄 알았더니.”
“그냥 좀 일찍 일어났어. 기분이 이상해서.”
율무가 볼을 긁적이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왜? 지한이가 이상하면 몰라도.”
“몰라~ 형 뭐 더 다려야 해? 내가 할게. 이리 줘.”
“아니야. 다 했어.”
민성은 마지막으로 다린 자신의 셔츠를 챙겨 방으로 돌아갔다.
잠시 후 말끔한 차림으로 나타난 성실과 함께 멤버들을 기다리던 율무는 햄야의 케이지 위에 놓인 청첩장을 집어 들었다.
“왜 그러세요?”
“그냥요. 지한이가 사고 칠 줄은 생각도 못 해서.”
“하하…….”
성실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숨 막혀.
* * *
서울의 한 호텔.
짙은 네이비 색 수트를 입은 지한이 가슴에 꽃을 달고 하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여기가 막내아들? 너무 잘생겼네~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지태와 지성의 곁에 나란히 선 지한이 연신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다. 푸른색 저고리를 입은 지한의 어머니는 세 아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잃지 못했다.
“큰애가 먼저 갈 줄 알았는데. 작은애가 먼저 가네?”
“그렇게 됐어. 큰애는 내년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안부를 주고받던 어머니는 멀리서 다가오는 친척을 발견하자 얼굴에 또 한 번 화색이 돌았다.
반대로 지한은 긴장이 풀리지 않는지 계속해서 침을 삼켰다. 손님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어휴, 정말. 밖에 기자며 경호원이며 사람이 왜 이렇게 많다니? 다 지한이 보러 온 사람들이지?”
“…….”
지한이 눈치를 보며 조용히 입을 다무는데, 갑자기 인파가 갈라지며 주변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자 북적이는 하객들 사이로 익숙한 머리통 하나가 보였다.
“나율무!”
아군의 등장에 손을 들어 이름을 외치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미친. 데이즈다.”
“연예인 아니야? 백야가 왜 여기에 있어?”
“신랑 동생이 데이즈잖아.”
“진짜?!”
그렇다.
오늘은 지한의 둘째 형인 지성의 결혼식 날이었다.
경호 겸 매니저를 셋이나 대동하고 나타난 데이즈는 곧장 신랑 측 축의대로 향했다.
“형님~ 결혼 축하드립니다.”
율무가 활짝 웃으며 지성에게 손을 내밀었다.
“오셨어요? 다들 와 주셔서 감사해요.”
“더 일찍 오고 싶었는데 제가 아는 누가 사고를 치는 바람에~”
그렇지 않아도 눈칫밥을 먹느라 배가 부른데 율무까지 가세하자 지한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나 죄인은 말이 없어야 하는 법.
며칠 전, SNS에 실수로 지성의 청첩장을 올려 버린 지한은 모두에게 죄인이었다.
“됐어. 지한이가 제일 속상할 텐데. 형, 결혼 축하드려요.”
“고맙다, 백야야.”
“제가 이따 축가 더 열심히 부를게요. 지한이 너무 뭐라 하지 마세요.”
백야의 애교에 곁에서 대화를 듣던 사람들의 광대가 절로 올라갔다.
“저기, 우리도 슬슬 들어가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인파가 더욱 몰리자 남경은 이만 자리를 정리해야 할 것 같다며 나섰다.
“그래. 먼저 들어가 있어. 안에 이름표 놓여 있을 거야. 나도 인사하고 자리로 갈게.”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민폐를 끼칠 수는 없었기에 멤버들은 서둘러 식장으로 이동했다.
물론 그 안에서도 편하진 않았다. 물밀듯이 들어오는 사진 요청 때문이었다.
그러나 참석을 결정한 순간부터 이렇게 될 거란 걸 예상했기 때문에 멤버들은 기쁜 마음으로 하객들의 요청을 모두 들어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곧 결혼식이 진행된다는 안내가 이어졌다. 멤버들을 안쓰럽게 지켜보던 매니저들이 나설 시간이었다.
“네. 여기까지만 할게요~ 곧 예식이 시작될 것 같아서.”
자리로 돌아온 멤버들은 잠깐 사이 녹초가 되어 있었다.
“백야 괜찮냐?”
“저 광대에 경련 날 것 같아요.”
백야가 볼을 문지르며 얼굴을 찌그러뜨렸다. 그러다 멀리서 다가오는 지한을 발견하곤 팔을 번쩍 들었다.
“지한아!”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리자 지한이 금세 발견하고 다가왔다.
“미안. 아까 잠깐 봤을 때 사람들이랑 계속 사진 찍어 주는 것 같던데.”
“괜찮아. 이럴 때 멤버 써먹는 거지.”
지한이 미안해 죽을 것 같다는 얼굴로 바라보자 청이 지한의 볼을 찌르며 개구지게 웃었다.
“왜? 난 재밌었는데. 지한, 우리 와서 좋아?”
“당연히 좋지. 고맙고.”
“그치? 지한이 좋으면 나도 좋아. 하나도 안 힘들어.”
청의 마음씨에 감동 받은 지한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결혼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식은 식사와 함께 진행됐는데, 신랑 신부 입장이 끝나자 테이블로 음식이 차례대로 놓이기 시작했다.
“오! 여기 엄청 좋다. 나중에 남경도 여기서 해라.”
“난 돈 없어 인마.”
“왜? 내가 해 줄게. 여자 친구만 만들어. Oops. 그게 제일 어렵나?”
“너 이 자식….”
남경이 청을 응징하기 위해 손을 뻗자 그가 까르르 웃으며 몸을 피했다.
결혼식은 어느새 양가 아버님들의 축사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그때, 어디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훌쩍-
“????”
지한이 고개를 돌리기 무섭게 율무와 눈이 마주쳤다. 그도 소리의 원인을 찾는 중인 것 같았다.
그리고 유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 울어?”
그는 당황한 얼굴로 백야를 살피는 중이었다.
“아니야. 앙 우러. 훌쩍.”
“콧물이나 닦고 말하든가…. 왜 네가 울어? 지한이 형도 가만히 있는데.”
“후엥….”
그 말에 턱에 호두를 만들며 꾹 참고 있던 백야가 결국 눈물샘을 터트려 버렸다.
뿌애앵!
“몰라! 슬프자나아아.”
개복치가 오열하자 테이블을 힐끔거리는 시선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뭐야? 울어?’
‘백야 아니야?’
‘야, 저기 봐. 운다.’
듣고 싶지 않아도 소곤거리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그에 남경은 눈가를 짚는 척 얼굴을 가렸다.
‘정말 가지가지….’
너무 부끄러웠다.
* * *
결혼식이 끝나자 SNS에도 데이즈의 목격담이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개중 가장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은 글은 단연 백야의 목격담이었다.
– 축가 폼 미쳤다 (동영상)
– 지인한테 들었는데 백야 울었다며ㅋㅋㅋㅋㅋㅋ 백야 울어서 청이도 울먹거렸다던데
└ 애기냐고ㅜㅜ 친구 운다고 따라 울게ㅜㅜㅜ
└ 그래서 매니저가 데리고 나갔대ㅋㅋㅋ 밖에서 막내즈 둘 세워놓고 “뚝!” 이러고 있었다고ㅋㅋㅋㅋㅋ 미치겠다 별들아
– 애들 사진 엄청 올라오네,, 또 나만 저기 없었지?
– 코 빨개져서 축가 부르는 백야 좀 보세요 (동영상)
└ 그 와중에 또 혼자 CD 먹었네
– 백야 울 때 율무가 동영상 찍었다는 말도 있던데 사실이면 제발 풀어주세요ㅠㅠㅠ
– ㅁㅊ 율무가 진짜 동영상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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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E_Official]축하합니다!
당신은 물 복숭아의 행운을 받았습니다~ (속눈썹에 눈물방울 달고 ‘찍디 마아’하면서 훌쩍이는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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