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455
외전 43화
* * *
오늘은 ID의 새 보이그룹인 문스톤의 데뷔 쇼케이스 날이었다.
공연 시작 시간이 되자 모든 빛이 사라지며 콘서트홀은 어둠으로 뒤덮였다.
그 순간 무대 위로 천천히 떠오르는 보름달 하나.
달빛이 무대를 비추자 커다란 조형물 앞에 선 여섯 명의 인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문스톤의 등장이었다.
조명이 밝게 비추자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온 멤버들이 안무 대형을 갖췄다.
다른 멤버들보다 조금 더 앞에 선 지호가 뒤를 힐끔거리며 긴장한 티를 냈다.
이내 데뷔곡인 의 MR이 재생되며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됐다.
수백, 수천 번을 연습한 무대를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
최대한 능숙해 보이려 노력하고 있었으나 긴장감에 굳어 버린 표정은 어쩔 수 없었다.
한편 문스톤의 데뷔 쇼케이스 진행을 맡게 된 백야는 무대 아래에서 후배들의 첫 공연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긴장했네.’
자신의 데뷔 무대도 아닌데 큐카드를 쥔 앞발에 땀이 찼다.
꾸욱-
허벅지에 손바닥을 문지르며 초조하게 지켜보던 백야는 이내 무대가 끝나자 기자와 팬들 앞에 섰다.
[백야 : 안녕하세요~ 문스톤의 데뷔 쇼케이스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백야 : 저는 오늘 진행을 맡게 된 데이즈 백야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데이즈가 신인이던 시절, 에임이 돌아가며 품앗이를 해 주던 것처럼 데이즈도 어느새 그런 연차가 됐다.
무대가 잠시 암전된 사이 문스톤 멤버들은 백스테이지로 내려갔는지 무대 위엔 백야뿐이었다.
[백야 : 쇼케이스라는 자리가 참 떨리고 부담이 되는 자리인데요. 그럼에도 멋진 무대를 보여 준 문스톤 멤버들에게 박수 부탁드립니다.]백야의 멘트에 공연장에 함성 소리가 가득 울렸다.
[백야 : 이렇게 멋진 무대를 보여 준 후배들을 보니까 제 데뷔 무대가 새록새록 떠오르는데요.] [백야 : 저는 그 겨울을 아직도 잊지 못하거든요.] [백야 : 지금도 가끔씩 멤버들이랑 그때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아마 문스톤에게도 오늘이 그런 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본인 때는 한파에 야외무대였는데, 다들 얼마나 긴장했는지 추위도 느끼지 못했다며 과장을 조금 보태어 말했다.
[백야 : 그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단체로 외투를 벗고 올라갔는데 자신만 감기에 걸렸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며 농담했다.
[백야 : 그만큼 오늘 이 자리는 멤버들에게도, 또 이곳을 찾아와 주신 팬 여러분께도 뜻깊은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백야 : 자, 그럼. 이제 오늘의 주인공들을 무대 위로 모셔 보도록 하겠습니다.] [백야 : 가요계에 떠오른 새로운 희망. 문스톤을 소개합니다. 나와 주세요~]무대 위로 올라온 문스톤 멤버들은 정면을 향해 처음으로 팀 구호를 외치며 인사했다.
[백야 : 이야~ 너무 잘생겼어요. 저희 팀도 긴장해야 될 것 같은데요?]백야가 농담하자 멤버들이 일제히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부정했다.
유앱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쇼케이스를 시청하고 있던 나잉이들은 백야의 꼰대 상사 같은 발언에 웃음으로 채팅창을 도배했다.
단체 인사에 이어 개인 인사까지 모두 끝나자 무대 위로 의자가 준비됐다.
[백야 : 인사만 했을 뿐인데 반응이 너무 뜨겁습니다~]오늘 멤버들이 준비한 게 많다며 마지막까지 이 텐션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한 백야는 첫 번째 코너를 진행했다.
[백야 : 오늘 팬분들을 처음 뵙는 자리잖아요? 아마 궁금한 게 많으실 것 같은데, 제가 그래서 몇 가지 질문을 준비해 봤어요.]백야가 큐카드를 넘기며 첫 번째 질문을 읽었다.
[백야 : 문스톤 멤버들 중 첫인상이 가장 강렬했던 멤버를 한 명만 뽑는다면? 태인 씨.]질문을 받은 태인이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며 이어 마이크를 잡고 대답했다.
[태인 : 어… 저는… 지호요.] [태인 : 얼굴은 너무 아기인데 키가 연습생들 사이에서 제일 컸어요. 그래서 처음엔 형인가? 동생인가? 엄청 헷갈렸어요.] [백야 : 지호 씨 키가 어떻게 되시죠?] [지호 : 저 지금 180cm요.] [백야 : 잠시만요. 180cm요? 지금 15살 아니에요?] [지호 : 맞아요.]지호가 저보다 크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막상 숫자로 들으니 충격이 큰지 백야는 입을 벌린 채 멍하니 굳어 버렸다.
[지호 : 괜찮으세요? 혹시 제가 무슨 실수를…?] [백야 : 네? 아니요. 너무 놀라서요. 저희는 웬만하면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겠어요.] [지호 : 안 돼요오….]백야가 선을 긋자 지호가 입술을 삐죽이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백야 : 그럼 승훈 씨는요?] [승훈 : 첫인상이요?] [백야 : 네.] [승훈 : 음~ 저는 재휘요. 일단 몸이 너무 좋고요.]승훈의 발언에 공연장에 함성이 쏟아졌다.
[백야 : 팬분들이 또 이런 거 좋아하시거든요. 저도 한 복근 하는 사람으로서~]백야가 날조를 하려 하자 댓글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 후배들 앞이라고 센 척하는 거 좀 봐ㅠㅠ 귀여워 죽겠네
– 그래봤자 복숭아 배인 거 다 알아~~~ 말~랑~
– 며칠 전에 청이가 유앱에서 다 말했는데? 햄스터 배에 아무것도 없다고ㅋㅋㅋㅋ
[승훈 : 그리고 너무 잘생겼잖아요. 세상에 이렇게 잘생긴 사람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재휘 : 아이참~ 부끄럽네요.]재휘가 손등으로 볼을 꾹꾹 누르며 쑥스러워했다.
[백야 : 이어서 두 번째 질문드리겠습니다. 연습생 생활을 버티게 해 준 나만의 롤 모델이 있다면? 지호 씨.] [지호 : 데이즈 백야 선배님이요.]망설임 없는 대답에 당황한 건 오히려 백야였다.
[백야 : 아니요, 저 말고요. 편하게 말씀하셔도,] [지호 : 정말 선배님이에요. 선배님이 제 어린 시절이었고 제 미래예요.]지호의 고백에 크게 감동 받은 듯 백야의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백야 : 지호 씨이……. 아니, 왜 그런 말씀을 이런 자리에서…. (울먹)]백야의 턱에 호두가 자라났다.
[태인 : 저희는 정말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매일 듣던 이야기라서 …. 질문하실 때부터 지호의 대답을 예상했어요.] [지호 : 저는 정말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제 유일한 롤 모델이라며 다시 한번 쐐기를 박는 지호의 모습에 백야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뿌애앵!
그래도 자리가 자리인 만큼 최대한 감정을 자제한 개복치는 훌쩍이며 얼른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백야 : 다음 질문임미다. 훌쩍. 연습생 때 처음 들은 칭찬은? 하야토 씨.] [하야토 : ‘한국인 같다’요.]백야의 뭉개진 발음과 하야토의 센스 있는 대답에 공연장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야토 : 저는 누가 봐도 일본인이잖아요. 그래서 처음 회사 들어갔을 때 친구들이 일본어로 자기 이름을 알려 주는데.] [하야토 : 제가 한국어로 대답하니까 다들 눈이 이렇게 됐어요. 그리고 선생님도 저 한국어 잘한다고 칭찬해 줬어요.] [백야 : 그럼 한국어를 일본에서부터 공부하셨던 거예요?] [하야토 : 네. 한국에서 데뷔하려고 태어날 때부터 공부했어요.]하야토는 문스톤의 예능 담당 멤버인 것 같았다.
신인이라 그런지 대답이 날것 그 자체인 게 신선했다.
[쟌 : 연습할 때나 무대에서나 팀워크가 좋아서 공연할 때는 정말 하나가 되는 것 같고.] [쟌 : 다들 밥에 진심인 친구들이라 메뉴 정할 때, 신기하게 지금까지 한 번도 메뉴가 통일되지 않은 적이 없어요.] [백야 : 우와~ 정말요? 저희는 맨날 싸우는데. 진짜 싸우는 건 아니고 샐러드 파랑 밥 파로 나뉘어요.]백야는 저와 민성이 샐러드 파고 나머지는 강경 밥 파라고 했다.
[백야 : 아. 잡식성이신 분이 한 분 계시긴 하네요. 율무라고, 이 친구는 사실 먹는 거라면 다 좋아해요.] [쟌 : 저도 먹는 건 다 좋아해요.]백야는 쟌에게 율무와 결이 잘 맞을 것 같다며 조만간 자리를 만들어 보겠다 약속했다.
[백야 : 네. 그럼 이쯤에서 다음 무대를 만나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멤버분들은 무대 준비를 위해 잠시 내려가도록 하겠습니다.] [백야 : 그동안 저희는 뭘 할 거냐면요.]이때 관객석에서 ‘애교’라는 팬의 소리가 들려왔다.
[백야 : 애교요? 알겠습니다. 이따 멤버들이 다시 무대 위로 올라오면 제가 시켜 드릴, 아. 저요?]뒤늦게 팬의 말을 이해한 백야가 앞발로 자신을 가리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백야 : 에이~ 저는 안 돼요. 데이즈 쇼케이스였으면 했을 텐데, 오늘은 문스톤의 쇼케이스니까~ 아쉽당.]팬들과 밀당을 하던 백야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배시시 웃었다. 그러면서도 은근슬쩍 볼 하트를 만들어 주었다.
[백야 : 그럼 저희는 다음 무대를 기다리는 동안 준비한 영상 시청할게요.]* * *
– 이게 바로 7년 차 아이돌의 노련미 (동영상)
– 밀당의 달인 (볼 하트 백야.gif)
– 얘 원래부터 팬들 조련 잘하는 거로 유명했잖아ㅋㅋㅋㅋ 본투비 끼쟁이
– 데뷔 초에는 어색해하기라도 했는데 연차 쌓이고 나서는 노련미+자신감까지 붙어서 그냥 천년의 끼쟁이로 거듭남
– 얘는 팬들이 뭘 좋아하는지 너무 잘 알아ㅋㅋㅋㅋㅋㅋ
– 후배 데뷔 쇼케이스 진행하다가 물복 터짐 (동영상)
– 문스톤 쇼케 후기 : 애들이 귀엽고 무해하다
– 문스톤 멤버 전원이 무슨 신내림 받은 것처럼 춤추고 라이브를 하는데 경이로울 지경 (동영상)
– 진짜 선후배 관계성은 ID가 제일 흥미로운 듯
└ 에임부터 내려온 유구한 역사
– 아 문스톤은 모르겠고 백야 오라버니 솔로 앨범이나 빨리 나왔음 좋겠다고요
– [단독] ‘에임부터 데이즈까지’ ID 단합 대회 실시, 3박 5일간 하와이서 비전 논의한다
└ ???
– 뭔데 갑자기? 웬 워크숍?
– 원래 가수들이 저런 거도 가?
– (인용) 뭔데 이게??
회사의 깜짝 워크숍 공지로 ID 소속 팬덤은 발칵 뒤집혔다.
에임도 완전체로 돌아온 데다 새로운 보이그룹까지 데뷔해서 무언가를 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게 밑도 끝도 없는 워크숍일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황스럽기는 아티스트 또한 마찬가지였다.
“해외 워크숍이요?”
그게 뭔데?
연습실로 출근한 멤버들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반면 어쩐지 들떠 보이는 성실은 제가 아는 최대한의 정보를 내놓았다.
“원래는 하반기에 갈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당겨졌나 봐요. 저희 예정된 하반기 일정이 너무 빠듯해서.”
“가면 뭐 하는데요?”
성실은 지한의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들려주지 못했다.
“글쎄요…. 사실 저도 워크숍은 가 본 적이 없어서.”
그때 핸드폰으로 워크숍을 검색해 본 청이 시무룩한 목소리로 답했다.
“Eww. 전문적인 기술 또는 아이디어를 시험적으로 실시하면서 검토하는 연구회 및 세미나. 몬 말이냐 이게. 가기 싫어!”
딱 봐도 고리타분하고 지루해 보이는 일정에 청이 와락 얼굴을 구겼다.
“저희 여름에 단체 콘서트도 있잖아요. 그전에 아티스트들끼리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대표님의 큰 그림이 아닐까요?”
성실이 최대한 청을 달래 보려 애썼다.
“난 다 친한데?”
청이 억지를 부리자 유연이 한심한 눈빛을 보냈다.
“너 세이렌이랑도 친해? 강현 선배님은? 로즈데이, 글래시, 문스톤은?”
“이이…!”
친한 사람이라고 해 봤자 대환과 에임 선배님이 전부였던 청은 눈썹만 삐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