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459
외전 47화
* * *
한편 대환의 복숭아를 서리한 청은 쇼핑 거리로 도망쳐 나온 참이었다.
“우하하! 카드랑 핸드폰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지!”
해변을 벗어나기 무섭게 곧장 관광 안내소로 향한 청은 직원과의 스몰토크 끝에 한 관광 상품을 추천받았다.
[Aloha Fantastic Honeymoon Package♡]아무리 영어 울렁증이 있다지만 백야가 이 정도도 못 읽는 바보는 아니었다.
‘판타스틱 허니문…?’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그 단어가 맞았다.
“이게 뭐야?”
“우리 이거 할 거야! 라스트 원이래. 완전 럭키~”
럭키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얼굴을 찌푸린 백야가 청의 손목을 잡아 안내소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이 자꾸 저희를 쳐다보길래 처음엔 ‘알아보나?’ 싶어서 팬 서비스 차원으로 웃어 주었다.
그러자 직원이 뭐라고 했던가.
“우리는 너희를 응원해.”
심지어는 엄지 척을 하며 덕담까지 해 줬더랬다.
“땡큐.”
백야는 거기다 대고 볼을 발그레 붉히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그런데 그게 그런 뜻이 아니었다니!
“우리가 그걸 왜 해?”
“재밌으니까!”
아직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한 청은 다시금 전단지를 내밀며 해맑게 웃었다.
수영복을 입은 남녀가 정답게 바다를 바라보는 뒷모습 위로 ‘허니문’이 적혀 있었다.
“에잇!”
전단지를 낚아챈 햄스터는 꼴도 보기 싫다는 듯 마구잡이로 구기며 난폭한 성질을 드러냈다.
갑자기 등장한 조폭 햄스터에 청의 미간이 움찔거렸다.
‘모지? 나 모 잘못한 거지…?’
동공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남사스러워서 진짜.”
앞발을 파닥거리며 손부채질을 하던 백야는 길게 심호흡했다.
‘그래. 유연이를 버리고 도망가자는 말에 소원 1개를 차감하고 시내로 나오는 것까진 좋았다.’
이제 남은 소원은 하나.
적당히 맛있는 거나 사 먹고 숙소로 복귀할 생각으로 맞장구쳐 준 것이었다.
그런데 잠깐 방심한 사이 장르가 위협당할 줄이야!
“다른 거 없었어? 우리 그냥 좀 평범한 거 하면 안 돼?”
“왜? 내 소원이자나….”
청이 시무룩한 얼굴로 입술을 삐죽거렸다. 무려 소원까지 써서 나온 시내인데 백야가 혼내자 그도 서운한 모양이었다.
그 모습에 덩달아 마음이 약해진 백야가 어쩔 줄 몰라 했다.
“야아…. 내 말은 너랑 놀기 싫다는 게 아니라 이거 이름이 조금 그렇잖아. 신혼여행 온 사람들이나 가는 걸 지금….”
“No! 스태프가 No.1이라고 했어. 친구끼리도 많이 간다 그랬는데….”
유독 청에게 약한 백야는 결국 알겠다며 져 줄 수밖에 없었다.
* * *
“청청 님, 햄스터 님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알로하 판타스틱 허니문 패키지 투어의 가이드를 맡은 제임스입니다.”
흰색 리무진에서 내린 남자는 정중하게 인사하며 청과 백야에게 인사했다.
“제임스! 잘 부탁해!”
“물론이죠. 저만 믿으세요.”
제임스가 리무진의 문을 열어 주자 청이 백야를 먼저 챙기며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얼떨결에 올라타긴 했지만 이것만큼은 짚고 넘어가야겠다 생각한 백야가 눈을 새침하게 떴다.
“야. 내가 왜 햄스터야?”
“Oops. 이름 말하는 거 실수했다. 괜찮아. 잘 어울려.”
“뭐가 괜찮아!”
백야가 소리치자 청이 움찔거리며 차에 준비되어 있던 웰컴 드링크를 내밀었다.
“우리 즐거운 여행이잖아. 이거 먹어. 내가 이따가 제임스한테 다시 말할게.”
“알겠어. 약속이야.”
청과 새끼손가락을 걸고 도장, 복사까지 한 백야는 그제야 리무진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근데 나 리무진은 처음 타 봐.”
“나도야. 이거 완전 기차 같다. 오! 햄스터야 이렇게 누울 수도 있어!”
청이 백야의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누우며 길게 다리를 뻗었다.
“편해? 의자가 엄청 푹신푹신하긴 하다. 그런데 우리 이제 어디 가는 거야?”
“우리?”
청은 누운 자세 그대로 주머니에 대충 쑤셔 둔 전단지를 꺼냈다. 백야가 마구 구겨 버리는 바람에 너덜너덜한 게 주름이 많이 져 있었다.
그럼에도 기분이 좋은지 청의 두 발은 리듬을 타듯 까딱거렸다.
“햄스터 놀이 기구 좋아하지?”
“응.”
“판타스틱 허니문 패키지에 액티비티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어.”
“그런데 그 허니문 소리 좀 그만하면 안 돼?”
“안 돼. Umm… 우리 첫 번째 코스는 말이야.”
[Heaven 500 feet]오아후에서 가장 긴 집라인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여기서부터는 집라인 투어의 가이드를 따라 주셔야 해서, 저는 도착 지점으로 이동 후 대기하고 있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장소에 내려 준 제임스는 집라인 직원에게 두 사람을 인계하며 미팅 장소도 함께 일러 주었다.
“왜 그냥 가셔? 우리는?”
“제임스는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대. 여기는 다른 가이드 명령 따라야 해.”
“그렇구낭.”
조금만 귀담아들었어도 ‘집라인’이라는 단어를 캐치해 낼 수 있었을 텐데….
백야는 한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대자연에 홀려 영어에는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
어차피 영어 잘하는 애 있는데 뭐.
“우와~!”
그렇게 잠시 후 트럭에 실린 복숭아는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한껏 즐거워했다.
“청아, 저기 소야! 검은 소!”
정말 장관이네요!
절경이고요!
끝없이 펼쳐진 대자연에 백야는 대충 사파리 투어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안전모를 쓰라고? 왜?”
노란색 안전모를 받은 백야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함께 트럭을 타고 이동한 모두가 하나둘씩 안전 장비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저거 타려면 해야 해.”
“탄다고? 뭘 타는데?”
복숭아를 실어 온 사파리 트럭은 산 정상에 손님을 모두 내려놓고 사라진 뒤였다.
‘딱히 탈 만한 건 없는데?’
그때 첫 번째로 준비를 마친 커플이 출발 지점으로 다가갔다.
울창한 숲을 가로지르며 길게 뻗어진 줄 두 개. 그 위로 고리를 건 두 사람이 갑자기 다리 아래로 뛰어내렸다.
“아악!!”
깜짝 놀란 백야가 비명을 지르며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달려 나갔다.
“Hey! 오 깜짝이야. 이리 와. 줄 먼저 서야 해.”
“바, 방금 사람이 떨어졌…!”
사색이 된 백야가 청의 팔을 뿌리치려는 그때, 환호성 비슷한 비명이 들려왔다.
“Woooow~!”
먼저 뛰어내린 커플이 하늘을 날며 내는 소리였다.
“……?”
상황 파악이 덜 된 백야는 멍청한 얼굴로 숲을 바라봤다.
그러는 사이 다음 차례였던 커플이 청에게 순서를 양보해 주며 두 사람을 앞으로 보내 주었다.
“먼저 해.”
“정말? 고마워!”
커플의 호의를 넙죽 받은 청은 ‘잘됐다’며 넋이 나간 햄스터를 챙겨 스태프의 앞으로 다가갔다.
“다음은 우리야!”
“좋아. 마음의 준비는 됐어? 152m를 로프를 타고 내려갈 거야.”
“당근 하지!”
한국어로 우렁차게 대답한 청은 백야의 어깨를 툭, 건드리며 해맑게 웃었다.
“재밌겠지! 이제 우리 타잔 되는 거야. 이거 타고 아우우우~!”
청이 타잔의 소리를 흉내 내며 손바닥으로 입술을 연속으로 두드렸다.
그러나 작은 행동에도 소스라치게 놀란 백야는 나무 기둥에 매달려 필사적으로 고개를 젓기 시작했다.
“나, 나, 나, 이거 못 타. 너 혼자 가.”
“What?”
“처음부터 이런 거 타러 간다고 말한 적 없었잖아!”
백야가 소리치자 청은 금세 울상이 됐다.
“왜? 햄스터 놀이 기구 좋아한다고 했잖아. 이거 재밌는 건데?”
“놀이동산에 있는 놀이 기구랑 이거랑 같아?!”
“아닌데…? 햄스터 이거 옛날에 타봤다고 했는데?”
“내, 내가? 얘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무튼 난 안 가. 못 가!”
생각보다 강경한 태도에 청도 난감해졌다. 그는 스태프에게 순서를 다시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미안. 다음 사람 먼저 보내 줘. 내 친구가 겁먹었나 봐. 달래 줘야 할 것 같아.”
“알겠어. 잘 이야기해 봐. 같이 타는 건 안 돼도 손을 잡고 출발하는 건 가능해.”
스태프는 익숙한 상황인지 개의치 않아 했다.
백야의 앞으로 다가간 청은 겁먹은 햄스터를 달래기 시작했다.
“무서워서 그래? 내가 손잡아 줄게. 손잡고 타는 건 된대.”
“싫어! 너 혼자 내려가!”
“그럼 햄스터 혼자 걸어와야 하는데? 차도 없어서 하루 종일 걸릴걸?”
“뻥치시네! 저 사람 내려갈 때 나도 같이 데려가 달라고 하면 돼.”
“스태프? 저 사람도 이거 타고 내려가는데?”
청이 뒤를 돌아보며 ‘그렇지?’라고 묻자 직원이 엄지를 들었다.
‘띠바!’
조상님께서 말씀하시길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더니. 집사로 받아 줬더니 감히 나를 엿 먹여?
배신감에 부들거리던 백야는 목에 걸린 꽃목걸이를 패대기치며 바닥에 발라당 드러누웠다.
“배 째!”
* * *
그 시각 리조트에선 도주 중인 은쪽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특수팀이 꾸려졌다.
팀장은 대환, 팀원은 데이즈와 에임, 문스톤, 그리고 각 팀의 매니저들이었다.
늘 그렇듯 데이즈는 은쪽이들을 멤버로 둔 탓이었고, 문스톤은 운이 없었을 뿐이며, 에임은 복숭아에 미쳐 있는 한 남자 때문이었다.
리조트 로비에 모인 이들은 심각한 얼굴로 막내즈의 행방을 추적 중이었다.
그때 시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찾았다!”
그의 한마디에 24명씩이나 되는 인원이 그의 주위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자칫 다굴 현장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I saw Baekya today!! cutie walk♡ (동영상)
– DASE at a tourist information center in hawaii (청 백야 직찍.jpg)
그들이 처음 찾은 단서는 시내의 관광 안내소였다.
리조트 직원의 도움으로 사진 속 안내소로 향한 특수팀은 그곳에서 이들이 허니문 패키지를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뭔 패키지?”
“염병….”
민성과 매니저들은 듣자마자 황당함을 금치 못했고, 율무는 패키지 코스를 확인하며 부러워했다.
“허니문 패키지가 알차긴 하네~ 집라인 재밌겠다. 당백이 환장하겠는데?”
“대체 그 가느다란 줄에 뭘 믿고 목숨을 거니?”
“형. 우리는 그런 걸 스릴이라고 부르기로 했어…. 그리고 애기 이거 엄청 좋아해.”
고소공포증이 있는 민성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심리였다.
“네가 어떻게 알아?”
“당백이가 얘기하는 거 들었지~ 친구들이랑 남이섬 놀러 갔을 때 타 봤다던데?”
지한은 입술만 할짝댈 뿐 말을 아끼는 중이었고.
“나 진짜 걔네 잡으면 가만 안 둬.”
유연은 화가 단단히 난 듯 막내즈를 잡는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환은….
“경찰 불러어어억!”
911을 부르며 목덜미를 잡고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