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473
외전 61화
급하게 들어간 팬시점에서 늑대 인형을 구매한 지수는 가까운 상가로 들어갔다.
늑대 인형의 머리 위로 각인 목걸이를 걸어 주자 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자욱하게 깔렸다.
연기 사이로 커다란 실루엣이 서서히 드러나자 지수가 조심스레 이름을 불렀다.
[지수 : 처, 청아?]연기 사이로 빛나는 사나운 맹수의 눈.
눈빛에 압도당한 지수는 뒷걸음치다 그만 막다른 곳에 다다르고 말았다.
등 뒤로 느껴지는 차갑고 딱딱한 벽에 그녀의 얼굴이 긴장으로 물들려던 찰나.
쿵!
연기 사이로 손 하나가 뻗어 나왔다.
그리고 연기가 걷혔을 때….
꺄아아악!
방청객의 리액션과 함께 벽치기를 하고 있는 청이 등장했다.
[청 : 너 술 마셨냐?]짙은 아이라인과 속눈썹, 그 위로 흘러내린 흑발. 벌어진 셔츠 사이로 보이는 쇄골은 유약한 듯 퇴폐적인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살짝 고개를 숙여 지수의 냄새를 맡은 청은 미간을 좁히며 그녀를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봤다.
[지수 : 그, 그게…. 친구들이랑 가볍게 몇 잔.] [청 : (못마땅)]불량한 얼굴로 지수를 내려다보던 청은 벽에서 손을 떼어 내며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청 : 숨 쉬어.] [지수 : 허억, 허억.]저도 모르게 숨을 참고 있었는지 지수는 청이 멀어지기 무섭게 거친 숨을 토해 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청은 창가로 다가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창틀에 걸터앉은 그는 이내 하얀 막대를 입에 물었다.
[청 : 후우~]청이 숨을 내쉬자 그의 입술 사이로 하얀 연기가 길게 뿜어졌다.
[지수 : 저, 저기, 청아. 이 건물은 금연인데….]당황한 지수가 청에게 다가가자 차가운 눈빛이 그녀를 향했다. 청의 시선에 지수가 움찔거리며 멈춰 서자, 청이 귀엽다는 듯 그녀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곤 입술 사이로 물고 있던 막대를 빼 보여 주었다.
[청 : 이거 담배 아닌데.]그가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있던 건 다름 아닌 막대 사탕이었다.
창틀에서 내려온 청은 곧장 지수에게 다가갔다.
[지수 : 너, 너무 가까운….]지수에게 다가가 허리를 숙인 청은 그녀의 얼굴 위로 숨을 내쉬었다.
[청 : 후우.]순간 지수의 얼굴 위로 달콤한 숨이 내려앉았다.
[청 : 나 담배 못 해.]저런 퇴폐미 쩌는 얼굴로 담배를 못 한다니. 비흡연자로서 이런 반전 매력은 환영이었다.
이번에야말로 성공을 확신한 지수는 주먹을 불끈 쥐며 청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수 : 청아, 이제 그만 집으로 갈까? 나 술을 너무 많이 마셨는지 어지러운 것 같아.]지수가 연약한 척 휘청이자 청의 표정이 다시금 어두워졌다.
[청 : 누구랑 마셨어?] [지수 : (독백) 뭐지? 이거 혹시… 질투?]기분이 좋아진 지수는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친구들을 핑계 댔다.
[지수 : 아니이~ 나는 집에 가서 쉬고 싶은데, 친구들이 자꾸 한 잔만 더 하고 가라고 해서….] [청 : 앞으로 술은 나 있을 때만 마셔.]이게 말로만 듣던 집착인가?
날티가 흐르다 못해 넘치는 얼굴로 저런 말을 하다니. 지수의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
[청 : 가자.]목에 걸고 있던 헤드셋을 낀 청은 무심한 척 지수의 손을 잡아 건물을 나섰다.
종각역 1호선.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지하철은 적당히 한산했다.
[청 : 앉아.]유일한 빈자리를 지수에게 양보한 청은 손잡이를 잡으며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
절로 눈길이 가는 비주얼에 그를 힐끔거리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지수 : (독백) 봤냐? 얘가 내 남자친구다 이거야~]어깨가 으쓱해진 지수는 부러움 섞인 시선을 즐겼다.
그러던 그때였다.
발을 까딱거리며 리듬을 타는 것 같던 청이 현란한 문워크를 선보이며 열차의 중앙으로 이동했다.
그는 헤드셋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심취한 것 같았다.
[손님 : 저 사람 뭐야?]사람들이 청을 보며 수군대기 시작했다.
지하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당황스러운 지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을 감은 채 꼬물거리던 청은 갑자기 춤을 추며 BB9의 를 열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가사에 맞춰 양쪽 손잡이를 잡고 공중 백 텀블링을 선보였다.
순간 터져 나오는 환호성에 청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사람들은 혜성처럼 나타난 1호선 빌런을 촬영하며 SNS에 영상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 1호선에 ㄹㅈㄷ 빌런 등장 (동영상)
– 저 1호선 춤 뭘까
└ BB9 다시 또다시래ㅋㅋㅋ
– 하 씨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얼굴로 왜 저러고 사는데ㅜㅜ (청 얼굴 캡처.jpg)
– 오늘도 신나는 1호선 (동영상)
– 지금 뜬 1호선 빌런 얼굴 미친… 퇴폐미 미쳤는데 정신도 같이 미쳤나 보네.. 안타깝다 (동영상)
– 왜 퇴폐미 존잘남이 1호선에서 할배 춤을 추고 있는 거야?
청의 반전 매력은 담배를 못 피우는 게 아니었다.
[청 : (열차 칸막이를 터프하게 열며) 내가 미쳤~나 봐]그는 예상과 달리 진짜 빌런이었던 것이다.
[지수 : 에이 씨.]지수는 지하철이 다음 역에 멈춰 서기 무섭게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며 줄행랑쳤다.
[ 끝]* * *
[데이즈 청백연, 다 내려놓은 코믹 연기 반응 폭발]데이즈 편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에 방송사 측에서도 비하인드 영상과 클립을 공개하며 화제성을 이어 갔다.
[춤추다 현타 온 지하철 빌런 (FNL 비하인드)]헤드셋을 낀 청이 지하철 봉을 요염하게 쓸어내리며 앉는 장면이었다.
카메라를 향해 최대한 치명적인 표정을 짓던 그는 돌연 현타가 왔는지 동작을 멈추며 손바닥 위로 얼굴을 숨겼다.
[PD : 하하하! 아이, 왜요~ 방금 너무 잘했는데?] [청 : 하…. 이거 방송 나가면 큰일 날 것 같아요.] [작가 : 아니에요. 섹시했어요.] [청 : ……작가님이 제일 나빠요.]– 아이돌 최초 현타 직캠ㅋㅋㅋㅋㅋㅋ
– 작가 나빴다 진짜ㅋㅋㅋㅋ 우리 애도 눈 있는데 왜 거짓말 해요ㅠ
– 본방에서 너무 뻔뻔하게 잘하길래 NG 없는 줄ㅋㅋㅋㅋㅋㅋ
– 원래 단소 빌런 시키려고 했는데 네가 이거 하겠다고 했다며ㅋㅋㅋㅋㅋ 청쪽이 어쩔 거야 진짜ㅋㅋㅋ
[고백 공격한 너드남의 최후]또 다른 영상은 유연이 FNL 라는 코너를 촬영할 당시의 모습이었다.
덥수룩한 머리에 후줄근한 추리닝, 얼굴을 반이나 가리는 뿔테 안경을 쓴 유연은 찐따 그 자체였다.
그는 친구들의 응원에 용기를 얻어 강의실에서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고백 공격을 날리는 중이었다.
[유연 : 너 혹시… 사, 사슴이야?] [진주 : 뭐?] [유연 : 왜 자꾸 내 마음을… 노, 녹용?]– 녹용 즙 품절되기 전에 빨리 주문해야겠다
– 유연아 왜 이런 연기까지 잘하고 그래….
– 자신 없게 말하면서 손 떠는 디테일ㅋㅋㅋㅋ 미묘한 떨림을 개 잘 표현함
– 프로듀스 전도 잘생겼는데요?
– 음… 어…. 그.. 녹용 고백은 유연이만 하는 거로….
– 녹용 광고 미리 축하해
– 태어난 순간부터 평생 인싸였을 남자애가 아싸 연기 열심히 하는 게 기특해서 눈물이 줄줄
– 저러고 어떻게 됨?ㅋㅋㅋㅋ
└ 차여서 운동장에서 소리 지다가 고라니 됨
– 유연이 “아아아앍!!!!”하는거 넘 찐텐이라 당황스러워ㅋㅋㅋㅋ 사슴이 아니라 고라니였냐고 (동영상)
그러나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건, 백야의 딱복 모멘트가 돋보이는 클립이었다.
[FNL 강남 연합 조직 막내로 들어간 백야]올 블랙 슈트에 앞머리를 시원하게 넘긴 백야는 조직 보스인 경수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
[지수 : 넌 뭐야? 저리 꺼져.] [백야 : 나? 나는 말이여, 나는 아는 형님의~ 아는 누나의~ 아는 사촌의~ 아는 동생이여.]그러나 지수의 손짓 한 번에 맥없이 나동그라지며 하찮은 면모를 뽐냈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 백야는 제법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지수를 노려봤다.
[백야 : 형님. 저 녀석 건방진데 처리할까요?]느와르풍의 무거운 음악이 깔리며 긴장감이 흘렀다.
[경수 : 어떻게 하게.] [백야 : 목을….] [경수 : 목을?] [백야 : 핥아 버리겠습니다.] [경수 : 그냥 가만히 있어.]진지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대사는 갭 차이를 극대화하며 수많은 짤을 만들어 냈다.
데이즈의 파격 행보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게다가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는 FNL만 있는 게 아니었다.
첫 음악방송을 시작으로 SNS에서는 챌린지 또한 활발했는데, 최근에는 막내들을 응원하기 위해 데이즈의 형 라인이 올린 영상이 화제였다.
챌린지의 킬링 포인트는 총 두 가지였다.
골반을 농염하게 돌리며 허벅지부터 상체까지 쓸어 올리는 포인트 동작과 챌린지 끝에 서로의 몸을 깨무는 행동이었다.
민성, 율무, 지한, 청이 함께한 챌린지는 청의 비명과 함께 끝이 났다.
[청 : 끼아악! 나 진짜 물려쏘!]율무에겐 머리를, 민성에겐 어깨를, 지한에겐 손목을 물린 청은 자신의 SNS에 물린 자국을 함께 올리며 팬들에게 고자질했다.
청백연의 데뷔 이후 가장 핫한 챌린지에 같은 소속사 식구들이 빠질 리 없었다.
문스톤과 백야가 함께한 챌린지에서는 영상 마지막에 멤버들이 한입씩 베어 문 복숭아가 등장했고.
에임의 대환과 백야가 함께한 챌린지에서는 백야가 대환의 손목을 깨물며 잇자국을 남겼다.
– 대환 인하트에 ‘물림’이라고 올라왔던 앞니 자국 역시 백야였네ㅎㅎ 어… 그러니까 강아지 말고 인간이요
– 진짜 지독한 사랑
– 반전은 없었다
– 대환은 티 내고 싶어서 안달인데 팬들이 먹금ㅋㅋㅋㅋㅋ
또한 유연은 세이렌의 초록과 함께 챌린지를 촬영했는데, 아무래도 조심스럽다 보니 서로를 물진 못하고 카메라를 향해 앙! 깨무는 동작으로 대신했다.
이렇듯 데뷔와 동시에 음원, 음반, 화제성까지 모두 올킬한 청백연의 음악방송 1위 후보 소식은 당연한 것이었다.
데이즈의 빌보드 진출 이후, 쇼플리 MC를 하차했던 백야는 오랜만에 스페셜 MC로 나서며 1위 공약을 약속했다.
“저희 청백연이 1위를 하게 된다면 서로의 얼굴에 이름을 각인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날 앵콜 무대에서 막내들은 서로의 뺨에 각자의 이름을 새겼다.
앵콜 시작과 동시에 유연에게 달려든 막내즈는 그의 양 볼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청은 이마와 오른쪽 뺨에 이름이 적혔고 그다음은 백야의 차례였다.
백야는 특히 간지러움을 잘 타기로 유명해서 반응이 더욱 기대됐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끄앙…! 잠깐! 잠까아아하학!”
앵콜 라이브를 하던 도중, 유연이 뺨에 획을 긋자마자 까르르거리며 바닥을 굴러다니는 바람에 유독 그의 얼굴만 엉망이었다.
그날 멤버들은 무려 5차 세안까지 했지만, 이름이 지워지지 않아 서로의 이름을 새긴 채 연습실로 복귀해야만 했다.
“성실! 우리 내일 스케줄은 모야? 햄스터도 같이야?”
“네. 저희 내일은….”
“오! 돼써. 그럼 말 안 해 줘도 돼. 아무거나 다 조아.”
백야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오케이라는 청의 직업 만족도는 요즘 최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