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 though he's a genius idol, his passive is a sunfish RAW novel - Chapter 506
외전 95화
민성이 갑자기 차에서 뛰어내린 뒤, 남겨진 두 사람은 황당함에 잠시 굳어 버렸다.
“저 미친놈이…?”
“헉! 민성이 형이 왜 저러시지? 서, 설마 귀신이라도 본 거 아닐까요?”
누가 백야 친구 아니랄까 봐 귀신이라는 말에 지레 겁먹은 표정이 볼만했다.
“쓸데없, 아니, 걱정 마세요. 일단 주차만 해 놓고 같이 찾으러 가죠.”
하마터면 원래 성격이 나올 뻔했다.
백야를 만나기 전까진 이미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대환은 싱긋 웃으며 주차를 마쳤다.
‘너 이 새끼, 잡히기만 해 봐라.’
대환은 속으로 잔뜩 벼르며 민성이 사라진 골목으로 들어섰다.
당장 백야를 만나러 가기에도 바빠 죽겠는데 술래잡기까지 해야 하다니.
민성을 잡으면 그냥 넘어가진 않으리라 다짐한 대환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처음 와 보는 곳의 지리를 알 리 없으니, 대환도 내키는 대로 막 움직이는 중이었다.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기도 잠시. 멀지 않은 곳에서 한국어가 들렸다.
“쥐새끼 같은 놈.”
“잡으면 목에 방울을 달아 놓죠.”
“그거 좋은 생각이다.”
청을 뒤쫓아 온 남경과 성실의 대화였다.
멀어서 정확하게 들리진 않았지만, 일단 한국어가 맞다는 확신이 들자 대환은 걸음을 옮겼다.
촬영을 온 스태프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유경 씨, 이쪽으로.”
“넵!”
유경은 민성을 찾아다니는 와중에도 촬영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대환을 잃어버려 국제 미아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 됐던 그는, 대환의 옷자락을 슬쩍 잡은 채 종종걸음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
그러던 순간이었다.
골목을 나와 코너를 도는 순간, 낯익은 얼굴과 마주쳤다.
“……김대환?”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남경이 걸음을 멈춘 채 눈을 게슴츠레 떴다.
마찬가지로 단번에 상대를 알아본 대환은 모자를 깊게 누르며 고개를 숙였다.
하필 마주쳐도 저 인간을 만나다니. 운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대환은 즉시 뒤돌아 골목을 벗어나려 했다.
유경의 손목을 낚아채며 얼른 따라오라고 복화술을 했지만, 유경은 반갑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어?! 매니저님~!”
“……유경 씨?”
“형님, 매니저님들이에요! 안녕하세요~!”
“너 이 샊, 김대환 맞잖아!”
청에 이어서 대환까지 프랑스에 나타났다.
어디서 촬영 정보가 샌 걸까?
아님 이곳에서 백친놈 정모라도 열기로 한 건가, 그런 게 아니라면… 두 놈이나 동시에 이 먼 타지에 나타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렇지 않아도 멋대로 출연을 약속한 청 때문에 골치가 아픈데, 여기에 대환까지 더해진다?
남경은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기분이었다.
“유경아! 그놈 꽉 잡아라!”
“네?”
남경의 서슬 퍼런 눈과 마주친 대환은 유경을 잡고 있던 손을 뿌리치고 혼자 도망가려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대환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힘이 좋다던 유경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는지 굉장한 악력이 그의 손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너 뭐…! 이거 놔!”
“네? 그렇지만 매니저님들이 잡고 있으라고…….”
유경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되물었다.
오히려 잘된 거 아닌가?
민성이 형을 함께 찾아 달라고 도움을 청할 수도 있고, 또 매니저님들을 따라가면 백야도 바로 만날 수 있으니까.
나름 소신 있는 체대생은 대환의 손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안 돼요. 못 놔요.”
“야!”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요, 형? 저 귀 안 먹었어요.”
히히.
남경과 성실이 다가올수록 대환은 초조해 죽겠는데, 유경은 속 좋게 저를 보고 웃고만 있었다.
“너 이 새끼! 너 청이랑 짰지!”
“둘이 편먹었지!”
결국 매니저들의 손에 검거된 대환은 두 매니저에 의해 이리저리 흔들리며 응징을 당했다.
“아악! 좀 놔 봐!”
참다못한 대환이 몸을 파르르 떨며 남경과 성실을 떨쳐 냈다.
그리곤 잔뜩 열이 받은 얼굴로 되물었다.
“청이라니? 걔가 여길 왔어?”
“시치미 떼지 마.”
“이 새끼 이거, 연기도 안 배우는데 실력이 날로 느네.”
남경과 성실은 대환의 말이라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봤다.
“연기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망나니 여기 와 있냐고!”
“어쭈. 이게 뭘 잘했다고 성질이야? 성질이! 눈에 힘 안 풀어?!”
딱콩!
결국 남경에게 꿀밤을 맞고 나서야 대환은 눈을 내리깔았다.
씨이…….
“너희 정말 미친놈, 미친놈 하니까 제대로 미쳤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와, 오기를!”
“프랑스에 형들만 오라는 법 있어? 내가 여길 못 올 이유는 또 뭐야.”
“근데 이 새끼가.”
딱콩!
“아 좀! 깡패야? 말로 해, 말로! 확 다 일러 버린다?”
“그래! 일러라! 나도 시윤이한테 확 다 불어 버리게!”
“아니, 뭘 또 그렇게까지…….”
남경의 속은 썩여도 시윤의 속까진 썩이고 싶지 않은지 대환이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너 진짜 청이랑 한통속 아니지?”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민성이 갑자기 왜 도망갔나 했더니 청의 소식을 먼저 알았던 모양이다.
성실과 유경에게 양팔을 붙잡힌 대환은 똥 씹은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리고 내 아군은 따로 있거든?”
“뭐. 유경이?”
유경은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촬영 중이던 카메라를 내리며 헤실헤실 웃었다.
“저요?”
순수 100%의 얼굴에 남경은 차마 화를 내지도 못했다.
“너는…… 대체 여기에 왜 있는 거니?”
“앗. 저는 ‘친친여’ 촬영을 위해 대환 형님께 특별히 초청을 받고,”
“그만. 싸물어라.”
“넵.”
대환은 유경이 제게 반기를 든 순간부터 이미지 메이킹을 그만두기로 한 모양이었다.
본색을 드러낸 그가 정색하자 유경의 입이 딱 다물어졌다.
친절하던 형이 알고 보니 이중인격이라는 사실에 유경은 잠시 충격받은 듯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회복했다.
성실과 남경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잃어버린 망나니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 새끼 때문에 다 놓쳤어.”
“그게 왜 나 때문이야.”
“백야가 말 안 듣는 것도 다 너 때문이야. 성실아, 걔가 너 오기 전에는 원래 더 착했었다?”
“정말요?”
“과장이 심하네.”
걔는 자신의 말도 안 듣는 애라며 대환은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던 그때였다.
도망간 망나니를 잡기 위해 정처 없이 골목을 거닐던 네 사람은 희미한 대화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췄다.
“어디서 무슨 소리 안 들려요?”
성실의 말에 세 사람이 귀를 쫑긋 세우며 집중했다.
“그래서 내가 여기에 있는 거지.”
“Oh my god. 그럼 민성 납치야?”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전혀 다른 두 목소리가 한국어로 속닥거리는 소리였다.
불길함을 느낀 남경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쉿.”
일행들에게 조용히 할 것을 당부한 그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목표물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만큼 그들의 목소리 또한 점점 더 선명해졌다.
“근데 민성, 햄스터 발 잘려쏘.”
“뭐?”
“앞발에 대왕 붕대가,”
잠깐이지만 백야를 먼저 만난 청이 그의 부상 소식을 전하던 때였다.
심기 불편한 얼굴로 성실에게 잡혀 있던 대환이 대뜸 소리를 질렀다.
“뭐?! 애가 다쳤어!?”
동시에 팔짱을 낀 토끼와 병아리가 골목 끝에서 나타났다.
무한 증식이라도 하는지 뒤쫓는 사이, 2배로 늘어난 데이즈를 발견한 남경은 비명을 질렀다.
“야아악! 저 새낀 또 뭐야악!”
“끼아아악!”
“으아악!”
코너 끝에 숨어 있다가 달려드는 남경을 발견하곤 민성과 청도 함께 비명을 질렀다.
그사이 유경은 비록 제가 생각하던 그림은 아니었지만 일단 열심히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 * *
남경과 성실이 술래잡기를 하는 동안 백야는 가게로 돌아와 청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니저 형들을 보고 도망쳤다고?”
“그래.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네.”
가게 오픈까지 10분도 채 남지 않은 시간.
청이 이곳에 나타난 게 이 PD의 섭외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희승과 진우, 기혁은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
“그럼 그분은 왜 오신 거야?”
“왜겠어요. 얘 때문이죠.”
유연이 못마땅한 얼굴로 백야를 가리켰다.
“왜 나 때문이야? 내가 오라고 한 거 아니야.”
“너 보러 왔다잖아.”
유연은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에게 저희 회사엔 아주 악명 높은 집단이 하나 있는데, 바로 백친놈들이라며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백친놈…?”
희승이 떨떠름한 얼굴로 되물었다.
“백야에 미친놈들이라는 뜻이에요. 진짜 미친 짓만 골라서 하거든요.”
애를 일본으로 납치해 가질 않나, 대기업 회장과 결탁해서 서프라이즈 파티를 열질 않나.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며 겁을 주자, 세 사람의 표정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그런 미친, 아니, 광적인 사람들이 있단 말이야…?”
“형들이 잘 아는 유명 아이돌 D 모 씨도 한패인데, 행여라도 실명을 깠다간 고소를 당할지도 모르니까 여기까지만 할게요.”
대환이라면 정말 고소를 하고도 남을 위인이라 생각했는지 유연은 말을 아꼈다.
그러던 그때였다.
바깥이 소란스러운 게 손님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벌써 오픈 시간이네. 자, 자, 일하자. 청 씨는 매니저님이 찾으면 데려오시겠지.”
기혁이 손뼉을 치며 힘을 북돋아 주었다.
혹시라도 청이 오면 홀 팀이 데리고 있으면서 필요한 일을 시키라고 당부하려는데, 웬 잘생긴 청년들이 우르르 나타나선 어색하게 손을 흔들었다.
“아,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에서 일하게 된 알바1 민성.”
“알바2 청!”
“난 일하러 온 거 아니라니까?”
“이거는 알바3이야. Nice to meet you!”
그리고 이들의 어깨 너머에서 폴짝거리며 백야를 향해 손을 흔드는 한 사람.
“백야야! 한백야!”
“……김유경?”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띠바.
표정 관리에 실패한 백야가 똥 씹은 얼굴로 눈앞의 4인방을 바라봤다.
그러나 그도 잠시.
작은 머리통으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외쳤다.
“이거 내 몰래카메라지?!”
백야는 몰래카메라를 밝히기도 전에 먼저 눈치챈 자신이 뿌듯해 죽겠다는 듯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맞지?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