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but One-in-a-Million Actor RAW novel - Chapter (19)
신인인데 천만배우 19화
소개
-엔빈이 얼굴이랑 연기력 물올랐네. 역시 내 새끼. 장하다. 너무 멋있어. ~(?v?~)
-그래서 저 고딩이 누구라고요? 편집자님. 당장 댓글 달아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바지에 똥을 싸겠습니다.
-고등학생 역 하신 분 정보가 없어요 ㅠㅠㅠ
-저 알아요. 저분 혼혈임. 천국과 한국…….
-세상 미친 캐스팅이다. 잘생긴 애 옆에 잘생긴 애라니. 미모가 제 미래보다 밝네요. 응원합니다.
-서울시가 이번엔 일 좀 제대로 하는 듯. 먹방 너무 맛있어 보임. 영상미도 좋고.
-처음 보는 남자애 연기 너무 잘한다;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샘 폭발.
-맞아. 저도 저럴 때가 있었죠. 수험생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더군요.
-둘이 캐미가 좋네요.
-엔빈 오빠. 안녕하세요. 저는 말레이시아인입니다. 한국 좋아요. 라면 맛있어요? 사랑해요!
딸깍. 딸깍.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수십 개씩 늘어나는 댓글. 조미영 대표는 마치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계속해서 마우스를 클릭해 댔다.
“대표님?”
“이것 좀 봐봐. 장난 아니지?”
“아직도 그러고 계십니까?”
“조회수 올라가는 게 이렇게 재밌었네.”
팀장이 웃으며 책상 위에 서류를 내려놓았다.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영상을 올리자마자 이렇게 터질 줄이야.
“미튜브 알고리즘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요.”
“이 팀장. 이게 알고리즘 때문인 것 같아?”
“네? 그렇지 않나요? 서울시 구독자가 12만인데 화력으로는 턱도 없을 거고. 5년 전인가, 인기 캐릭터 아로로의 손 씻기 캠페인이 260만 찍은 거 외에는 이렇다 할 게 없잖아요.”
조미영은 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웃었다. 이런 걸 바로 ‘기운’ 혹은 ‘흐름’이라 하는 거다. 바로 성공으로 향하는!
“엔빈 덕분에 팬 유입으로 시작된 건 맞아. 근데 지금 쐐기를 박고 있는 건 바로 둘의 매력이라고. 특히 하무영, 이 친구.”
그녀는 감탄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영상 편집본을 보긴 했지만, 컴퓨터와 휴대폰 화면으로 보는 또 다른 맛이 있었으니.
“용케도 찾았네. 이런 인재를.”
“찾은 게 아니라 무영이가 굴러들어 온 거죠.”
연기를 너무 잘한다.
마치 현장에서 십수 년 구른 중견 배우처럼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대사의 포인트를 살릴 줄도 알며, 카메라에 잡히는 법도 안다.
‘타고났어. 피 자체가 달라.’
배우가 인물이 아닌 배우로 보일 때.
작품은 균형을 잃으며 시청자들은 몰입이 깨지고 만다. 하지만 조미영은 벌써 수십 번이나 이 영상을 돌려보면서도 그런 걸 느끼지 못했다.
“현장에서도 스무스했다며?”
“네. 무영이가 엔빈이랑 친하다 보니까, 스태프들 사이를 연결해 주더라고요. 분위기 굉장히 좋았습니다.”
“리딩에서부터 범상치 않더라니.”
“이번에 덕 좀 많이 봤죠. 정말로요.”
떠도는 소문으로는 엔빈의 사생활 문제도 해결해 주었다고 들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문제의 동영상과 관련된 일이겠지.
아! 궁금하다. 대체 뭐였기에 엔빈이 활동을 중지하네 마네, 소동까지 일으킨 걸까?
“보너스 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으흥. 나쁘지 않지. 이대로 가면 조회수 넉넉히 나올 거고.”
서울시와의 계약 조건이었던 일정 조회수 달성. 150만을 넘는 게 하나라도 있으면 추가 제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초장에 승부를 보겠다던 그녀의 수가 제대로 먹혀들어 간 것이다.
“이틀 만에 70만인데 지금 뜨는 영상에 계속 걸리고 있거든요. 기세만 잘 이어가면 진짜 역대급 조회수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퀘어필름사가 만든 웹드라마 중 최고 성적을 기대할 만했다. 조미영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대표님?”
그런 그녀의 앞에 놓이는 종이 한 장.
팀장이 방긋 웃으며 그녀를 불렀다.
“지금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하는지 알겠거든요? 근데 그거 하시려면 제대로 붙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뭐? 내가 뭘?”
“오늘 회사로 들어온 무영이 문의만 해도 열 건이에요. 그중 에이전시는 네 군데.”
엔빈과 함께 고등학생 역을 맡은 배우가 누구인지, 알아내려는 것이다. 눈이 있으면 다들 눈치챘겠지. 무영이라는 옥석이 이제 막 세상에 나왔다는 것을.
“모델 전문이 두 군데, 나머지는 배우 전문이네요.”
종이에 적힌 것은 그 회사들의 이름과 연락처였다. 선택권은 어디까지나 무영에게 있으니, 팀장은 그것을 아이에게 넘겨줄 생각이었다. 물론, 그 전에 자신의 상사 생각도 확인해야지.
“전속 제안해 볼까요?”
“요오- 물 같으니라고. 내 머릿속에서 살고 있지?”
“벌써 한솥밥 먹은 지 오 년입니다.”
스퀘어필름사에도 전속 배우가 있긴 있었다. 다만 타사처럼 전문으로 하는 건 아니고, 언제든지 촬영에 문제없게끔 준비해 두는 용도.
“다들 계약 조건은 어떻디?”
“말해주겠습니까?”
“그렇지? 멍청한 질문이었네.”
다들 전문 에이전시라 비빌 수가 없을 텐데…… 대표는 잠시 고민하다가 종이를 집고 살랑거렸다.
“이걸 찢어버리는 건?”
다른 회사 제안을 아예 없던 것으로 만들어버리면? 스퀘어필름사도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팀장은 방긋 웃으며 그걸 휙 채갔다.
“싫습니다. 이건 제가 무영이한테 주는 보너스라서요.”
“네네. 그러시겠죠. 우리 이 팀장님 일하는 스타일, 내가 잘 알죠. 농담이올시다.”
“전속 제안 우리도 넣을까요?”
팀장의 요지는 바로 저것이었다. 조미영은 좋다는 듯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렸다.
“오케이. 진행해.”
“알겠습니다.”
“그리고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법 알지? 촬영 좀 타이트하게 잡아서 후편 업로드 시기 좀 당겨봐. 엔빈이 요즘 잘 맞춰 준다며?”
며칠 간의 공백을 갖고 나니 신인처럼 열심이란 소리를 들었다. 팀장은 종이를 챙겨 들며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조미영은 어서 나가보라는 듯 손을 휘휘 젓고서, 다시금 마우스를 붙잡았다. 그리고 계속 딸깍딸깍딸깍!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조회수만 지켜봤다.
* * *
-그래서 여러 회사 연락처를 받았어. 메이저라고 할 만한 곳도 한 군데 있고.
무영은 화장실 벽에 기대어 팀장의 말을 들었다. 그러니까 지금, 자신에게 계약 제안이 들어왔다는 거? 그것도 여러 에이전시에서.
“신기하네요.”
영상이 올라간 지 이제 겨우 이틀째 아닌가. 무영은 얼떨떨하게 웃으며 입가를 닦았다.
-그만큼 반응이 예사롭지 않아. 너 포탈 검색 안 해봤지? 미튜브만 아니라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피드가 올라오고 있거든. 그쪽에서 유입되는 양도 만만치 않아.
영상 캡처가 온갖 SNS를 타고 퍼지는 중이었다. 서울시와 PPL 회사 역시 반응 확인 후 액션이 나올 것이다. 화력 지원 들어간다 이거지.
“제가 인터넷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
-그래. 뭐 어쨌거나 좋은 일이야. 우리한테도 그렇고 너한테도 그렇고. 문자로 목록 보내줄 테니까 확인해 줘. 그리고 우리 제안도.
“네. 팀장님.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내가 감사하지! 아 참. 다다음주 주말 시간 나? 그때 촬영 마무리될 것 같은데 뒤풀이 회식할 거라.
“진짜요? 생각보다 빨리 끝나네요?”
-우리 영혼 갈아 넣고, 업로드 텀을 줄이게. 이것도 흐름 타야지.
“우왕. 고생 많으시겠어요. 물론 가야죠. 시간 하고 장소 잡히면 말씀해 주세요.”
-그래! 알겠다! 그럼 수업 잘 듣고!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바로 들어오는 문자. JP 에이전시, 플레딘, 브라이트 엔터…… 다 처음 들어보는 회사들이다.
“소속사라. 흐음.”
연기 활동하려면 있는 게 편하긴 하겠지. 하지만 딱히 마음에 끌리는 곳이 없다. 다들 모르는 곳이라 그런가? 스퀘어필름사는-
‘웹드라마 한정이라 아쉽고.’
그리고 무엇보다 계약은 중요한 일이었으니, 기현상이 다시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고작 며칠째에 뭔가를 정한다는 건 섣부르지. 암.
딸깍.
“어? 무영이 왔다.”
“너 속 괜찮냐? 주말에 대체 뭘 한 겨?”
“빨리 와서 앉아봐. 너 연기지망이었어?”
무영이 팀장의 문자를 곱씹으며 강의실로 들어서자, 과대 무리가 다시 시끄럽게 맞이했다. ‘연기하는 사람’ 자체를 처음 보는 것처럼 호들갑스럽다.
‘흔한 건 아니지.’
미술이나 음악은 반에 한두 명씩 있지 않았던가. 무영도 BV아카데미를 가기 전엔, 연기하는 사람을 접해본 일이 없었다.
“다들 엄청나네. 아침부터.”
“엄청난 건요, 당신 영상이에요! 연기 개잘하더만?”
“댓글 봐봐. 무영이 너 부산 출신이야?”
“응? 아닌데.”
모두 무영이 누구인지를 궁금해하고 있었다. 보통은 배우 SNS 계정이라도 태그될 만한데, 무영은 그런 걸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좋은 아침-”
온갖 추측과 상상으로 뒤덮인 댓글 창. 교수님이 들어오자, 무리의 잡담이 멈췄다. 무영 역시 휴대폰을 끄려고 할 때.
[하무영 배우님. 아주 잘 나가시네요?]준호의 문자였다.
[애들이 캡처해 줘서 깜짝 놀랐다. 화면빨 잘 받더구먼? 연기도 지려버렸고요. 좋아요 구독 알람 설정까지 다 했부렸지. ( ?° ?? ?°)]애들이라 하면 고등학교 동창들을 말하는 거겠지. 계부 사건으로 겉돌게 된 무영과 달리 준호는 친화력이 좋아 다른 친구들과도 연락을 이어가고 있었다.
[애들이 내 얘기를 해?] [어. 어떻게 엔빈이랑 찍었냐고 ㅋㅋ 처음 연기하는 게 아닌 것 같대. 뒤에서 씹던 새끼들 얼굴 한번 보고 싶네.]그런 애들이 있었나?
무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뒤에서 씹어서 몰랐던 건지 아니면 그의 성격상 눈에 안 들어왔던 건지…… 아 참. 담임이 있긴 있었구나.
[됐어. 이제 겨우 첫 작인데 뭘. 아 그리고 나 소속사 제의받았다? 근데 모르는 곳 천지야. 확인 좀 해줘. 모델 에이전시도 있어서.] [ㅇㅇ 보내봐. 퇴근하고 봐줄게.]아무래도 이런 쪽엔 준호가 더 빠삭할 것 같았다. 무영은 진짜 대화를 종료하려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멈칫거렸다. 그러고 보니, 준호네 회사…….
[일은 잘되어가? 이번에 연예인 모델 런칭.]묻자마자 문자 폭탄이 날아왔다.
제이비 신인 주제에-부터 시작해서 재수 없다, 짜증 난다, 다 뒤집어엎고 싶다 등등. 아무래도 순탄하지는 않은 모양. 무영이 다시 물었다.
[근데 제이비보다 엔빈이 훨씬 인기 많지?] [말이라고 하냐? 비빌 걸 비벼.] [그럼 만약에 엔빈이 광고 모델 한다고 하면?] [엎드려서 그랜절 가능. 근데 단가가 맞으려나.]그랜절? 그건 또 뭐야?
무영이 웃으며 답장을 보내려고 하자, 뭔가를 눈치챈 준호가 연달아 문자를 날렸다.
[뭔데? 너 설마?] [아니지? 진짜? 형아 심장 두근두근한다.] [만약 진짜면 우리 브랜드 옷 다 빼준다. 그래도 공식 데뷔했으니까 협찬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아 몰라. 형한테 대가리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해줄게! 나 좀 살려줘! 다이어트 뒤질 것 같으니까!]띠링. 띠링. 띠링.
아주 절박한 친구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 같았다. 무영은 웃으며 답장을 보내고서 아예 휴대폰을 꺼버렸다.
[그랜절 준비 ㄱㄱ]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