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but One-in-a-Million Actor RAW novel - Chapter (222)
신인인데 천만배우 222화
오덕
[하무영 영화 리딩장 표정 논란. JPG.] [하무영 인성 논란에 잇따른 반박 글? 누리꾼, ‘사람 가리며 대하나?’ 시끌시끌] [스타의 반전 얼굴, 하무영? 대체 무슨 일이?] [영화 [면죄부> 기자간담회, 셋이 사이좋냐는 물음에…… 하무영, 어색한 미소? ‘누가 말 좀 해줘요~’]-영상에서는 김우리가 다 친하다고 못 박던데?
-그럼 기자들 쫙 깔리고 카메라 돌아가는데 안 친하다고 하냐?ㅋㅋㅋ너 친구 없지?
-하ㅁㅇ 연예인병 도진 것 맞음ㅋㅋㅋ차은성이랑 친하게 지내더니 지가 그 급인줄 알고ㅋㅋㅋ
-차기 영화 리딩에서는 얼굴 개 곱창났던데ㄷㄷ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셨을까 몰라
-근데 솔직히 하무영 커리어면 연예인병 걸릴만도 함ㅋㅋㅋ시작부터 실패가 없었잖아
-눈치보는거봐라ㅋㅋ 평소 얼마나 그지처럼 했으면 저 질문에 눈이 저렇게 돌아감?
-나는 지 친구 꽂아줬다고 말할 때부터 알아봤다ㅇㅇ 원래 저렇게 생긴 애들이 뒤에서 더 호박씨까고 그런거임
-하무영 멈춰!!!
-차은성이 커피차 하나 안 보내준 거 실화?ㅋㅋㅋㅋ서로 존나 친하다매ㅋㅋㅋ
-끼리끼리라고, 차ㅇ성도 사실 성격 개 X같기로 유명ㅎㅎㅎ
-허위사실 유포로 다들 깜빵 처 가고싶니? 미친새끼들이네 PDF땄으니까 대가리 박고 기다려~
-응 하빠 오셨구요~ 가던길 고대로 가세요~
-하무영 인성 좋기로 소문난거 아니었나? 이건 기자가 악의적으로 올린 기사 같다. 유명세는 세금과 같아서 벗어날 수가 없다. 하무영은 마음 추스르고 힘내라.
-무영이 진짜 착한데,,, 동네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사진도 찍어주고 싸인도 엄청 친절하게 해줬음,, 추리닝입고,,
-맞아 동료고 스태프고 작품 끝나면 칭찬 안 하는 경우가 없었다. 이건 솔직히 너무 기레기짓 아닌가?
-제발 간담회 영상 좀 보고 씨부리세요ㅠㅜㅠ 전혀 그런 분위기 아니었으니까
-그런 분위기 맞던데? 하무영이 김우리랑 추수안 눈치 존나 봄
유사하가 인상을 찡그리며 비서를 돌아봤다.
웃지 않아도 온화한 표정이었는데, 오늘따라 유독 살벌해 보였다. 유사하는 패드를 가볍게 던지며 물었다.
“지금 이게 뭐죠?”
옆에 서 있던 비서가 패드를 받아들며 대답했다. 식은땀이 나서 자꾸만 안경이 내려가는 것 같다.
“각자 한밤이랑 DOTV에서 나온 기사입니다. 내려달라고 요청했는데, 아직 회신이 없습니다.”
“회신이 없다?”
“네. 대표님.”
유사하는 이마를 짚은 채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듯 눈을 감았다. 하지만 번잡한 머릿속과 울컥 치솟는 화를 참지는 못했다.
조용한 회의실. 그의 낮은 음성이 조용히 울렸다.
“……해보자는 건가?”
“계속 연락을 하고 있고요. 본사로 직원을 보내기도 했으니 조금 기다리시면 연락이 올 것 같습니다.”
“이게, 비서님. 너무 악의적이라고 생각 안 드세요?”
“네?”
영화 개봉과 차기작 리딩 현장을 이딴 식으로 개판 쳐 놓다니. 차라리 사적인 장소에서 찍혔으면 이렇게 화나지도 않았을 거다.
“어이없네. 진짜. 한밤은 그래도 들어는 봤는데, DOTV는 대체 어딜까요? 회사 간판 단지 얼마 안 됐나? 그래서 앞뒤 분간을 못 하나?”
“아. 2년 정도 된 가십거리 위주 언론사입니다. 사실 언론사라 하기에도 좀 애매하지만…….”
“그쪽으로 시간 지체할 것 같으면 그냥 포털에 연락해서 내려요. 거기 팀장님 번호 있으니까 다이렉트로. 회신 오면 바로 나한테 올리고.”
이걸 고소로 때릴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때릴지 고민해 봐야겠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유사하의 지시에 비서는 재빨리 대표실을 나갔다. 아주 회사가 발칵 뒤집힌 참이다.
평소 문제 될 것 하나 없는 무영이었으니, 이런 기사가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했나 보다.
게시된 지 몇 시간 만에 ‘현재 많이 보는 기사’ 1위와 2위를 나란히 먹고 만 것이다.
‘무영 씨는 뭐 하고 있으려나.’
유사하는 그렇게 생각하며 휴대폰을 들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같은 시각.
빠악-!
“쳐 돌았나 개 XXX가 XXXX하려고 XXX짓을 해?”
차은성은 애꿎은 휴대폰만 던지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으니, 저 말도 안 되는 기사 사진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알고 있지 않은가.
얼굴에 대놓고 플래시를 터뜨렸으면서, 감히 저딴 식으로 기사 제목을 달아?
“으아아악! 형! 형!”
“어, 어! 나 여기 있어…….”
“XXX한 그 XXX 새끼 죽여, 살려? 응?”
“그, 그래도 살려야 하지 않을까?”
씩씩대며 화를 삭이던 차은성은 다시 한번 끓어오르듯 발작했다.
이래서 나랑 같은 회사에 있어야 한다고!
식구면 저가 뭐라도 해줄 건데, 일이 터져도 할 수 있는 일은 화내는 것밖에 없었으니까.
“하무영한테 전화 좀 해봐.”
차은성의 휴대폰은 방금 지랄로 박살이 났다. 매니저가 무영이의 전화번호를 찾으며 힐끔거렸다.
“무영 씨도 지금 바쁠 건데…….”
“SNS에 뭐 해명글을 올리든가 해야 할 것 아냐! 말이라도 어떻게 맞추게!”
“어어. 알았어. 잠시만.”
왜 커피차를 보내지 않았는지, 그리고 리딩장에서 무영이가 왜 그렇게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상세하고 현장감 있게 변명하리라.
휴대폰이 박살 나서 당장 할 수 없다는 걸, 차은성은 깨닫지 못했다.
“……전화 안 받는데?”
“뭐? 이 새끼 울고 있는 거 아니야?”
글쎄. 매니저는 절대 그럴 일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차은성은 제자리에서 왔다 갔다 하며 진정하지 못했다.
* * *
지이잉- 지이잉-
“우웅…….”
무영은 잠을 깨우는 휴대폰 소리에 손을 휘적거렸다. 몽롱한 시야로 본 액정에는 무려 전화 67통, 메시지 111건이라는 알림이 적혀 있었다.
“……뭐지. 나 아직 잠 덜 깼나?”
밴에서 해당 기사를 확인하고, 스케줄은 취소 후 집으로 돌아왔다.
잠시 기다리라는 말에 소파에서 까무룩 잠든 모양이다. 창문으로 노을 진 한강이 보이는 시간이었다.
“임준호!”
대답이 없는 거로 봐서, 아직 퇴근 전인가 보네. 테이블에는 매니저 형이 남긴 작은 쪽지가 놓여 있었다.
[기사는 내려갔고, 회사에서 대응 중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 일어나면 연락해.]무영은 소파에 그대로 누워서 부재중과 메시지를 하나씩 확인했다.
“유사하 대표님, 은성이 형 매니저님, 우리 누나, 수안 선배, 유나, 감독님들…….”
다들 기사 보고 놀라서 연락했구나. 이렇게 제 일처럼 걱정해 주는 게 참 고마웠다. 무영은 발라당 엎드려서 쌓인 메시지를 하나씩 읽었다.
[김우리 : 무영아 왜 연락이 안 돼ㅠㅠㅠ 울고 있는 거 아니지? 나랑 수안이가 얘기했는데, 우리 공개연애하려고. 그때 네가 우리 쳐다본 거 오해 풀어야 할 것 같아서. 셋이 액션스쿨에서 찍은 사진도 올릴 건데, 한 시간 안에 답장 없으면 내가 임의로 선택한다?] [추수안 : 무영 후배님. 연락 바랍니다.] [은성이 형 매니저님 : 하무 왜 전화 안 받아ㅡㅡ] [유나 : 내가 이럴 줄 알았어!!! 기자 대체 뭐야?]키득키득 웃음이 나왔다. 다들 글자만 읽어도 음성이 자동 지원되는 것 같다. 무영은 우리가 올린다는 사진이 궁금해서 SNS에 들어갔다.
“와. 언제 찍은 거지?”
액션스쿨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며 웃고 있는 사진, 셋이 끌어안고 우는 사진, 현장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머리를 맞대고 있는 사진이었다. 누가 찍은 건지 알 수가 없다. 현장 거는 아마 스틸팀인 것 같은데.
[woori_woori23_98 안녕하세요, 여러분. 김우리입니다. 곧 개봉하는 영화 [면죄부>의 기자간담회가 있었어요.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건, 그때 있었던 오해를 풀고자 하기 위해서입니다.기사에서는 무영이가 저랑 추수안 씨 눈치를 보는 것처럼 묘사하셨던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촬영 기간 내내 셋이서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다만, 기자님께서 저와 추수안 씨가 더 각별하게 친하지 않냐는 질문을 하셨고, 무영이가 걱정스레 쳐다본 건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저랑 추수안 씨가 몇 달 전부터 특별한 관계로 만남을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무영이는 저와 수안 씨의 열애를 알고 있었고, 그에 걱정하는 시선을 보낸 것이지 절대 눈치 보고 그런 게 아닙니다. 정말 착하고 좋은 친구이자 동료예요. 추측성 기사와 댓글은 삼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모습 보이는 김우리와 추수안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영아, 언제나 응원하고 고마워.]
“대박.”
이렇게 공식적으로 열애를 인정하다니. 둘의 성격상 크게 신경 안 쓰는 것 같긴 해도, 부담이 굉장한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서 혹여 둘이 헤어진다 해도 주홍글씨처럼 남을 테니까.
‘진짜 감사하다.’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발 벗고 나서주다니.
무영은 괜스레 밀려오는 감동에 얼굴을 박박 문질렀다.
“그럼 기자간담회 문제는 해결된 건가?”
다행히 ‘김우리♡추수안’ 글자를 단 기사들로 간담회 사건은 싸악 씻겨갔다.
회사에서도 힘을 실은 것인지, 정정기사와 해프닝으로 치부하는 게시글이 쏟아졌다.
지이잉- 지이잉-
고경민이다. 무영이는 반사적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옹.”
-일어났어? 좀 어때?
“개운해요! 스케줄 땡땡이치니까 기분도 좋고.”
-……그래. 네가 좋다니 다행이다. 그, 보면 원문 기사는 내려갔고, 후속 기사들도 하나씩 정리 중이거든. 김우리 씨랑 추수안 씨가 떡밥 만들어줘서 그쪽으로 쉽게 몰아가고 있어.
“네. 저도 방금 확인했어요. 전화 끊고 감사 인사하려고요.”
-그래. 근데 좀 아쉬운 게, 리딩 현장에서 쓸 만한 게 없네. 한밤 기자가 네 얼굴에 플래시 터뜨린 거 말이야. 다른 기자들 사진도 다 확인했는데, 딱 그 순간에 걸린 게 없어. 다들 놀라서 멈췄다고 하더라.
“영상은요?”
-영상도 마찬가지. 그래서 일단은 한밤 쪽에 고소하겠다는 연락은 보내놨거든. 근데 문제 기자 둘 다 좀 이상해.
뭐가 이상하다는 건가요?
무영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바깥을 내려다봤다. 다행히 몰려든 기자는 없었다.
-둘 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됐더라고. DOTV라는 곳은 회사 자체도 불투명하고. 자세히 알아보고 있으니까 진전되는 대로 알려줄게. 내일 오후에 스케줄까지 푹 쉬고 있어. 너무 상처받지 말고. 인기가 있어서 이런 잡음도 시끄럽게 느껴지는 거야. 알지?
“네. 저 걱정 마세요.”
-그래. 그럼 또 연락할게.
무영은 전화를 끊고서 밀린 답장을 하나씩 보내기 시작했다.
준호에게는 오늘 치킨 좀 사 오라 하고, 은성이 형은 진정 좀 시키고, 그리고…….
“임하늘 씨?”
[안녕하세요. 임하늘입니다. 감독님 통해서 연락처 얻었어요. 잠깐 만나 뵙고 싶어요. 드릴 게 있어서.]무영은 그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문득 건너편 편의점 테라스에 앉아 있는 낯익은 점퍼를 발견했다.
얼굴이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주차장에서 봤던 임하늘의 외투와 가방이었다.
“엥?”
진짜? 여길? 무영은 반신반의한 생각으로 웃옷을 걸쳐 입었다. 과자도 살 겸 겸사겸사 가볼 요령이었다. 하지만 밑으로 내려와 보니 진짜 임하늘이다.
“임하늘 씨?”
“어.”
“여기서 계속 기다렸어요?”
“여기 오피스텔 사세요? 저는 뒤쪽 아파트인 줄 알았는데. 혹시 연락 오면 바로 만날 수 있게 하려고요.”
놀란 무영과 달리 임하늘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무영이 맞은편 의자에 앉자, 오히려 그의 얼굴을 꼼꼼하게 살폈다.
“운 것 같지는 않네요. 주무셨구나.”
“엇. 들켰다. 아하하. 근데 무슨 일이세요?”
임하늘은 잠시 무영의 얼굴을 빤히 뜯어봤다. 그리고 내뱉는 비장한 고백.
“저는 하무영 씨 팬이에요.”
“네! 그때 말씀하셨잖아요.”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상태가 심각해요.”
“오덕 같은 건가용?”
“십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덕의 두 배 정도 된다는 뜻이겠지?
“감사합니다!”
“……그래서 이거요.”
임하늘은 자신의 핸드폰을 꺼냈다. 동영상이다. 화면에는 약간 비스듬한 각도로 무영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리딩 인사하는 모습 담고 싶어서 찍었는데요. 듣자하니 회사에서는 기자가 플래시 터뜨리는 자료가 없다 하더라고요.”
“우와.”
기자들 각도로는 한밤 기자가 걸리지 않았지만, 임하늘이 앉은 자리에서는 아주 정확하게 보였다.
“언제 찍으셨대요? 예쁘게 잘 나왔다.”
“기분 안 나쁘세요?”
“어차피 그때는 공식적으로 기자님들이 다 사진 찍고 있었잖아요. 뒤에는 안 찍으셨죠?”
“리딩 시작하면서는 안 찍었습니다.”
“좋아요. 좋아!”
무영이 임하늘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살아 있는 이유라고, 임하늘은 속으로 눈물을 좔좔 흘렸다. 물론 겉으로는 아무런 티도 안 났지만 말이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