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but One-in-a-Million Actor RAW novel - Chapter (228)
신인인데 천만배우 228화
경사
[[면죄부> 미국 박스오피스 개봉, 극장당 수익 놀라워]지난달에 개봉한 영화 [면죄부>(감독 김산, 출연 하무영, 김우리, 추수안 외)의 북미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미국에 극장은 고작 5곳. 하지만, 극장당 수익이 한 주 만에 15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이번 해 제한개봉작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은 제한상영작의 현지 반응이 긍정적일 시 극장 수를 점차 늘리며 장기 상영으로 진행된다.
[면죄부>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는 향후 영화가 주말 박스오피스에 랭킹될 가능성 역시 높다는 의미다.한편, 현지 평론가들은 [면죄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아시아적 배경 및 가상의 카톨릭 국교가 관객들의 흥미를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면죄부>는 현재 국내에서 600만 관객 수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미국을 시작으로 남미, 유럽을 비롯한 세계 32개국에 개봉할 것이라 전했다.-극장 5개에서 15만 달러 수익이면 상당히 괜찮은데?
-님아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고요, 올해 개봉한 것중에 1위라잖아요ㅋㅋㅋㅋㅋ
-기사가 좀 아쉬운 게, 그주 박스오피스 1위 수익이 얼만지 알려주면 비교가 쉬울 것 같은데
-15만 달러면 1억 6천정도 되네요
-지금 주말 박스오피스 1위 먹은 게 [폴 인 유니버스>인데 극장당 수익이 1만 달러정도라고 하네요. 물론 극장 수에서 차이가 엄청 나니까.. 총 수입은 비교도 안 되겠지만…
-시사하는 바가 큰건 사실
-게다가 폴인 저거 시리즈라서 팬층 졸라 두꺼움
-일단 ‘올해 1위’ 붙은 것만으로도 상당히 잘 한거임 쟤들이 아시아 영화에 이렇게 관심 갖는 거 드문데ㅋㅋㅋㅋㅋ
-ㅇㅈㅇㅈ 게다가 미국만 있는 거 아님 32개국에서 상영되면 이제 걍 돈 쓸어 담는 거
-무영아^^…,알아 둬…내가 회사 전등 하나 달아줬다…
-저는요 회사 비품 일주일 치 갖다 바친 듯ㅋㅋㅋ
-제발!!! 오역 없길!!! 번역가 선생님들 영혼을 태워주세요!!!
-아무리 불매해봐라ㅋㅋ끄떡이나 하나(주어없음)
-전혀 타격 없죠~!? 아무리 질척질척거려도 의미 없죠~?!
-쒸빩놂의 썌끼뜰아 무영이 꾀롮히지 마^^♡♡i love china♡♡ 참고로 600만 관객 수 중에 10이 저입니다^^…
* * *
“축배를 들어라~”
무영은 콜라가 가득 든 잔들 들고서 빙글빙글 돌았다. 산속이지만 지금만큼은 어디 파티장에 온 것처럼 기분이 좋다. 차은성이 어이없이 웃으며 물만 홀짝이자, 임하늘이 대신 맞장구 쳤다.
“오늘을 위해서~”
“오예~ 노래 같이 불러줘요!”
“아. 싫어.”
관객수 600만 돌파를 눈앞에 둔 것만으로도 경사인데, 미국에서도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무영은 기사를 읽고, 또 읽고, 아주 하나하나 외울 기세로 탐독했다.
“가자!”
“다시 한번!”
“축배를 들어라~”
“너 그 뒤에 가사 모르지?”
유나까지 가세해서 물잔을 흔들었다. 빡빡머리였던 것이 어느새 조금 자라 있었다. 무영은 기분 좋게 유나의 머리를 비벼 댔고 아닌 낮 중에 춤판이 벌어지게 되었다. 지나가던 스태프들이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늘 무영이 컨디션 최고인데요?”
“그러니까요. 근데 춤은 진짜 못 춘다. 아하하하!”
“유나가 제일 잘 추네. 임하늘 씨도 영…….”
셋은 차은성을 둘러싸고 빙글빙글 돌며 놀아댔다. 차은성은 애써 무시하기 위해 대본에 시선을 집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건물 안에 갔다 나오니, 그 사이 차은성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유나야! 너는 이제 그만하고 들어와. 분장 들어가야지.”
분장팀 팀장의 부름에 유나가 아쉬워하며 쪼르륵 안으로 들어갔다. 무영은 살짝 젖은 티를 끌어당기며 의자에 풀썩 앉았다.
그리고 땀을 키친타올로 찍어 누르는데, 옆에서 임하늘이 두 손을 공손히 내밀었다.
“버려드릴게요.”
“아. 감사합니다.”
“임하늘, 저거 하무 땀 닦은 휴지까지 모으는 거 아니야?”
차은성이 질린다는 목소리로 시비 걸자, 임하늘이 멈춰 서서 휴지와 무영이 얼굴을 번갈아 봤다. 참는 건가? 아니면 고민?
“저도 선이라는 걸 알아서요.”
“놀고 있네. 방금 내가 말 안 했으면 무조건 주머니에 넣었다.”
“아닌데요.”
“근데 왜 나한테는 쓰레기 버려준다는 말 안 해?”
“……필요 없으니까요.”
임하늘은 생각 외로 차은성과 잘 어울렸다. 후배에 무명치고는 대선배를 너무 신경 안 쓰는 것 같지만, 차은성 성격상 앞에서 알랑방귀 뀌는 것보다 이런 편이 훨씬 잘 먹혀들어 간 것이다.
무영은 둘이 싸우는 동안 다시 휴대폰에 시선을 돌렸다.
“무영아. 잠깐만.”
“네?”
그때, 고경민이 무영이를 불렀다. 방금까지 통화하더만, 스케줄상 문제가 생긴 눈치였다. 무영이 웃으며 다가가자, 고경민도 희미하게 웃었다.
“왜 그러시는데요?”
“다음 주에 잡힌 [리틀포레스트> 있잖아.”
“네. 우리 누나랑 수안 선배랑 같이 나가는 거.”
“그거 두 사람 못 하겠다고 하네. 사정이 생겼다고, 둘 다 캔슬 났어.”
리틀포레스트, 요즘 막 부상하는 힐링 예능이었는데 캠핑장 혹은 산속 오두막 등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먹고 즐기며 토크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면죄부> 홍보로 잡아둔 건데, 게스트로 나갈 세 명 중 두 명이 취소라니?
“무슨 일 있어요?”
“아직 그것까지는 모르겠어. 아무튼, 세 명 중 두 명이 그러니까, 너도 취소하려고 하는데 감독님이 너만큼은 꼭 좀…….”
어지간해서는 잡기 힘든 배우였다. 워낙 스케줄이 빡빡하기도 하지만, 날이 갈수록 몸값이 높아지고 있었으니까.
“음. 혼자서는 좀 부담스러운데요.”
무영이 턱을 매만지며 고심했다. 둘이 안 된다고 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자 무영은 고개를 돌려 뒤쪽에서 투닥거리는 차은성과 임하늘을 쳐다봤다.
“[면죄부> 겸 이번 영화 소개도 가능할까요?”
“저 둘?”
“괜찮으시다면.”
“방송국에서는 당연히 좋다 하겠지. 일단 두 사람 스케줄 맞춰야 할 것 같은데.”
“그리고 멀리 갈 것 없이 촬영지를 여기서 찍으면 되잖아요.”
여기. [리틀포레스트>에서 매일 찾아다니는 물 좋고 공기 좋은 그런 장소가 이런 곳이니까. 만약 여기서 찍는다 하면 스케줄 조정도 상당히 유해진다. 고경민은 고개를 까딱거리며 생각했다.
“음. 일단 제안은 해볼게.”
“네. 혼자 나가는 건 무섭다고, 전해주세요.”
“알겠어.”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으면 출연하지 않겠다는 말과 동일하니, 방송국에서는 허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영이 돌아올 때까지, 차은성과 임하늘은 아직도 입씨름 중이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는데요?”
“아닌데? 너 말투가 지금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
“아니라고 하는데 선배님도 참 대단하시네요.”
“이게 듣자듣자 하니까!”
“못 듣겠습니다.”
“어억!”
차은성이 뒷목 잡고 쓰러지려 하자, 무영이 대신 잡아주었다. 문득 이 조합이 괜찮을까 걱정되지만 뭐 어쩌겠는가.
“저랑 [리틀포레스트> 나가실 분?”
“저요.”
임하늘은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케이. 차은성은 무영의 손에 기댄 채 꿍얼거렸다.
“……저 새끼 나가면 난 안 해.”
“그럼 무영 씨랑 저랑 둘이서 나가나요? 개꿀.”
“야아아아!”
이제는 추격전이다. 더운데 기운도 좋아.
무영은 선풍기 앞에 앉아서 김우리와 추수안이 있는 단톡방에 들어갔다. 저번 주가 마지막 대화다. 동시에 캔슬 난 거 보면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혹시 싸웠나?’
아니지. 두 사람은 싸웠다고 해서 프로그램 일정을 막 취소하거나 할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뭔가 더더욱 강력한…….
‘헤어졌나?!’
그런 거라면 납득이 되지.
무영은 혼란스러운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때, 인터뷰 영상 찍을 때만 해도 꽃가루 반짝반짝이라서 참 좋아 보였건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 무영은 고민하다가 각자에게 개인 연락을 보냈다.
띠링!
[뭐해용!(。・ˇ_ˇ・。) 왜 예능 못 나가요?]하지만 답장이 없다.
무영은 초조하게 휴대폰 화면만 주시했다. 읽었다는 반응도 없다. 유나가 특수 분장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
“나 끝났다!”
허름한 환자복과 핼쑥한 얼굴. 생기가 죽은 피부색은 사람인 듯 아닌 듯 묘하게 보였다. 유나는 끝이 다 갈라진 손톱으로 차은성에게 달려들었다.
“삼촌! 크아아앙!”
“어우. 얼굴 봐.”
차은성은 애써 침착을 유지하며 유나를 피해 다녔다. 슬슬 스탠바이에 들어가야 하니, 무영은 휴대폰을 의자에 놓은 다음 일어섰다.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네! 여기 아지랑이 피어오를 때 후딱 찍죠.”
“3시에 제일 덥다고 하니까.”
“유나 물 충분히 먹이고 올리세요!”
“은성 씨! 무영 씨! 하늘 씨! 다들 준비됐죠?”
“네에.”
무영이도 무영이지만, 은성과 하늘의 파란색 의료용 반팔 셔츠는 반쯤 젖은 상태였다. 아마 뛰어다니느라 그런 것이리라. 하지만 푹푹 찌는 여름날을 표현하는 데 있어 자연스러운 모습이니까. 감독은 힐끗 보기만 하고 별 말하지 않았다.
“스탠바이 갈게요!”
중간중간 선택적으로 하는 촬영.
이번 장면은 시간이 흘러 정한이 병원에 부임해 겪는 기묘한 사건 중 하나였다.
“레디!”
유나가 빨대로 시원한 물을 쪽쪽 빨아 먹고서는 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렸다. 문제없다는 뜻이다.
“액션!”
뜨거운 햇살.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통구이가 될 것 같은 강렬한 열기. 정한이 저절로 인상을 찌푸렸다. 맞은편에서 우연과 하늘이 떠들며 다가왔다.
“어디 갔다 오세요?”
“잠깐, 손님이 와서. 둘은?”
“라면 도저히 못 먹겠어서 허락 겨우 받고 나왔어요.”
짤막한 잡담을 이을 수 없을 정도로 해가 뜨겁다. 정한이 어서 들어가려는 듯 몸을 돌리자, 우연이 그를 붙잡았다.
“아, 참. 그거 들으셨어요?”
귀찮은데, 어쩔 수 없다는 듯 그가 고개를 돌렸다. 우연이 살며시 웃었다. 땀을 뚝뚝 흘리면서도 묘하게 서늘한 눈빛. 정한은 그의 어깨너머, 저 멀리 아름드리나무를 쳐다봤다. 아지랑이 때문에 조금씩 땅이 일렁인다. 우거진 풀숲에 뭔가가 누워 있다.
“……그래서 김 교수님이 다음에는…….”
우연의 목소리가 늘어지면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누워 있는 것은 죽은 개의 사체 같기도 하고, 그저 버려진 쓰레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어린아이가 누워 있는 듯 보였다. 정한은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깜빡였다.
“선배?”
앵글은 여전히 우연의 어깨에 걸쳐 있다. 손톱만치 작은 물체가 꼬물거렸다. 도대체 저게 무엇인가. 정한은 아예 넋 놓고서 ‘그걸’ 쳐다봤다. 그와 동시에 우연과 하늘도 정한의 시선을 함께했다.
“뭐가 있어요?”
“저거, 뭐지?”
“뭐요?”
“나무 아래 있는 거.”
“…….”
둘은 무슨 얘기를 하는 건가 싶다. 의아하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가던 길을 마저 향했다.
“더위 드신 거 아니에요?”
“그럼 나중에 뵐게요.”
동료들이 멀어졌지만, 정한은 건물로 들어가지 못했다. 그저 망부석처럼 그 자리에 서서 나무 아래를 쳐다봤고, 이내 확실해졌다. 머리를 땅에 대고 웅크린 아이다.
“……!”
어찌하여 아이가? 가까이 다가가려는 순간, 기이한 형체는 기어 다니며 풀숲을 헤치고 다녔다. 충격적인 상황에 정한은 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았다. 그는 조심스레 뒷걸음질 치며 건물 안으로 달려갔다.
“저, 저기!”
“선생님. 괜찮으세요?”
“밖에 아이가, 아이가 바닥을…….”
경비는 걱정하는 눈치더만, 이내 뭔가 알겠다는 듯 눈썹을 휘었다. 하지만 대답은 판이했다.
“뭘 잘못 보신 거 아닐까요?”
그와 동시에 주위를 삼킬 것처럼 울어대던 매미 소리가 멈췄고, 정한은 병원 로비의 모두가 자신을 보고 있음을 알아챘다. 무표정으로, 하던 것을 멈추고.
* * *
“네에! 컷!”
“유나야, 괜찮아?”
“네. 괜찮아요.”
땡볕에 누워 있는 것도 힘든데, 풀숲까지 헤집고 다녔다. 컷 싸인이 떨어지자마자 다들 달려가 아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풀에 긁힌 상처가 없다.
“좋습니다. 다음 씬 갈게요!”
“안쪽 조명 바꿔주세요!”
“무영이는 대기하고, 은성 씨! 하늘 씨!”
“네에. 갑니다.”
무영이 시원한 물을 한껏 들이마시며 자리로 돌아왔다. 휴대폰 액정에 메시지 알림이 반짝이고 있었다. 별생각 없이 확인하던 무영.
“푸핡-!”
“으아! 뭐예요? 무영 씨?”
“아, 죄, 죄송합니다.”
그대로 물을 뿜고 말았으니.
다름 아닌 우리에게서 온 문자 한 건 때문이었다.
[몸이 안 좋아서 병원 갔거든. 근데 임신이래^_^V 당분간 절대 안정이라고 해서 스케줄 다 취소ㅎㅎㅎ]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