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but One-in-a-Million Actor RAW novel - Chapter (243)
신인인데 천만배우 243화
입주
“무영 씨. 여기요.”
“안녕하세용. 대표님.”
“어제 일 있었다면서요? 괜찮아요?”
무영이 자리에 앉기도 전이다.
유사하의 물음에 무영은 가방을 의자에 걸며 웃었다.
“네. 그때 마침 친구들 다 있어서 별일 없었어요. 이웃분들도 도와주셨고요.”
그 이웃 중에 귀신이 섞여들어 있다는 게 함정이지만 말이다.
유사하가 무영을 부른 곳은 아주 작은 레스토랑이었다. 거의 일인 테이블로 운영되는지, 널찍한 공간에는 자리가 하나뿐이다.
“다행이네요. ‘그나마’ 이웃이라도 좋아서 다행이에요.”
유사하에게는 한강 보이는 것 말고는 하등 좋을 게 없는 오피스텔로 여겨지는 듯했다.
좁은 데다, 보안도 안 좋아, 근처에 투자성으로 호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는 무영의 잔에 물을 따라줬다.
“그분들은 어떻게 돼요?”
“일본 애들? 아직 보고가 올라온 게 없는데, 회사 돌아갈 때쯤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뒤처리 문제없이 해둘 테니, 무영 씨는 신경 안 써도 돼요.”
그때, 직원이 트롤리를 끌고 와서 테이블을 세팅했다. 아무래도 이곳에서는 단일 메뉴만 취급하는 것 같다.
“이사한다면서요.”
“아아. 넹. 은성이 형도 지금 집 내놨거든요.”
“차은성 씨? 왜요? 거기 괜찮지 않나?”
“귀신 봤대요. 아하하.”
“오. 은성 씨 생각보다 섬세하네요.”
“딱 한 번 봤는데, 충격이 심해서 그런지 아주 뒤집어졌어요. 기절하고 정신 차리자마자 부동산 전화하더라구요. 근데 집값이 엄청 비싸니까, 당장에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요.”
“그렇죠. 아무래도 시간 좀 걸릴 것 같은데.”
“그래서 형 집 봐주는 부동산 소장님한테 저도 부탁해 보려고요. 보안 좋은 곳으로.”
무영이 말갛게 웃으며 식전 샐러드를 주워 먹었다. 유사하는 그런 그를 보며 물었다.
“집 보러 다니는 거 힘들지 않겠어요? 스케줄도 있고, 아무래도 신경 쓸 게 많아서.”
“그래도 해야죠. 어제 인터넷으로 ‘집 볼 때 주의할 점 다섯 가지’ 보고 잤어요. 대표님도 알아두세요. 구할 때는 기준이 있어야 한대요. 저는 집 앞에 만두 가게랑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게…….”
무영은 밤새 공부한 부동산 지식을 전파했다. 대학생 새내기가 자취방 구할 때나 쓸 것 같은 내용이지만, 유사하는 꽤나 흥미롭게 들었다.
“오. 그래요?”
“방충망도 전셋집 주인이 해줘야 한대요!”
“아하. 그럼요, 밥 먹고 집 하나 소개해 줄까요?”
“넹?”
갑자기 대화 흐름이 왜 그쪽으로 튀어요?
무영이 음식을 우물거리며 유사하를 빤히 쳐다봤다. 그는 반대쪽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렸다.
“여기서는 안 보이네. 조금만 가면 회사에서 보유한 집이 있어요. 살기에는 아주 좋아요. 아, 물론 역세권이고 바로 앞에 만두 가게랑 아이스크림 파는 곳도 없을 것 같네요.”
“앗. 아쉽당.”
“근데 대한민국에서 보안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요. 이번에 마침 거기 세 줬던 게 만기라며 곧 비는데. 무영 씨만 괜찮다면 살아도 좋아요.”
“헉! 진짜요? 아, 혹시 센터포레스트인가요?”
“아아. 바로 근처예요.”
“엔빈이네 숙소가 거기거든요. 단지까지 들어가려면 신분증 보여줘야 하더라고요. 아하하. 대박. 엔빈이가 그러는데, 대한민국에서 제일 비싼 곳이래요.”
그의 말에 유사하의 눈썹이 미묘하게 꿈틀거렸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정정해 줬다.
“빌라 중에는 영앤빌이 제일 비싸요.”
“근데 저 거기 들어갈 만큼 돈 없는데요.”
“다음 입주자가 없어서 괜찮아요. 그 비싼 걸 빈집으로 놀리느니 소속 배우가 쓰는 게 낫죠. 그리고 어차피 회사 소유 주택이라 상관없어요. 월세 내도 경비 처리하면 되니까. 그리고 무영 씨, 전세 들어갈 정도는 될 것 같은데?”
대한민국 최연소 연기대상 대상 출신 아니세요?
시청률 40% 돌파한 드라마의 주역이자, 찍었다 하면 대박인 영화. CF도 꾸준히 하는 거로 아는데?
유사하의 질문에 무영이는 한껏 진지하게 되물었다.
“어, 얼만데요?”
“……억이요.”
유사하는 무영의 톤을 맞춰서 한껏 장난스럽게 속닥거렸다. 금액을 들은 무영이 눈을 깜빡였다.
“헐. 될 것 같아요.”
“당연하죠. 무영 씨, SJ 간판 배우잖아요. 그정도는 돼야지.”
생각보다 진짜 돈을 많이 벌었구나. 무영은 격세지감을 느끼며 식사만 음미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에는 반지하 단칸방에서 살던 그가,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비싼 집에 입주할 수 있다니.
아. 물론 매매는 아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 그러면 한번 구경해도 되나요?”
“무영 씨 편한 대로 해요. 그럼 밥 먹고 바로 가볼까요?”
“네!”
유사하는 어서 먹으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입맛이 갑자기 도는지, 무영은 속도를 올려 식사를 마무리했다.
* * *
차로 십 분 갔을까? 레스토랑에서 진짜 가까웠다.
빌라 단지로 들어서려고 하자, 엔빈이네 집에서 했던 것처럼 방문록 작성은 물론이고 신분증 확인까지 철저하게 했다.
성처럼 높게 쌓인 담 안쪽으로는 건물 하나 보이지 않았다.
“아마 A동에는 아크록, 김서연, 장윤 배우가 살고 있을 거예요. 들어갈까요?”
유사하도 예외는 없다. 절차를 마친 그가 무영이를 안쪽으로 안내했다.
미리 나와 있던 부동산 관계자가 유사하를 알아보고서 달려왔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죠?”
“어휴. 그럼요. 덕분에요. 이쪽은 하무영 씨군요? 저는 소장 김경애입니다. 오호호. 사택은 아직 사장님이 짐을 안 빼서, 바로 아랫집 보여드릴게요. 구조는 다 똑같아요. 풀옵션이고요.”
소장은 도어락 열쇠를 들어 보이며 웃었다.
앞쪽에 나 있는 개인 마당과 붉은색 보도블록, 저 먼 곳에는 분수까지 솟고 있었다. 마치 외국에 나오는 어느 부촌에 온 것 같다.
“이쪽입니다. ”
달칵.
한 층에 한 세대.
현관문을 열자마자 무영이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헐!”
“평수는 82평이고요. 복층입니다. 이 층에 방 세 개, 아래층에 방 두 개. 거실이랑 주방 사이 복도에 팬트리도 있고요. 남향이지만 사실 상관없죠. 사방으로 창이 뚫려 있으니까!”
“헐!”
“먼저 안방을 보실까요? 방마다 발코니가 달려 있어서 개방감이 상당합니다. 사실 발코니라기보다는 정원에 가깝죠? 벤치랑 테이블은 옵션이고요, 젊은 분이시니 친구들이랑 파티하기 딱 좋아요.”
“헐!”
“그리고 아까 정문 지키고 있던 경비들 보셨죠? 24시간 상주 중이에요. 혹시 문제 있다면 여기 호출 버튼이 방마다 마련되어 있거든요. 참! 청소 서비스도 있어요. 세탁도 물론 가능합니다.”
무영은 ‘헐!’ 외에는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오피스텔에 들어왔던 그 느낌이었다. 말 그대로 신세계!
“대박. 욕조가 화장실 가운데 있어요! 이거 물 빠지는 거 맞죠? 주방 싱크대 완전 커! 물놀이해도 되겠다!”
호들갑 떠는 무영과 달리 유사하는 바깥 조경만 확인했다.
안쪽 유지 보수야 믿고 맡길만 하니 차치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관이었으니. 탁 트인 작은 광장이 제일 큰 창으로 보였다.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진짜 좋네요.”
“대표님도 참! 오호호!”
재벌한테 그런 말 들으니 참으로 재밌다는 반응이었다. 유사하가 무영이를 부르며 물었다.
“어때요? 무영 씨?”
“너무 좋아요. 진짜 멋져요.”
“그러면 회사에 말해서 진행할까요?”
“네. 전세!”
“음. 그건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유사하는 됐다는 듯 웃음으로 넘겨버렸다. 그리고 시계를 확인하며 고개를 까딱거렸다.
“무영 씨 오후에 리딩 있다고 했죠? 저도 회의가 있어서 이제 회사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은데.”
“아. 네넵.”
“소장님. 오늘 고마워요.”
“어휴! 무슨 말씀이세요. 오호홍!”
무영은 유사하의 차를 타고 리딩장으로 향했고, 미리 도착해 있던 고경민에게 인수되었다. 유사하가 창문을 내리며 당부했다.
“이사는 짐 빠지는 대로 바로 들어가요. 자세한 건 지침 내려갈 거예요.”
“넵. 감사합니다. 대표님.”
“근데 어째? 차은성 씨.”
유사하가 미소 지으며 차은성을 언급했다. 미소가 승리에 도취된 듯 묘하다.
“무영 씨 집 구해준다는 거 안 해도 되니까, 연락 넣어줘야겠네.”
“아아. 맞다! 네넹! 그렇게 할게요!”
“그럼, 수고해요. 다음에 또 봐요.”
“들어가세요오~”
“들어가십쇼!”
부아앙-
고경민은 허리가 접혀라 인사하고서 무영이를 돌아봤다. 어떻게 잘됐냐는 시선이었다.
“회사에서 집도 해주고, 너무 좋당! 복지 최고! 아하하. 진짜 뼈를 묻어야겠는데요. 엔빈이랑 이웃사촌 될 것 같아요.”
“거기 들어가기로 했나 보네. 아마 기사 또 나겠어.”
무영이는 엄지를 들어 보이고 나서 차은성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괜히 늦게 말했다가는 번거로울 수 있으니까.
띠링!
[하무영 : 형 저 집 구했어요!] [차은성 : ??뭔솔?] [하무영 : 회사에서 해주기로 하셨어요. 영앤빌이라고 아세요? 엔빈이랑 동네친구!(´•᎑•`)] [차은성 : 설마? 또? 혹시? 유사하세요?] [하무영 : 사택이긴 한데, 대표님이 연결해 준 건 맞아요! 이사 곧 할 거니까 오피스텔에 있는 형 짐 정리해 주세요~]하지만 차은성은 답이 없었다.
무영은 그저 바쁜가 보다 하고, 휴대폰을 가방에 넣었고 리딩실로 들어갔다.
먼저 도착한 폴과 강이안이 대본 하나를 두고서 이러니저러니 투닥거리고 있었다.
“형! 왔어요?”
“무영, 이안 이상해. 입만 열면 그짓말!”
“아니, 그 뜻이 아니라니까?”
“뭔데. 또 무슨 일인데요?”
무영은 그들 맞은편에 앉아서 가방을 풀었다.
스토커의 습격이 어젯밤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화롭고 순조로운 하루였다.
* * *
“짐이 진짜 이게 다야?”
“네. 옷 상자 하나. 그리고 책이랑 자질구레한 거 담은 상자 둘. 가구고 뭐고 옮길 게 없어요. 다 옵션이라.”
매니저가 상자를 옮기자, 무영은 문을 열어주며 대답했다.
이사라고 하기에도 민망하다.
무영은 널찍한 거실 한쪽에 상자 세 개를 올려두고서 뭐부터 정리할까 고민했다.
“준호는? 짐 많더만.”
“준호는 미리 옮겼어요. 이 층을 걔가 쓰고 저는 일 층이요. 위쪽에 가지 마세요. 형. 개판이에요.”
“너무 넓어서 개판 나도 티 안 나. 야, 진짜 좋다.”
“테라스 있는 게 너무 마음에 들어요. 어디 펜션에 놀러온 것 같아!”
한 층에 한 세대만 있는 것도 최고다. 프라이버시 지키는 데는 아주 이만한 집이 따로 없다.
고경민은 물을 마시며 물었다.
“아래층에는 누가 살아?”
“비어 있는 것 같던데요? 저번에 집 보러 왔을 때 그쪽을 봤거든요.”
“응? 아닌데? 같이 엘리베이터 탄 기사가 아래에서 내리던데?”
오잉? 그 사이 사람이 들어왔나? 무영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는 게 아닌가.
띵- 동!
“누구지? 관리실인가?”
“아랫집인데요!”
“……엥?”
현관문 열려다가 말았다. 목소리가 너무 익숙해서. 무영은 손 한 뼘 정도 문을 열고서 어이없이 차은성을 바라봤다.
“형 여기서 뭐 해요?”
“안녕하세요. 이사 떡 드세요.”
“……??”
차은성은 무영에게 포장된 가래떡을 떠넘기며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소파에 편히 누워 있던 매니저 역시 놀라서 벌떡 일어섰다.
“아, 안녕하세요.”
“채광은 우리 집이 좋네.”
“아닌데요. 저희 집이 더 좋은데요.”
차은성이 만족스럽게 고경민 맞은편에 드러누웠다. 그러자 매니저는 불편하게 쭈뼛거리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재계 인사들은 물론 유명 연예인들이 모여 사는 부촌 중의 부촌. 장소도 장소지만 무영이를 이웃으로 두었다는 게 상당히 기분 좋아 보였다.
“기사 안 나나?”
“나겠죠? 아무래도.”
좋아. 그러면 브랜드 가치와 집값은 또 한 번 오르겠지! 차은성은 음하하하, 소리 없이 사악하게 웃었다.
[하무영 한남동 주민 됐다! 영앤빌 입주……★들의 동네, 아크록, 김서연, 장윤과 이웃사촌] [하무영 측, ‘전세 살아요’ 부촌 영앤빌의 전세가는?]-와, 무영이 성공했네ㄷㄷㄷ영앤빌을 들어가?
-부동산등기 보니까 소유주가 회사더만
-그래도 전세 낸 건 무영이임 그쪽 전세가만 후덜덜한데,,, 이제 용강동에서 못 보는 건가ㅠㅠ 가끔 지나가면 괜히 한 바퀴 돌고 갔는데 혹시 볼까 해서
-그래서 이사한 듯ㅋㅋㅋ님 같은 사람이 열 명만 있다고 쳐도 피 말려 뒤질 것 같은데
-용강동 NPC가 사라졌다…
-돈 많이 벌었나 보다ㅋㅋ 하긴ㅋ 연예인 걱정은 쓸데없는 거라더니ㅋㅋ아직 이십 대 중반에 영앤빌ㅋ
-그럴 돈 있으면 기부하고, 베풀며 사세요. 다 돌아갑니다.
-저런 댓 특) 지는 천 원 한 장 내는 것도 벌벌 떰
-하무영이 세금을 얼마나 내는 줄은 알고 그러냐?ㅋㅋㅋ 하여간에ㅋㅋ 남 잘사는 꼴 못 보지
-아니 근데 진짜 저게 가능해? 이제 데뷔한 지 한 손으로 꼽는 애가 영앤빌에 입주 한다고?ㅋ 누가 뒷배 봐주나?
-스폰서? 연예인 중 그거 없는 애 찾는 게 빠름
-솔직히 처음부터 [역병> 한자리 꿰찬 것도 의아함 쌩신인을 대체 뭘 보고 그렇게 씀?
달깍.
-그래서 결론이? 하무영 스폰서 있다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