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but One-in-a-Million Actor RAW novel - Chapter (251)
신인인데 천만배우 251화
누군가의 방문
[유명 야구선수 A씨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입건, 동료들 줄줄이…….] [불법 도박으로 발칵 뒤집힌 연예계, 그 중심에는 A? 입수된 명단만 열 명이 넘어, 경찰 ‘아직 조사 중’.] [불법 스포츠 도박과 관련해 승부 조작 혐의까지, A는 평소 사이트 운영자와 친분 과시.]-야이 처죽일; 공이나 잘 칠 것이니 뒤에서 팬들 뒤통수나 후려치고 있네
-힘 빠진다 했더니 애먼 데서 이 지랄하니까..
-다음 시즌 개판 확정 선수들 고구마줄기처럼 딸려나오면 걍 없어지는 거임
-연예인도 많다고 하던데 왜 그쪽은 기사 안 남?
-기사 났음.. 얘들은 승부조작까지 끼어 있으니까 더 난리난 거임…
-도영호랑 친했던 연예인 ㄱㅅㅇ, ㅇㅇㅈ, ㅂㅌㅁ, ㅂㅎㅎ……. 예능에서도 죽고 못 사는 사이라고 함 끼리끼리 사이언스인 거 알지? 쟤들도 다 했다고 보면 된다ㅋ
-박현호는 기사 터짐ㅋㅋㅋㅋ역시 소속사 없는 애가 제일 먼저 털리쥬?
-한 번에 수천만 원씩 베팅;; 운영자랑 인맥 있으니까 서로 알고서 회원들 등쳐먹은 듯 불법 도박에 사기까지 걸리게 생겼음
-얘들 절대 못 빠져나간다 경찰 수사권 놓고 집안싸움 하던 중에 터진 거임.. 서로 죽이려 눈 부라리는데 유명인 스캔들이 터졌다?ㅋㅋㅋ예수가 와도 못 말려
“더 읽어요?”
“수사권이 뭔데?”
“그, 있어요. 정치적인 그런 거.”
“홀리…….”
무영은 휴대폰을 놓으며 폴을 쳐다봤다.
뭐랄까. 지금 그의 표정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 같았다.
무영이 기사와 댓글을 읽어주며 해석해 주자, 곧 뒤로 넘어갈 것처럼 질겁했다.
“어떡해? 연락 오면?”
“연락이야 올 수도 있겠죠. 휴대폰 포렌식할 테니까. 그러면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하면 돼요. 술 먹고 몇 번 놀았다면서.”
“나는 여권 절대 안 뺏겨.”
“사람들이 함부로 뺏고 그러지 않아요.”
“무영. 귀신이니까 빨리 말해봐. 나 괜찮지?”
얼씨구. 아주 달달달 떠는 모습이 어이없다.
무영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안심시켰다.
“괜찮아요. 문제없어.”
“휴우.”
무영이 콕 짚어서 괜찮노라 위로하니, 그제야 안심이 되는가 보다.
옆에서 삼순이를 안고 지켜보던 차은성이 짜증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근데 쟤는 왜 자꾸 너보고 귀신이라는 거야? 재수 털리게.”
앙!
귀신이라면 학을 떼는 차은성인지라, 폴이 무영을 그리 부를 때면 절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삼순이 역시 동의한다는 듯 크게 짖었다. 그러자 차은성이 헤벌쭉 웃으며 삼순이의 주둥이에 뽀뽀를 갈겼다.
“우잉. 그렇지요? 삼순이. 기분 나쁘지요?”
“우엑. 미스터 차, 너가 더 기분 나빠. 목소리 바뀌어, 사람인가?”
“저게 돌았나. 너 지금 뭐라 해써!”
“둘 다 그만해요. 왜들 남의 집에서 싸워요.”
차은성은 뭐, 위층 아래층의 개념이 아니라 한 집처럼 쓰고 있었고, 폴은 술집에서 건져온 이후 아예 눌러앉아 있었다.
금방이라도 경찰이 찾아올 것 같다나 뭐라나.
“하무! 얘 빨리 좀 가라고 그래! 집 좁아터지겠어.”
“여기 100평 넘어. 방 남아. 나는 무영이 형 동료. 갑자기 경찰 찾아오면? 나는? 누구 도움받아?”
“놀고 자빠졌네. 변호사 써 새끼야! 회사는 폼으로 달고 있냐? 그러니까 누가 말 안 들으면서 이상한 놈 만나래?”
“회사 알면 걱정해! 그리고 사람은 언제나 실수한다!”
“너나 해! 난 안 하니까!”
무영은 슬그머니 삼순이를 안아 들고 거실을 빠져나왔다. 그나마 강이안이 있으면 은성이 형이 수그러드는데, 폴은 거리낄 게 없어서 아주 시끄러웠다.
“순아. 저 사람들 진짜 왜 저럴까?”
앙앙! 앙!
폴의 말대로 집이 넓어서 다행이었다. 문 몇 개 닫으니까 시끄러운 게 감쪽같이 사라졌다.
무영은 실로 오랜만에 평온한 마음으로 휴일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폴의 문제도 해결했고, 영화 촬영도 순조로우니.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삼순아. 이리 와.”
앙!
그는 옆구리에 삼순이를 완벽하게 끼고서 책을 펼쳤다. 한창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을 그때.
우당탕탕!
벌컥!
“하무!”
“무용이 형!”
두 사람이 놀라서 침실 문을 열어젖히는 게 아닌가. 무영이 무슨 일이냐는 듯 눈썹을 휘자, 둘이 동시에 소리쳤다.
“방금 경비실에서 연락 왔는데? 너한테 온 손님 있다고.”
“경찰! 경찰이다! 폴 X 됐다! 무용이! 나 살려!”
“아니라고, 미친놈아!”
“그러면 누군데? 갑자기 왔어!”
“그거 물어보려고 왔잖아!”
아. 시끄러워.
무영이는 한숨을 푹 내쉬며 월패드를 확인했다. 경비실과 연결되었다는 신호가 계속 깜빡이고 있었다.
“네. 하무영입니다.”
-아. 여기 경비실인데요. 방문자가 있어서 확인 연락 드립니다. 사전에 말씀이 없으셔서.
이곳은 워낙 보안이 철저하다 보니, 외부인이 들어오려면 미리 세대원들의 신고가 있어야 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아닐 거고, 그러면 누구지? 또 스토커인가?
“올 사람 없는데요.”
-그러십니까? 알겠습니다.
“누구라고 하시는데요?”
-어, 고모부라고 하시는데요?
“네?”
무영은 깜빡거리는 수신호만 가만히 보며 멈칫거렸다.
고모부? 자신에게 고모부가 있었던가?
무영의 표정이 심상치 않자, 차은성이 삼순이를 안고서 다가왔다.
“왜 그래?”
“아니요. 별거 아니에요. 일단 저는 손님 없고요. 그분 돌아가 달라고 해주세요. 용건 있으시면 정식으로 회사 통해서 연락하라고. 네네.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
삑!
월패드가 꺼지자, 무영은 더더욱 의아해질 수밖에 없었다.
“누군데?”
“고모부래요. 근데 저한테 고모부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고모도 모르겠는데…….”
어릴 때 아빠가 먼저 돌아가시고 나서, 그쪽 친척을 본 적이 없었다.
엄마의 재혼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원래부터 알뜰살뜰 정이 오가는 관계가 아니었던 게 컸다.
그래서…….
‘그래서 계부랑 산 거잖아.’
미성년자였던 그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그 누구도 계부의 폭력을 알아채지 못했고, 막아주지 못했다. 무영은 찜찜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어, 매니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형, 방금 집으로 누가 찾아왔는데 고모부라 하시거든요. 근데 제가 일단 회사 통해서 연락하라고 했어요. 연락 오면 확인 좀 해주세요.]띠링!
바로 알겠다는 답장이 왔고, 무영이 고개를 돌리자 뚱한 표정의 차은성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요? 폴한테 졌어요? 엥? 폴 어디 갔지?”
“장난 까냐? 내가 말빨로 외국인한테 지게. 그것도 경찰 온 줄 알고 옷장에 숨는 띨띨이인데.”
“폴이 생각보다 딜을 잘 넣더라고요.”
“하무, 너 친인척들은 아무도 없어?”
“네. 없어요. 좀 당황스럽긴 하네요. 하하.”
좀 당황스럽다, 그 한마디로 상황을 정리한 무영은 다시 침대로 가 누웠다. 그리고 보던 페이지를 열어서 다시금 독서에 집중했다.
차은성도 삼순이를 껴안고 뒹굴거리며 이런저런 생각에 빠진 듯 보였다.
묘한 적막이 흐르고, 이내 맞은편의 옷장 문이 서서히 열렸다.
끼이익…….
“무용이 형…….”
“아. 아하하. 옷장이 내 방 옷장이었어요? 이왕 숨을 거 2층 가서 숨지.”
“경찰 아님? 나 잡으러 온 거 아님?”
“별거 아니었으니까 그만 나와요. 옷 구겨지겠다.”
설마 재판 판결이 날 때까지 이럴 건 아니겠지? 무영은 조금 걱정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 * *
끄어어어…….
조용한 매점에 울리는 좀비의 울음소리.
치연과 민기, 폴은 수북하게 쌓인 과자와 삼각김밥 봉지를 한쪽으로 대충 치워놓은 다음, 매대에 만 원짜리를 올려놓았다.
“다 먹었지?”
“어. 근데 해 점점 진다.”
아까 본관에서 애들끼리 난리가 난 게 다섯 시. 노을 색이 짙어지고 있었다. 오늘따라 왜 하늘은 지랄 맞게 예쁜지, 민기는 다시금 코를 훌쩍거렸다.
“그만 좀 쳐 울어. 보호대까지 찬 새끼가.”
“우는 거 아니라고. 불닭 먹어서 그런 거라고.”
“찌질이가 아니라 맵찔이였네.”
“오우. 쉿.”
둘이 다시 투덕거리려고 하자, 바깥을 살피던 폴이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던졌다.
“좀비가 더 많아진 것 같아.”
“교실에 있던 애들은 어떻게 됐나 몰라.”
좀비를 박살 냈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감염이 일어나면 제자리걸음 아닌가.
셋은 창가에 얼굴을 바짝 붙이고 소리 나는 쪽을 확인했다.
“야. 우리, 집으로 갈 수 있겠지?”
민기가 살짝 두려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처음에는 주위에 친구들도 많았고, 어른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좀비들이 X밥인지라 별로 걱정이 없었다.
근데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어쩔 수 없이 부정적인 생각이 깃든 것이다. 그러자 폴이 진지하게 중얼거렸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폴. 개소리 작작 좀. 너 우리랑 민족 달라.”
“고구려, 광개토대왕, 17세 때 백제 담갔다.”
“대왕님이 조폭이니? 담그긴 뭘 담가.”
“우리도 할 수 있다. 밥 먹고 운동만 했다. 대왕님은 공부도 했다. 우리는 공부 안 했다.”
말이 묘하게 설득력 있네. 치연과 민기는 어이없지만 반박하지 못했다.
그러는 와중, 둔탁한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타닥타닥!
“우리, 금메달 딸 애들이다. 좀비 되면 올림픽 못 나가. 그러면 너희는 군대 가야 해,”
“아. 저 새끼는 꼭 군대 얘기할 때만 외국인 어필하더라. 진짜 어이털림.”
“그러니까. 우리는 집에 간다!”
쿵! 쿵쿵!
철컥-!
그와 동시에 누군가 매점 문을 두드렸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손잡이를 잡고 흔들기까지 한다. 치연은 바로 활을 잡아당겼고, 폴과 민기는 호구를 쓰고서 자세를 잡았다.
쿵!
“저거 뚫리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
매점에 뒷문은 없으니, 꼼짝달싹 못 하고 갇히겠지. 창문에는 창살이 처져 있어 나갈 수 없었다.
“X 됨.”
“간단명료한 설명 존나 고맙구요.”
“입구 사수해야 한다. 안 그러면 못 나가.”
“네에. 상황 파악까지 완벽합니다.”
셋은 방어 태세를 갖추며 천천히 문으로 다가갔다. 그럴수록 치연의 활시위는 더욱 팽팽하게 당겨졌고, 긴장감이 팽배해졌다. 민기가 침을 꿀꺽 삼키며 친구들과 신호를 주고받았다.
‘문 여는 즉시-’
“하나. 둘.”
몰아쳐야 해!
민기가 손잡이에 손을 올렸고, 이내 ‘셋!’ 과 동시에 문을 열어젖혔다.
“으아아악!”
“이얏!”
퍼억!
빠아악!
왼쪽에서는 죽도가, 오른쪽에서는 폴의 돌려차기가 날아들었다. 그리고 치연 역시 화살을 쏘려고 하는데…….
“으악! 이, 이 쉐끼들…….”
“쌤?”
담임이자 학주가 코피를 질질 흘리며 앞으로 고꾸라지는 게 아닌가?
“쌤, 괜찮아요?”
“헉! 피, 피! 피다!”
“야, 일단 안으로 끌어봐. 문 다시 닫고.”
“읏차! 왜 이렇게 무거워?”
“쌤. 정신 좀 차려봐요! 방금 폴이 때린 거예요.”
“민기! 거짓말쟁이! 민기 죽도에 피 묻어 있다!”
셋은 가볍게 기절한 선생님을 흔들어 깨웠지만, 일어날 기미가 안 보였다. 그러다 옷 아래에서 뭔가가 부스럭거린다는 걸 알아챘다.
치연이 안주머니를 뒤적거렸고, 이내 잘 접힌 종이를 꺼냈다.
“뭔데?”
“……교육 시설로 내려지는 정부지침 공문.”
그곳에는 통신망이 끊어지기 전, 당국에서 파악한 현 상황과 앞으로의 대책, 좀비의 특성 따위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