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but One-in-a-Million Actor RAW novel - Chapter (261)
신인인데 천만배우 261화
이안
[[후회와 상실>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금빛상 수상] [28년 만에 아시아태평양 금빛상 수상! [후회와 상실> 제작진 ‘영광이고 감사’]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금빛상 [후회와 상실> 올여름 극장 개봉, 박차일 감독의 스타일이 통할 것인가?] [하무영 SNS라이브 도중 사실 알게 돼…… 비행기 화장실 사건은 무슨 일?]-축하해요~ 유유나 양은 어린데도 정말 대단한 일을 하는군요 🙂 엄지척!
-아시아태평양이 뭔데?ㅋ 칸 미만 깜이나 되냐?ㅋ 듣보잡 받아놓고 오바는ㅋ
-지가 모르면 다 듣보인 줄 아나 봄;;;얼탱;;
-80년 가까이 이어온 영화제죠^^ 유명하진 않아도 의미는 확실히 있습니다. 금빛상 30년 전에 [아지랑이> 이후로는 처음이니까요. 게다가 단순 오락물로 치부되는 공포 장르로 수상했으니 큰 쾌거라 생각합니다.
-다들 필모 한 단계씩 레벨 업했네ㅊㅋㅊㅋ
-그렇게 따지면 차은성은 ㄹㅇ 만렙
-나 공포영화 못 보는데ㅠㅠ 왜 하필이면…….
-아니ㅋㅋㅋㅋ 근데 영상 봤냐고ㅋㅋㅋㅋ 하무영 진짜 어벙하니 귀엽더라
-말실수하고 얼버무리려는 거 팬들이 닦달하니까 죄다 실토함ㅋㅋㅋㅋㅋ
-비행기에서 화장실 허락 맡고 가는 배우가 있다? 뿌쓩빠슝?! 그것도 비즈니스에서?!
-삼순이가 쏘아 올린 작은 쉬야…….
-차은성이 말한다 하니까 허겁지겁 달려올 만했음ㅋㅋㅋㅋㅋ 아 귀여워ㅋㅋㅋㅋ
-그날 급하게 방종ㅋㅋㅋㅋ
무영은 애써 기사와 댓글을 머릿속에서 지우며 휴대폰을 내렸다.
[좀비고등학교> 촬영 가기 전, 유사하 대표님에게 선물을 전해주러 회사에 들른 참이다.“어머, 안녕하세요. 무영 씨.”
“안녕하세요~”
“기사 봤어요, 상 탄 거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하하. 들어가세요~”
직원들이 오고 가며 축하를 건넸고, 무영이는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면서 대표실로 올라갔다.
유사하는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똑똑.
“하무영 씨 오셨습니다.”
“네. 들어오세요.”
무영이가 고개를 쏙 내밀자, 유사하는 앉으라는 듯 소파를 가리켰다.
“바쁘신 건 아니죠?”
“아니요. 괜찮아요. 그나저나 선물이라니, 진짜 기대되네요.”
“기대하실 것까지는 없구용. 이건 제거, 그리고 이건 은성이 형이 준비한 거요.”
유사하는 생각지도 못했는지 좀 놀란 눈치였다.
무영이 첫 해외여행을 기념하여 선물을 사 왔노라 했을 때는 역시 하무영답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건 전혀 차은성답지 않거든.
“혹시 열면 빵 터지는 거 아니에요?”
“네? 아하하. 그러면 공항 통과 못 했죠.”
차마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는 말 못 했다.
무영의 말에 유사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은성 씨 거 너무 궁금한데, 먼저 뜯어봐도 돼요?”
“넵! 사이즈가 잘 맞으셔야 할 텐데.”
입는 거구나. 그는 무영의 말에 힌트를 얻었다.
그리고 실로 오랜만에 흥미를 느끼며 포장지를 뜯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엄청난 사이즈의 회색 후드티. 해골이 그려져 있고 필기체로 영어와 일본어가 갈겨져 있었다. 당장 거리에서 랩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스트리트 패션으로 유명한 브랜드래요. 한국에는 없는 거라 일본 오면 꼭 사야 한다면서. 하하하. 은성이 형은 다섯 벌이나 샀어요.”
“오. 그렇군요.”
“안에 카드 있을 걸요?”
[친애하고 싶은 대표님에게. 설마 주말 아침에도 정장을 입는 건 아니겠죠. 그대의 패션 다양성을 위해 선물 보냄. 성의가 있으면 착샷ㄱ]실소가 터졌다. 몰랐는데 차은성 씨, 상당히 깜찍한 구석이 있네?
아주 의도적인 선물인 것도 모르고, 무영이는 유사하가 웃자 덩달아 웃었다.
“……해보자 이거네요. 지금.”
“넹?”
“아니요. 아니에요. 은성 씨한테 선물 아-주 잘- 받았다 전해줘요. 곧 답례 간다고. 하하.”
“넵, 알겠습니다. 이건 제 선물!”
무영은 곧이어 바로 제 상자를 내밀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 넥타이핀이었다.
브랜드를 잘 모르는 터라, 그저 준호가 추천해 준 것을 사 오긴 했지만.
유사하는 이제야 진짜 마음에 든다는 듯 구김 없이 웃었다.
“이거 진짜 고마워요.”
“대표님 선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4월에도 잘 부탁드립니당. 타임스퀘어 앞에서 저 사진 예쁘게 찍어주세요.”
“네에. 걱정 마세요. 다른 친구들 선물도 샀어요?”
“네. 보라는 향수 갖고 싶다 해서 그거 사줬고, 준호는…….”
준호는 비싼 명품 신발 사주려고 했는데 괘씸죄로 취소. 쌀과자만 가득 안겨주고 마무리했다.
“다 만족스러워하더라고요.”
“무영 씨는 보는 눈이 있어서 다 좋아했을 것 같아요. 이제 촬영 가나요?”
“네. [좀비고등학교> 촬영이 있어요.”
“그거 마무리가 봄 지나서였죠?”
“벚꽃 씬 찍을 게 있어서. 그걸 기점으로 마무리할 것 같아요.”
“수고했네요. 몸조심하시고.”
“넵. 대표님도 수고하십셔~”
무영은 꾸벅 인사하고서 회사를 나섰다.
조용해진 사무실. 유사하는 차은성이 준 후드티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엄지와 검지로 조심히 들어보았다.
마치 신문물을 발견한 것처럼 낯선 손짓이다. 후드 안쪽에는 체인 목걸이까지 걸려 있다.
“미치고 환장하겠군.”
“대표님?”
“아. 네.”
차를 치우러 들어온 비서가 흠칫, 그를 불렀다.
설마 그걸 입으시려고요? 하는 무언의 눈빛이 확실했다.
유사하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고, 이내 무영이 준 넥타이핀을 착용했다.
“그, 우리 정장 하나 맞추러 갑시다.”
“정장이요? 어떤…….”
“클래식한 연미복으로, 베스트 있고, 꼬리 달리고. 뭔지 알죠?”
유사하의 말에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흥얼흥얼, 오전부터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유사하가 책상으로 가서 서류를 펼쳤다.
* * *
“어! 무영이! 일본 잘 갔다 왔어?”
“상 탔다며? 축하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기사 많이 나더라~”
“앗. 보, 보셨군용…….”
“하하하!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좀비고등학교>촬영을 위해 학교로 향한 무영.주차장에 내리자마자 스태프들이 축하 인사를 건넸다.
무영은 멋쩍게 웃으며 분장실로 꾸며진 교실에 들어섰다.
샌드위치를 먹던 폴이 손을 흔들며 그를 반겼다.
“안뇨~ 무영! 추카추카!”
“폴. 왜 답장이 없어요?”
“아아아. 혹시나 같이 있을까 봐.”
“응? 뭐가요?”
폴은 남은 것을 야무지게 입에 넣으며 대꾸했다.
“라우프, 우리 이모예요.”
“엥? 이모?”
“엄마가 이탈리아인. 아, 몰랐나?”
“아니요. 알고는 있었어요. 그러면 아버지가 브라질인이시구나? 이모님이면 인사 제대로 할 걸 그랬다! 그것도 모르고…….”
무영의 말에 폴이 미간을 가볍게 찡그렸다. 그리고 절대 싫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모 싫어. 나 연기 못 한다 하고, 막 싸워서 연락 안 해. 무영이랑 연락하는 거 옆에서 볼까 봐 답장 안 했어요.”
어허라? 영화제에서 본 라우프는 폴을 상당히 아끼는 것 같았는데. 보여준 사진도 그렇고, 무엇보다 연락을 안 했는데 무영이가 폴의 동료라는 걸 어떻게 알겠는가?
무영이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연락 안 한 지 얼마나 됐는데요?”
“반 달?”
“엥? 보름? 뭐야아.”
친한 사이 맞네! 역시 그때 인사를 좀 제대로 해야 했다.
폴은 그러거나 말거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꿍얼댔다. 저러는 거 보면 진짜 아직 어린 티가 났다.
“다음에 소개해 줘요. 은성이 형이 라우프 배우님 나오는 영화 되게 재밌게 봤대요.”
“진짜?”
“응. 진짜진짜.”
봐봐. 이모 팬이라고 하니까 다시 눈 초롱초롱해졌다.
그는 붉은 머리칼을 넘기며 분장을 마무리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무영은 시계를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오늘 이안이가 늦네…….”
현장 스태프들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평소 이안이 늦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터라, 곧 오겠지 하며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조연출이 매니저 측에게 전화했으나, 닿지 않았다.
“폴. 이안이랑 연락돼요?”
“음. 놉. 답장 없음.”
“이상하네.”
무영은 화면만 톡톡 두드리며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십 명의 스태프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폴과 무영이 컷만 먼저 따기로 했다.
“이안 씨 올 때까지 촬영 순서를 좀 바꿀게요.”
“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보자…….”
“65번 클로즈업 들어가는 거, 무영 씨보다 폴 씨가 특수분장이 더 많으니까 먼저 하는 게 낫겠죠?”
“네네. 알겠습니다.”
스케줄 펑크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것도 현재 탑 티어 1군 정상 아이돌이? 무엇보다 현장에서 보여줬던 성실함을 알고 있었기에, 스태프들은 일할 준비를 하면서도 걱정을 멈추지 않았다.
“무슨 일이지? 연락이 아예 안 되니까.”
“회사 쪽으로도 해봤어요?”
“네. 그쪽도 알아봐 주고 바로 전달해 준다는데.”
“사고라도 난 거 아니에요?”
“걔 어디서 오는 건데? 이전 스케줄 아는 사람?”
“공연 미팅 있다고 하지 않았나?”
다들 추측만 할 뿐 확실한 건 없었다.
폴은 말없이 눈만 굴리며 이안의 답장을 기다렸고, 무영은 특수분장을 하느라 달짝지근한 피를 얼굴과 목 부근에 퍼 발랐다.
“무영. 이안이 일 난 건 아니겠지? 총?”
“한국에서는 총 맞을 일 없어요. 음. 문제가 있더라도 이안이는 괜찮을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
이안은 살면서 본 꽃가루 덩어리 중 최강이었다.
얼굴 식별이 안 될 정도로 그를 둘러싸고 있는 행운들이 짙었는데, 아마 전쟁터에 나가도 총알이 비껴가지 않을까 싶다.
“자, 무영 씨. 먼저 갈게요.”
“네. 준비됐습니다.”
“화살 하나 남아 있는 장면 맞죠?”
“네. 카메라 왼쪽으로 돌려주세요.”
“스탠바이!”
“레디-!”
바뀐 순서로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스태프는 물론이고, 이안이에게서 연락은 오는지, 혹여 기사 난 것은 없는지 확인하느라 다들 바빴다.
그뿐인가? 삼삼오오 모인 보조출연자들은 강이안의 부재를 수다거리로 삼아댔다.
무영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바로 집중했다.
꽈악-!
있는 힘껏 활을 잡아당긴 다음, 기합을 넣었다.
“으아아악!”
“오케이. 한 번 더.”
피잉-! 슉!
간이 목표물에 가서 한 번에 박히는 화살.
얼굴을 클로즈업한 화면에는 무영이의 진중하고 결연한 모습이 담겼다.
“으아아아아!”
온 힘을 담아 쏘아 올리는 기합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떠들던 사람들도 반사적으로 수다를 멈추고 무영이를 쳐다봤으며, 휴대폰을 붙들고 서성이던 스태프들도 마찬가지다.
피잉-!
무영이에게는 힘이 있었다. 카메라 앞에만 서면 그 누구보다 시선을 끌어당기는 힘. 그리고 잡은 시선을 절대 놓치지 않는 힘.
지금도 그러했다. 대사 없이 활만 당기는 장면이었으나, 단번에 상황을 차분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마치 해바라기가 태양을 보듯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무영 씨. 이번에는 기합 짧게 끊어볼게요.”
“네.”
“레디-!”
꽈악-
무영이 감독의 지시를 되새기며 다시 활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활시위가 손에서 떠나는 순간.
지이잉- 지이잉-
“어? 여보세요. 네, [좀비고> 조연출입니다.”
강이안 측에서 연락이 들어왔다.
조연출은 재빨리 기기 하단 부분을 가리며 속삭였고, 이내 충격적인 상황을 전달받았다.
“네? 사고요?”
퍼억-!
화살이 꽂힘과 동시에 무영이 고개를 돌렸다.
그를 보고 있던 스태프들도 마찬가지. 무영의 시선을 따라 조연출에게 이어졌다.
“감독님. 잠깐 전화 좀 받으셔야겠는데요.”
“왜 그래? 이안이 사고 났대?”
“세상에. 이안이 사고 맞네.”
“어쩐지. 애가 펑크 낼 애가 아닌데.”
조연출은 최대한 조용히 속삭이며 감독에게 휴대폰을 넘겨주었다.
“리허설 체크 중에 사고가 있었나 봐요. 리프트에서 떨어졌다고 하는데요. 여기 회사 실장님이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