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okie but One-in-a-Million Actor RAW novel - Chapter (335)
신인인데 천만배우 335화
입장문
-장가는 무슨 장가?
“아니, 형. 그 유출된 거기에요. 저 상탈하고 찍은 사진이…… 흐윽. 관장님이랑 같이 머슬 대회 나가는 것처럼 이두 보여주고, 막 그런…….”
-얘가 뭐라는 거야. 상체 탈의? 그게 어쨌다고?
통화로 들리는 차은성의 목소리에는 어이없음이 잔뜩 묻어 있었다.
뒤로 들리는 작은 소란. 아마 촬영장인 듯싶다.
피디가 뭐라 뭐라 하며 무영이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무영 씨! 나인데요!
-아씨, 피디님. 나 통화 먼저 하고~
-상황이 급박한데 뭔 얘기를 하려고? 비켜봐요!
-어어? 잠깐!
피디가 차은성의 휴대폰을 빼앗은 것 같다.
목소리의 크기가 뒤바뀌더니, 이제는 차은성의 말이 드문드문 들릴 정도다.
무영이는 코를 훌쩍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피디님.”
이런 와중에도 인사는 꼬박꼬박 하는구나, 피디는 헛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요, 무영 씨. 많이 놀랐죠? 이거 어떡해? 우리 쪽에서 유출된 건 아닌 것 같은데.
“휴대폰 서비스 센터에 맡겼는데 거기서 그런 것 같다고, 매니저 형이 말해줬어요.”
-그래요? 그것참, 간도 큰 사람이네! 아무튼! 우리 쪽에서도 입장문 내줄 거예요. 회사랑은 연락 다 됐어요! 방송국에서도 이례적으로 클립에 무영 씨 영상 넣어주자고 하거든요?
“헉. 진짜요?”
아직 본방 1회 시작도 안 한 드라마였다.
티저 예고편에는 차은성을 비롯한 각종 캐릭터 소개와 줄거리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줄 만한 내용이 들어가는데, 편집실에서 약 2초에서 3초간 무영이의 영상을 넣어 업로드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화제성 때문에 넣을까 말까 계속 고민하던 차에 일이 이렇게 됐으니까, 겸사겸사로.
“히잉. 감사합니다.”
무영이는 기도하듯 주먹을 맞잡으며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스틸 사진 공개도 그렇지만, 아예 공식적인 티저가 뜨면 말 그대로 한 번에 잡음을 치워낼 수 있었다.
-아니, 그리 고마워할 건 없어요. 따지자면 우리가 좀 미안하지. 괜히 그런 거 시켜서 오해받았나 싶기도 하고, 솔직히 따지면 위쪽에서는 지금 이슈에 좀 편승하려는…… 그런 의도도 좀 있는 것 같아서.
피디가 머뭇머뭇, 진실을 얘기했다.
하무영의 사생활 논란으로 뜨거운 지금, 사실 그것이 드라마의 한 장면이었다는 게 밝혀지면 드라마 홍보나 기대감 따위를 최대치로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였다.
아하, 무영이는 이해했다는 듯 웃었다.
“그래요? 그래도 감사하고, 저는 괜찮아요. 은성이 형이 [그 대로, 고양이> 최고 시청률 가져갔으니까, 저도 가져오죠 뭐. 아하하.”
받은 대로 갚는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차은성이 한 몸 불살라서 드라마 시선을 끌어주었으니, 무영이도 그리한다 생각하면 모든 게 문제없었다.
-안 돼! 나 완전 멋지게 나오는 장면 있단 말이야! 그걸로 최고 시청률 찍을 거야!
엿듣고 있던 차은성이 길길이 날뛰며 꿈도 꾸지 말라 했지만, 무영이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런 논란을 이기기에는 쉽지 않을 거라면서.
-그래요. 어후, 생각보다 멘탈 좋네. 예상과는 많이 달라.
“제가요? 그런가용?”
-보기 좋아요. 그럼 일단 그렇게 아시고, 응. 은성 씨 바꿔줄게요!
차은성은 드디어 휴대폰을 탈환했다는 듯, 힘겹게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에서 뭐래?
“입장문 먼저 낸대요!”
-바로 고소장 때려, 무서운 줄도 모르고 어떤 XXX가 XX해서 XXX하는 건지. 진짜. X등X신.
“네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회사 일 잘하잖아용.”
-쓰리피스한테 그거 하나는 인정하지.
수화기 너머로 잠시 말이 없다.
무영이는 전화가 끊어진 줄 알고 화면을 확인했으나, 통화 시간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형?”
-하무, 미안하다. 내가 좀 얌전한 옷 골랐으면 논란이 덜했을 것 같다.
“……네? 아하하하하!”
느닷없는 차은성의 사과에 무영이가 빵,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일이 이렇게 되다 보니,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뒤로는 마음이 불편했나 보다.
무영이가 자지러지게 웃자, 차은성이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웃어?
“와. 진짜 좀 웃겼다. 형, 방금 재밌었어요.”
-……어이없네.
“됐어요. 저도 형이 그런 말 하니까 어이가 없어요. 형이 사과하는 거 처음 보는 듯? 아하하하!”
무영이가 진지하게 웃자, 차은성 역시 안심한 듯 보였다.
무영이는 눈가를 닦으며 당부했다.
“걱정 마시고요. 원래 기회는 위기 지나서 오는 법이잖아요. 사람들 이목 끄는 게 쉬운 것도 아니고, 좋게좋게 생각해요!”
-그래. 그래라.
“네네. 꼭 그러시고요. 촬영 잘하세요~ 이따 봐요!”
무영이는 전화를 끊고 가시지 않는 웃음을 피식피식 흘려댔다.
삼순이는 무슨 일인가, 하고 옆에서 고개만 갸웃거렸다.
“삼순~ 연예인의 숙명이란 이런 거당~”
앙?
행동 하나하나에도 주목이 쏟아지고, 행실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직업.
무영이는 삼순이를 껴안으며 소파에 벌러덩 누웠다. 그리고 아까 못 봤던 최근 게시글의 댓글을 확인했다.
띠링!
통화하는 짧은 시간에도 댓글은 수백 개가 늘어나 있었다.
-생긴 대로 살자 제발ㅅㅂㅠㅠㅋㅋ 진짜 개짜증 나 앞에서 순진한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성실한 척 온갖 척이란 다 해놓고 뒤에서는 룸 잡고 노네ㅠㅠ 팬들이 불쌍하다 진짜.
└Tlqkf아 꺼져 지킴이들은 입장문 기다리고 있으니까
└└응~ㅋㅋㅋ부들부들ㅋㅎㅋㅎ배신감에 뒤통수 오지게 떨리쥬? 네가 바친 돈으로 님 배우 룸 감ㅋㅋㅅㄱ
└└└네 다음 하무영 빠
-사진 대체 뭐예요?ㅠㅠ빨리 입장 발표해 줘요
-아 진짜 갑자기 비욘세가 대한민국 국회의원 출마하겠다 해도 이것보단 덜 놀랄 듯
└난 그게 더 놀라울 것 같은데?
-휴대폰 인증ㄱㄱ 멀쩡하면 아닌 거니까
-맞아 폰만 멀쩡한 거 보여주면 완전 끝
-무영아 아니길 빈다 진짜 너까지 이러면 나 누굴 믿고 사냐
-이래서 연예인들 겉이랑 속 다른 거 진짜..ㅋㅋㅋ몇번 겪어봤지만 역대급이네
-ㄹㅇ어떻게 숨기고 살았냐 ㅅㅂ나가 죽어 더러워
-무영아 난 네 옷차림에 더 충격 먹었다 호스트바에서나 볼 법한 그거 뭐니..? 그러고 노니…?
-아니, 잠깐만~ 다들 너무 흥분했는데 좀만 이성을 찾아요^^ 그게 무영이라는 증거가 없잖아요~
└너나 찾아 시발 꺼져
└└초면에 반말이네? 시발아?
-정황상 하무영 10,000%
-무영아나숨넘어가기전에서둘러서입장문내주길바란다아니면나지금회사인데앉은채로똥쌀거야
-무영아~^^너 노는 데 알려줘~나도 가서 놀게~
-ㅋㅋㅋㅋㅋㄹㅇ역대급 통수 개지림
-연예계 퇴출 OUT 더럽고 문란한 애가 티비에 나오면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우겠습니까? 절대 안 됩니다! 은퇴해라!
-그래ㅋㅋㅋㅋ벌 만큼 벌었으니까 걍 은퇴ㄱㄱ
“와, 사람들 많이 화났네.”
거의 절반이 악플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해명을 요구하고 있었다.
해명 요구하는 분들 대부분은 지킴이일 터.
무영이는 서둘러 회사 입장문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렸다.
띠링!
[무영아. 방금 입장문 발표랑 기사 동시에 터뜨렸다. 메시지로 또 보내줄 테니까 SNS 업로드해. 회사에서 수사 요청 들어갔고, 흔적이 너무 확실해서 잡는 데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 서비스 센터 기사 맞을 것 같아.]무영이는 고경민의 문자를 받자마자 회사 사이트로 들어가 입장문을 확인했다.
[빅윈엔터 입장문] [안녕하십니까. 빅윈엔터입니다. 현재 소속 배우 하무영에 관한 인터넷상의 논란을 인지했습니다.본론부터 말씀드리면, 해당 사진은 현재 차은성 배우가 준비 중인 드라마, [일단 후려치는 환생 검사>의 한 장면입니다
방영 예정 작품이라 상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하무영 배우는 차은성 배우의 작품에 까메오로 출연하였고, 스틸 컷 일부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과정에서 유출이 있었습니다.
이하, 논란이 되는 부분에 관한 상세 해명입니다.
첫 번째. 사진 속 휴대폰이 하무영 배우의 휴대폰이 맞는가?
▶게시글 작성자는 휴대폰 수리 일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현재 하무영 배우의 휴대폰 기종은 XV가 맞습니다. 휴대폰은 영화 촬영 중 화재로 인하여 소실되었고, 데이터를 복구하기 위해 서비스 센터에 입고한 상황입니다.
두 번째. 사진 속 유흥을 즐기는 사람이 하무영이 맞는가?
▶맞습니다. 위에 설명하였듯 드라마 장면의 일부입니다. 증거로 미공개된 사진을 함께 첨부합니다. 이는 해당 방송사의 양해를 구했으며, 오후 중으로 업로드될 K사 공식 미튜브 티저 영상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세 번째. 하무영은 무속인과 교류하는가?
▶ 게시글 작성자가 말한 무속 신앙은 영화 촬영 전에 들어가는 고사(告祀)를 오인한 것 같습니다. 이는 영화계에 만연한 관례로, 당시 제작진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까지 모두 참석한 큰 행사였습니다.
일전 [면죄부>에서 고사를 주관했던 무속인이 현재 촬영 중인 [사이렌이 울리면: First In, Last Out>의 고사도 주관하며 영화계 관계자들과 교류한 것이 오해를 부른 것 같습니다.
이상, 현재 하무영 배우에 관한 논란에 대한 해명문이었습니다. 현재 무차별적인 추측성 댓글과 악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회사 자체 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며, 이에 관해 법적인 대응을 검토 중입니다.
하무영 배우의 사생활을 유출한 해당 게시글 작성자에게는 선처가 없을 것이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는 빅윈이 되겠습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술술 넘어가는 입장문에 무영이가 박수를 짝짝짝 쳤다.
아래에는 말했던 대로, 공개되지 않은 사진이 다수 올라가 있었다.
촬영장 전반적인 모습이 담겨 있기도 하고, 무영이가 분장하며 브이 표시를 하고 있는 사진도 있었다.
혹시 사진이 더 있을까 싶어 새로 고침을 한 순간이었다.
“어라? 터졌나?”
서버가 터졌는지 접속되지 않았다.
무영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몇 번 더 시도했지만, 여전하다.
무영이는 대신 고경민의 메시지를 복사하여 자신의 SNS에 들어갔다.
“헉. 대박.”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댓글 수.
2만이 훌쩍 넘어가던 것들이 어느새 1만9천이 되더니, 새로 고침 할 때마다 수십 개씩 삭제되고 있었다.
기사로 빅윈의 입장문을 접한 악플러들이 서둘러 흔적 지우기에 나선 모양이다.
“이런이런. 안 된다구요오~ 늦었다구요~”
이미 PDF 다 땄을 텐데, 소용이 있으려나?
무영이는 혀를 끌끌 차며 SNS에 입장문을 올렸다. 회사에서 준 것과 별개로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무영이에요~ 다들 놀랐죠? 저도 놀랐습니다ㅠ0ㅠ 회사에서 입장문 발표했으니, 더 이상의 오해는 그만해 주세요!! 사랑합니다!!♡♡]동시에 미친 듯이 올라가는 좋아요 숫자.
다른 누구보다 피드백을 기다렸을 지킴이들이 반응한 것이다.
무영이는 댓글을 쭉 살펴보다 꽤 인상적인 글을 확인했다.
-다들 진짜 너무하시네요. 왜 하무영 씨 휴대폰이 탔는지 아세요? 화재 난 건 알고 있으세요? 그리고 그때 하무영 씨가 어떻게 했는지도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