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one Else is a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126)
나 빼고 다 회귀자-126화(126/356)
나 빼고 다 회귀자 (126)
Chapter 25. 우리 파티는 연애 금지야 – 1
예전 파티 멤버들과는 이미 전에 제법 운명적인 재회를 연출한 바 있기에 이번엔 괜히 분위기를 잡는 것보다 한 상 가득 푸짐하게 음식을 차려 놓고 맞이하는 게 제일 좋을 거라고 생각한 기준은 숙소 부엌을 빌려 자신 있는 요리를 여럿 만들기로 했다.
우선은 테이블에 없으면 틸라가 눈에 띄게 실망하는 국물 요리.
소고기와 감자, 당근, 양파를 버터에 달달 볶고 토마토와 소스를 넣어 뭉근하게 끓여 낸 스튜는 요리를 도와주겠다며 따라온 틸라가 간을 보겠다며 한 그릇을 통째로 비울 만큼 맛있었다.
물론 카레를 좋아하는 은신을 위해 나머지 조건은 같게 하고 토마토 대신 직접 제조한 카레 가루를 넣어 끓인 카레도 준비해 놓았다.
“이 스튜 최고야……. 나 이것만 있으면 돼, 준.”
“그럼 후회할걸. 오늘은 치킨 파티거든.”
오늘 파티가 일반적인 그라티아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면 스테이크를 굽거나, 뫼니에르를 하거나, 하다못해 각종 타파스로 눈을 즐겁게 만드는 방법을 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파티의 주인공은 한국인.
한국인에게는 뭔가 축하할 일이 있으면 일단 치킨을 먹이면 된다.
상대가 비건이 아닌 이상 실패는 없다.
“일단 소스부터 만들고.”
“이, 이렇게나 많이 만드는 건가요?”
“모르는 소리. 모든 요리는 소스에서 결판이 나는 법이야.”
“하지만…… 이것들도 소스가 되나요?”
틸라와 마찬가지로 조수로 참여한 로라가 한쪽에 잔뜩 쌓인 양파와 마늘을 보곤 무심코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녀는 흡혈귀가 아닌 만큼 마늘이나 양파를 먹는다고 약화될 일은 없지만, 카르밀라에게 물린 이후로 오감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예민해진 만큼 마늘과 양파처럼 지나치게 강렬한 향이 나는 식재료에 약간의 거부감을 품고 있었다.
“강한 향이 나는 소스가 치킨 기름과 만나 중화되는 거지. 양파 껍질은 내가 까고 있을 테니까 로라 너는 다른 양념을 볶아.”
“아, 알겠습니다……!”
다행히 왕국의 중심 코르에는 기준이 원하는 소스를 만들기 위한 모든 식재료와 향신료가 마련되어 있었다.
아니, 사실 된장과 간장은 없었지만 그건 요정 상인 비브를 통해 결국 원격으로 구매하는 데 성공했다.
기준은 달콤한 양념, 매운 양념, 간장, 마늘, 양파 크림까지 총 다섯 종류의 소스를 만들었다.
여기에 프라이드까지 총 여섯 가지 메뉴가 있으면 누구나가 만족할 수 있으리라!
“좋아, 그럼 본격적으로 닭을 튀겨 보자고.”
오늘 파티에 참여하는 멤버는 기준이 리더로 있는 루멘 파티 다섯 명에 비브, 예민 파티 세 명까지 아홉 명.
거기에 기준의 소지품 취급인 나비냐, 정령들까지 계산하면 열 명을 가뿐히 넘기는 만큼 닭은 과감하게 열다섯 마리를 튀기기로 했다.
레타 대륙에서 구르는 전사라면 응당 일인일닭은 해 줘야 하지 않겠는가.
여분의 닭을 튀기는 것은 어차피 튀길 거 한꺼번에 튀겨서 남으면 인벤토리에 담으면 되기도 하고, 사실 한 마리 이상 먹는 사람이 무조건 있을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계약자는 닭을 튀기고 있을 때가 가장 멋져……!
“별로 기쁘지 않은 칭찬이지만 고마워, 루시.”
치킨을 완성한 기준은 파티에 참가하는 이들의 양심을 지켜 줄 정도로만 푸른 이파리가 들어간 샐러드를 만들고, 디저트로 먹을 초코케이크까지 두 개 구워 낸 후에야 요리를 마쳤다.
틸라는 기준이 진두지휘하는 부엌에서 그의 지시를 받으며 요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요리 스킬이 성장했고, 원래 요리 스킬이 없던 로라는 새로 요리 스킬을 터득했을 정도였다.
“자, 이제 애들이 오기만 기다리면 되네.”
기준이 앞치마를 정리하며 하는 말에, 자신이 요리 스킬을 얻은 것에 놀라워하던 로라가 문득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많이 기쁘신 것 같아요, 준 님. 계속 웃고 계시네요.”
“아―― 그래? 아무래도 그렇네. 사실 원래는 이번 퀘스트가 끝나기 전까지는 합류할 생각이 없었거든.”
“그렇군요…….”
예민 파티의 위치를 모르고 있을 때라면 모르되, 재회까지 했음에도 여태껏 그들과 함께하지 않은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일단 두 파티가 각각 다른 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어 쉽게 이동하기가 힘들다는 점.
그런 단점을 감수하고 그들을 코르로 불러오기에는, 이제 막 자리를 잡은 파티가 지불하기엔 지나치게 비싼 텔레포트 게이트 이용비가 마음에 걸렸다는 점.
기준이 이끄는 파티는 앞으로의 퀘스트에서 무척 위험한 일을 해야 하는데 예민 파티를 굳이 거기까지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았다는 점까지.
마지막으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속내지만, 기준 자신이 구성하고 운영한 파티가 멋들어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예민에게 보여 주고 싶다는 이유도 컸다.
‘자격지심이었지. 미련이기도 했고.’
―걔가 온다는 사실에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다는 얘기는, 이제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은 좀 털어 냈나 보네?
‘사실 실수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이룬 건 제법 되고, 지금 내 파티원들이 전부 웃고 있으니까 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
튜토리얼에서 백만이나 되는 지구인의 중심이 되었던 예민과 비교하면, 그야 여전히 기준은 한참 부족할 것이다.
고작 다섯 명밖에 안 되는 파티원도 완벽히 이끌지 못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자신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그의 파티에 속한 모두가 그를 믿고 의지해 준다는 사실이다.
최근 실적은 상당히 괜찮기도 하고, 이제 파티 리더로서 가슴을 펼 정도는 된 것이 아닐까.
―아니, 응. 계약자는 유능한 리더는 아닐지 몰라도 든든한 보호자이기는 하니까…….
그런데 어째선지 루시의 반응이 떨떠름했다.
혹시 기준이 모르고 있을 뿐 뒤에서 파티원들이 그의 험담이라도 하고 있단 말인가?
순간 미처 버리지 못한 과거의 소심함이 고개를 치켜들었으나 루시가 떨떠름해하는 이유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계약자, 파티원 개개인과 계약자의 관계는 무척 양호하다고 나도 생각해. 하지만 파티원들 간의 관계 문제는 제쳐 놓더라도, 앞으로 큰일 안 나려면 계약자의 입장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도 생각해…….
‘내 입장……?’
―응, 사실 오늘 오는 애들이 그 문제를 촉발시킬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둘의 대화는 그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숙소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소란을 피우며 찾아온 손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태, 태자 전하!”
“렉투스 님이시다! 저 용안(龍眼)…… 확실해!”
신분이 신분인 만큼 기사로서 활동할 때는 철저하게 투구를 쓰고 ‘스미스’로 행세하던 렉투스가, 어째선지 갑옷을 벗어 던지곤 화려한 정복을 차려 입고 그들의 숙소를 찾아온 것이다.
심지어 빛의 용사인 파툼에겐 투구를 씌워 신분을 완전히 숨기곤 렉투스의 호위 기사인 양 위장시키기까지.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고, 렉투스에게 시선이 몰리느라 숙소로 이어지는 행렬이 생겼을 정도였다.
그래도 한 나라의 태자라는 양반이 이렇게 보안 의식이 없어도 되나 싶다가도 그를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 주고 있는 파툼을 생각하면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니, 파툼은 잘도 이런 연극에 어울려 주는구나!
“아니, 그분이 아직 안 오셨단 말인가.”
파툼까지 동원해 자신의 멋들어진 등장을 연출한 렉투스는 숙소 부엌에서 나오는 기준을 보자마자 상황을 파악하곤 짜증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정말 짜증이 나는 건 기준이었다.
“일단 방으로 올라와서 얘기하지.”
“아니, 난 이곳에서 그분을 기다리…….”
“올라와라.”
렉투스는 기준이 발하는 압력에 저항하지 못하고 순순히 그의 뒤를 따라야만 했다.
분명 종족 등급만 따지면 렉투스가 기준보다 높지만― 이미 기준은 기세만으로 전설의 경지에 이른 칠현자를 압도한 바 있으니 새삼 놀랄 일도 아니었다.
기준이 머물고 있는 스위트룸에 도착한 그들은 긴이 한창 부지런하게 파티회장을 꾸미고 있는 가운데 소파에 몸을 걸치고 앉아 얘기를 시작했다.
“들어 보도록, 준. 너무 그렇게 흥분할 일은 아니다. 이는 파툼이 제안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걸 굳이 이 타이밍에 이런 식으로 연출한 건 네 의지였겠지.”
“예리하군…….”
정곡을 찌르는 기준의 발언에 입을 다물고 마는 렉투스.
평소엔 그래도 그럭저럭 쓸 만한 편인데 어째서 한 번 봤을 뿐인 예민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망가질 수 있단 말인가.
이제는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튜토리얼 시절, 예민의 미모가 갖던 힘을 무척 새삼스럽게 실감하며 기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말았다.
“이 시점에 렉투스의 위치를 노출한 것은 흡혈귀들의 반응을 보고 싶어서였다.”
기준에게 쫄아 버린 렉투스 대신 파툼이 설명을 이었다.
“흡혈귀 놈들이 직접 습격을 하러 오든, 놈들의 지시를 받은 이들이 렉투스를 꾀어내러 오든, 어떤 식으로든 행동을 일으키기만 하면 우리는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으니까. 이대로 흐름에 떠밀려 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흘 후의 원정 말이지.”
“그렇다. 물론 암살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 전에 저쪽을 다른 방식으로 자극해 보고 싶었다.”
“악수가 될 수도 있다. 가뜩이나 그라티아 왕실도 원정에 참여하라는 여론이 들끓는 와중에 태자라는 놈이 여자나 만나려고 돌아다니는 걸 보면 말이지.”
“그 부분은 내가 제대로 단속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
파툼이 담담하게 던진 말에 렉투스의 고개가 휙 돌아갔다.
배신자를 바라보는 듯한 표정을 짓는 렉투스에게, 파툼은 무표정한 얼굴로 중지를 세워 보였다.
역시 용사님도 렉투스가 자신을 호위 기사로 써먹은 게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
기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파티가 재회하는 자리에 눈치 없이 끼어들려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런 속내가 있었다면 어쩔 수 없지. 준비한 건 많으니 먹고 가라.”
“준, 이 나라의 태자를 상대로 제법 편하게 말을 하게 되었군.”
“대접을 원하면 태자답게 행동해라.”
“준은 곧 빛의 용사가 되어 그라티아 같은 소국의 태자 따위보다 신분이 높아질 것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너다, 렉투스.”
“소국이라고?!”
파툼은 용사 후배로 점찍은 기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해 주기로 마음먹은 듯했다.
아니면 그냥 렉투스를 욕하고 싶은 것뿐일지도 모르고.
기준은 믿음직한 선배님에게 사고뭉치를 맡겨 놓고는 방을 나왔다.
예민 파티가 도착한 것은 그즈음이었다.
다행히 예민은 렉투스와 달리 사람의 시선을 끌 의도가 없었는지 얼굴을 철저히 감추고 나타났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발하는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 이목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오빠!”
“그래, 민아―― 어억!”
기준은 자신을 보자마자 안겨 드는 예민을 어렵지 않게 받아 내며 눈을 깜박였다.
10년 만의 재회, 감격의 포옹은 저번에 이미 끝낸 줄 알았는데.
그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금도 그녀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그가 영문 모를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본 나머지 파티원들, 그러니까 목수와 은신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기준은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예민을 어떻게든 떼어 놓으려 애쓰며 목수와 은신에게 눈인사를 했다.
“다들 어서 와요. 원래 내 능력만으로 해결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불러서 미안하네요.”
“오히려 기뻐요, 오빠. 우릴 필요로 해 줘서. 이젠 도움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우리 파티원들처럼 유능한 사람들이 어디에 있다고.”
“아직 우리 파티라고 해 주네. 다행이다.”
예민은 묘하게 감정이 느껴지는 말을 하면서도 꿋꿋이 기준의 품에 달라붙어 있었으나, 다행히도 기준의 뒤를 따라 일행을 맞이하러 나온 틸라와 로라가 해결해 주었다.
“반가워, 나는 신틸라. 준의 동료였다면 내 동료나 마찬가지. 잘 부탁해.”
“로라입니다. 사제와 검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말로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면서도 손으로는 예민을 기준과 떨어트려 놓는 데 여념이 없는 두 사람의 움직임은 미리 약속이나 한 것처럼 능숙했다.
눈 깜짝할 사이 밀려 나온 예민이 눈을 끔벅이며 두 여자를 번갈아 보고 있자니― 어느덧 감돌기 시작한 불온한 분위기를 타파할 겸 은신이 나서서 물었다.
“혜 누나는 어디에 있어요, 형?”
“어라,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안 보이네.”
“지혜는 도망친다고 했어.”
두 눈으로는 변함없이 예민을 주시하면서도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답하는 틸라.
“누가 자길 죽일 거라던데.”
“아, 혜지.”
“그 녀석, 민이가 무서워서 튀었구만……. 아무튼, 그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목수가 손뼉을 쳐 난잡한 분위기를 정리했다.
“소개니 뭐니 다들 할 얘기도 많을 텐데 밖에서 이러고 있지 말고 방으로 올라가는 게 어때. 준아, 방은 좀 넓냐?”
“넓어요. 그런데 그 전에― 손님이 두 명 있으니까 다들 알아두시고요.”
“손님? 설마 여자인가요?”
어째선지 기분이 조금 안 좋아진 듯한 목소리로 묻는 예민.
기준은 일행을 이끌고 계단을 오르며 답했다.
“두 사람 있는데 남자야. 한 명은 이 왕국의 태자고, 한 명은 대륙을 대표하는 빛의 용사.”
그 순간 누군가 고유 영역을 발동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분위기가 굳었다.
입을 다물어 버린 예민을 대신해 목수가 툴툴거렸다.
“그만해라, 준아. 어떻게 손님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우리 기를 죽일 수가 있냐.”
“후후, 참고로 준은 그 용사에게 다음 대의 용사로 낙점 받았어.”
의기소침해진 예민 파티 따위는 알 바도 아니라는 듯 기준을 자랑할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서는 틸라.
기준은 세 사람으로부터 쏟아지는 경악 어린 시선을 받아 내며 머쓱하게 웃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그가 용사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그의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라, 그저 모든 것을 희생해 그를 키워 낸 스승이 훌륭했기 때문이지만.
지금 여기서 비체와의 연을 이야기하기엔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은 침묵할 따름이다.
일행은 그렇듯 묘하게 경직된 분위기에서 스위트룸 안에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오는 예민을 발견하자마자 반색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렉투스를, 파툼이 솥뚜껑만 한 손으로 어깨를 꾹 눌러 앉혔다.
“준의 동료라고 들었다. 소개하지, 용사 파툼이다.”
“그, 그라티아의 태자 렉투스라고 하오.”
하오?
장내의 시선이 모조리 렉투스에게로 쏠렸다.
그는 모두의 시선을 꿋꿋이 받아 내며 말했다.
“준과는 무척 친밀한 관계로, 많은 도움을 주었지. 그대……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싶소.”
“이 남자는 무시해도 좋다.”
더는 견디지 못한 파툼이 말했다.
기준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무시해.”
“솔직히 여태껏 별 도움도 안 됐어.”
“현자에게 제대로 된 대응도 하지 못하시더군요. 우리 준 님과는 다르게.”
틸라와 로라가 한마디씩 보태는 와중에, 거실에서 고개를 내민 긴이 머리 위의 두 귀를 쫑긋거리며 말했다.
“준 님, 테이블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이제 음식을 놓으셔도 될 것 같아요!”
“늑대 인간?!”
그러고 보니 긴을 소개하는 것도 잊고 있었구나.
그는 경악하는 멤버들에게 긴을 소개해 주며 씩 웃곤 말했다.
“쌓인 얘기도 많겠지만 일단 먹으면서 얘기해. 오늘 메뉴는 치킨이야.”
“치킨!”
“카레도 있어.”
“사랑해요, 형!”
더 이상 얘기는 필요 없었다.
참고로 지혜는 그로부터 20분쯤이 흘러 슬그머니 나타났지만, 다행히 예민이 치킨에 정신이 팔려 있던 탓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