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one Else is a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174)
나 빼고 다 회귀자-174화(174/356)
나 빼고 다 회귀자 (174)
Chapter 33. 제물 의식 – 7
“레타인이 업적을 인정받다니…… 저건 드문데, 대단한걸.”
어느덧 기준의 옆에 선 틸라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 말에 기준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우니카는 퀘스트의 종식이 선언되는 이 순간, 소환자들이 받는 보상과는 별개로 이번 오버플로에서 그녀가 세운 업적을 인정받아 보상을 받은 듯했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그녀를 제외하고 우르알타에 부임할 예정이었던 모든 관리가 줄행랑을 친 상태에서 그녀만이 우르알타에 남아 레타인과 소환자들 사이를 중재하고 오버플로에 맞서 그들을 통솔해 지휘하지 않았던가.
비록 그녀가 기준의 후광을 등 뒤에 업고 있어 일이 수월히 풀렸다고는 하나 오버플로를 막아 내는 과정에서 그녀가 큰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
“지혜가 봤으면 또 포켓몬 같다고 뭐라 했겠네.”
우니카의 이마 위에 난 뿔이 오색으로 영롱한 빛을 뿜어내 그녀의 전신을 가리는 것을 보며 기준이 가만히 중얼거렸다.
기준도 등급 진화를 여러 번 해서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포켓몬과는 달리 사람은 등급이 성장해도 겉모습이 극적으로 변화하지는 않는다.
다만 육체가 보다 완벽에 가까운 상태로 조정되는데, 단적인 예로 지혜는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평범한 대학생A였지만 기준이 강제로 신체 단련을 시킨 데다 레어 등급으로 성장하기까지 한 지금은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상태였다.
물론 본인에게 말해 주면 잔뜩 거들먹거릴 테니 결코 말해 줄 생각이 없었지만.
“후우…….”
원래부터 지혜보다 신체 조건이 좋았던 우니카가 유니크 등급으로 성장하자,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라고 해도 믿을 만큼 아름답고 완벽한 외모를 갖게 되었다.
왜 바로 천사라는 표현이 튀어나왔는가 하면, 성장을 마친 그녀의 등 뒤에 새하얀 날개가 한 쌍 돋아난 탓이었다!
“날개?!”
유니콘의 뿔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페가수스의 날개까지 손에 넣다니, 이 무슨 욕심쟁이란 말인가.
그러나 기준이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우니카가 제 이마 위로 손을 뻗더니, 성장 과정에서 한층 길고 아름답게 뻗어 나온 뿔을 ‘뽀각!’ 꺾어 버렸다.
……날개까지 달린 유니콘에서 순수한 페가수스로 업종을 변경한 것이다.
“이번 오버플로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그라티아의 영웅 준에게 이 뿔을 보상으로 수여하겠습니다.”
괜히 누가 뭐라고 할까 봐 그럴듯한 변명까지 내세우며 기준에게 자신의 뿔을 내미는 우니카.
꼭 이래야 했나 하면서도 자신에게로 집중되는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우니카에게로 다가가 뿔을 받아 드는 기준.
두 사람의 사이가 좁혀지자, 우니카는 기준의 귓가에 자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일각수인 여성이 결혼식 전에 뿔을 꺾어 남성에게 전달하다니, 원래 청혼으로 오해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만.”
“오래된 관습이라 의미도 없다더니!”
“기억하고 계셔서 기쁘네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렇게 포상의 형식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되었으니 오해받을 일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는 우니카의 눈은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자신의 말과는 반대의 상황이 일어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표정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중의 면전에서 기준에게 뿔을 전달한 것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해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드는데…….
등급이 성장하며 한층 눈부시게 변한 미모를 마주하고 있자니 반박할 마음도 들지 않는 것이 분했다.
―어젯밤에 계약자와 혼욕을 하지 못한 게 어지간히도 분했나 보네.
‘그런 정황 설명은 필요 없어.’
쓸데없이 예리한 루시의 추측에 퉁명스레 대꾸한 기준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중에 다 같이 온천욕이라도 하자. 다 같이, 대낮에.”
“왜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그 제안은 기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저도 이번 일로 혹시나 쓸데없는 오해가 퍼지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하죠.”
우니카는 능청스럽게 답하며 화사하게 웃곤 비로소 그를 해방해 주었다.
귀족 무서워.
저 능구렁이 같은 수완이 무서워!
* * *
기준을 중심으로 한 소환자들은 오버플로의 보상을 수여받고 완전히 이번 일이 끝났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지만 레타인들에게는 아직 남은 일이 잔뜩 있었다.
우르알타의 재건 작업도 한참 남아 있었을뿐더러 무엇보다도 중요한 제물 의식이 있었으니까.
글리터토스가 밤낮으로 오리할콘을 두드리는 동안 다른 드워프들도 정신없이 움직였다.
금속으로 이루어진 대형 제단을 만들어 화산 분화구로 옮겨놓는 것이 그들의 임무였다.
“더 크게, 더 빛나게! 그 저주받을 놈의 흔적을 지우고 프타흐 님의 은총을 받으려거든 이 정도 제단으로는 안 돼!”
“하지만 글리터토스 그놈이 잘할 수 있을까?”
“놈은 영웅의 무기를 만들었어, 그거면 충분하다! 그를 의심하지 말고 지금은 해야 할 일을 해!”
“……그래서 정말로 ‘그 망치’가 지금 글리터토스 손에 있는 거야?”
“불타 죽고 싶지 않으면 괜한 생각 하지 마. 어떻게든 그 남자한테 잘 보이기만 하면 한 번쯤 쥐여 줄지도 모르니까!”
우르알타의 모든 대장간이 쉼 없이 불을 피워 내고 금속을 제련하며 망치질하는 소리로 시끄러워졌다.
당연히 거기에 들어가는 재료만도 만만치 않았기에, 이번 오버플로에서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한 소환자들은 그들의 의뢰를 받아 산맥 이곳저곳에 있는 갱도까지의 호위를 하거나 오버플로가 일어나 갱도 안에 가득 찬 몬스터를 퇴치하는 등의 임무를 맡아 수행했다.
기준의 영향도 있었으리라, 국왕과의 딜이 성공적으로 끝나 우르알타의 최고위 관리로 임명받은 우니카 또한 이번에 새로 얻은 날개를 펄럭이며 바쁘게 돌아다녔다.
주로 오버플로가 다 끝나고 나서야 나타나 자신의 자리를 요구하는 귀족 관리들에게 국왕의 임명서를 들이밀고, 정당한 처벌에 납득하지 못하는 이들을 강제로 쫓아내거나 가두고 보고하는 일이었다.
“귀족들은 정말 대단하네. 우연히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저렇게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 걸 보면.”
시청의 창밖으로 보이는, 부지런히 날아다니며 시청에 찾아오는 귀족들을 상대해 모조리 물리치고 있는 우니카의 모습에 틸라가 감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손에는 기준이 만들어 준 과일 주스가 담긴 잔을 들고 있던 그녀는 그것을 깔끔하게 비우곤 빈 잔을 그에게 내밀며 리필을 요청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인벤토리에 있는 오렌지 주스를 꺼내 그녀에게 따라 준 기준이 시청에서 쫓겨나 이를 갈며 발을 구르는 귀족을 보며 말했다.
“우니카도 대단하지만 도망칠 땐 언제고 뻔뻔한 낯짝으로 다시 나타나는 저 관리들은 더 대단한 것 같아.”
“우니카 님이 빠르게 증거를 확보하고 왕실과 소통하지 않았더라면 당장은 아무 무리 없이 복귀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물론 현지인들과의 관계는 그리 좋지 못했을 테니…… 어리석은 짓이죠.”
한편 루멘 파티에 남은 유일한 레타인인 로라는 귀족들의 뻔뻔함에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인 틸라나 기준과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저들을 평가했다.
참고로 그녀는 틸라와는 달리 딸기 주스를 마시고 있었다.
아무래도 흡혈귀에게 물린 이후로 본능적으로 빨간색만 찾게 되는 모양이었다.
“토착민인 드워프들의 입김이 강한 우르알타인 만큼 설령 저들이 복귀를 했다고 한들 오래 버티지는 못했을 거예요. 제 맘대로 조종할 수 있는 영지가 아니라 왕실직할령이니 더더욱.”
“반대로 말하면, 개성이 강렬한 토착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우니카는 언젠가 정말로 우르알타의 영주가 될지도 모르겠네.”
“그렇죠, 준 님이랑 결혼이라도 한다면 더더욱 확실하게…….”
그렇게 말하며 테이블 위에 놓인 유니콘 뿔을 지그시 노려보는 로라.
그 말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테이블에 둘러앉은 다른 파티원들의 시선도 일제히 그것에 꽂히자, 기준은 자신 몫의 포도 주스를 마시며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몇 번이고 말했지만 청혼 같은 건 아니었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드워프들도요. 그런 의미에선 상당히 현명한 행동을 한 거죠. 공식적인 자리에서 준 님께 뿔을 꺾어 주고, 그걸 준 님이 받게 만들어서 두 사람 사이에 깊은 연이 있다는 것처럼 행세했으니까.”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우니카를 칭찬하고 있는 것만 같던 로라가 어느 순간인가부터 질척질척하게 흘러넘치는 증오를 발산하고 있었다!
“아주…… 탁월한 솜씨예요. 네에, 아주…….”
“주스 마시고 진정해, 로라.”
“술이 좀 들어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기준을 만나기 전에는 술 한 방울 입에 댄 적도 없는 그녀가 이젠 적극적으로 술을 찾는 모습에 한숨이 나왔지만, 파티원의 멘탈 관리를 위해 그는 오늘 밤 기꺼이 바텐더가 되기로 했다.
“그래, 맛있는 칵테일 만들어 줄게…….”
어차피 당분간 조금 한가해질 예정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덧붙이며 한숨을 내쉬는 기준.
그렇다.
루멘 파티가 시청 옥상에 조성한 정원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다 같이 주스나 나눠 마시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애초에 우르알타에 온 것이 드래곤 소재로 무구를 맞추기 위해서였는데, 추가로 얻은 소재만 잔뜩 늘어났지 정작 무구를 만들려면 앞으로도 시간이 한참 걸리게 된 탓에 본의 아니게도 여유가 생긴 것이다.
“우리 던전도 안 가요? 근처에 뭐 많다고 들었는데요.”
코코넛 워터를 마시며 은신이 말했다.
기준은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오버플로에 신수에 오리할콘 골렘까지 사냥하면서 레벨도 엄청 올랐잖아? 당장 이 이상으로 레벨을 올리기보다는, 스킬을 수련하고 대폭 상승한 스탯에 적응하면서 단련하는 게 더 나을 거야. 새로 무구를 얻으면 그걸 길들일 시간도 필요할 테고.”
“아――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내 스승이 날 교육한 방식이니까 믿어.”
“그렇군요! 전 형만 믿고 갈게요!”
지금 기준의 육체미를 만들어 내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스승님’의 말씀에 은신은 올여름 지혜와의 수영복 데이트를 꿈꾸며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순진한 녀석의 모습에 피식 웃은 기준은 문득 저 너머로부터 들려오는 망치질 소리에 눈을 가늘게 떴다.
‘제물 의식이라……. 프타흐가 과연 반응할지, 어떨지.’
* * *
그로부터 이틀이 지나 글리터토스가 오리할콘으로 검을 완성했다.
한자리에 모인 드워프들은 그 검을 감정했고, 곧 그 검이 지난날 글리터토스의 아비 글리터핑거가 만든 것과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 것임을 깨달았다.
“역시 이건 신금으로 만든……!”
“너희 부자는 이걸 대체 어디서 구한 것이지!”
“이제는 어느 정도 말해 줄 수 있겠군.”
검의 품질에 감탄하는 드워프들과 그 소재의 정체를 깨닫고 경악하는 드워프들.
글리터토스는 진중한 표정으로 그들 모두에게 해설했다.
“오리할콘은 우르알타 인근의 던전에 있었다. 하지만 오리할콘을 얻은 아버지는 그 사실을 끝까지 밝히지 않았지. ……너무 위험했기 때문이다.”
글리터토스는 제법 그럴듯한 변명을 했다.
오리할콘이 던전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드워프들은 제 몸도 사리지 않고 던전으로 들어가 죽어 나갔을 터, 그것을 우려한 글리터핑거가 끝끝내 그 사실을 숨겼다는 것.
만약 오리할콘의 위치를 알게 된다면 지금에라도 목숨을 내던지리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있는 드워프들은 그 말에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
“그래서 영웅에게 그 금속을 구해 오라고 부탁한 것이었나.”
“그렇다. 그리고 영웅은 이렇게 검 한 자루를 만들어 낼 만큼의 오리할콘을 구해 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끄응, 영웅조차 고난을 겪었단 말인가…….”
물론 던전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나 그 안의 모든 위험 요소는 제거된 지 오래.
기준에게 던전의 상황을 전해들은 글리터토스가 사실을 숨긴 이유는 지극히 간단했다.
나중에 몰래 자신만 그곳으로 찾아가 동굴 곳곳에 박혀 있는 오리할콘 알갱이들을 채집할 생각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알겠다. 위치를 묻지 않겠다.”
“지금 중요한 것은 프타흐 님께 이 제물을 바치는 것이니까.”
“완벽해. 내 생애 봤던 것 중에서 가장 완벽한 검이다. 어쩌면 글리터핑거를 능가할지도……!”
드워프들은 하나같이 침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글리터토스의 말에 수긍했으나, 물론 전원 속내는 달랐다.
어떻게든 그 던전의 위치를 찾아내 자신들도 오리할콘을 두드리고야 말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 가지 다행한 점은, 맹목적일지언정 바보는 아닌 그들은 오리할콘의 채집을 외부인에게 맡길 생각은 없었다는 것.
우르알타에 오리할콘이 잠들어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라도 하면 우르알타는 그대로 멸망 일직선일 테니까 말이다.
‘영웅.’
‘영웅이다. 어떻게든 그에게 접근해서 오리할콘을 캐 와 달라고 부탁하는 거야!’
‘나도 레전더리 등급의 장검을 만들어 내고 싶다고!’
김칫국이 담긴 장독이 동날 만큼 들이켜 대는 드워프들을 뒤로하고 글리터토스가 발걸음을 옮겼다.
드워프들이 정성껏 제작한 제단은 이미 화산 분화구 근처로 옮겨져 있었으니, 이젠 그곳으로 향해 의식을 행하기만 하면 되었다.
“제가 참여해도 되겠습니까?”
“물론! 관리님에게는 프타흐 님의 축복을 받을 권리가 있소!”
“우르알타를 지켜 낸 영웅도 마찬가지이고 말이지…… 큼큼.”
의식에는 드워프들 이외에 우니카와 루멘 파티도 초대되었다.
물론 드워프들 입장에서는 프타흐의 신물을 가지고 있는 기준을 초대하고 싶었을 뿐이지만, 혹시나 그만 초대했다가 혹시나 거절할까 두려워 그의 주변 인물들까지 초대한 것이었다.
어쨌든 우르알타를 관리하는 우니카 입장에서는 권위가 서는 일인지라 반가울 따름이었다.
“아, 역시 제법 열기가 죽었네.”
“아무래도 화산의 정기가 모조리 빠져나간 탓이 아닐까.”
화산지대인 만큼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더위가 심해졌지만― 이미 이보다 더한 것을 겪었던 루멘 파티는 대수롭지 않게 그런 말들을 나누었다.
눈동자에 신수까지 모조리 죽어 버렸으니 앞으로는 화산이 지나치게 뜨거워지지도, 하루가 멀다 하고 분화하지도 않을 터.
그러나 그 말을 옆에서 듣던 글리터토스는 침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래서 더더욱 의식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화산의 열기가 지나치게 가라앉아도 좋은 불꽃을 만들어 낼 수 없으니까.”
“필드 버프라도 있었던 거야?”
“그런 셈이다. 대장장이들은 이곳에서 쇠를 두드리는 것만으로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 하지만 화산에 들어앉아 있던 악신과 신수가 죽은 순간, 그 강대한 열기가 흩어지는 것을 모두 느꼈어.”
“프타흐에 대한 신앙 때문에 서둘렀던 것만이 아니란 얘기잖아.”
기준에게서 지그시 날아드는 시선을 피한 글리터토스가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봐라, 분화구다.”
어느덧 화산의 정상이었다.
거대한 용암 호수가 그들을 맞이했다.
반지 대신 검을 던져 넣을, 오늘의 의식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