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one Else is a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221)
나 빼고 다 회귀자-221화(221/356)
나 빼고 다 회귀자 (221)
Chapter 41. 배신의 이유 – 6
―히든 퀘스트 달성! 전 대륙에 영향을 끼치는 중립 기관, 마도 왕국 현에 드리운 암운을 걷어 내고 그들이 빛의 진영에 흔쾌히 협력하도록 이끌었습니다. 1,000,000 레타 포인트를 얻었습니다!
―퀘스트의 보상으로 중앙탑 도서관의 비고의 입장권을 얻었습니다.
―[장막을 들추는 자(L)]에 긍정적인 보정이 주어집니다. 대륙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칭호의 성장이 앞당겨질 것입니다. 매력(E)이 1 올랐습니다.
―레벨이 10 올라 80이 되었습니다! 광 마력(E) 5, 광륜(U) 25가 올랐습니다.
―퀘스트 보상으로 가장 낮은 스탯[광륜(U)]이 3, 매력(E)이 1 올랐습니다. 광륜 스테이터스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기준이 광륜 스테이터스를 얻은 것이 언제이던가.
아마도 쿠레나이의 가당찮은 음모를 분쇄하고 결계를 빠져나와 퀘스트를 달성한 때가 아니었나 싶었다.
그 이후로…… 무척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시간으로 따지면 고작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새로운 직업을 얻으며 받은 스테이터스 보너스가 모조리 광륜에 집중되고, 이번에 레벨이 대량으로 오른 데다 퀘스트 보상까지 받은 탓에 바로 스테이터스가 한계까지 성장해 버렸다.
[기준(1년차): 지구 대표] [칭호 ― 최후의 용사(Legendary) 외 14개] [광휘(U) 빛의 용사(L) Lv80] [근력(L) ― 99+52] [재주(L) ― 99+40] [내구(L) ― 99+50] [광 마력(E) ― 20+72] [매력(E) ― 10+60] [영력(L) ― 99+50] [광륜(U) ― 99+40]스테이터스를 확인해 본 기준은 쓴웃음을 지었다.
광륜 스테이터스의 성장이 빠르다고 놀라워할 일이 아니다.
아직 레타 대륙으로 넘어온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레전더리 등급을 바라보는 강자가 되지 않았는가.
이 정도가 되니 기준은 마치 자신을 빠르게 레타 대륙 상위권의 강자로 만들고자 하는 거대한 의지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망상이지.’
따지고 보면 전부 기준이 벌인 일이 계기가 되었다.
투리스의 오버플로를 막아 내 영주와 연결되고, 흡혈귀의 음모를 적발하고, 그라티아 왕궁과 연결되어, 빛의 용사 파툼과도 만날 수 있었다.
그 덕에 율영과도 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이젠 정식으로 빛의 용사라는 클래스를 얻고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무엇인지는 너도 잘 알고 있겠지.”
들려오는 말에 상념을 멈추고 고개를 드니, 그곳엔 자신에게 한 손을 내밀고 있는 마도왕 법천의 모습이 있었다.
그래, 정식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보상을 하고 싶다며 법천이 찾아와 둘이서 대화하던 중이었다.
그보다 조금 전에 그를 찾은 율영이 이만하면 민폐를 끼친 보상은 충분히 했다며 자신 있게 말하기에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굳이 캐물을 마음도 나지 않아 가만히 있었는데, 어쩌면 지금 법천의 손에 들린 물건이 그 답인 듯했다.
“파훼의 송곳.”
“그래, 굉장히 귀한 물건이지. 너와 같이 무리를 이끄는 이에게는 더욱 그럴 테고.”
법천은 망설임 없이 그것을 기준에게 건네주었다.
기준은 그것을 받아 들며 언젠가 자신이 율영과 파훼의 송곳에 대한 얘기를 했던 것을 떠올렸다.
빛의 용사가 되는 조건으로 제국에 무엇을 얻어 내는가 하는 얘기를 하던 중 그녀가 파훼의 송곳을 논하자 기준이 바로 그것을 수긍했던 것이다.
만약 그녀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어 이런 보상을 얻게 해 준 것이라면, 그야 고마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와 동시에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준이 파훼의 송곳을 필요로 했던 것은 목수를 포함한 예민 파티를 온전히 자신의 파티로 흡수하기 위한 것이었으니까.
“왜 그러지, 혹시 마음에 들지 않나? 아직 송곳을 세 개 다 쓰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아니, 잠시 다른 생각을 떠올렸어. ……감사히 받지.”
기준은 그것을 받아 곧장 자신의 손등을 찔렀다.
그러자 송곳은 손등을 찌르는 일 없이 허공에 스르륵 녹아 사라졌지만, 기준은 경험치 페널티 없이 최대 아홉 명의 파티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는 시스템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홉 명…… 무녀 중에서 오우카처럼 능력이 좋은 이를 파티에 참가시키기라도 할까.’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던 기준이 곧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목수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고 계속 남겨 두겠다는, 그런 얼빠진 소리를 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그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이상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법천의 모습에 조금 당황해 곧장 화제를 전환했다.
“보상은 잘 받았다. 그런데 이…… 도서관의 비고에 들어갈 권리라는 건?”
“말 그대로 너와 네 파티원들에게 중앙탑 도서관의 비고에서 원하는 만큼 서적을 열람할 수 있게 해 주는 권리다. 넌 마법사가 아니라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필시 기준의 막연한 상상 이상으로 굉장한 보상인 것이리라, 법천은 기준과 그의 파티원들에게 이 보상을 내어 주기까지 얼마나 많은 갈등이 있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피곤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역대 칠현자의 고유한 마법 체계에 대한 깨달음이 담긴 서적을 보관하고 있는 이 비고는 마법사에게 있어서는 평생의 목표이며, 들어갔다 나온 이는 반드시 그 경지가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나를 비롯한 당대의 현자들도 모두 그러했지.”
“지혜가 좋아하겠군.”
“비단 마법사가 아니라 해도 건지는 게 있을 거다. 역대 현자들 가운데에는 속성 마력을 연구한 이도 많고, 영혼을 연구한 이도 많으니까.”
딱히 보상을 두고 불평할 셈은 아니었지만 법천은 그가 비고의 출입권을 탐탁지 않아 한다고 여겼는지 곧장 그 뒷말을 덧붙였다.
기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
“그래, 감사히 받아들이지. 율영에게 듣고 줄곧 흥미를 갖고 있었거든.”
“그럼 다행이다. 율영의 마음은 잡아 둘 수 있겠어.”
영문을 모를 소리를 하며 법천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너와 네 파티원들은 귀빈이다. 비고에 머무를 수 있는 기간에는 제한을 두겠지만, 마도 왕국에는 머무르고 싶은 만큼 오래도록 머물러도 좋다. 원한다면 내 탑에도 방을 마련해 줄 수 있어.”
“괜찮다. 마냥 쉬고 있을 수만도 없으니까.”
“마도 왕국에는 좋은 관광지도 많지. 안내해 줄 사람을 붙여 줄 수도 있다만?”
“관광이라.”
기준의 입가에 허탈한 웃음이 걸렸다.
그 반응에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은 법천 또한 낯빛을 굳혔다.
“미안하군, 그러니까…….”
“아냐, 괜찮은 생각이야. ……하지만 그건 율영에게 부탁하지.”
“그런가…… 좋다. 그럼 난 이만 가지.”
법천이 돌아섰다.
기준은 그의 등에 대고 충동적으로 질문했다.
“빛의 진영에 협조할 생각인가?”
그 말에 잠시 멈칫한 법천이 그를 돌아보지도 않고 대꾸했다.
“너에게는, 좋은 일이겠지? 차기 빛의 용사이지 않나.”
“좋고 나쁘고는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닌 것 같군. 그건 마탑의 구성원들이 생각할 문제지.”
“나를 비난하고 싶은가?”
“전혀, 단지 내겐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그 또한 이상한 말이다. 마탑이 빛의 진영을 지원한다고 하면, 제국에 속해 빛의 용사로 활동하게 될 네게 아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지 않나.”
“그것 말인데.”
기준은 별것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난 제국에 속할 생각이 없어.”
“뭐라?”
“이번 사건으로 결심을 굳혔어. 제국이 뒤를 받쳐 준다면 그야 물론 든든하겠지만, 다른 사람 뜻대로 놀아나는 건 질색이거든.”
“…….”
당황한 법천이 기준을 돌아보며 입을 뻐끔거렸다.
기준은 파르르 떨리는 그의 겹눈을 보며 멀미 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차분히 대꾸했다.
“더구나 시스템에게는 이미 빛의 용사로 인증을 받기도 했지.”
“그럴 리가, 그게 칭호가 되었든 직업이 되었든 종족이 되었든――.”
“직업.”
“그렇다면 더더욱! 빛의 용사는 제국의 직계 황족이 입회한 자리에서 인정받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특히나 동시대에 빛의 용사는 한 명밖에 존재할 수 없기에…….”
“…….”
법천과 황녀에게 한 방씩 먹여 준 것은 좋지만 그건 썩 좋지 않은 뉴스였다.
파툼을 떠올리며 인상을 구긴 기준은 일단 그에 대한 생각을 접어 두며 대꾸했다.
“내가 빛의 용사로 전직할 때 황녀가 같은 자리에 있었다. 아마 그 탓이 아니었나 싶군.”
“하.”
그 말에 짧게 한숨을 토한 법천은 이내 제 머리를 매만지며 다시 돌아섰다.
“그래, 진정한 용사라면 그러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간섭할 생각은 없으나, 이것만은 기억해 줬으면 한다. 나도 황녀의 뜻대로 놀아나기만 할 생각은 없다는 것을.”
“부디 끝까지 마탑을 지켜 낼 수 있기를 바라지.”
“끝이라, 그것도 재미없는 농담이야.”
코웃음을 치며 남자는 자학이 섞인 말을 덧붙였다.
“과연 이 연옥에 끝이 있기나 한지도 알 수가 없는데.”
* * *
법천과의 만남을 마친 기준은 곧장 파티원들을 소집해 이번 퀘스트의 보상에 대해 얘기했다.
그들 모두 퀘스트가 달성되는 순간 격한 성장을 겪은 덕에 퀘스트에 대한 설명을 새삼스럽게 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비고의 출입권이라는 게 바로 와 닿지 않는 보상이기도 하고, 그게 좋은 보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도 소리를 내어 기뻐할 분위기는 아니었기에 분위기는 꽤 처져 있었다.
기준은 괜히 자신 때문에 분위기가 더 처지는 것 같아 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도 그들에게 제안했다.
“여기 와서 내내 갇혀 있기만 했잖아. 비고에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이제 왕국을 돌아다녀 보는 건 어떨까. 콘클라베도 끝나서 이제 거리도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하니까.”
“응, 그거 좋겠다.”
기준의 마음을 읽어 낸 틸라가 다소 과장되게 손뼉을 치며 말하더니 아무렇지 않게 덧붙였다.
“하지만 준, 그건 우선 튜토리얼 파티 멤버들하고 먼저 다녀오는 게 좋겠어. 예전부터 함께했던 동료들과의 시간도 소중하잖아.”
“응……?”
그녀가 진심인가 싶어 눈을 크게 뜨는 기준.
그러나 틸라는 옆에서 무어라 말을 하려는 로라의 옆구리를 꼬집어 침묵시키며 말을 이었다.
“그렇게 해. 예전 얘기도 하고, 앞으로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계속 함께할 거잖아, 그치? 그럼 서로에 대해 보다 진솔하게 얘기를 나눌 시간이 필요하다고 봐. 우리 같은 방해꾼들은 빼고서.”
“그건, 잠…….”
말을 마친 틸라는 자신을 은신에게서 떼어 놓으려는 의도를 감지하고 끼어들려는 렌카를 귀신같은 타이밍에 붙잡아 입을 막아 버리며 빙긋이 웃었다.
“진솔한 대화라니, 너…….”
기준은 아연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예민, 은신, 지혜와 한 차례씩 시선을 마주쳤다.
셋 전부 얼굴이 죽어 있는 가운데 자신처럼 희미하게 놀란 안색을 띠고 있는 것이, 어째선지 조금 우스웠다.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방금 틸라의 제안이 정확하게 지금의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앞으로 평생 이렇게 서먹한 관계를 유지할 거라면 몰라도― 함께 지낼 동료라면 이대로 피하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 피하고 있었던 거겠지.
“틸라, 너 내 엄마라도 되려고 그래?”
“나는 네 반려가 되고 싶어, 준. 큼, 그리고 반려 후보로서 방금 제안은 제법 점수가 높았다고 생각하는데 어때?”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윙크해 보이는 틸라.
분하게도 그녀의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 기준도 웃어 버리고 말았다.
* * *
[비체♥(차원 대기실): 우울해, 포인트 너무 안 모여.] [비체♥(차원 대기실): 빨리 너한테 가야 하는데.] [비체♥(차원 대기실): 이런 때 내가 네 옆에 있어야 하는데.] [비체♥(차원 대기실): 말만으로도 고맙다고? 아니야!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아! 이런 중요한 시기에 옆에 있어 주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 후회하게 된다고 만화에 나와 있었단 말이야!] [비체♥(차원 대기실): 연애하는 만화 아닌데? 그건데? 열혈 스승이 재능 넘치는 제자를 길러 내는 그런 내용인데! 아무튼 그런 내용!] [비체♥(차원 대기실): 아무튼!] [비체♥(차원 대기실): 몸은 멀어도 마음은 안 머니까, 너 내가 밀착마크하고 있으니까 명심해.] [비체♥(차원 대기실): 곧 갈 테니까.] [비체♥(차원 대기실): 정말로 곧, 내 생각보다도 모든 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너한테 뒤처지기 전에 최대한 빠르게…….] [비체♥(차원 대기실): 아―― 응, 결국 빛의 용사가 되었다고. 황녀가 있는 자리에서 활약했더니 그렇게 됐다고?] [비체♥(차원 대기실): 쿡쿡, 그건 정말 쌤통이네. 빛의 용사라는 이름이 결국은 자격증에 불과하다고 해도, 그 자격증을 발급해 주는 조건으로 제국이 얼마나 뻐기는지 생각해 보면…….] [비체♥(차원 대기실): 네가 맞아, 준.] [비체♥(차원 대기실): 넌 언제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거야.] [비체♥(차원 대기실): 난 언제나 네 편이니까.] [비체♥(차원 대기실): 하지만 다른 여자 만나는 건 안 돼.] [비체♥(차원 대기실): 명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