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one Else is a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64)
나 빼고 다 회귀자-64화(64/356)
◈ 나 빼고 다 회귀자 (64)
Chapter 13. 유적의 주인 – 4
긴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할 수 없어 신음을 흘렸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 주던 결계가 해제되고 있었다.
마을 주위에 즐비하던 함정이 일제히 터져 나가며, 마을 사람들이 다 같이 힘들게 세운 건물들은 물론이고 지면이 통째로 뒤집어지고 있었다.
마을을 가려 주던 안개가.
소멸하고 있었다.
“어째서…….”
멀리서 들려오는 늑대 인간들의 울음소리, 마을 전체를 스멀스멀 잠식해 오는 거대한 살의.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멍하니 그런 목소리를 흘리던 긴의 눈앞에 문득 예리하게 번뜩이는 도끼날이 드리워졌다.
그것을 들고 있는 이는 그의 어머니였다.
“무기를 쥐고 있으렴, 긴.”
“엄마?”
그에게 잡으라는 듯 자루 쪽을 내미는 어머니를, 긴은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엄마는?”
“엄마는 마법을 쓸 줄 알잖니. 늑대 인간이 되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 쓸 만하단다.”
손가락 끝에 검푸르게 변질된 불꽃을 피워 올린 그녀가 살포시 웃곤 도끼를 반쯤 억지로 긴의 손에 쥐여 주었다.
“아빠 혼자 싸우고 있어. 엄마도 바로 나가 봐야 해.”
“어, 엄마, 나는…….”
―콰앙!
그때 밖에서 들린 총소리에 긴이 몸을 움찔했다.
총과 탄환을 모조리 챙겨 집 밖으로 나간 긴의 아버지가 트리플 배럴 샷건을 쏘는 소리였다.
적들이 다가오는 것을 막기 위해 슬러그탄이 아니라 사방으로 퍼지는 산탄을 장전한 탓에, 총을 한 발 쐈을 뿐인데 폭탄이라도 터진 듯한 굉음과 함께 늑대 인간들이 고통에 울부짖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태껏 가족의 생명을 몇 번이고 지켜 낸 든든한 무기.
하지만 저 소리가 앞으로 두 번 더 울리고 나면, 아버지는 장전을 하느라 치명적인 빈틈이 생길 터였다.
―콰앙!
그리고 이제 한 발이 남았다.
“긴.”
조급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어머니가 애써 미소를 지으려 노력하며 그에게 속삭였다.
“조금만 숨어서 버티면 그분들이 와서 도와주실 거야. 그러니 그때까지만 숨어 있어. 알겠지?”
“엄마……!”
“자, 이제 들어가.”
거실 바닥에 미리 파 놓은 땅굴에 아들의 몸을 밀어 넣으며 그녀는 입술을 짓씹었다.
아이를 좀 더 철저히 감추었어야 했다는 후회도 이젠 아무 의미가 없었다.
배신자가 있다는 것을 조금 더 빨리 깨달았어야 했다.
퀴노돈이 어째서 금방 긴의 존재에 주목할 수 있었는지, 진즉 눈치를 챘어야 했다…….
‘전부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 가족이라서 친밀하게 구는 것뿐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지…….’
기준과 나누었던 문답을 떠올리며 입술을 지그시 깨문 그녀는 상념을 접곤 땅굴의 입구를 쳐 무너트렸다.
동시에 준비해 두었던 마법진을 발동시켜 아들의 흔적을 물리, 마법적으로 지워 내며 그녀는 신신당부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오지 마. 알겠지?”
“하지만 엄마……!”
“무슨 일이 있어도, 무슨 말을 들어도, 절대로! 부탁이야, 엄마 말 들을 거지?”
“……알겠, 어요.”
―콰아앙!
세 발째의 총성이 울렸다.
그녀는 더는 지체할 틈이 없어 곧장 밖으로 뛰쳐나가며 양손에 만들어 낸 검푸른 불꽃을 내던졌다.
긴은 입구의 흙더미가 무너져 내려 점점 눈앞이 까맣게 물드는 와중에도 어머니를 향해 손을 뻗었으나 결국 아무것도 움켜쥐지 못하고 눈앞이 가로막혔다.
―여보!
―긴은?
―숨겼어요. 어떻게든 그분들이 올 때까지만 버티면…… 너흰 꺼져!
밖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재장전을 마친 아버지가 다시금 샷건을 쏘아 댄다.
쾅! 쾅! 쾅!
긴은 그 소리를 부모님이 아직 무사히 살아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저 소리가 들리는 한은 부모님이 잘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제발 총성이 멎기 전에 준 님 일행이 와 주기를……!
―여기에요!
총성 사이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 순간이었다.
늘 긴을 챙겨 주며 어머니 못지않게 그를 걱정해 주던 아주머니의 목소리.
아줌마가 설마 준 님을 데려와 준 걸까?
반갑고 기쁜 나머지 그만 결계 밖으로 몸을 내밀려던 그때―― 늑대가 내는 특유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와 그의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
―흑마법사 유리, 총사 케이…… 맞군. 놈들의 자식, 새끼 늑대는 어디에 있지?
―분명히 집 안에 있을 거예요, 나오는 걸 못 봤으니까!
그녀는 안내자가 맞았다.
기준이 아니라, 긴을 노리는 늑대 인간들의 안내자였지만.
―톨로메아…… 역시 네가.
―톨로메아? 어째서.
체념한 듯한 어머니 유리의 목소리, 진심으로 의아해하는 아버지 케이의 목소리.
긴은 이어지는 말을 들으면 안 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줄기에 차가운 얼음을 쏟아부은 듯, 오한이 가시질 않았다.
―어째서라니, 그야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나가고 싶으니까. 퀴노돈이 그렇게 약속했어.
―그게…… 그게 무슨 말이지?
―그리고 사실 나 걔가 싫었어. 유리의 아들이잖아? 아아, 그런 표정 짓지 마, 케이. 이래서 저번에 죽어 줬으면 깔끔하고 좋았을 텐데, 결국 이렇게 되다니.
―저번에……?
귀를 막아야 한다.
귀를 막아야 해.
아무것도 듣지 못한 척.
그래야만 이 자리에 가만히 숨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래, 저번에. 그런데 쓸데없이 외부에서 온 인간들이 끼어드는 바람에 일이 지저분해졌어.
―긴을…… 아끼지 않았나.
―그야 물론 처음엔 케이 당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하며 어떻게든 참아 보려고 했지. 그래도 역시 유리의 피가 어디 가지는 않잖아? ――내 아들이 아닌 거잖아.
―나는 지금 톨로메아 당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통…….
―언제까지 신파극이나 찍고 있을 거지?
귀를 막아.
귀를 막으란 말이야.
당장!
―어차피 당신들이 다 이긴 거나 마찬가진데 조금은 들어 줄 수 있잖아요.
―새끼 늑대를 찾아야 해. 그게 보스의 명령이다.
―에휴, 알겠어요. 그럼 당장 저 여자나 죽여 줘요. 더는 보기 싫어.
―누구 마음대로――!
―케이, 안 돼. 당신은 살려 주기로 했단 말이야. 조금만 참아. 알겠지?
―미안해요, 여보. ……부탁이니까 긴을 지켜 줘요.
―잠깐, 유리…… 유리!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귀를 막아!
―잠깐―― 어째서! 마법 계약서를 썼을 텐데!
―아, 미리 얘기하는 걸 잊었군. 난 지금 보스의 휘하가 아니다. 브리콜라카스의 낙인이 지워진 것이 보이나? 오늘 자유의 몸이 되어 더는 그분의 명령을 듣지 않게 된 것이다.
―맙소사―― 케이! 케이―― 케헥!
―그래서 너도 죽일 수 있지.
―어떻, 계약, 간단히…….
―배신자를 살려 두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게다가 감히 계약으로 우리를 묶으려 들다니 그런 주제넘은 짓을 용납할 수 있을 리가 없잖나.
―대가를…… 치르게 될…….
곧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기에 긴도 더는 귀를 막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홀로 남은 늑대 인간은 주위를 마구 부수며 긴을 찾기 시작했으나, 곧 뭔가가 날아드는 소리가 났다.
―큭?!
―……조금 늦었군.
젊은 남성의 목소리.
처음 만났을 때 자신에게 화살촉을 겨누었던 그 남자의 목소리다.
설마 그가 자신을 구하러 올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하지만 긴은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신기하게도 ‘살았다’거나 ‘다행이다’ 같은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그저 공허하고 허무했다.
그를 인간답게 유지해 주던 모든 관계성이, 굳건한 틀이 깨져 버리고.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 버리고 말았으니까.
―네놈……!
―결국은 이렇게 됐나. 지긋지긋하게도, 역사는 반복되는군.
―죽여 주마!
―쯧, 바보 같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며 소음이 다시 사방을 가득 메웠지만 긴의 귀에는 그게 무척 먼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것처럼 희미하게 느껴졌다.
그는 자신의 내부에 집중하고 있었다.
텅 비어 버린 줄 알았던 가슴속에서 평생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감정이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
순식간에 너무 거대하게 부풀어 올라, 아차 하는 순간 뇌리까지 전부 물들어 버릴 듯한 감정.
그것이 너무 뜨거워 토해 내려 입을 열지만, 거칠게 숨을 들이쉬는 순간 단숨에 열기가 폭발하며 눈앞을 새카맣게 물들였다.
‘아아.’
깨닫는다.
이것이 늑대 인간의 본능임을.
태어난 순간부터 필사적으로 억눌러 왔던 본능이 이제야 발아한 것이다.
증오, 분노, 파괴 욕구와 살의.
생애 처음으로 겪어 보는 감정, 하지만 무척이나 친숙했다.
이것들을 억눌러야만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는 더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늑대가 되어 모두 잊어버리고, 증오스러운 것들을 모두 물어뜯어 죽일 수 있다면.
인간 따위로 전락하는 것보다 훨씬 후련하지 않을까?
“아아.”
자신의 손에 들린 은 도끼를 거세게 쥐었다.
어머니가 쥐여 준, 평범한 늑대 인간이라면 닿는 것만으로 해를 입는 무기.
어째서 어머니가 이것을 그에게 맡겼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그가 은을 극복하는 힘을 얻은 것은 인간으로 돌아가는 과정 따위가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짐승이야. 결코 인간이 될 수 없어.’
하지만 다른 짐승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저 역겨운 동족들을 증오하고 있다는 것과―― 은으로 된 날카로운 발톱을 갖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할 일은 분명하지 않은가.
조금 더 일찍 깨달았다면 좋았을 텐데.
겁쟁이처럼 도망치지 않았다면, 바보같이 착각하지 않았더라면.
부모님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듣고 있나?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덧 사위가 고요한 것이, 전투가 끝났음을 알려 주고 있었다.
―살아남고 싶거든 계속 숨어 있는 게 좋을 거다.
마치 긴이 숨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 그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복수를 해야겠다면…… 선배로서 미력하나마 도움을 주마.
단순히 놀리는 것일 수도, 함정일 수도 있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긴은 충동적으로 결계를 부수고 스스로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그곳엔 이미 아무도 없었다.
피에 젖은 마룻바닥 위에 놓인 검은색의 책―― ‘그림자 추적’의 스킬북을 제외한다면.
“……어째서.”
그게 터무니없이 귀한 것임은 아무리 긴이라도 알 수 있다.
강한 의문이 들었으나, 지금은 그걸 따질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는 바로 그것을 습득했다.
그리고 곧 동족 사냥을 시작했다.
* * *
―아우우우우우우우우!
영혼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섬뜩한 포효에 전장의 모든 것이 일순 동작을 멈추었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올린 기준의 눈에, 하늘의 달이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거대한 그림자에 삼켜지고 있는 것이었지만.
유적은 한순간에 어두워졌고, 주위의 늑대 인간들은 달의 은총을 받지 못해 크게 약화되고 심지어는 변신이 풀리는 경우까지 일어났다.
“저게…… 뭐야.”
―레전더리 등급의 적이야.
루시가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있잖아, 계약자. 저건 늑대 인간이라기보단 그냥…….
“그래, 그냥 늑대―― 거대한 늑대 같은데.”
사방에 넘쳐 나는 늑대 인간들 또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저 그림자는 결코 마을을 침략한 늑대 인간들의 우두머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그 반대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래.
이제야 알았다.
“늑대 인간들은 원래부터 존재하던 유적을 찾아내 들어왔을 뿐이라고 했지.”
기준은 자신이 어처구니없는 착각을 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어쩌면 아까 해치운 늑대 인간들이 보스급으로 취급되는 바람에 더더욱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지 못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어디까지나 보스급이었을 뿐.
여태껏 유적을 점유하고 있던 도둑놈들이 진정한 유적의 주인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이럴 수는 없어.”
변신이 풀려 비실비실해진 놈이 한 명, 마을이 있던 언덕에 착지하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덜덜 떨었다.
“설마 이 마을이 유적의 주인의 봉인지였다니―― 보스도 이걸 알고 있었나?”
“그, 그럴 리가 없어. 저런 게 나타나면 우리 다 죽은 목숨이라고, 그분께서 우리를 사지로 몰아넣었을 리가, 없어.”
삽시간에 퍼져 가는 동요.
기준 역시 어째서 이 타이밍에 유적 보스가 모습을 드러낸 것인지 깨달았다.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이 마을의 위치는 지나치게 절묘하지 않았던가?
안개로 감춰진 일대, 주위에 가득한 함정.
뭔가를 감추어 봉인하기에는 최적의 공간이지 않은가――!
―유적의 주인, 달을 삼키는 늑대 하티(Legendary)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어둠/악 속성의 보스 몬스터를 상대로 하고 있습니다. 칭호 [최후의 용사(L)]의 효과가 발동해 모든 능력이 30% 강화됩니다.
―자신보다 높은 등급의 적을 상대로 하고 있습니다. 칭호 [한계 초월자(L)]의 효과가 발동해 극적으로 긍정적인 보정을 얻습니다.
―계약자!
“우르, 서둘러――!”
―키이이이이잇!
그나마 다행한 점이 있다면 놈의 모습을 눈에 담는 순간 칭호 효과가 모두 발동했다는 사실.
불행한 점이 있다면, 이 먼 거리에서도 ‘전투 상황’이 적용될 만큼 놈의 전투 능력이 말도 안 되게 강하다는 사실――!
―아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거대한 늑대, 하티가 울부짖으며 앞발을 들어 허공에 휘둘렀다.
푸른 기운이 해일같이 일어나 일대를 휩쓸고 지나가니 그 궤적 안에 들어와 있던 수백 명의 늑대 인간 모두가 저항할 틈도 없이 휩쓸려 사라지고 말았다.
그저 웃음만 나오는 황당한 파괴력.
수천을 넘는 규모의 늑대 인간들이 군단이었다면, 저 늑대는 그 군단을 한 발로 깔아뭉개는 재앙 그 자체였다.
―강한 적이네.
“그래. 레전더리를 각오하고는 있었지만―― 확실히 상상 이상이야.”
덤으로 말할 것 같으면 팀원들도 뿔뿔이 흩어져 있고, NPC들도 얽혀 있고, 퀴노돈이라는 불안 요소까지 남아 있으니 이 이상 최악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물론 기준은 물러나지 않았다.
저곳에 그가 지켜야 할 것들이 아직 남아 있는데.
그가 물러날 수 있을 리가 없다.
―레전더리 등급은 그 악마 이래잖아, 싸울 맛이 나겠어.
“이번에도 잘 부탁해, 루시. 물론 우르도.”
―키이.
기준의 각오를 읽어 낸 우르가 힘차게 대답하곤 바닥을 박찼다.
하늘 높이 뛰어오른 우르와 그 위에 타고 있는 기준의 모습을 물론 하티도 발견했다.
어디 하티뿐일까,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전장의 주인 앞에 꼬리를 말고 엎드리던 늑대 인간들도, 전장 곳곳에서 분투하고 있던 그의 파티원들까지도 모두가 그를 주목하고 있었다.
만인의 주목을 받았을 때 그가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야 하나밖에 없다.
“덤벼라――――!”
그것은 바로 발광 도발이다.
“이 개대가리 새끼야, 빼지 말고 덤비라고!”
전신으로 눈부신 빛을 뿜어내며.
유적 전체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목소리로 기준이 외쳤다.
―아우우우우우――!
물론, 유적의 주인은 그 도발에 기꺼이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