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one Was Obsessed With Me After I Became the Youngest Princess Favourite RAW novel - Chapter (74)
막내 공녀의 총애를 독차지했더니, 모두 내게 집착한다 (74)화(74/247)
손으로 반짝거리는 별을 흉내 내는 다이애나의 모습은 무척이나 깜찍했지만, 공작 부인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어린아이가 첫눈에 호의를 느낄 정도니, 필시 리아도 아스카르트가 가진 선량함과 다정함에 호감을 가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뭐래. 아스칼 형이라면 모를까, 리아 걔가 무슨…….”
그때 다이애나의 말을 퉁명스럽게 반박하려던 알렌이 멈칫했다.
“하긴…… 웃을 때는 좀 그런 것도 같고.”
그 말에 놀란 공작 부인이 물었다.
“알렌. 리아가 웃을 때 반짝거리는 것 같아?”
“음, 자주는 아니고 가끔? 그리고 안 보이면 어디 있나 신경 쓰여서 자꾸 찾게 돼.”
알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옆에서 호위하던 테이즈가 얼마 전 제 아들이 된 잭을 힐끗 바라보았다.
잭은 표 내지 않으려는 듯했지만, 미세하게 흔들리는 동공이나 팽팽하게 굳은 턱이 당황했음을 적잖이 드러내고 있었다.
그때 알렌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마 다이애나가 아끼는 하녀라서 그런 거 같아! 그치?”
“…….”
“…….”
정답을 확신하듯 당당한 알렌의 목소리와 달리 주변은 어색한 공기로 가라앉았다.
그에 알렌이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해하던 때였다.
“맞다.”
평소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형의 긍정에 알렌은 신이 난 듯 활짝 웃었다.
알렌의 웃음이 짙어질수록 루치오를 향한 공작 부인의 눈빛에 의아함이 실릴 즈음.
“언니다!”
다이애나가 소리쳤다.
모두가 고개를 돌리니 다정하게 손을 맞잡은 아스카르트와 리아가 걸어오고 있었다.
“언니, 보고 싶었어!”
“아가씨, 저도요!”
곧바로 아스카르트의 손을 놓고 달려오는 리아의 모습에 공작 부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수런거렸다.
“안녕하세요, 공작 부인. 오랜만에 뵙습니다.”
와중에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아스카르트는 정말 뒤에서 후광이라도 비치는 것처럼 반짝반짝 빛이 났다.
공작 부인은 계속 영지에서 지내 왔기에, 아스카르트가 아주 어릴 때 보고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녀가 반갑게 인사를 받아 주며 대공과 대공비의 안부를 묻고 있을 때였다.
“너, 어째 짐이 늘었다? 그건 또 뭐야.”
알렌이 몇 시간 떨어져 있었다고 다이애나와 빙빙 돌며 해후를 나누는 리아에게 퉁명스레 물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미 아카데미에 들어섰을 때부터 좌판에서 쓸어 온 액세서리들로 가득 찬 주머니를 들고 있던 리아는 그보다 더 소중한 보물인 양 미색의 얇은 종이봉투를 품에 꼭 안고 있었다.
무엇이냐 물어도 배시시 웃기만 하는 리아를 보며 입술을 삐죽거리던 알렌이 은근하게 물었다.
“솔직하게 말해 봐. 도서관 간 거 후회했지? 진짜 재미없었지?”
“아니요, 저 정말 정말 재밌었어요!”
단박에 대답한 리아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아스카르트를 올려다보았다.
“오늘 아카데미에 오길 잘했다고 몇 번이나 생각할 정도로 좋았는걸요. 진짜 최고였어요.”
그 순간 루치오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 * *
몇 시간 전.
“대공자님, 그럼 이 문제 좀 해결해 주세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외친 말에 아스카르트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한참이나 내 설명을 듣던 아스카르트가 말했다.
“그러니까…… 특정 물건에만 마나를 주입해야 한다는 거지?”
“네! 그리고 그 주변으로는 영향이 가지 않아야 해요.”
내가 아스카르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다름 아닌, 현재 엘라드 공작가의 의원들과 마법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스플레시아 재배 연구에 관한 것이었다.
사실 얼마 전, 바르도 자작과 수석 마법사인 텔린을 만나 스플레시아의 연구 진척 상황을 알게 된 나는 크게 당황했다.
앞서 바르도 자작과 이야기를 나누었었기에 스플레시아의 효능 연구는커녕 재배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진척이 없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스플레시아는 정말 내가 발견한 당시의 잡초와 같은 모습 그대로 마나 온실에 옮겨져 있을 뿐이었다.
일단 제대로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 다른 연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스플레시아는 모두 다 자라면 연분홍빛의 꽃이 피며 꽃과 잎, 줄기, 뿌리까지 모두 말려 약재로 쓸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자세한 부분까지 보육원에서 지내던 내가 아는 것은 역시 이상했다.
나는 고민하다가 잎이나 뿌리를 그대로 씹어 먹었을 때 효과가 있었다고, 바르도 자작에게 가볍게 힌트를 주었다.
결국 아까워하면서도 자작은 이파리 몇 장을 연구를 위해 떼어 갔다.
다음은 마법사들 차례였다.
현재 재배 연구가 막혀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차갑게 얼어붙은 땅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는 것을 해결하지 못해서였다.
마법사들은 처음에는 이를 단순하게 생각해 온도를 조절하는 아티팩트를 배치했지만, 애초부터 차갑게 얼어붙은 땅을 따뜻하게 만들면 더 이상 차가운 땅이 아니게 되니 기본 요건부터 탈락이었다.
결국 따뜻한 마나를 주입하는 것이 해법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도리어 그것이 난관의 시작이었다.
마나를 땅이 아닌 뿌리에 주입해야 하는데 이런 세밀한 조정을 할 수 있는 마법진과 아티팩트를 새로이 설계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과거에 했던 것처럼 직접 마나를 땅에 주입하는 것은 안 되냐며 넌지시 운을 띄웠지만, 어떤 마법사도 계산된 마법진 없이 자신의 마나를 그리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나서 볼까 고민도 했지만…….’
그랬다간 내 능력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계속 온실에만 붙어 있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결국 장기적인 재배를 위해서도 마법진과 아티팩트 개발을 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나는 마나를 직접 다룰 줄만 알지, 마법진이나 아티팩트 분야에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였다.
뒤늦게 도서관에서 공부를 시작했지만, 원래 내가 알고 있던 것과의 괴리감만 더욱 느낄 뿐, 독학의 한계를 깨닫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 와중에 마법에 능통한 벨루스 공국의 아스카르트가 돕겠다고 하니 눈이 번쩍 뜨였다.
“조금 까다롭긴 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닌걸.”
그때 아스카르트가 대수롭지 않다는 말투로 설명했다.
간단한 아티팩트는 단순한 마법 수식을 담은 진을 새겨 놓고 마력석이나 마력을 불어넣는 형태로 설계하지만, 그보다 고차원의 아티팩트에선 이런 까다로운 조건들도 고려해 만든다고도 했다.
역시 평범한 시민들에게도 아티팩트가 상용화되어 있는 벨루스 공국의 대공자다운 설명이었다.
“저, 그러면 혹시 이 마법진으로 제가 설명한 아티팩트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음, 주변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따뜻한 기운의 마나만을 주입하고 싶은 거구나.”
요 며칠 책을 보며 고민해 만든 마법진을 그려 보여 주니, 아스카르트는 한눈에 바로 핵심을 짚어 냈다.
안 그래도 눈이 부신 외모를 가졌는데 순간 그의 뒤로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 * *
아스카르트 벨루스, 이 사람은 진짜 천재였다.
나는 연신 그를 힐끗거리며 도서관을 나섰다.
곧 불꽃놀이가 시작된다며, 아스카르트가 일행에게 데려다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스플레시아를 위한 아티팩트용 마법진을 만드느라 도서관 구경은 하나도 하지 못했지만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도대체 이걸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품에 안고 있는, 아스카르트가 완성시켜 준 마법진을 생각하던 나는 고개를 저었다.
돈이라니. 이것의 가치는 단순히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
처음에는 어울리지 않게 허세를 부린다 싶었는데, 생각할수록 아스카르트의 말대로 벨루스 공국의 마법 수준은 제국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 같았다.
‘어쩌면 내가 배운 마법이나 마스터에 대한 궁금증도 벨루스 공국에서는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몰라…….’
“솔직하게 말해 봐. 도서관 간 거 후회했지? 진짜 재미없었지?”
그때 다시 만난 알렌이 내게 물었다.
“아니요, 저 정말 재밌었어요! 오늘 아카데미에 오길 잘했다고 몇 번이나 생각할 정도로 좋았는걸요.”
사업 밑천도 수월하게 마련하고 고심하던 문제까지 이렇게 해결되다니.
가히 최고의 하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알렌은 물론이고 공작 부인마저 떨떠름해하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부인, 저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때 아스카르트가 공작 부인에게 말했다.
알렌과 다이애나에게도 눈을 맞추며 다정히 인사한 아스카르트는 마지막으로 나를 보았다.
“리아, 오늘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 다음에 또 보자. 내가 한 말 잊지 말고.”
얼른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부드럽게 눈매를 휘어 보이고는 돌아섰다.
이렇게 갑자기 가 버릴 줄은 몰라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리아, 도서관에서 뭘 했는데 그렇게 재밌었어?”
그때 내 옆으로 다가온 잭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대공자님이 마법과 관련해서 이것저것 가르쳐 주셨어.”
나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그리고 벨루스 공국으로 날 초대하고 싶으시대.”
“뭐?!”
“아, 깜짝아!”
나는 큰 소리에 깜짝 놀라 귀를 만졌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잭이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정말 놀랐다.
잭도 자기가 낸 소리에 놀랐는지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때였다.
“너, 너, 너, 베, 벨루스 공국으로 갈 거야?”
“네?”
놀란 것은 나인데, 알렌이 잔뜩 충격을 받은 말투로 외쳤다.
“벨루스 공국으로 갈 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