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hampion Too Good at Exorcism RAW novel - Chapter 138
138.
“여기인가…?”
고라니와 함께 도착한 곳은 강원도 산속의 작은 시설이었다.
다만 시설의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끝이 살짝 부서진 명패에 붙은 이름은 유해 생화학 폐기물 처리 시설.
그리고 그 뒤쪽으로는 마치 쓰레기 처리장 같은, 낡고 더러운 공장의 모습이 보였다.
왜인지 이상한 냄새도 나고.
하지만 잘못 찾아온 것 같지는 않았다.
그 입구에 있는 허름한 경비실에는 분명 레벨 표시가 보이고 있었으니.
“어디서 오셨습니까?”
마침 우리를 발견한 경비원 중 하나가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나른함을 연기하고 있지만, 분명 이쪽을 경계하는 듯한 시선.
나는 곧바로 트럭에서 내려, 경찰증을 내밀고 내 이름과 소속을 밝혔다.
그러자 경비원의 표정이 조금 풀어진다.
“아, 통보는 받았습니다. 저는 관리부 소속의 김수성 경장입니다. 오늘 오신 용건이… 백록 인계 건과 관리부에 지원 업무로 파견, 맞으십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의 말이 이어졌다.
“백록은 저희가 인도하겠습니다. 강 경감님은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경비의 동료들이 트럭으로 몰려들었고, 그러자 고라니는 끼에엑-거리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조용히 말이나 잘 들으라는 뜻으로 트럭 뒤로 가서 고라니를 한번 노려보았고, 그제야 그 기괴한 울음소리가 그쳤다.
이어서 나는 경비를 따라 시설 안쪽으로 들어갔다.
더러운 공장 건물의 안은, 역시나 더러웠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와 잡동사니가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그 옆에 있는 것은 작동되는지도 의문인, 잔뜩 녹슨 기계들.
“이곳에는 처음이십니까?”
내가 주변을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건지, 경비가 물었다.
“예, 그렇죠.”
“그럼 놀라셨을 수도 있겠네요. 이 모습은 위장입니다. 주술에 민감한 위험물들도 반입되는 곳이라, 결계를 이용해 일반인을 물릴 수가 없거든요. 진짜 시설은 지하에 있습니다.”
“그랬군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위장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야 이곳에 생화학 폐기물 처리장이라는 이름을 붙여둔 것도 그렇고.
이 경비원 역시 경찰 소속이지만 경찰복을 입고 있지 않은 것도 그렇고.
뭔가를 숨기려 하고 있다는 의도는 뻔했으니.
이윽고 우리는 공장 안쪽에 있는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마치 공사 현장에 있는 것처럼, 겨우 플라스틱으로 벽을 세운 투박하면서도 낡은 엘리베이터.
그 안에 발을 딛자, 그건 당장에라도 추락할 것처럼 흔들렸다.
이것조차 위장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어이가 없기까지 했다.
“잘 만들어놨네요.”
“하하, 그렇죠? 이상한 데까지 신경을 써놨다니까요.”
엘리베이터에는 1부터 3까지 3개의 버튼이 있었다.
하지만 경비는 버튼을 누르는 대신, 카드키를 꺼내 그 위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엘리베이터는 그대로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아래에서는 담당자분이 대기하고 계실 겁니다.”
경비의 말이 끝나자 곧 새하얀 공간에 도착했다.
먼저 조금 전의 공장과는 180도 다른, 먼지 한 톨 없는 깨끗한 로비가 눈에 들어왔다.
척 봐도 상당한 규모의 지하 시설.
그리고 그 위를 새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걷고 있었다.
“이제 오셨네.”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나를 보며 누군가 다가왔다.
그건 안경을 쓴 어떤 여자였다.
나이는 40대 정도일까.
겉으로 보기에는 차분하고 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었다.
한편 경비는 그녀에게 나를 맡기고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강 경감님이시죠? 저는 하수정이라고 합니다. LB 아카데미 소속이고…관리부에서는 귀물의 위험도를 파악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녀는 나를 만나자마자 익숙하게 자신을 소개하며 손을 내밀었다.
묘하게 늘어지는 말투.
나는 그녀의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다.
“협조 요청 보내신 분이군요.”
“네… 맞아요. 그럼… 먼저 시설에 대해 간단히 알려 드려야 하나?”
이어서 그녀는 나를 로비에 있는 시설 약도 앞으로 데려갔다.
그녀는 그것을 보며 관리부의 역할과 시설 구조 등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시설은 크게 세 개의 동으로 나뉘었다.
먼저 신수와 영물을 관리하는 신수 동.
이번에 데려온 백록과 지난번에 만났던 이무기는 이곳에 있는 듯했다.
그다음은 귀물을 관리하는 귀물 동.
마지막으로 저 둘에 포함되지 않는 것들을 관리하는 기타 동이었다.
그리고 다시 각각의 동은 위험도에 따라 가장 안전한 1층부터 위험한 3층까지 나뉘었다.
또한 관리부에는 그 밖에도 몇 가지 참고 사항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그녀가 특별히 강조하는 것이 있었다.
“여긴 꽤 많은 규칙이 있어요. 너무 많아서 당장 외우시기는 힘드실 테니…제가 따라다닐 거에요. 절대로 혼자 다니시면 안 돼요.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좋은 꼴 보기는 힘들어서.”
그건 바로 시설의 규칙을 지키는 것.
듣기로는 위험한 귀물은 물론, 영물 중에서도 자극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어 이에 대한 주의 사항을 정한 것이란다.
“…예. 일단은 알겠습니다.”
“그럼 할 것도 없으니… 바로 시작하죠.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게 있는데. 정말로 저주에 강한 저항력을 갖추고 계신 건지…?”
하수정은 느긋한 목소리로 눈빛만을 빛내며 말했다.
어딘지 부담스러운 눈빛이었다.
“예. 그렇죠.”
“그건 전승인가요? 아니면 신기의 힘인가요?”
“전승…같은 거죠, 뭐.”
스킬이지만 그렇게 답했다.
그러자 하수정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전승이라. 그건 좀… 안타깝네요. 신기라면 잠깐 빌려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태블릿을 꺼내 무언가를 기록했다.
“그럼 이쪽으로.”
하수정이 가장 먼저 나를 데려간 곳은 귀물 동의 2층이었다.
귀물 동의 2층은 하나의 드넓은 복도가 일직선으로 쭉 이어지는 일자 형태.
또한 그 복도를 따라서 문이 늘어서 있었는데.
그 문들 사이의 간격은 물론 문의 재질이나 모양, 크기도 전부 제각각이었다.
“문 가까이 가지 마시고… 저 방 하나하나에는 전부 귀물들이 들어있어요. 아니, 귀물마다 방이 하나씩 있다고 생각하시는 게, 편하겠네요.”
그 복도를 걸어가며 하수정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복도에는 그녀 외에도 몇 사람의 연구원과 경비원들이 보였다.
“방들이 전부 보관될 귀물의 특성에 따라 설계된 거라. 그래서 그 크기도, 안전 대책도 달라요. 2층 초입에 있는 것들은 그나마 위험도가 낮은 것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위험한 것들이 있죠.”
“그럼… 전 여기서 뭘하면 됩니까?”
“첫 번째 업무는…귀물 하나를 없애주시면 돼요.”
첫 번째라.
즉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있을 수 있다는 그 말에 나는 씁쓸하게 입을 열었다.
“없애요?”
“예. 전에… 늑대 인간의 송곳니를 소멸시키셨다는 보고서를 봤어요.”
그 보고서가 여기까지 흘러 들어간 건가.
그때는 별생각 없이 쓴 보고서였는데, 생각지 못한 반향이었다.
“방까지 따로 만들어서 보관하던 건데, 없애도 됩니까?”
“그야… 이곳에 있는 기본적으로 귀물들은 없애지 못해서 봉인하고 있는 거라서. 그리고 그건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도, 이젠 없어요.”
그러면서 그녀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작은 유리창이 달린 평범한 크기의 철문을 가리켰다.
“저거요.”
나는 유리창을 통해 그 내부를 바라보았다.
거기에 있는 것은…나무인가?
아니, 나무가 아니다.
자세히 보니 그건 미라처럼 바짝 마른 누군가의 손이었다.
“저게 뭡니까?”
“원숭이 손… 이라는 귀물은 아시나요?”
“아, 예. 알고 있습니다.”
소원을 빌면 이뤄주긴 하지만, 크게 잘못된 방향으로 이뤄준다는 괴담과 관련된 귀물이었다.
내 대답에 하수정의 말이 이어졌다.
“저건 그 아종…같은 거에요. 생긴 것도 사람 손이잖아요. 아마 원숭이 손의 전승을 이어받은 누군가의 손이라고만 추정하는데, 실험 결과 몇 가지 차이점이 있었어요.”
“실험이요?”
“예. 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먼저 소원을 비는 행위로 성립되는 저주의 강도가 원본보다 약해요. 기껏해야… 중급 주법 정도죠.”
이어서 하수정은 구체적인 실험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건 쉽게 말해 저 귀물에 여러 가지 소원을 빌어봤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험답게 그 소원은 하나같이 괴상한 것뿐이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소원은… 모두 결과가 같았어요. 예를 들면, 리만 가설을 증명해 달라든가, 빛의 파동성을 제거해달라는 소원에서는 그냥 소원 빈 사람을 죽여버리더군요. 세계의 법칙에 관여하거나 너무 높은 지능을 요구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죠. 아니면… 소원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거나.”
“그런 실험에는 누가 들어갑니까?”
“음? 그야… 사형수들이나, 생포된 마인이죠. 안 그래도 요즘에는 그런 피실험자가 워낙 귀해서… 강 경감님도 현장에서 여유 있으시면 마인들 생포 좀 부탁 드려요.”
“뭐… 노력해보죠.”
그리고 하수정은 뒤숭숭한 부탁과 함께, 그 원숭이 손 아종에 대한 설명을 이었다.
쉽게 말해 저 귀물은 저주는 원본보다 약하지만, 반대로 물리적인 내성을 갖추고 있어 불에도 타지 않고 산성 용액 속에서도 녹지 않는 등.
파괴 불가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듯했다.
“이런 상황인데…저 귀물의 폐기가 가능하신지…?”
하수정이 나에게 물었다.
물론 나에게는 방법이 있긴 했지만, 확실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소극적으로 답했다.
“한번 시도는 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영력이 깃든 물건이 필요합니다. 신기까지 갈 필요는 없고요.”
“물건이라면…어떤 걸…”
“아무거나, 가치 없는 거로요. 소실될 수도 있거든요.”
“알겠습니다. 그럼…”
그녀는 잠시 자리를 떠나더니 곧 작은 부적을 가져왔다.
그건 옅게 하얀색으로 빛나는, 소모성 일반 등급의 아이템이었다.
“이거면 충분합니다.”
내 말에 그녀는 자신의 목에 걸려 있던 카드키를 귀물이 보관된 방문에 가져다 댔다.
그러자 문의 잠금장치가 풀렸고, 나는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흠…”
가로세로 3미터 정도 되는 정사각형의 방.
거기에 있는 것은 작은 의자 위에 놓인 징그러운 손뿐이었다.
그냥 보기에도 검은색의 빛이 흘러나오는 것이 틀림없는 귀물이다.
나는 곧바로 인검을 뽑아 거기에 백염을 휘감고, 손을 내리쳤다.
하지만.
까각!
역시나 쇠가 긁히는 소리와 함께 그 원숭이 손은 전혀 베이지 않았다.
이게 파괴 불가의 특성인가.
아쉽게도 불사나 재생 특성이라면 모를까.
내가 가진 스킬 중에는 파괴 자체가 되지 않는 특성을 뚫어낼 만한 것은 없었다.
그러나…처음부터 내가 시도하고자 했던 것은 그 파괴 불가를 힘으로 뚫어내려는 게 아니었다.
“……”
나는 그 원숭이 손의 아종을 내 손으로 집어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상태에서… 매직 큐브 아이콘을 선택했다.
합성, 제작, 강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매직 큐브.
거기에서 내가 선택한 것은 당연히 합성이었다.
– 재료를 2가지 이상 섞어 합성할 수 있습니다.
– 재료의 평균 등급보다 높은 등급이 랜덤으로 출력됩니다.
나는 원숭이 손과 미리 하수정에게 받아 놓은 아이템, 부적을 선택하고 합성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밝은 빛과 함께 원숭이 손도, 부적도 사라지더니 대신 내 손에는 새로운 아이템이 생성되어 있었다.
매직 아이템
원숭이 손과 부적을 합쳤더니, 표창이 나왔다.
합성 기능의 설명대로 랜덤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과.
게다가 워낙 등급이 낮은 아이템과 귀물의 조합인지 그리 대단치 않은 등급의 무기였지만, 사실 아무래도 좋았다.
원숭이 손을 없앤다는 목적에는 분명히 부합하고 있었으니.
그래서 나는 그 표창을 들고 유유히 방을 나왔다.
내가 원숭이 손을 없애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하수정은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보고서의… 내용대로군요. 사실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솔직하게도,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어떻게 하신 건가요?”
“제 능력입니다. 물론 모든 귀물이 가능한 건 아니고요.”
“그래도 유용한… 아니, 대단한 능력이네요.”
일부 귀물을 소멸시킬 수 있다.
사실 퇴마 경찰에서는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능력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그게 아니었는지, 하수정은 태블릿에 쉴새 없이 무언가를 적어 나갔다.
그리고 질문도 이어졌다.
“그런데 그 표창은 뭔가요? 왜, 그런 게… 그냥 소멸시키는 게 아니었나요?”
“어… 이건 부산물 같은 거죠. 아까 제가 영력이 담긴 물건이 필요하다는 게 이런 뜻이었습니다. 귀물과 그 아이템을 합성해서, 전혀 다른 걸 만들어 내는 거죠.”
“……”
그게 뭔 소리냐는 듯한 눈으로 하수정이 나를 바라보았다.
귀물을 연구하던 사람인 만큼 그게 얼마나 말이 되지 않는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더 설명하기도 귀찮았기에 나는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
“그보다, 다음 일은요? 혹시 이게 끝인가요?”
“아, 아니요. 그럴 리가. 이쪽으로 오세요.”
이어서 그녀는 나를 여러 귀물 앞으로 안내했다.
그중에는 사용한 사람이 죽는다는 저주받은 침낭부터, 말하는 하회탈까지.
온갖 희한한 것들이 많았다.
특히 말하는 하회탈은 상당히 시끄러운 녀석이었다.
어떤 주술에 의해 영혼 자체가 하회탈에 새겨진 그놈은 스스로 조선 시대의 양반이자, 퇴마에는 깊은 조예가 있는 퇴마사라 주장했는데.
귀물인 만큼 놈의 목소리에는 저주가 담겨 있었다.
그 목소리는 그냥 들어도, 녹화한 것을 들어도 누구든 그대로 의식을 잃었고.
그래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하수정은 나에게 그 조사를 부탁한 것이었다.
그리고.
“여기 있습니다.”
나는 하회탈과의 허심탄회한 30분간의 대화 끝에 그녀가 나에게 넘긴 질문 리스트에 모조리 답을 구해왔다.
그러나 그 답지를 살펴보던 하수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평민…이네요?”
“예. 그놈 거짓말을 잘하던데요.”
사실 그놈은 양반도, 퇴마사도 아니었다.
단지 누군가의 주술에 휘말린 일반인으로, 생전에 사기를 치다가 질 나쁜 주술사에게 역으로 걸린 듯했다.
하지만 나는 거짓말을 분간할 수 있는 스킬이 있었기에, 그놈의 말에 넘어가지 않았고 결국 전부 제대로 된 답을 구했다.
그 설명을 들은 하수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거짓말하는 하회탈로, 명칭을 바꿔야겠네요.”
다소 실망감이 깃든 얼굴로 그녀는 말했다.
시간은 어느새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하수정에게 작은 희망을 담아 물었다.
“혹시 이걸로 끝입니까?”
“아직… 하나가 더 남았어요.”
그건 부정적인 대답이었지만, 동시에 긍정적이기도 했다.
딱 하나만 더 끝내면 퇴근한다는 뜻이었으니.
“다만 위험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이어서 그녀가 향한 곳은… 귀물 동의 3층.
2층의 끝에서 계단으로만 이어지는 귀물 동의 3층은 이름만 3층일 뿐.
사실 아래로 이어지는 층수는 훨씬 더 많았다.
다만 한 층에 귀물이 하나씩 보관되고 있었으며.
하수정은 나를 그 3층의 14번째 층에 위치한 층으로 데려갔다.
아무것도 없이 있는 거라고는 육중한 문뿐.
“여기에요. 안을 보는 건 허가된 행동이니 편히 보세요.”
그녀의 말에 나는 그 문에 박힌 작은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 안에는… 그리 크지도 않은 익숙한 공간이 보였다.
“부엌?”
그건 오래된 부엌이었다.
하지만 다른 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문에 붙은 작은 표지판을 보았다.
거기에 적힌 것은,
왜인지 익숙한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