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hampion Too Good at Exorcism RAW novel - Chapter 147
147.
“이건…”
원령의 모습을 확인한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거울 속에서는 으스스하게 생긴 여고생 유령이었지만, 현실에서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비쩍 마른 괴물 나무와 인간이 합쳐지면 이런 모습일까.
원령은 구부정하게 서 있음에도, 그 키가 천장에 닿을 만큼 컸다.
또한, 이상할 정도로 길고 삐쩍 마른 팔과 손가락은 괴목의 나뭇가지와 같았다.
얼굴은 눈과 입 부분이 텅 빈 옹이구멍처럼 파여져 있을 뿐.
거기서 느껴지는 것은 진한 원한밖에는 없었다.
또한 그 위에 뜬 레벨은 75로, 웬만한 마역의 주인보다도 강했다.
저런 게 이런 평범한 학교에 숨어 있었다는 건가.
저 정도의 적이라면 생각할 것도 없다.
분명히 이 원령이 학교 괴담 사태를 일으키고, 18년에 한 번씩 출몰한다는 주기령일 것이다.
“우아아아아!”
한편 제 존재를 드러낸 원령은 이제 걸릴 것이 없다는 듯, 거침없이 나를 공격해왔다.
기다란 팔이 기괴한 각도로 꺾여 날아온다.
마치 나비가 태풍에 휩쓸려 날아오는 듯한, 예측하기 힘든 궤도.
그 속도 역시 상당히 빨라서 여간해서는 막아내기 쉽지 않은 공격이었지만, 당연히 나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채챙!
번뜩이는 검날이 손가락이 가시처럼 달린 원령의 팔을 쳐낸다.
당장에라도 부러질 것 같은 외견과는 달리, 그 안에 실린 힘은 제법 무거웠다.
웬만한 무투파 괴이들과 자웅을 겨루는 수준.
그 뒤를 이어 곧바로 또 다른 손이 쇄도했다.
이번에는 마치 기마 창처럼, 긴 다섯 손가락이 한곳에 모여 있었다.
이에 나는 검에 성화를 휘감았다.
마를 태우는 하얀 화염에 원령은 움찔했지만, 그 손이 멈추는 법은 없었다.
쾅!
화염을 두른 검과 앙상한 기마 창이 부딪히며 폭발했다.
의도적인 폭발이었다.
그것은 원령의 손을 밀어냄과 동시에, 성화를 놈에게 끼얹었다.
하지만 그 화염이 원령을 덮치기 직전.
“#@%#$”
원령이 무언가를 말했다.
잔뜩 갈라진 목소리에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 발음이었기에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그건 나에게 건네는 말도, 제멋대로 질러대는 귀곡도 아니었다.
그건 분명… 주문.
그 직후, 원령의 얼굴에 갑자기 한자가 나타났다.
그러자 놈에게 쏟아지던 성화의 기세가 확연히 약해졌다.
“주술을 쓴다고?”
결국 원령에게 닿은 성화는 화염이 아닌 불씨가 되어 있었다.
원령은 그걸 귀찮다는 듯 털어내고 나를 보았다.
그때.
교실 밖에서 대기하던 권태수가 문을 열었다.
연지우는 보이지 않았다.
조금 늦게 왔나 싶더니, 연지우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킨 이후인듯했다.
“저건…!”
권태수는 원령, 정확히는 한자가 새겨진 그 얼굴을 보며 눈을 부릅떴다.
“이놈은 새우니일세!”
그는 단번에 령의 정체를 알아낸 건지 그렇게 말했다.
새우니라.
그 이름을 나도 들어 알고 있었다.
두억시니가 도깨비들의 왕이라면, 새우니는 령들 중에서 가장 까다롭다고 알려진 악령 중 하나였다.
새우니는 새타니라는 또 다른 영체가 자라난 존재다.
새타니는 강한 힘을 가진 어린아이의 영체로, 일반적으로 무당이 사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새타니가 자신을 사역하던 무당보다 강해져, 그를 죽이고 그 업을 집어삼켜 태어나는 것이 바로 새우니.
그렇기에 새우니는 다른 령들과는 달리 주술과 부적을 사용하기도 하며.
그 힘이 일반적인 령보다 훨씬 강한 편이라 알려져 있다.
즉 저 새우니는 지금 제 얼굴이 부적인 양, 스스로 그 위에 술식을 새겨 성화를 막아냈다는 말.
“……”
한편 그 새우니는 제 앞뒤를 막아선 나와 권태수를 보더니, 이내 운동장 쪽으로 향하는 창문을 깨부수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제 몸에 비해 좁은 이곳에서 포위당하는 건 좋지 않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원령임에도 그저 미쳐 날뛰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이성도 갖고 있다는 건가.
나는 놈이 부수고 지나간 창가로 걸어가며 권태수에게 물었다.
“지우는요?”
“옆 교실. 간단하지만 결계를 쳐놨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이놈이 평범한 령이었다면, 충분한 조치였다.
하지만 령의 정체가 새우니인 이상, 그 결계가 파훼될 수도 있었다.
새우니는 무당, 즉 퇴마사들의 술식을 알고 있는 영체였으니.
“일단 걔랑 같이 있어주시죠.”
그래서 나는 권태수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새우니가 만만치 않은 적이라는 건, 그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자네는 괜찮겠나?”
“그럼요.”
나는 그렇게 답하며 운동장으로 뛰어내렸다.
새우니는 운동장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교실 안에서와는 달리 몸을 꼿꼿하게 펴고 있는 놈의 키는 3미터.
거기에 두 팔을 펼치고 있으니 정말 귀신 들린 나무처럼 보였다.
그렇게 놈에게 다가가려는 그때.
“…비?”
갑자기 하늘에서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날씨를 조종한다는 새우니의 권능이었다.
이는 새우니가 그만큼 강한 령이라는 방증이기도 했지만.
“친절하기도 하셔라.”
나에게는 스스로 벼락 구름을 모아주는 꼴 밖에는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소나기라니.
나는 장대처럼 쏟아지는 빗방울 사이에서 냉소를 지어 보였다.
놈의 의도는 뻔했다.
새우니는 내가 사용하는 화염인 성화의 위력을 반감시키기 위해 사방에 물을 뿌리려 한 것이리라.
그러나… 화염의 힘만을 사용하는 게 아닌 나를 상대로, 그건 분명한 악수였다.
쿠르릉!
소나기를 뿌려대던 하늘이 위협적이게 울부짖었다.
그 천둥소리가 어찌나 거세던지.
“……”
나를 노려보던 새우니의 시선이 잠시 하늘로 향했다.
제 스스로 날씨를 조종하던 새우니조차 뭔가 일이 잘못되었다는 걸, 이제야 눈치챈 모양이었다.
하지만,
“너무 늦었어.”
그 순간 하늘이 번쩍였다.
하늘에서 내리꽂힌 두 개의 섬광이 나와 새우니에게 닿았다.
“키이이이이!”
새하얗게 빛나는 벼락이 땅 위에 선 괴목을 불태운다.
이에 새우니가 귀곡을 내질렀다.
단순한 벼락이 아닌 빛 속성의 힘을 머금은 그 전격은 놈의 몸 곳곳을 사정없이 지지고 지나갈 테니.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나는 나에게 떨어진 벼락을 인검에 담았다.
그러자 막대한 전격이 검날을 휘감았고, 그것은 당장에라도 풀려날 미친개처럼 스파크를 사방으로 뿜어댔다.
나는 그리 날뛰는 전격을 달래며 새우니에게 달려갔다.
“이이이익!”
역시 새우니라는 악명이 허명은 아닌 건지.
분명 벼락 하나가 새우니에게 직격으로 들어간 이후였지만, 놈에게서 약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치명적인 일격을 맞은 맹수처럼, 그 시선에는 이전보다 더한 독기와 원한만이 새겨져 있었다.
“#@%#$%-”
이윽고 그 징그러운 입에서 주문이 쏟아졌다.
그러자 수많은 주술이 내 주변을 감쌌다.
저주를 무효화 했다는 로그가 주르륵 올라간다.
그 외에도 사방에서 백령과 황령 같은 잡령들이 소멸을 두려워하지 않고 몰려들었고.
허공에서는 푸른 불꽃이 타오르며 크기를 키우더니, 나를 덮쳐왔다.
도깨비불인가.
그러나 도깨비불도 결국 화염의 일종.
나는 내 앞을 막아선 그 푸른 화염을 정면으로 뚫고 나가며 검을 치켜들었다.
“-!”
그러자 새우니의 얼굴이 기괴하게 뒤틀린다.
모여든 잡령들은 검에 실린 전격이 내뿜는 스파크에 아궁이에 던져진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사라진다.
제 위기를 눈치챈 새우니는 시급히 날카로운 손톱을 나에게로 향했다.
그러나.
콰드드득!
전격을 휘감은 검의 위력은 이전과는 달랐다.
마치 나무를 자르는 전기톱처럼, 쉴새 없이 번뜩이는 스파크와 검날은 새우니의 손톱은 물론 그 손바닥과 두 팔까지 사정없이 절단했다.
“이이이이익!”
두 팔을 잃은 새우니가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잘린 팔을 타고 하얀 전기가 흐르며 놈의 고통을 더했다.
새우니가 나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뒤로 날았다.
그러나 그런 놈의 움직임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미 새우니의 품속까지 파고든 상태였고.
그대로 검을 내뿜어, 세 번의 검격을 새우니의 몸에 새겼다.
그러자,
“키…!”
한순간의 단말마가 새우니의 목에서 새어나왔다.
이윽고 새우니는 머리와 상체, 하체로 정확히 3등분 되어 그 잔해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검에 실려 있던 전격이 완전히 방출되며 잘린 잔해를 다시 한 번 불태운다.
거대하던 새우니의 몸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흠…”
땅에 떨어진 새우니의 머리마저 까맣게 변해 없어지는 광경을 바라보던 나는 짧게 침음을 흘렸다.
이걸로 끝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퀘스트 창을 확인했다. 그런데,
“…뭐야?”
퀘스트가 완료되지 않았다.
게다가 화살표는 그 방향을 바꿨을 뿐 여전히 남아 있어 사건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알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 순간 새우니가 소멸한 것은 분명했다.
설령 어디로 도망쳤다 해도 내 눈에는 보였을 터.
“……”
그렇게 새우니가 사라지자 장대 같이 내리던 소나기가 그쳤다.
그리고 잠시 후, 권태수와 연지우가 내려왔다.
“와, 방금 그거 뭐에요? 칼에서 막 전기가 나가던데.”
내 전투 장면을 본 연지우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그렇게 물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녀를 가뿐하게 무시하고, 권태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내가 가진 의문을 간단히 전했다.
그러자 연지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괴물, 아직 안 죽었어요?”
“죽긴 죽었는데, 뭔가 남아있는 것 같다는 거지.”
“허어… 그건 곤란하구만.”
내 말에 권태수는 뭔가 짚이는 곳이 있는지 그렇게 말했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주기령의 특징이네. 놈들 중에서도 끈질긴 놈은 자신의 존재 자체도 주기를 갖게 하지.”
“존재에 주기가 있다고요?”
“쉽게 말해 지금 새우니를 해치웠다고 해도, 18년 후에는 다시 부활한다는 말일세. 자신을 하나의 현상으로 바꾼 것과 다름이 없지. 마치 안개나 구름처럼.”
그 설명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결국 여기서 소멸시켜도, 18년 후에는 다시 나타난다는 말이었으니.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게 뭔지는 모르나, 주기령의 매개체가 되는 게 있을 걸세. 그걸 찾아 정화하면 되겠지. 한데… 그걸 어떻게 찾을 텐가?”
제 심장을 빼놓는 리치 같은 놈인가.
그런 거라면… 오히려 어렵지는 않았다.
“일단 단서를 찾아봐야죠.”
나는 화살표를 따라 걸었다.
그러자 나머지 두 사람은 나에게 뭔가 뜻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아무 말도 없이 따라왔다.
그렇게 내가 도착한 곳은…도서실이었다.
“…여긴 왜 왔어요?”
연지우가 물었다.
괴담 속 도서실 귀신을 본 게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다시 들어가고 싶지는 않은 눈치였다.
“와보면 알아.”
나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괴담이 실현되었을 때와는 달리 조용한 도서실.
나는 그런 도서실의 불을 켜고,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도서실의 가장 구석 책장에는 오랜 시간 사람들이 찾지 않은 건지, 살짝 먼지가 쌓인 두꺼운 책 한 권이 있었다.
그 책의 정체는… 이 고등학교의 역사를 기록한 서적.
몇 년 전, 이 고등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으로 보였다.
“오호, 그렇구만.”
그걸 보더니 권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 역시 화살표가 이 책을 가리키고 있던 이유를 눈치챘다.
여기에는 경찰 기록에도 남지 않은 학교의 기록이 있을 터.
즉 이것은 새우니의 정체를 알 수 있는 단서였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그 내용을 탐색하기 시작했고, 강조 표시된 단서를 찾아내는 것은 금방이었다.
바로 72년 전.
이 학교가 개교한 지 3년도 지나지 않아 6.25 전쟁이 발발했고, 그 영향으로 학교의 학생 중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그럼… 아까 그 괴물은 전쟁 피해자예요?”
연지우가 물었다.
하지만 그건 절반만 맞는 내용이었다.
“아무래도… 어린 나이의 무당이 여기서 죽었나 보구만.”
권태수가 혀를 차며 말했다.
나 역시 그와 같은 생각이었다.
새우니는 새타니가 무당의 원한을 흡수해서 자라난 존재다.
그렇기에 당시 죽은 것은 새타니라는 령이 아닌, 이를 부리던 무당이어야 했다.
그래야 그 새타니가 죽은 무당의 원한을 집어삼키고, 새우니가 될 수 있을 테니.
“하지만 단순히 그게 전부가 아니겠죠.”
아직 매개체에 대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계속 그 서적을 뒤졌다.
하지만 책을 전부 뒤져봐도 강조 표시된 내용은 기껏해야 전쟁이 끝난 후 위령제를 지냈다는 것뿐이었다.
“…눈에 띄는 건 없구만.”
권태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또 다른 단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령제를 지냈다는 게 왜 새우니에 대한 단서가 되는 것일까.
“…위령제 때 뭘 잘못했나?”
내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던 권태수가 제 무릎을 쳤다.
“위령제…? 허어, 이제야 알겠구만.”
“뭘요?”
“위령제 말이네. 그게 문제가 될 수가 있겠어.”
이어서 권태수의 설명이 이어졌다.
보통 성인이 되지 못하고 죽은 자의 위령제에는 그 나이에 해당하는 제물이 필요하다.
아주 어리면 그와 나이가 같은 가축이 일반적이나, 그게 아니라면 그만큼 묵힌 인형 등.
이는 얼마 살지 못하고 간 자들의 슬픔에 공감한다는 의미의 제물이었다.
“게다가 이건 무당이 부리던 령이 아닌가. 그러니 위령제의 의미와 절차를 스스로 알고 있을 걸세. 그래서 제 주인이었던 무당의 나이인 18년마다 나타나, 자신이 직접 그 제물을 취하고 있었던 게야.”
“그럼… 과거에 치러졌던 위령제가 잘못되었다는 겁니까?”
내 말에 권태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네. 여기서 죽은 학생이 그 무당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아마도 아예 위령제의 대상이 되지 못했겠지.”
“그 말은…”
“시체가 수습되지 못한 게 아닐까 싶네.”
그 말과 함께, 화살표의 방향이 바뀌었다.
권태수의 추측이 맞았다는 뜻이었다.
“그럼 그걸 찾아야겠네요.”
“그때도 못 찾은 걸 지금에 와서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네만… 하긴, 자네는 그런 게 특기였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화살표를 따라갔다.
도착한 곳은 학교 뒤쪽에 있는, 울창한 느티나무 아래.
그 나무 아래에… 누군가의 시체가 있다는 뜻이었다.
“파내는 건 내가 하지.”
내가 위치를 지정하자, 권태수가 그렇게 말했다.
사용한 것은 그의 도술이었다.
마치 흙과 돌에 제 발이 달린 것처럼 움직이더니 이내 누군가의 백골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이 지나며 나무뿌리에 휘감겨 있던 그것을 권태수는 조심스럽게 빼내, 땅 위로 옮겼다.
“아, 이거…”
그때, 조용히 있던 연지우가 입을 열었다.
“왜?”
“이 나무요. 학교 지어지면서 심은 나무래요. 6.25 전쟁 때도 멀쩡했다고 학교에서는 행운의 나무랬는데…”
“행운 같은 소리하네.”
나는 그렇게 비아냥거리며 권태수가 발굴한 백골 위로 성화를 드리웠다.
그 하얀 불꽃은 백골을 건드리지 않고, 그 안에 깃든 원령만을 하얗게 태웠다.
그러자 백골에 서려 있던 새우니는 비로소 완전히 소멸했고.
퀘스트가 보여주던 화살표 역시 눈앞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끝났구먼.”
권태수가 나지막하게 말하며 백골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
연지우는 그 백골을 쓸쓸한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오늘 있었던 고등학교의 괴담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