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hampion Too Good at Exorcism RAW novel - Chapter 162
162.
며칠 후.
업무 중 겨우 짬을 낸 나는 이무기를 만나기 위해 관리부에 방문했다.
폐기물 처리장으로 위장한 관리부의 입구.
그런데 오늘따라 그곳이 묘하게 소란스러웠다.
낡은 트럭으로 위장한 관리부의 차량이 몇 대나 보였고, 그 사이에서 관리부 직원들이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평소라면 억지로라도 한산함을 연기하고 있어야 하는 곳일 텐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어? 경찰에서 나오셨습니까?”
내가 입구 바로 앞까지 다가가서야, 비로소 직원 중 하나가 나를 보며 반응했다.
나는 간단한 신분 증명을 한 뒤, 그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 있나요?”
“그게…”
그러자 직원은 곤란한 얼굴로 말을 머뭇거렸다.
내부 사정과 관련된 일인가.
관리부는 경찰 소속의 기관이기는 해도, 경찰청장 직할의 기밀 연구 기관 중 하나다.
그러니 외부 부서 소속이나 다름없는 나에게 모든 내부 사정까지 오픈할 수는 없다는 건가.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기에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하기 어렵다면 됐습니다. 관리부로 갈 수는 있죠?”
“……”
그 말에 직원은 대답 대신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는 건지.
이에 나는 곧바로 폰을 꺼냈다.
이대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지만, 그저 경비원인 그와 말씨름할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방문 요청을 수락한 관리부의 당사자, 김다영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전화는 금방 이어지지 않았다.
삭막한 통화음이 몇 번이나 흘러간 후.
“진우 씨? 진우 씨죠?”
겨우 김다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째서인지 어딘가 다급해 보이는 목소리였다.
“예. 그게-”
“지금 어디세요?”
내 말까지 끊고 그녀의 물음이 튀어나왔다.
평소의 김다영과는 사뭇 다른 그 기세에 나도 모르게 대답이 흘러나왔다.
“관리부 입구인데요.”
“다행이다…! 그럼 저희 좀 도와주세요!”
“도와요?”
“관리부가 공격당했어요!”
공격이라고?
예상치 못한 말이었지만, 그 한 단어만으로도 대충 경비원의 태도가 이해되었다.
그래서 입구에서부터 외부인들의 유입을 차단하고 있던 건가.
이어서 나는 김다영에게 내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다소 차분해진 목소리로 그녀가 답했다.
“그 경비분 좀 바꿔주실래요?”
나는 아직도 내 앞에 서 있던 경비에게 폰을 넘겼다.
그는 의아한 얼굴로 그걸 바라보았지만, 이내 폰을 자신의 귀에 가져갔다.
“예, 관리부 경비팀의-”
그리고 김다영과 경비원 사이에 10초 정도, 짧은 대화가 오고 갔다.
그 사이 김다영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죄송합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경비원은 곧 180도 달라진 태도로 나를 안내했다.
이번에도 관리부로 향하는 수단은 엘리베이터였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폐쇄되어 있던 건지, 경비원은 그 앞에 도착하자마자 엘리베이터의 전원부터 가동했다.
낮은 구동 음과 함께 그 문이 열렸고, 깊은 지하로 내려가는 사이에는 고요할 정도의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문이 다시 열렸을 때는.
“신수동 32호실 화재 발생! 관련 직원들은 신속히 화재 진압을-”
“귀물동 2층 25호실, 저주 침식 현상으로 임시 폐쇄되었습니다. 허가받은 직원 외에 접근을 금지합니다. 다시 한번 알립니다!”
입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더 극심한 혼란이 느껴졌다.
동시에 터져 나오는 경고 방송이 피아노 합주처럼 길게 이어졌고, 이를 배경 삼아 각종 무기를 든 사람들 여럿이 떼를 지어 지나갔다.
그리고 로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깨진 벽과 바닥에 파괴된 흔적이 역력했다.
그야말로 난장판 그 자체.
“진우 씨! 여기에요!”
그리고 그런 로비 한가운데에서, 김다영이 나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그녀의 손에는 퇴마사 때 쓰던 태도가 들려 있었다.
싸우기 싫다고 굳이 연구원으로 전직한 그녀가 무기를 들다니.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공격이라니.”
“정확한 건 저도 잘 몰라요. 그런데 지금은 공격 자체가 문제가 아니에요.”
“그럼요?”
“관리부의 시설이 파괴되었어요. 그래서…”
그 뒤는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곳에 어떤 것이 보관되어 있는지는 나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도와드리죠. 뭐부터 하면 됩니까?”
“우선…”
그녀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신수동이었다.
내가 오늘 이곳에 찾아온 목적인 이무기를 포함해서 각종 영물이 머무르던 곳.
그런데 지금은 그 영물과 신수들을 나누던 방벽이 대부분 무너지거나,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다.
척 보기에도 신수가 한 짓은 아니었다.
그렇다는 건, 저게 외부의 공격을 받은 결과인가.
어쨌든 그 결과 신수들은 혼란에 휩쓸려 날뛰고 서로 싸우는 등, 각자 제 능력을 폭주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사방에서는 화염과 번개, 그리고 눈보라까지 몰아쳤다.
그 때문에 신수들을 진정시키려는 직원들조차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고 신수의 권능은 점점 더 시설을 파괴하고 있었다.
“일단 연구원들은 대피시켰어요. 하지만 이대로는…”
“예, 진정시켜 보겠습니다.”
나는 우렁이 관련 스킬로 숨겨두고 있던, 사방신의 신성을 해방했다.
그러자 한창 날뛰던 신수들의 움직임이 일순간 정지한다.
수많은 짐승들의 눈이 나를 향했다.
왕의 존재를 느끼고 잠깐 머뭇거렸을 뿐.
여전히 그 시선에는 미쳐 날뛰려는 야성적인 본능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방신의 신성을 더욱 끌어올렸다.
그저 제압하는 것이 아닌, 공포로 압도하기 위해서.
“크르르르!”
특히 분신을 부를 수 있는 백호는 아예 이 자리에 불러냈다.
눈부신 은색의 강철 호랑이가 신수동에 나타나자, 산짐승 계열의 신수들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초식 동물 계열의 심약한 신수들은 아예 벽에 바짝 붙어, 몸을 웅크렸다.
그리고 늑대나 곰 같은 대형 육식 동물 계열의 신수조차 앓는 소리를 내며 뒷걸음질쳤다.
과연, 산짐승의 왕이라는 백호의 신성다운 파급력.
순식간에 화염과 번개 같은 이능의 힘이 잦아들고, 공포가 부른 고요함만이 찾아왔다.
“이제 어쩔까요?”
“…잠시 그대로 있어주세요.”
그 뒤로는 나보다도 김다영과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나는 신수들이 날뛰지 못하게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 다였고.
관리부의 직원들은 신수를 따로 분리하고, 화재를 진압하거나 중요 기반 시설을 일부 복구하는 등,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했다.
그렇게 신수동의 혼란은 금방 잦아들었고, 상황이 어느 정도 개선되자 김다영이 나에게 돌아왔다.
“이제 괜찮은 거 같아요. 정말 감사해요, 진우 씨.”
“이 정도로 뭘요. 별거 아닙니다.”
나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안 그래도 김다영과 이 신수동에게는 받은 게 있었다.
내가 제작에 필요한 소소한 재료들을 신청할 때마다 제공해 준 게 바로 이곳이었으니.
그리고 오늘 받으려 했던 여의주도 이무기가 그냥 넘겨준다 한들, 관리부의 정식 허가가 있어야 가지고 니갈 수 있다.
그러니 그 대가라고 생각하면, 이 정도의 일은 말 그대로 별것도 아니리라.
“그리고 보니…”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문득 떠올랐다.
오늘 이 혼란 속에서 이무기를 본 기억이 없었다.
내가 이를 묻자 김다영은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아, 그 이무기라면 가장 안쪽에 있어서 괜찮았을 거에요. 저희가 관리하는 신수 중에는 가장 높은 격을 갖고 있어서, 특히 엄중히 관리되고 있거든요.”
아, 그랬었지.
하지만 그놈의 실체를 알고 있는 나는 왜인지 모를 찜찜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나마 여의주가 안전하다는 이야기니,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그런 생각과 함께 사방신의 기세를 거뒀다.
그러나 여전히 귓가에서는 경고 방송이 들려왔다.
신수동이 아닌, 다른 관리부의 것이었다.
“아직 문제가 남아있나 보네요.”
당연한 일이었다.
이곳은 신수말고도 위험한 것과 유용한 것이 많았으니.
“그쪽도 도와주시려고요?”
“그래야죠.”
“……”
단지 나는 이 난장판을 해결하고 싶었다.
이 와중에 여의주 반출 신청서 같은 걸 내밀었다가는, 미운털만 박히고 언제 처리될지 알 수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내 대답에 김다영은 어째서인지 감명을 받은 듯한 시선을 보내왔다.
“그럼 귀물동으로 가주세요. 여기는 걱정하지 마시고요.”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귀물동으로 이동했다.
거기에는 예전에 나에게 우렁각시의 레시피를 얻게 해주었던 하수정이 있었다.
하얀 가운을 걸치고 한창 피곤해 보이는 얼굴을 한 그녀는 오늘따라 다크서클의 색이 더 짙어 보였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먼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강진우…씨? 어떻게…여기에…”
“인사는 나중에 하시고, 도울 일이 있습니까?”
그녀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귀물을 보관하던 보관실 자체가 파괴되면서 그것들이 밖으로 유출되었는데.
그중에서 강력한 저주를 흘리는 귀물의 봉인이 깨지며, 귀물동의 층 하나가 통째로 저주에 잠식되어 버렸다는 모양이었다.
“그럼 그걸 우선 회수하면 되는 겁니까?”
“예. 그런데… 정말 괜찮으신 건지…”
“저한테 저주 대책이 있는 건 아시잖아요.”
그건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이를 이용해 귀물동에 보관된 몇 개의 귀물과 접촉을 끝낸 후였으니.
한편 내 말에 하수정의 눈이 희번득거리며 빛났다.
이어서 그녀는 나에게 자신의 연구원 명찰과 자신의 태블릿을 내밀었다.
“이건 왜요?”
“명찰은 임시 출입증…입니다. 오늘은 제 권한으로…강진우 씨에게 귀물동 모든 층의… 출입을 허가하겠습니다.”
“아, 예.”
“그리고 이건… 보관 중이던 귀물에 대한 데이터입니다.”
“그러셔도 돼요?”
“원래는… 극비 사항 중 하나지만… 비상시니 어쩔 수 없겠죠. 조심하셔야 합니다. 저주 말고도… 위험한 기물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나는 그녀의 충고에 고개를 끄덕였고, 곧 저주에 잠식된 층으로 진입했다.
사실 귀물을 회수하는 것 자체는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귀물은 저주받은 물건일 뿐, 스스로 움직이며 폭주하는 신수와는 달랐으니까.
그런데…귀물 목록을 살펴보니, 하수정의 말대로 생각보다 까다로운 것들이 많았다.
스스로 움직이는 석상에 수백의 령을 봉인했다는 항아리는 물론, 괴이가 갇힌 저주받은 그림까지.
그냥 땅에 떨어진 귀물을 줍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하긴 진짜 그 정도의 일이라면 내가 나설 필요도 없었겠지.
“키이이이!”
그렇게 귀물동에 들어서자마자 역시나 괴성이 들려왔다.
앞을 보니, 전기가 끊어지며 어두컴컴해진 복도 위로 귀신 같은 얼굴을 한 해태의 석상이 있었다.
나는 놈의 머리를 깨기 전에, 먼저 태블릿을 확인했다.
“화염을 두려워한다…라.”
태블릿에는 이에 대한 설명은 물론, 친절하게 그 제압법까지 나와 있었다.
귀물이라서 그런가.
원래 화재를 막는 영물이라는 해태의 전승과는 반대되는 속성이었다.
나는 곧바로 화염을 일으켜, 놈을 가뒀다.
그러자 원형의 불꽃에 둘러싸인 석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한 해태의 모습으로 변해, 그 자리에서 굳었다.
태블릿의 정보대로였다.
저렇게 두면 나머지는 알아서 회수하겠지.
나는 그렇게 석상을 뒤로하고 더 앞으로 나아갔다.
이어서 나는 몇 개의 귀물을 더 제압하거나 회수했고, 이내 저주의 근원에 도달했다.
“끼아아아아아!”
비명 상자라고 이름 붙여진 그것은 이름 그대로 요란한 비명과 함께 사방으로 저주를 흩뿌리고 있었다.
정사각형 모양의, 기껏해야 손바닥만 한 상자.
그것이 뿌리는 저주를 멈추는 법은 간단했다.
그냥 한쪽에 달린 상자 뚜껑을 닫으면 되는 일.
나는 곧바로 상자의 뚜껑을 닫고 이를 회수했다.
그러자 시끄럽던 비명 소리가 멎었고, 독가스처럼 온 공간에 퍼져 있던 저주도 차츰 그 농도가 내려갔다.
이 정도면 됐나.
나는 그걸 들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벌써… 회수하신 겁니까?”
“예. 여기.”
내가 대뜸 비명 상자를 눈앞에 내밀자 하수정이 움찔하며 한 발짝 물러났다.
그녀는 비명 상자를 확인하고는 곧바로 사람들을 불렀다.
그러자 봉인 담당 직원 몇 명이 와서 그것을 조심스럽게 인계받아 돌아갔다.
그 후 얼마 안 있어 저주가 옅어졌고.
비로소 귀물동 직원들이 본격적으로 나머지 귀물들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 * *
그리고 얼마 후.
귀물동은 물론 관리부 전체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하수정이 자신의 사무실로 나를 데려왔다.
그녀 나름대로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서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같은 퇴마 기관끼리, 뭘요.”
나는 그녀가 제공해준 과자를 씹어먹으며 답했다.
어차피 대가는 여의주로 받을 생각이었다.
다만 나는 단순한 호기심에 말을 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런 일이 난 겁니까? 마인들 짓이에요?”
관리부가 공격을 받았다고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추측은 그거였다.
마인들이 관리부에서 보관 중인 무언가를 노리고 습격했을 가능성.
하지만 하수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닙니다. 이걸 보시죠.”
그녀가 태블릿으로 어떤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건 관리부 어딘가에 있는 CCTV의 영상.
그리고 그 영상에는 깜깜한 복도를 통째로 부수며 이동하고 있는, 거대한 철의 형상이 찍혀 있었다.
굵은 가시가 팔과 등에 나 있고 온통 번들거리는 금속으로 이뤄진 그 모습은, 마치 중갑을 두른 괴수와 같았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놈이었다.
“관리부에서 관리하고 있던 녀석인가요?”
“아닙니다. 이건… 외부에서의 침략자입니다. 그야… 괴이니까요.”
“괴이요?”
“불가사리라고… 아십니까?”
바다에 사는 별모양 생명체를 말하는 건 아니었다.
그건 전승 속에서 철을 먹는, 불사의 괴물이 가진 이름이었으니까.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수정은 말을 이었다.
“위험한 괴이입니다. 하필이면 유체가 아니라… 성체 불가사리라서…”
“아, 그래서 이렇게…”
괴이 하나에 관리부가 쑥대밭이 된 것이 의아하기도 했지만, 완전히 성장한 불가사리는 그만한 위력을 가진 괴이였다.
불가사리는 그 설화에서부터 성장하면 위험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새끼 때는 손톱만큼이나 작지만, 철을 먹고 성장하면 거대 괴수처럼 변하고.
완전히 자라났을 때는 그 몸 역시 강철보다 단단해지며, ‘불가살이’라는 이름의 어원대로 죽지도, 파괴되지도 않는 괴물이 된다고 하던가.
“게다가… 관리부에서 보관 중이던 귀물과 신기 중 몇몇이 사라진 걸 확인했습니다. 모두 금속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시 불가사리가 이를 먹어버린 것이겠죠.”
그것도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불가사리는 금속을 먹지만, 먹은 금속에 따라 그 힘을 흡수할 수도 있었으니.
즉 신기나 귀물을 먹었다는 건 그 속에 깃든 힘까지도 놈이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누가 상대하게 될지는 몰라도 여간 성가신 적이 아니리라.
“고생하시겠네요.”
“…예?”
그래서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오히려 하수정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하수정은 내가 상상도 못한 말을 입에 담았다.
“분명 강 경감님이… 이번 사건을 맡으신다고…”
“제가요?”
“못… 들으셨나요? 저한테는 조금 전에 연락이…”
어쩐지 곧바로 CCTV 영상을 보여준다 했더니, 그런 오해를 하고 있었나.
나는 곧바로 그게 아니라는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딱 그 타이밍에 내 스마트 폰이 진동했다.
팀장인 서인나에게서 온 전화.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