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hampion Too Good at Exorcism RAW novel - Chapter 197
197.
이탈리아 피렌체.
명백한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그 도시는 지금, 혼란에 빠져 있었다.
폭풍이 몰아치는 잔디밭처럼 짙은 녹색의 하늘.
그 위를 같은 색의 구름이 빗물처럼 흘러갔다.
또한 그 뒤로 태양은 분명 떠 있었지만, 그 색깔은 구름보다 짙어 새까맸다.
마치 색안경을 끼고 있는 듯한 기이한 풍경.
그리고 그런 도시를 어떤 괴음이 가로질렀다.
“#$%#$^#”
차마 형용할 수 없는, 기형적인 울음소리가 도시를 스쳐 갔다.
하지만 아무리 귀를 막아봐도 그 울음소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그대로 박혀 들어오는 음성이었으니.
이를 참다못한 군중이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그 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녹색의 하늘에서는 시커먼 비마저 쏟아지기 시작했다.
천재지변이라는 말조차 부족한 이상 사태.
그리고 그런 이변을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교회에서 내려다보는 이가 있었다.
깨끗한 순백의 옷을 걸친, 차분한 인상의 남자.
모든 교회의 수장이자 엑소시스트들을 이끄는 요한이었다.
그의 삭막한 시선은 소란스러운 군중과 하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게 어찌…”
그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퇴마와 이능에 관한 것이라면 그 어떤 사람보다도 더.
하지만 그조차도 오늘의 하늘은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지옥마저… 되지 못할 꼴이구나.”
이 녹색의 하늘은 불길하면서도 이상했다.
말 그대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그리고 그런 하늘 아래서는 탁한 공기가 바람이 되어 땅을 기었다.
이에 휩쓸린 군중이 비명을 지르고, 두려움에 떨었다.
그런 모습을 요한이 말없이 바라보는 사이, 그의 뒤에서 누군가 다가왔다.
“요한님.”
그는 교회에서 유럽 지역을 담당하는 레위 지파의 지파장, 그레고리였다.
그레고리는 요한에게 고개를 숙이고 몇 마디의 말을 건넸다.
“그것이… 이곳으로?”
“그렇습니다.”
그 보고에 요한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 이상의 근원인 사교의 신.
그것이 다른 도시도 아닌 이곳에 나타났다고 할 때부터, 교회를 적대하리라 생각한 것은 예상치 못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리도 노골적일 줄이야.
“응전을 준비하시죠.”
“응전을… 말입니까?”
“물론입니다. 감히 신의 이름을 사칭하는 사탄의 무리를 앞에 두고 어디로 간다는 말씀입니까.”
“……”
요한의 말에 그레고리는 아주 잠깐 망설였다.
그의 보고 속에는 단지 이계 신의 행보만이 담겨 있지 않았다.
거기에는 저 사교의 신이 강림한 순간, 교회를 수호해야 할 엑소시스트 중 일부가 착란을 일으켰고.
그대로 적으로 돌변했다는 사실 역시도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래서 그레고리는 요한에게 걱정의 뜻을 넌지시 건넸다.
착란을 일으킨 자들은 전부 사교의 탑에 들어갔던 엑소시스트였다.
교회는 사교를 적대하고, 그들을 경계하고 있긴 했지만.
다른 전승과는 양립할 수 없는 자신들의 성물이 그 탑의 전승만은 거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를 이용하기 위해 교회는 엑소시스트 일부에게 탑의 출입을 명령.
그 탑의 전승을 시험 삼아 사용해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상당한 위력을 가진 그 힘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교회는 실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으나.
지금 그 선택은 이들에게 명백한 패착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전승을 얻고 돌아왔던 교회 정예의 약 10%가 저 이계 신의 하수인이 되어 적으로 돌변했으니.
싸우기도 전에 결코 적다고는 할 수 없는 손실을 본 셈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요한은 결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준비하겠습니다.”
이에 그레고리는 고개를 깊게 숙이며 뒤로 물러났다.
교회 내부가 일시에 소란스러워진다.
요한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던 엑소시스트들이 일제히 전투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칼과 창, 도끼와 활을 든 사제와 수녀들이 교회에서 나와 거미줄처럼 거리로 뻗어 나간다.
“뭐… 뭐야?”
이에 하늘을 바라보던 시민들의 시선이 잠시 그쪽으로 향한다.
이 녹색의 하늘에 비한다면야 어제까지만 해도 고해성사를 들어주던 그들이 살벌한 기세로 무기를 들고 어딘가로 전진하는 일은, 그저 시시한 변화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이 이상 현상과 맞물려,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전쟁이라도 준비하는 듯한 사제들의 모습에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었다.
섬뜩한 칼날과 그 끝에 묻은 오래된 핏자국에 누군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런 비명조차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오는가.”
교회의 꼭대기에서 도시 너머를 보던 요한의 시야에 무언가 나타났다.
그것과 요한 사이의 거리는 아직 멀다.
하지만 그럼에도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이계의 신은 거대했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직경만 1Km에 달하는 원형의 실루엣.
그것은 마치 영화에 나오는 우주선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거리가 차츰 가까워지며 그 우주선의 실체가 요한에게 확실히 드러났다.
그것은 거대한 내장… 아니, 거대한 두뇌처럼 생긴 괴물이었다.
또 그런 이계의 신 뒤로는 수많은 사람이 뒤따랐다.
그것은 이전에 탑에 들어갔던 퇴마사와 마인들.
그리고 보고받았던 대로, 그중에는 교회의 일원이었던 자들도 보였다.
그들은 괴물의 뒤를 따라 시체처럼 걸었다.
“……”
요한은 조용히 그 괴물에 시선을 집중했다.
성자의 전승을 계승하는 그에게는 기독교 신의 능력 중 하나인 전지가 깃들어 있다.
전지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안다는 파격적인 전승.
다만 그것은 결코 인간의 몸으로 재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요한은 그 전지를 한없이 열화된 상태로,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었다.
그것은 일정 거리 안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으며, 그렇게 본 존재를 이해하는 것.
하지만 그런 전지의 전승을 가진 요한조차도 저 괴물의 정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에 요한의 미간이 미미하게 찌그러졌고.
괴물이 도시의 경계를 넘은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
사방에서 굉음이 난무했다.
교회는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종교와 관련된 수많은 전쟁과 전투를 겪어왔다.
그 결과 종교 전쟁의 무대나 다름없었던 이 유럽 일대에는 알게 모르게 교회의 요새가 지어져 있었는데.
그중에는 바로 이곳, 피렌체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교회를 중심으로 도시 곳곳에 펼쳐진 ‘포대’에서 수많은 전승이 쏘아졌다.
소돔과 고모라를 덮쳤던 재앙의 전승부터.
오바댜라는 선지자가 예언했던 에돔의 심판과 기도로 용을 물리쳤다는 성인의 전승.
심지어는 교회에서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외경에 속하는 전승까지.
성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기적의 흔적 하나하나가 포탄이 되어, 괴물에게로 쏟아졌다.
그걸 보며 내심 요한은 괴물의 반응을 기대했다.
저 전승들을 맞고도 아무렇지 않게 버텨낼지, 아니면 탑이 그랬던 것처럼 그것들을 모조리 부정해버릴지.
하지만 이계 신의 반격은 그의 예상을 벗어났다.
수많은 전승에 맞서, 수많은 능력이 놈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하늘에서 내리는 불과 우박, 벼락과 화살 그리고 천사의 대군이 그만큼 많은 종류의 능력에 막혀 사라진다.
“전승을 보유하고 있는 건… 아닌가.”
이를 지켜보는 요한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의 눈은 이계 신이 발현하는 능력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 능력은 전승에 의한 것도, 퇴마사가 가진 이능도 아니다.
그와는 다른, 별개의 능력.
그 때문에 요한의 고개는 옆으로 살짝 꺾였다.
그리고 그때, 어떤 목소리가 그의 의식 속을 파고들었다.
“이, 이거 봐!”
그렇게 소리친 것은 그저 도시에 나와 있던 수많은 인파 속의 한 남자였다.
그는 자신의 손 위에 생긴 화염을 보며 스스로 놀라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이 난리 속에 마술이라도 하는 거냐는 시선이었지만.
그를 보며 요한은 매우 놀랐다.
그도 그럴 게, 그 남자가 자신의 힘으로 행한 능력은 다름 아닌 저 신의 능력과 같았으니까.
그리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이내 도시의 모든 군중은 어떤 감각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이내 그 감각은 능력이 되어 현실에 발현되었다.
심지어.
“말도… 안 되는…”
이를 지켜보고 있던 요한에게까지 그 영향이 미쳤다.
마치 또 하나의 손이 생겨난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그의 안에 자리 잡은 어떤 감각.
그가 자연스럽게 이를 발현하자.
“…!”
그의 앞에 날카로운 수정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수정은 그의 의지대로 이리저리 움직였다.
이에 관해 그가 놀라움을 표하기도 전에, 불현듯 그의 시야에 어떤 UI가 겹쳤다.
그것은 언젠가 보았던 하찮은 세상의 놀이, 게임이라는 것과 비슷했고.
그 UI 위로는 어떤 글자가 떠올랐다.
이를 지켜보는 요한의 시선에 경악이 피어올랐다.
* * *
내가 사무실로 돌아온 이후.
유럽에서 사교의 신이 강림했다는 소식과 함께, 경찰 내부에서는 난리가 났다.
곧바로 경찰 수뇌부가 소집되어 경찰청 안에서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듯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발버둥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그야 이제 이 일은 경찰이라는 조직이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사태가 아니었으니.
다른 곳도 아닌 이탈리아가 그 신 때문에 쑥대밭이 되고 있었고 교회는 이에 응전했다.
그 탓에 그 전쟁의 광경이 누구에게도 숨겨지지 않은 채 온 세상에 공개되었고.
영상은 당장 TV나 인터넷만 들어가도 실시간으로 방영되고 있었다.
마침내… 퇴마의 비닉이 완전히 깨져버린 것.
그리고 내가 그런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던 그때.
“오랜만입니다, 강 경정님.”
분석팀에서 일하는 소피아가 나를 찾아왔다.
그녀의 말대로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지만 나는 그저 반가워 할 수만은 없었다.
그야 이런 때에 나를 찾아오다니.
“묻고 싶은 게 있어 왔습니다.”
“이럴 때요?”
“이럴 때라서 온 겁니다.”
내 의문에 그렇게만 답한 그녀에게 나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고, 사무실 중앙에 있는 테이블로 안내했다.
다른 팀원들 역시 모두 사무실에 모여있었다.
소피아는 테이블에 모인 그들을 한번 돌아보더니 곧 말을 이었다.
“먼저… 교회는 패배했습니다.”
그 말을 시작으로 소피아는 이번 사태에 관해 경찰이 파악한 정보들을 취합하여 나에게 전달했다.
대부분은 이미 알고 있거나, 예상하고 있던 것들이었다.
다만 그 상세 정보가 추가되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을 뿐.
그러나 그중에서 비로소 생소한 정보가 튀어나왔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나는 나에게 정보를 전해주러 온 소피아에게 그렇게 물었다.
“각성이요?”
이계의 신이 사람들에게 능력을 주고 있단다.
비단 일반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적대하는 교회의 퇴마사에게도.
또한, 그 능력이라는 것은 마치 사람이 게임에 들어온 것과 같아서.
전반적으로 내가 가진 능력과 매우 흡사했다.
“그래서 혹시 짐작 가는 부분이 있는지, 물어보러 온 겁니다.”
이제야 그녀가 나를 찾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계의 신이 줬다는 능력과 비슷한 걸 갖고 있으니, 나와 관련이 있나 싶어 온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도 모르죠. 아마 저랑은 상관없을 겁니다.”
“그렇습니까.”
유감이라는 듯, 소피아는 그렇게만 말했다.
이에 나는 내 물음을 이어갔다.
“그런데 그놈은 왜 그런 일을 벌이는 겁니까? 자신의 적에게 능력을 주다니.”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가설입니다만…”
금방 표정을 고친 소피아는 대답을 이었다.
“그건 아마 신의 의지가 아닐 겁니다. 신화 속에서도 절대적인 신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세계와 대응합니다. 그리고 지금 강림했다는 신은, 이 세계의 신이 아닌 다른 세계의 신이죠.”
“그래서요?”
“그 각성이라는 것이, 바로 그 신이 있던 세계의 현상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신이 강림함으로써 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세계의 법칙이 이곳을 침식하는 거죠.”
신이 있던 세계라.
지금까지 이계의 존재라고는 이형의 괴물밖에 보지 못했기에.
나는 사교가 말하는 이계라는 곳을 그저 어둠과 같다고 여기고 있었다.
어두침침한 동굴 같은 곳에서 괴물들만이 살아가는 세계.
그러나… 정말 사교들의 이계가 정말 그런 곳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나만 해도 그렇지 않던가.
내가 갔다 온 이계는 인간과 마족이 공존하는 세계였으며, 그곳에는 이곳에 없는 수많은 법칙이 있었다.
그리고 저 이계의 신이 그런 세계에서 왔다면…
“……”
그런 의문에 머릿속이 조금 복잡해졌다.
그래서 나는 한 번 머리를 흔들고, 어차피 답이 나오지 않을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다음 질문을 이었다.
“그럼… 경찰에서는 어쩔 작정입니까?”
“아직은 정해진 게 없습니다만… 높은 확률로 국내 정세에 집중할 겁니다.”
그건 그녀의 말대로였다.
지금 경찰은 다른 나라에 눈을 돌릴 때가 아니었다.
비닉이 깨지고, 이능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그것만으로 사회는 점점 혼란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할 터.
그렇기에 경찰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이를 이해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소피아와의 이야기는 거기까지였다.
조용해진 사무실 안에서 다른 팀원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마치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듯이.
하지만 지금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하나밖에 없지 않을까.
내가 그런 생각을 했을 때였다.
기다리고 있던 퀘스트 버튼이 번쩍였다.
메인 퀘스트, 강림.
회색으로 잠겨 있던 퀘스트가 마침내 빛을 발하고 있었고.
그 목적지를 표시하는 기능은 이제 화살표를 넘어, 그 지명까지 나와 있었다.
“음?”
그 지명을 확인한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퀘스트가 분명 이탈리아를 향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당연히 그곳에 이계의 신이 강림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목적지는… 엉뚱한 장소였다.
“…인도네시아?”
퀘스트의 목적은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지는 강림 의식을 중지시키는 것.
아무래도 사교의 두 번째 신은 인도네시아에서 강림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를 보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정작 유럽에서 강림한 신은 가만히 놔두더니, 두 번째 신의 강림은 막으라고?
분명 의문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
그 고민은 길지 않았다.
여태까지 계속 퀘스트를 의심해 왔던 나였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퀘스트의 방향성은 틀린 적이 없었기에.
무엇보다 퀘스트는 단지 내가 강해지는 데만 일조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캐릭터 퀘스트.
하지만 그 퀘스트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의 팀원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퀘스트가 가장 경기를 일으키며 반대했던 탑의 전승.
이계 신이 강림하고 나서 그 전승을 취득한 자들이 모두 어떻게 되었는지.
이제는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다들, 움직이자.”
나는 팀원들을 이끌고, 그곳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응.”
“알겠습니다.”
“…네.”
그러자 내 말에 팀원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묻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이제는 식신의 지위에서 벗어난 서연 역시, 내 뒤를 따랐다.
나는 그런 팀원들을 바라보다가, 그중에서도 모니카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넌… 안 돌아가도 되냐?”
교회의 수장인 요한이 패배했다.
소피아의 말에 따르면 그는 가까스로 살아남은 듯했지만, 유럽을 담당하던 지파장은 전장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여파로 현재 모든 교회의 퇴마사들은 소집령이 내려진 상황.
하지만 모니카는 그 명령에 따르지 않고 이곳에 머무르고 있었다.
모두 그녀의 의지였다.
“나, 돌아갔으면 좋겠어?”
“그건 아닌데.”
“그럼… 나도 같이 갈 거야.”
“…그러냐.”
나는 그 기꺼운 말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욕계로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 문은 곧 우리를 가야 할 곳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곳은 인도네시아의 18,000여 개의 섬 중 하나.
이상할 정도로 빽빽한 나무가 들어찬 어느 밀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