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hampion Too Good at Exorcism RAW novel - Chapter 61
61.
“협조 공문이요?”
내가 되묻자 서인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게 그 서류를 내밀었다.
읽어보니 그 내용 자체는 별 게 없었다.
LB 아카데미에서 경찰 측에 사건 해결을 위한 인원을 파견해 달라는 것 뿐.
문제는 LB 아카데미에서 작성한 이 문서에 분명히 내 이름이 적혀 있다는 것이었다.
“강 경감, LB 아카데미랑 일해 본 적 없지?”
“없죠.”
“그럼 혹시 그쪽에 강 경감 아는 사람 있니?”
“···네.”
나는 연수원 동기인 김다영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최근에 메세지를 보냈었다는 것도.
그러자 서인나는 이제야 이해가 된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연수원 동기라면, 그럴 만도 하네.”
“그런가요? 겨우 그런 걸로 공문을 보낼 것 같지는 않은데요.”
아무리 김다영이 LB 아카데미 소속이라고 해도, 그 조직 내에서는 나처럼 이제 막 들어온 신입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런 김다영의 말만 듣고 공식 요청서를 보내다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일.
그런 내 생각을 알고 있다는 듯 서인나는 고개를 저었다.
“물론 그 동기 말만 듣고 부른 건 아니겠지. 나름대로 조사는 해봤을 거야. 그 결과, 네가 도움이 될 거라 판단한 거겠지.”
나름대로의 절차는 거쳤을 거라는 건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이거···제가 가도 되는 겁니까?”
나는 LB 아카데미와 사건을 맡는 것을 내심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전에 개방된 기능이지만 지금까지 건드려 보지도 못한, 강령 기능 때문이었다.
LB 아카데미는 한국의 토속 신앙, 즉 무당과 관련이 깊은 기관.
그렇기에 강령에 필요한 영혼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터였다.
그래서 나는 이 협조 요청에 응하고 싶었지만.
서인나 팀장에게는 어떨까.
그녀의 입장에서는 팀원 하나가 난데없이 비어버리는 셈이니 손해가 아닐까.
하지만 서인나는 내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가도 되는 게 아니라 가야지. 어떤 기관이든, 이렇게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오는 건 흔한 일이 아니거든.”
“거부할 수 없다는 건가요?”
“그런 건 아니지만, 그 대상이 정식 기관이잖니. 경찰과는 서로 협력하는 관계에 있는 기관이니까, 급한 일이 없으면 상부에서는 이 요청을 수락하려고 할 거야. 아니, 이미 수락하겠다고 정했으니 나한테까지 공문이 내려온 거겠지.”
기관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서 이런 소소한 요청은 간단하게 들어준다는 건가.
그 소소한 요청의 대상이 된 나는 좀 묘한 기분이지만, 내가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니 상관은 없었다.
“그러니 파견 갈 준비나 해둬. 날짜는 당장 모레부터 일주일 간이야. 사건이 길어지면 아카데미 쪽에서 한 달까지 파견 연장 요청도 할 수 있으니까, 그쪽도 신경 쓰고.”
사건을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LB 아카데미에 한 달간 꼼짝없이 묶여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아, 그리고 LB 아카데미는···이름 보면 알겠지만 좀 특이한 곳이야.”
“특이하다니요?”
“학교를 지향한다잖니. 그래서 다른 퇴마사 집단과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그게 이번 대 이사장이 한 짓인데,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도 신기하다니까.”
그 외에도 서인나는 LB 아카데미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총학생회나 학과 등.
그 조직 구조는 말 그대로 대학교에 가까웠다.
분명 다른 곳과는 이질적인 분위기.
“그런데 공문은 이게 전부입니까? 사건에 대한 정보는요?”
공문은 달랑 한 장으로, 정작 가장 중요한 내용이 없었다.
바로 굳이 나를 지목해서 해결을 요청한 사건이 어떤 것인지.
그에 대한 설명이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았던 것이다.
“공문은 이것 뿐이야. 아마 여기에 사건을 밝히지 않은 걸 보면, 밖으로 알리고 싶지 않다는 말이겠지.”
“그럼···”
“거기 가서 직접 물어보는 수 밖에.”
“······”
“더 물어볼 건 없어? 없으면 이건 바로 수용하겠다고 할게.”
나는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나의 파견은 갑작스럽게 결정되었다.
* * *
그로부터 이틀 뒤.
나는 강원도의 어느 산속에 위치한 LB 아카데미의 본교에 도착해 있었다.
“오···”
LB 아카데미는 그 이름처럼 대학교 같은 곳이었다.
산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그 부지 위에는 높고 낮은 건물들이 드문드문 놓여 있다.
또한 각각의 건물들의 양식은 한옥, 양옥, 완전히 현대화된 빌딩 등.
전혀 통일되어 있지 않고, 모두 각자만의 개성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산 초입에 있는 입구는 화려하지만, 엄중히 지켜지고 있어, 도시 한복판에 있던 법당의 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진우 씨! 여기에요!”
그런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김다영이었다.
레벨은 벌써 41.
내 레벨도 나름 열심히 올렸다 생각했지만, 여전히 나보다 성장이 빨랐다.
또한 그녀는 단순히 내 지인으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LB 아카데미 측에서 나에게 붙여준 사건의 정식 파트너였다.
즉 이번 사건은 그녀와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
물론 김다영의 실력은 익히 알고 있는 나로써는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직접 만나는 건 진짜 오랜만이네요! 연수원 끝나고서는 처음이죠?”
“그렇네요.”
김다영의 쾌활한 인상은 몇 개월 전과 그리 변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복장과 무장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김다영이 입은 것은 LB 아카데미의 제복.
정장과 교복 중간쯤에 있는 듯한 그것은 김다영에게 썩 어울리는 디자인이었다.
듣기로는 제복은 있지만, 복장 자체는 자유라던데, 저 옷이 마음에 드는 건가.
또한 그녀의 무장은 검신의 길이가 1미터 정도 되는 장검.
그런데 그 밸런스가 이상했다.
검신의 길이에 비해 검 손잡이가 이상할 정도로 길었다.
거기에 김다영은 그 검을 사선으로 등 뒤에 메고 있어서, 그 손잡이는 더욱 눈에 띄었다.
칼이 왜 저런 거야?
혹시나 싶어 아이템 설명 창을 확인했지만, 별 내용은 없었다.
특별한 전승도 깃들어 있지 않은 레어 급의 신기.
“검이 특이하네요?”
그래서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그 신기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김다영은 쿡쿡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 이거 이렇게 보여도 태도예요.”
“태도요?”
“지금은 접혀 있는 거고, 싸울 때는 검신이 늘어나요. 재미있죠?”
“아하···”
태도는 대검에 비해 검신의 길이는 비슷하나, 두께가 얇다.
그래서 찌르기보다는 베기에 특화된 무기.
원래 대검을 사용하던 김다영에게는 그럭저럭 어울리는 무기였지만···접히는 태도라니.
그 정도로 편의성을 중시한 검은 이세계에서조차 본 적이 없었다.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사건에 대한 건 총학생회의 징벌위원회에서 설명해드릴 거에요.”
학교의 형태를 갖고 있는 LB 아카데미의 소속 인원은 크게 학생과 교수로 구분되는데.
총학생회는 그 중에서 학생을 대표하는 단체였다.
기본적인 LB 아카데미의 운영은 총학생회가, 그리고 교수로 구성된 이사회는 이를 감독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던가.
그리고 나를 안내하고 있는 김다영 역시, 그런 총학생회의 일원이었다.
“이번에 무슨 학생 회장이 되셨다면서요?”
“아···네. 어쩌다 보니 2학년 학생회 선거에 나갔었거든요.”
LB 아카데미의 학년은 나이로 구분된다.
20대는 2학년, 30대는 3학년.
이와 같은 방식으로 5학년까지 이어지며, 60대 이후로는 교수라 칭해지며 후배들을 교육한다.
또한 각각의 학년에는 하나의 학생회가 존재하고, 그 학생회를 모아놓은 것이 바로 총학생회인데.
김다영은 그런 총학생회의 2학년 학생회장을 맡고 있었다.
“그래도 당선이 되다니, 대단하시네요.”
“···네. 진짜 선거는 아니었지만요.”
“선거가 아니에요?”
“이름은 그런데···실상은 토너먼트 시합이에요. 거기서 제가 우승한 거고요.”
즉 김다영이 LB 아카데미 20대 중 최강이라는 건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사실이었다.
퇴마사는 보통 경력이 길수록 강한 경향이 있다.
그만큼 많은 마를 쓰러뜨리고, 업을 쌓을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무리 김다영이라도 경험이 많은 퇴마사와 비교한다면 그리 강하다고 할 수 없지만.
같은 20대 수준에서라면, 저만한 재능을 찾기가 힘들었다.
“근데 학생회장은 뭘 합니까?”
“별 거 없어요. 그냥 같은 학년 학생들 의견 종합하고, 그거 총학에 전달하고. 가끔 사건 떨어지면 학과마다 인원 배분도 하고요. 회사로 치면 팀장 정도?”
서인나가 하는 일을 생각하면, 별 거 있어 보이는데.
“학과도 있어요?”
“네. 저희는 퇴마 방식이 다른 기관에 비해 다양한 편이라서요. 요상한 주술이나 부적을 쓰기도 하고, 다른 쪽에서는 과학 장비를 들고 다니기도 하죠. 아, 저는 검술학과에요.”
이윽고 김다영이 나를 데려간 곳은 아카데미 부지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한옥이었다.
들어가는 입구가 자동문이라는 것만 빼면, 경복궁에 있어도 위화감이 없을 것 같은 건물.
“여기가 총학생회 본관. 이름 그대로 총학생회가 쓰는 건물이에요.”
하지만 그 내부는 또 달랐다.
겉은 한옥이었지만, 입구 안쪽에는 커다란 로비가 있었고 그 바닥에는 대리석까지 깔려 있었다.
“신기하네요. 안쪽도 한옥일 줄 알았는데.”
“그렇죠? 저도 처음에는 신기했어요. 저쪽에 있는 연구동 건물도 그래요. 바깥은 유럽에나 있을 것 같은 예쁜 집인데, 안쪽은 그냥 연구소더라구요.”
그런 대화를 주고 받으며, 우리는 건물의 계단을 내려갔다.
지하로 향하는 계단은 크게 원을 그리며 나 있었고, 그 벽은 마치 백화점 건물처럼 유리로만 막혀 있어서, 그 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였다.
지하 5층 정도는 되어 보이는데···생각보다 규모가 있는 지하 공간이었다.
“도착했어요.”
김다영이 발을 멈춘 곳은 지하 1층에 있는 어느 방이었다.
방문에 박혀 있는 이름은···징벌위원회 제 3 특실.
징벌위원회란, LB 아카데미의 치안을 총괄하는 총학생회의 직속 기관이란다.
역시 사건은 사건인지라, 이쪽에서 주관하는 건가.
“저희 왔어요!”
김다영은 활기찬 인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안에는 한 남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 왔구나. 그리고···안녕하십니까.”
그렇게 인사한 것은 50대 정도로 보이는, 깐깐한 인상의 남자였다.
잠깐 사이 슬쩍 레벨을 확인했다.
53 레벨.
이쪽도 나름대로 강한 퇴마사였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
“저는 송민호라고 합니다. LB 아카데미의 징벌위원회 소속이죠.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강진우 경감입니다.”
“반갑습니다. 그럼, 앉아서 이야기하시죠.”
그는 나를 방 안쪽에 있는 테이블로 이끌었다.
그는 나이 때문인지, 제복과 비슷한 느낌의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그다지 위화감이 없는 모습으로 그는 말을 이었다.
“먼저 저희 측의 요청을 승낙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저도 LB 아카데미와는 꼭 한 번 일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나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이건 진심이었지만, 송민호는 예의상 한 말이라고 생각한 건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럼 바로 사건에 대한 내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는 몇 가지 서류를 펼치며 사건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요는 LB 아카데미가 보관하고 있는 신기가 도난당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먼 과거, 한 악귀가 봉인되어 있는 신기로 창고에 엄중히 보관 중이었지만.
LB 아카데미의 주적이라 할 수 있는 ‘역천도당’이 창고 경비를 살해.
그 후 신기를 강탈, 도주했다.
사건 개요를 이해한 나는 입을 열었다.
“무슨 사건인지는 알겠네요.”
“예.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경감님은 이 사건을 해결하실 수 있으십니까?”
해결할 수 있겠냐니.
그러라고 나를 여기까지 부른 게 아니었나?
잠시 후, 내 의문을 눈치챈 송민호가 말을 이었다.
“물론 경감님이 이제까지 신기와 귀물 탐색에 두각을 보이셨다는 건 저희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신기 뿐만이 아니라 역천도당도 얽혀 있는 문제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그들의 소재를 파악해야 하니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신기를 잘 찾는다는 건 알겠지만, 그 범인까지 찾는 건 다른 이야기라는 말이었다.
“제가 안 된다고 하면 어쩌시게요?”
“이미 저희가 역천도당 놈들의 뒤를 캐고 있습니다. 그 작업이 끝나면 다시 도움을 요청드릴 생각입니다.”
일단 그놈들의 근거지를 찾고 나서 다시 부르겠다는 건가.
하지만 내 눈에는 이미 새로운 퀘스트가 보였다.
그러니 굳이 시간을 끌 필요는 없는 일.
그래도 화살표가 무엇을 가리키고 있을 지는 모르니, 나는 일단 중립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조사는 해보고 싶습니다.”
내 말에 송민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승낙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 쪽에서 질문을 더했다.
“그런데 신기에 악귀가 봉인되어 있다는데, 위험한 악귀입니까?”
“위험하기도 하고, 역천도당 놈들이라면 악용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화 홍련전에 대해서는 아시겠지요?”
물론 대충은 알고 있었다.
계모에게 살해당한 자매가 귀신이 돼서 나타났다는 이야기.
그럼 그 악귀가 장화 홍련인가?
하지만 송민호의 말은 내 예상과 달랐다.
“악귀의 정체는 그 장화 홍련전의 등장 인물인 계모 허 씨입니다.”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장화 홍련은 귀신이 된 뒤로 마을의 관리자, 철산 부사에게 억울함을 토로했고.
그로 인해 결국 장화와 홍련을 학대했던 계모 허 씨의 악행이 드러났다.
그 결과 허 씨가 처형되며 장화 홍련전의 이야기는 끝이 나지만.
거기서 이어지는 후일담이 더 있었다.
처형된 후에도 허 씨는 끝내 원귀가 되어 세상을 어지럽혔고.
철산 부사는 도사를 불러 그 원귀를 봉인했다는 것이었다.
“허 씨는 전승을 가진 것도 모자라, 전승 그 자체이기도 한 원령입니다. 때문에 거기에 담긴 힘은 만만하게 볼 수 없죠. 그냥 봉인만 풀더라도 적령이 되어 날뛸 겁니다. 방치했다가는 흑령이 될 수도 있는 존재죠.”
“그럼 그···역천도당이라는 놈들은 왜 그걸 가져간 겁니까?”
“놈들은 악귀를 부리는 무당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허 씨의 봉인을 풀고 그 원귀를 부리려는 겁니다.”
악귀를 부리는 무당이라.
하기야 역천도당은 LB 아카데미의 퇴마사가 마인으로 변질된 자들이다.
그런 짓을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우선 범행 현장부터 확인하죠. 괜찮은가요?”
“물론입니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그가 말한 범행 현장은 또 다른 건물의 지하였다.
총학생회 본관에 비하면 지나는 사람 하나 없는 삭막한 복도.
그런 복도 끝에는 문이 산산조각으로 박살 나 있는, 범행 현장이 보였다.
“여깁니다. 원래 신기나 귀물을 엄중히 보관하는 창고였습니다.”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범행 현장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어디에도 강조 표시는 없었고, 무엇보다 화살표가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것은 범행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 방.
그래서 나는 송민호에게 물었다.
“이 옆에 늘어선 방에는 뭐가 있나요?”
“주변은 전부 일반 자재 창고입니다. 아, 그리고 저기는···경비 인원들의 숙직실이고요.”
그는 화살표가 가리킨 방향을 정확히 보며 말했다.
저 숙직실에 뭐가 있다는 건가?
내가 그쪽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 송민호가 먼저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한 번 만나러 가보시겠습니까? 이번 사건의 목격자들이기도 합니다.”
마침 잘 됐군.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곧바로 숙직실로 향했고, 그곳에는 세 명의 경비 인원이 있었다.
그리고 화살표는···놀랍게도 그중 한 명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 새끼네.”
나는 작게 중얼거렸다.
숙직실 침대에 걸터앉아 커피를 홀짝이는 놈.
내 눈에 보이는 그놈의 레벨 표시는, 피처럼 시뻘건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