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hampion Too Good at Exorcism RAW novel - Chapter 63
63.
그렇게 나는 김다영과 송민호가 이끄는 퇴마사들과 함께 치악산에 있다는 역천도당의 은거지를 찾아갔다.
도착 시간은 오후 6시.
아직 해가 지지는 않았지만, 나무 아래로 서서히 어둠이 드리울 무렵이었다.
나는 그 옅은 어둠 속에서, 깊은 산속에 덩그러니 선 문을 바라보았다.
역천도당이 설치했다는 마역의 입구였다.
“···특이하네.”
인위적으로 만든 마역이라서일까.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마역들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숨겨져 있었지만, 이건 달랐다.
아무것도 없는 흙바닥 위에 문만 달랑 서 있는 꼴이었으니.
게다가 그 디자인은 조선 시대 양반집 대문같이 생겼다.
그 문에 새끼줄이 칭칭 감겨 있다는 걸 빼면, 철거된 한옥의 잔해로 보일 정도.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함께 온 송민호는 미간을 좁혔다.
“문이 봉인되어 있군요.”
“봉인이요?”
“저건 금줄입니다. 과거에는 아이가 태어났을 때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는 용도로 사용했지만, 주술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특히 사당과 같은 성역을 보호하는 결계의 의미를 갖고 있죠. 저기, 새끼줄 사이에 끼워진 걸 보십시오.”
그의 말대로 새끼줄 사이사이에는 쭈글쭈글한 가죽 같은 게 하나씩 꽂혀 있었다.
처음에는 무슨 쓰레기를 걸어놨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그건 짐승의 내장 조각이었다.
“금줄에 엮인 죽은 동물의 사체는 역병을 의미합니다. 놈들이 금줄에 저주를 씌어 놓았군요.”
저주를 이용해 마역의 문을 걸어 잠갔다는 건가.
벌써 우리의 움직임을 알아채고 대응했다는 이야기.
그야 스파이로 심어두었던 한주원과의 연락이 끊어졌을 테니, 이 정도의 대비는 이상할 건 없었지만.
그렇다 해도 상당히 발 빠른 반응이었다.
“해주는 가능한 겁니까?”
“물론입니다. 하지만···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라면 어느 정도나 필요한가요?”
“한두 시간이면 될 겁니다.”
그리 짧지는 않은 시간이었다.
게다가 지금은 이미 적이 이쪽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있는 상황.
그러니 겨우 이런 일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었다.
그동안 놈들은 더욱 방비를 철저히 할 수 있을 거고, 그게 금줄을 설치한 이유일 테니.
그래서 나는 검을 뽑아들고 앞으로 나섰다.
“그럼 그냥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처리라니···어쩌시려고 그러십니까?”
난 뭔가를 설명하는 대신 그저 손짓으로 사람들을 뒤로 물렸다.
그리고,
“아니···!”
그대로 검을 들어, 문을 휘감은 금줄을 다짜고짜 잘라 버렸다.
그러자 물리적으로는 얇은 새끼줄에 불과한 금줄은 그대로 베어졌다.
곧바로 저주라는 글자가 로그 창에 띄워졌지만.
이내 저주는 스킬에 막혀 그대로 사라졌다.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게 놈들의 결계를 해제한 나는 검을 도로 집어넣었다.
“괜찮으십니까?”
“괜찮으세요?”
송민호와 김다영이 물었다.
특히 송민호는 내가 그럴 줄 몰랐다는 듯,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예, 아무렇지도 않아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아니, 어떻게 하신 겁니까? 분명 저주의 영향이 있을 텐데요?”
“저는 괜찮습니다. 자세한 건 영업 비밀입니다.”
“허, 허허···”
내가 뻔뻔하게 그리 말하자 송민호는 허탈하게 웃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시선을 돌려 잘려나간 금줄을 탐색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봉인은 확실히 해제된 모양이군요. 덕분에 시간을 아꼈습니다.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송민호는 나를 뒤로 물러나게 하고, 다른 퇴마사들과 함께 문을 열었다.
끼이익-
낡은 나무문이 으스스한 소리를 내며 벌어진다.
그러자 그 안으로는 정말로 마역의 풍경이 보였다.
“이건···”
짙은 보라색의 하늘 아래로 멀리 초가집과 기와집의 모습이 보였다.
현대가 아닌, 조선 시대의 거리를 그대로 빼다 박은 것 같은 광경.
“특이한 마역이네요.”
나는 그렇게 말했지만, 송민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아마 역천도당 놈들이 허 씨의 원령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역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심상치는 않군요.”
허 씨의 힘을 이용한 마역이라.
그래서 마역의 생김새가 장화 홍련전의 배경인 조선 시대같이 생긴 건가.
“그럼 진입하겠습니다. 저희가 앞장서죠. 강 경감님은 저희 뒤를 따라오십시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게도, 이번 사건에서 전투는 기본적으로 저들의 업무였다.
그들이 내게 부탁한 일은 악령을 가두고 있는 신기를 찾는 것이었으니.
우리는 그대로 마역으로 진입했다.
마역의 초입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곳이 마을의 입구라도 되는 듯, 부러진 정승이 을씨년스럽게 서 있을 뿐이었다.
“······”
그곳에서 퇴마사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각자 자신의 무기를 들고 천천히 전진했다.
흔한 칼과 창 같은 흔한 냉병기는 물론, 흥미로운 무기도 몇 개 보였다.
그중 하나는 송민호의 손에 들린 방울.
단검보다 조금 더 긴 길이의 막대 끝에 7개의 방울이 달려 있는 것이었다.
나는 마역을 걸으며, 옆에 있는 김다영에게 물었다.
“저 방울은 어떻게 쓰는 건가요?”
“방울이요? 아, 송민호 선배님은 고전 주술 전공이시거든요. 저건 주술에 쓰는 도구에요. 칠성 방울이라고 하던데.”
칠성 방울이라.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법사들의 스태프 같은 거겠지.
나는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에는 퇴마사들이 든 무기 중, 가장 무기 같지 않은 무기를 가리켰다.
“그럼 저건 뭡니까?”
그건 카메라였다.
징벌위원회 소속 퇴마사 중 한 명이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었던 것이다.
등에는 활도 메고 있는데, 굳이 카메라라니.
혹시 기자인가?
하지만 그 이질적인 풍경에도 김다영은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저건 연구동에서 나온 물건일 거예요. 가끔 실전 테스트를 부탁하거든요.”
연구동이라.
그리고 보니 LB 아카데미는 퇴마에 과학을 도입하고 있다고 했었지.
“그럼 저건 마를 찍는 사진기, 뭐 그런 거겠네요?”
“그건 이미 있어요. 꽤 오래전에 개발됐죠. 아마 필요한 곳에는 다 보급되어 있을걸요? 오히려 너무 많이 퍼져서 종종 일반인의 손에 들어가 심령사진이 찍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듣는 소리였다.
그런 게 이미 있었다니.
하지만 그럼 저건 뭐지?
이에 김다영의 말이 이어졌다.
“그러니 아마 저건···사진 속에 마를 봉인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어느 정도 전투에 도움을 주는 무기일 거예요.”
그게 사실이라면 생각보다 실용적인 무기였다.
있으면 확실히 편리할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람을 가리지 않는 도구라는 점이 컸다.
“그럼 혹시 다영 씨도 저런 거 씁니까?”
“저요? 저 정도는 아니지만···”
그녀는 난데없이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스마트폰의 화면 위로 그림을 띄운다.
그건···부적이었다.
“이런 건 써요.”
“이게 효과가 있어요?”
“그럼요. 제가 현대 주술 수업을 듣고 있거든요.”
이어서 김다영의 설명이 이어졌다.
LB 아카데미는 그 이름처럼 소속 퇴마사들이 정해진 시간만큼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특히 고전 주술과 현대 주술은 둘 중 하나를 반드시 들어야 하는 필수 수업이라고 한다.
대학교로 치면 필수 교양 과목 같은 것.
그리고 고전 주술은 부적과 방울 등을 사용하는, 흔히 알려져 있는 퇴마 방식이며.
현대 주술은 거기에 과학을 접목한 생소한 방식이라고 했다.
“신기하네요.”
“그렇죠? 저도 여기에 와서 배운 게 많아요.”
그녀의 말대로였다.
종교에 의해 퇴마에 단 한 가지 방식만을 추구하는 교회나 법당과는 달리.
LB 아카데미는 상당히 많은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듯 보였으니.
그때였다.
내 혼령 감지 스킬에 무언가가 감지되었다.
내가 시선을 그쪽으로 돌리자, 선명한 레벨 표시가 서서히 드러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역시 적을 감지한 퇴마사 중 하나가 소리쳤다.
“령입니다!”
그의 목소리와 동시에 거리의 배경과도 같던 커다란 기와집의 그늘에서 령들이 튀어나왔다.
이에 퇴마사들은 일제히 전투 대형을 갖추었다.
“나왔어요!”
내 옆에 있던 김다영 역시 곧바로 반응했다.
그녀의 손에 들려있던 검이 철커덕-하는 쇳소리를 낸다.
그러더니 반으로 접혀있던 검신이 하나로 이어지며, 그 길이가 두 배로 길어졌다.
순식간에 2미터에 이르는 검신이 김다영의 손에 들린다.
그녀의 키보다도 큰 그 검을 김다영은 여유롭게 다루며 자세를 잡았다.
이제야 태도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이었다.
“청령에 황령까지 있네요. 숫자가 꽤 많습니다.”
나는 혼령 감지와 눈에 보이는 레벨 표시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내가 확인한 숫자만 10여 마리.
또한 황령은 차치하고서라도, 청령만 셋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게요···”
내게 대답하는 김다영의 목소리가 미약하게 떨렸다.
아직 스킬 발동을 하지 않은 건지.
그녀의 눈빛에서는 두려움이 느껴지고 있었다.
여전히 유령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이것들이 튀어나온 게 우연은 아닐 겁니다. 아마 놈들이 준비한 함정이겠죠.”
김다영에게만 한 말은 아니었다.
퇴마사를 지휘하는 송민호에게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걸 알아들은 송민호는 고개를 끄덕였고.
전투는 곧바로 시작되었다.
“우우우우우우!”
귀곡의 끔찍한 울림이 고막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냉병기를 든 퇴마사들이 먼저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들이 령들과 부딪히려는 순간.
짜랑!
맑은 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송민호의 방울이었다.
그 안에 무슨 힘이 숨어 있는 건지, 순간적으로 령들의 움직임이 일제히 멈췄다.
그리고 퇴마사들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촤좌작!
콰직!
검과 창이 움직임을 멈춘 령들을 사정없이 갈랐다.
모두 아카데미의 징벌위원회 소속이라더니.
척 보기에도 이들은 한두 번 합을 맞춰본 자들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가까스로 살아남은 놈에게는 카메라의 플래시가 번쩍였다.
“끼아아아아!”
황령이 비명을 질렀다.
의외로, 저 카메라는 공격 병기였다.
플래시에 비친 령은 몸에 번개라도 맞은 것처럼 부르르 떨며 그 겉이 검게 그을렸다.
하지만 테스트 용도라서 그런 걸까.
그리 뛰어난 파괴력은 아니었다.
몇 번이나 플래시에 당하고도 황령은 완전히 쓰러지지 않았으니.
그래서인지 카메라를 쓰던 퇴마사는 곧 등에 메고 있던 활을 꺼냈다.
나무로 만들어진 국궁.
거기서 쏘아진 한 발의 화살은 그대로 령의 미간을 꿰뚫었다.
“호오···”
순식간에 다섯이나 되는 황령이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아직 청령은 건재하다지만, 불리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때.
“이쪽에도···있어요. 싸울까요?”
내 옆에 있던 김다영이 목소리를 냈다.
내가 다른 이들의 전투를 관찰하는 사이, 어느새 청령 하나가 내 쪽에 와 있었다.
레벨은 42.
청령 중에서는 중간급에 속하는 수준으로 녹색의 쭈글쭈글한 피부를 가진, 징그럽게 생긴 놈이었다.
게다가 놈의 한쪽 팔은 비대화되어 있었고, 거기에는 흉측한 집게가 달려있었다.
팔 하나가 거대한 대검이나 다름없는 셈.
저 정도라면···아마 김다영 혼자서도 어렵지 않게 상대가 가능하리라.
“그러죠. 오랜만에 다영 씨 실력 좀 보겠네요.”
그래서 나는 그렇게 말했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녀의 눈빛이 일변한다.
버서커 스킬의 발현이었다.
곧바로 김다영이 움직였다.
목표를 향해 일직선으로 다가가는 맹렬한 돌격.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 태도의 참격이 이어졌다.
훙!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살벌한 검광이 번뜩였다.
보기에 비해 검이 가벼운 건지, 아니면 김다영의 힘이 센 건지.
태도 임에도 마치 단도를 휘두르는 것 같은 속도였다.
“캬아아아!”
이에 사납게 귀곡을 터뜨리며 청령은 그 집게 같은 팔을 휘둘렀다.
둘 중 어느 쪽도 기교 하나 없이 오직 힘만으로 부딪히는 강대강의 대결.
때문에 나는 태도의 얇은 검신이 걱정되었으나.
까강!
그 사이에서 거친 파열음이 터져 나왔음에도 정작 검에는 일말의 흠집도 없었다.
겉보기만 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내구성.
저 령을 태우는 카메라처럼, 평범한 물건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카아아아아!”
“으아아아아!”
깡! 채챙!
그 사이 김다영와 청령 사이에서는 사납게 공격이 오고 갔다.
여전히 사방에서는 퇴마사들과 령 간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지만.
김다영과 청령의 전투는 자연스럽게 내 시선을 끌 정도로 요란하면서 화려한 것이었다.
호쾌하고 과감하게 들어오는 김다영의 참격을 청령이 거대한 집게로 쳐냈다.
그 안에 담긴 힘이 어찌나 대단한지, 끝내 검을 쥐고 있던 김다영의 몸을 통째로 뒤로 날릴 정도였다.
하지만 김다영은 날렵한 고양이처럼 공중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하게 다리로 땅을 밟고는, 그와 동시에 다시 돌격을 감행한다.
마치 고무줄에 묶인 공과 같은 움직임.
아무리 청령이 그녀를 멀리 떼어놓으려 해도, 도로 되돌아와서 살벌한 참격을 퍼붓는다.
때문에 전투의 양상은 언뜻 백중세로 보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그 사이의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키이이이!”
청령이 끝내 그런 소리를 흘렸다.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은 김다영의 공격성이었다.
처음에는 그나마 광전사에 어울리는 호전성이었다면.
이제는 미친개에 가까운 광기가 그녀의 검에서 묻어나오고 있었다.
깡! 까강! 까가강!
태도가 아니라 철퇴를 집어들고 내리치는 것처럼 검격이 쏟아져 내렸다.
청령의 집게를 피해 그 본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집게 째로 청령을 부숴버리려는 공격들.
하지만, 그 사이로는 이상할 정도로 틈이 없었다.
분명 끊임 없는 공격 일변도라 반격할 기회가 많은 것 같으면서도.
김다영의 본능에 가까운 회피 동작에 의해 아슬아슬하게 청령의 반격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다 보니 정말로 청령의 집게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쩌적-하는 소리와 함께 그것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캬아아-”
무기를 잃은 놈은 그대로 김다영의 검 앞에 노출되었다.
방패를 앞에 두고도 그 방패를 물어뜯어 부숴버린 칼날 앞에서, 놈이 오래 살아남을 리가 만무했다.
촥!
청령은 곧바로 번뜩인 일격에 이등분되어, 그 자리에서 소멸했다.
과연···여전히 누구보다 짐승 같으면서도 파괴적인 전투 방식이었다.
“후···”
청령이 소멸하자, 한숨을 쉬며 김다영이 내 쪽으로 걸어왔다.
스킬이 해제된 그녀는 살짝 지친 얼굴로 나를 향해 슬쩍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는 수고했다는 뜻으로 그녀에게 고개를 한번 끄덕여주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느새 황령은 거의 다 정리가 되어 있었다.
또한 남은 두 마리의 청령조차 하나는 소멸.
나머지 하나는 송민호의 방울에 의해 속박되어 있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이대로라면···얼마 지나지 않아 전투가 끝나리라.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검을 고쳐 쥐었다.
“······”
나는 주변을 노려보았다.
이건 분명 마역을 지배하고 있을 역천도당이 의도한 전투다.
그럼에도 놈들이 전투가 거의 끝날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건, 이게 탐색전이라는 뜻.
아마도 놈들은 우리들의 전투를 관찰하며 중요 전력을 파악하고 있으리라.
그러니 탐색을 끝낸 그들이 기습하려 한다면, 바로 지금이 기회였다.
“-!”
그러자 예상대로 시야에 붉은 레벨 표시가 들어왔다.
그리고 동시에,
훅-하는 바람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곧바로 검을 들어 김다영을 향해 날아오던 무언가를 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