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hampion Too Good at Exorcism RAW novel - Chapter 69
69.
“시간이···”
나는 어두워진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 사이 해가 진 모양이었다.
이에 나는 등산로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곧바로 조금 전에 얻은 주작의 분령을 확인했다.
에픽 영혼 아이템
1. 주작
고유 기술
– 불이 깃든 자 : 영력에 화염 속성을 부여
– 역한 것을 태우는 불꽃 : 혼령, 또는 괴이에 속한 모든 몬스터에게 추가 화염 데미지
– 날개 달린 것들의 왕 : 시야 내의 조류 특성을 가진 모든 적의 능력치 삭감
– 화염을 관장하는 신조 : 시야 내의 모든 화염을 제어
– 빈 슬롯(3)
분령이 들어가며 빈 슬롯이 하나 줄어 있었다.
또한 분령 하나에는 4개나 되는 스킬이 붙어 있었는데.
그것들은 전부 고유 기술이라 칭해져, 다른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스킬로 보였다.
물론 그런 고유 스킬들의 면면은 꽤나 마음에 들었다.
이제 빛의 검과 함께 언제든 성화를 쓸 수 있게 하는 불이 깃든 자부터.
역한 것을 태우는 불꽃은 부족한 공격력을 채워주는 괜찮은 스킬이었다.
비록 날개 달린 것들의 왕은 조금 애매한 디버프 스킬이지만, 적용되는 상대를 만난다면 밥값은 하는 스킬.
그러나.
그런 스킬들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바로 화염을 관장하는 신조였다.
시야 내의 모든 화염을 제어한다니.
마음만 먹는다면, 이세계에서 봤던 파이어볼 같은 걸 재현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닌가.
“······”
그래서 내심 나는 그 효과가 기대되었다.
때문에 이를 당장이라도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장소가 좋지 않았다.
이미 해가 떨어진 등산로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밤중에 불을 갖고 장난을 치면 눈에 띌 수 밖에 없으니.
“일단은 내려가자.”
그래서 나는 아라한의 전승까지 개방해서 등산로를 빠르게 내려갔다.
일반인이라면 절대 뛰어갈 수 없는 길이었지만, 나는 절벽에서 뛰어내리다시피 하며 거친 산길을 지났다.
그 사이, 로그 창에 익숙한 문장이 보였다.
아무래도 고유 기술 네 개를 제외한, 주작이 보유한 잡스러운 스킬들은 비활성화된 모양이었다.
그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나는 화염의 모든 데미지와 상태 이상에도 면역이 되는 스킬을 두 개나 보유하고 있었으니.
아마 그와 관련된 스킬들은 전부 그 하위 호환으로 판정되어 비활성화된 것이리라.
아쉬운 일이긴 하지만···그 정도는 감내할 수 밖에 없었다.
용사 관련 스킬이 워낙 사기라야 말이지.
“후우···”
그렇게 나는 등산로를 뛰어서 주파하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낮에 도보로 올 때는 몇 시간이나 걸리는 길이었지만, 뛰어오니 1시간이면 충분했다.
그렇게 다시 렌트카로 돌아온 나는 차 안에서 조용히 멸랑의 별운검을 꺼냈다.
“그럼···”
별운검 위로 화염이 덧씌워졌다.
여기까지는 허 씨를 상대할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
곧 화염이 검의 위를 떠나 허공을 날았다.
그 붉은 불꽃은 마치 손바닥만한 드론처럼 빨간 궤적을 남기며 자유자재로 차 안을 돌아다녔다.
모두 내 의지대로였다.
심지어는 그것이 카시트 위를 지나가도,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시트를 태우지도 않았다.
화염의 움직임은 물론, 태울 상대마저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것.
“진짜 파이어볼 정도는 쓰겠는데?”
화염의 연료가 되는 것은 영력이다.
그래서 천지를 불로 뒤덮는 고위 마법과 같은 규모의 공격은 못하겠지만.
검에 깃든 화염을 한 데 모아 발사하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조금 조잡하기는 해도, 원거리 공격 수단이 생긴 셈.
“···괜찮네.”
그렇다면···
나는 아직 남아 있는 나머지 3개의 퀘스트에 눈을 돌렸다.
아마도 저 퀘스트들을 완료한다면, 최소한 다른 속성에 대한 공격 수단도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나머지는 아직 힘든가.”
지금 상태로는 그 난이도가 문제였다.
화염에 면역인 상태에서도 주작의 시험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그런데 아직 다른 속성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다른 사방신의 시험을 도전하는 것은 명백히 위험한 일.
그렇기에 다른 시험에 도전하는 것은 내가 레벨을 충분히 끌어올린 후.
혹은 화염의 지배자처럼 다른 면역 스킬을 손에 넣은 후에나 가능했다.
“···어쩔 수 없지.”
나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스마트폰을 들었다.
오늘은 아무래도 제주도에 머물러야 할 테니, 자고 갈 호텔을 찾기 위해서였다.
* * *
다음주.
나는 제주도에서 하루를 더 보내고, LB 아카데미로 돌아갔다.
그 후에는 파견 일정 일주일을 꽉꽉 채워 아카데미에 머물렀고, 덕분에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나는 다시 파출소로 출근하고 있었다.
지극히 평소와 같은 출근이었지만···뭐랄까.
왜인지 휴가 나온 군인이 군대로 복귀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 안녕하십니까, 강 경감님!”
“···응. 좋은 아침.”
그래서 일주일 만에 보는 최은영의 깍듯한 인사에도 적당히 반응했다.
그리고 역시 일주일 만에 보는 서인나 팀장이 곧바로 나를 맞이했다.
여전히 출근이 빠른 두 사람이었다.
“어서 와, 강 경감. 파견은 어땠어?”
서인나의 물음에 나는 살짝 주춤했다.
사건을 일찍 끝내고도 파견 일정을 다 채웠다는 걸 혹시라도 눈치챘나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나를 탓하려는 기색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답했다.
“많이 배웠습니다.”
“그래, 그렇겠지. 사건을 해결한 후에는 그쪽에서 강령까지 전수해줬다며.”
전수?
당연히 그런 적은 없었다. 그냥 영혼만 받아온 거지.
하지만 나는 이내 그 말의 배경을 이해했다.
이는 LB 아카데미에서 만들어준 핑계였다.
아무리 그래도 사건 해결 날짜를 속일 수는 없으니, 나머지 일정 동안 강령을 전수해줬다고 한 건가.
“예. 대충 어떤 거냐 하면···”
나는 별운검을 들고, 그 위에 불을 붙였다.
내가 이제 화염을 무기로 쓸 수 있다는 것 정도는 그녀도 알아야 할 테니.
그러자 그걸 본 서인나는 흐뭇하게 웃었다.
“불과 관련된 전승이구나. 잘했어. 전승 중에서는 흔한 편이긴 하지만, 불은 보통 부정한 것을 태우는 이미지가 강하거든. 마를 상대할 때는 유용하게 쓰일 거야.”
그녀의 말대로 화염을 다루는 전승이 많아서일까.
아무리 서인나라도 이게 주작의 분령이라는 건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야 이제 막 강령을 배워온 놈이 위령도 아니고, 신의 분령을 손에 넣고 왔다니 생각하기도 힘들기야 하겠지.
한편 최은영은 어느새 내 옆까지 와서 부담스러운 눈길로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서인나를 향해 말했다.
“혹시 보고는 따로 필요하신가요?”
“나중에 보고서만 천천히 줘. 이야기는 그쪽에서 이미 끝냈거든. 그보다···”
당장 보고서는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
그냥 듣기에는 나쁘지 않은 말이었지만, 나는 이미 그 안에 숨은 속뜻을 눈치채고 있었다.
저건 그냥 보고서보다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다는 말이었다.
“새로운 사건이야.”
내 그럴 줄 알았지.
“벌써요? 아직 사무실 들어온 지 5분도 안 됐는데.”
“급한 사건이라 그래.”
서인나는 쓴웃음과 함께 말했다.
파견에서 돌아오자마자 사건을 던져주는 격이었지만.
나야 편하게 쉬다 온 셈이었으니 불만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정작 나보다도 먼저 서인나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리고 이게···강 경감에게는 좀 생소할 수 있는 사건이거든.”
“생소해요?”
“응. 최근에 한창 시끄러운 사건인데, 아동 차량 납치 사건. 들어본 적 없어?”
“아, 뉴스에서 봤어요.”
그건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에서 놀던 아동 한 명이 누군가에 의해 납치된 사건이었다.
유괴라는 사건의 종류도 종류였지만.
우연히 납치 장면이 또 다른 아동에 의해 촬영되었고, 그 영상이 인터넷을 타고 퍼지며, 순식간에 언론의 관심이 쏠리게 된 사건이었다.
그나저나 아동 차량 납치 사건이라.
서인나의 말대로 처음 맡아보는 형태의 사건이었다.
마인이 누군가를 납치하기라도 한 걸까.
그런 가능성을 떠올리는데, 이어서 의외의 말이 들려왔다.
“참고로 이 사건은 마와 관련이 없어.”
“관련이 없어요?”
서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반대로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그걸 왜 저한테···”
“왜긴. 너도 경찰은 경찰이잖니.”
그야···그건 그랬지.
하지만 우리는 퇴마만 하는 게 아니었나?
“저희가 그런 일반 사건에도 투입이 됩니까?”
“가끔은 그래. 특히 여러 가지 이유로 시급한 사건에 투입되지. 이번처럼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도, 범인을 제대로 못 찾는 사건이라던가.”
그리고 보니 뉴스에서도 들었다.
납치 사건이 일어난 지는 벌써 3일이 지났지만.
아직 경찰은 이렇다 할 단서를 잡지 못했고, 대중의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더 이상 사건 해결을 지체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경찰이 퇴마 경찰까지 투입할 생각을 했다는 건가.
“그래서 납치범을 잡으라고요?”
“잡는 게 아니야. 단서만 찾아도 충분하지. 그리고 아무리 퇴마 경찰이라도 일반 범죄 수사에 대해서는 알아두는 게 좋아. 특히 승진을 위해서는 말이야.”
“그게 승진이랑 상관이 있습니까?”
“경무관 이상부터는 그렇지. 너도 인천경찰청장님은 만나 봤잖니? 퇴마 경찰이긴 하지만, 일반 경찰의 업무를 모른다면 어떻게 그 자리에 있겠어.”
생각해보니 그건 그랬다.
결국 높은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양쪽에서 전부 두각을 나타낼 필요가 있다는 건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근데 왜 하필 접니까? 제 능력은 영력 탐지잖아요. 살아있는 사람을 찾는 건 힘들 텐데요.”
“강 경감말고도 차출된 퇴마 경찰은 몇 명 더 있어. 그리고 강 경감은···최악의 경우를 고려한 거야.”
“최악이요?”
“그래. 납치된 아이가 죽었다면, 그 시체라도 빨리 찾자는 거지.”
그 말에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죽은 아이가 남긴 한이나 염이라도 찾아내라는 뜻이었다.
“어쨌든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강 경감은 사건 수사 본부랑은 따로 움직일 거야. 어차피 그쪽과는 수사 상황을 공유하지도 못하니까. 대신 인원이 붙는 건 분석팀. 그쪽에서 강 경감에게 정보를 줄 거야. 이해했지?”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 건가.
분석팀은 과학수사대의 일부다.
그리고 나는 거기서 정보만 받아,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라는 이야기.
처음에는 강력반 형사들의 틈바구니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이었지만.
들어보니 정작 하는 일은 지금까지 해온 것과 크게 다른 게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자신 있게 답했다.
“알겠습니다. 일정은 언제부터인가요?”
“오늘 오후부터 바로야.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분석팀에 가서 들어.”
* * *
그날 오후.
나는 경찰청에 와 있었다.
경찰청 내부에는 사건 수사 본부가 만들어져, 그곳에서는 수많은 형사들이 바글거리며 소란스럽게 수사 결과를 떠들어대고 있었다.
다만 나는 그런 본부에 가는 대신, 분석팀에 들러 한 남자를 만났다.
이름은 이성민 경감.
분석팀의 소피아 경무관 밑에서 일하고 있다는 퇴마 경찰이었다.
나이는 30대 중반 정도.
거기에 안경을 쓰고 있어 이지적인 느낌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는 분석팀에서 일반 과학수사대의 업무도 처리하며, 일반 사건과 퇴마 사건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남자였다.
“반갑습니다, 이성민 경감입니다.”
이성민은 나를 만나 간단히 악수를 나눈 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럼 먼저, 사건 개요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는 몇 가지 자료와 함께 설명을 시작했다.
사건 내용은 내가 이미 알고 있던 것과 비슷했다.
피해 아동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에서 납치되었고, 같이 놀이터에 있던 다른 아이에 의해 영상이 찍혔다는 것.
“그런데 녹화된 영상에는 범인의 뒷모습만 찍혔습니다. 그래서 용의자를 특정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합니다. 다만 아이의 반응을 보아 면식범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수사 본부의 판단입니다.”
“다른 목격자는 없는 겁니까?”
“없지는 않지만, 전부 아이들입니다. 부모들이 자리를 비운 잠깐 사이를 교묘하게 노렸어요.”
목격자는 당시 놀이터에 있던 세 명의 아이가 전부였다.
또한 아이들이 차량번호 같은, 검거에 유용한 정보에 대해서 눈 여겨 볼 리는 없었기에.
그들의 목격 정보에서도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했다.
“어쨌든 잘 모르는 아이를 납치했으니, 결국 범인의 목적은 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기다 그 아파트 단지가 꽤 부촌인지라 더더욱 그렇죠. 하지만 아직 범인에게서는 연락이 오지는 않았습니다.”
“돈을 목적으로 유괴는 했는데, 금전 요구가 없었다고요?”
“예. 단순히 쾌락범일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아마 부담감 때문이겠죠. 설마 이렇게나 빨리 대중의 관심을 끌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납치범조차 이 정도로 일이 커질 줄은 몰랐다는 이야기.
그리고 이성민의 말은 이어졌다.
“그래서 시간이 없습니다. 부담감을 느끼는 범인이 가장 먼저 할 일은 그 부담의 원인을 없애는 겁니다. 아이가 위험하다는 말이죠.”
시간이 없다는 사실은 이해했다.
내가 다른 단서를 묻자 이성민은 흐린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딱히 없습니다. 영상에 찍힌 차량도 추적했지만, 도난 차량으로 확인되었고 인적이 드물고 CCTV가 없는 길을 이용해서 흔적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지금 수사 본부에서 주변 일대의 모든 CCTV나 블랙 박스를 뒤지며 단서를 찾고는 있지만···아직 뭐가 나오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납치하는 순간의 영상까지 남아 있는데, 정작 수사는 꽉 막힌 상황.
이제야 내가 왜 불려오게 됐는지, 대충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이래서야 다른 퇴마사의 능력조차 개입할 부분이 별로 없었다.
하다 못해 살인 사건이라면 몰라도, 이미 살아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건 퇴마사의 영역이 아니었으니.
물론,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었다.
“······”
나는 어느새 내 눈앞에 생긴 화살표를 바라보았다.
내 머리로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뭘 찾아야 할지 떠올릴 수도 없었건만.
그 화살표는 그저 무심하게 내가 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걸 보며 나는 잠깐 고민에 빠졌다.
서인나의 말대로 지금까지의 사건과는 결이 다른 사건이다.
퇴마도 아닌 일반 사건인데다, 경찰에서는 사건 수사 본부까지 설치하며 3일이 넘게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사건.
하지만 내가 화살표만 따라간다면, 반나절이면 해결될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그런데···그래도 되나?
지금까지와는 그 주목도의 레벨이 다르다.
이런 사건을 식은 죽 먹기로 해결해 버리게 된다면.
경찰 전체는 물론 경찰 외부, 대중의 이목까지 끌게 된다.
별로 내키지 않는 일이긴 한데.
“쯧···”
나는 납치되었다는 아동의 사진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10살도 채 되지 않은 여자 아이.
일단···살아 있는지는 확인해 보는 게 낫겠지.
“우선 납치 현장을 조사해 보겠습니다. 위치 좀 알려주시죠.”
“예. 동행이 필요하시면 같이 가시겠습니까?”
“아니요, 혼자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이성민은 납치 현장의 주소를 찍어 내 폰으로 보내주었다.
나는 곧바로 경찰청을 나와 차에 탔다.
폰은 열어보지도 않았다.
어차피 내가 향할 주소는 그곳이 아니었으니까.
나는 내 눈에 보이는 화살표를 따라, 도로를 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