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hampion Too Good at Exorcism RAW novel - Chapter 78
78.
다음날.
파출소로 출근하자마자 서인나는 팀원들을 회의실로 불러모았다.
어제 예고했던 대로, 마인들의 사교 건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다들, 전에 메신저 놈들 쓸었던 건 기억하지?”
서인나는 먼저 어떻게 사교가 발견되었는지를 팀원들에게 설명했다.
메신저들의 자금을 추적하다가 이단의 마약 공장으로 이어지고, 거기서 다른 마인 세력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이야기.
나는 대충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오늘은 마지막에 한 문장이 더 추가되었다.
“그리고 오늘, 사교로 추정되는 놈들의 위치를 전달받았어.”
이어지는 서인나의 설명에 의하면 마약 공장이 발견된 이후.
사교의 가능성을 눈치챈 경찰과 교회는 서로 협력해서 마약 공장을 드나들었던 모든 마인들의 동선을 일제히 조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 마약을 제조하는 마인 하나가 깊은 산골짜기 아래로 향해서 돌아오지 않았는데.
그 골짜기 안에서 심상치 않은 지형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위치는 경상북도의 수도산이야. 조사 인원의 증언에 의하면, 산 중간에 땅이 갈라진 것 같은 깊은 골짜기가 생성, 그게 마치 깎아지른 절벽처럼 아래로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고 해. 이게 그 사진이야.”
서인나는 사진 하나를 꺼내 화이트 보드 위에 붙였다.
그녀의 말대로 산과 산 사이.
원래라면 계곡이 있어야 할 것 같은 공간에, 대신 깊은 절벽이 보이는 사진이었다.
서인나의 말이 이어졌다.
“파악된 깊이만 수백 미터야. 조사 인원은 그 아래로 진입하지는 않았어. 그러니 수백 미터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최소치지. 어쩌면 깊이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어.”
“마역…같은 건가요?”
내 옆에 앉은 최은영이 소심하게 물었다.
그녀의 의문은 타당했다.
사진에 비친 지형은 명백히 부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서인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건 어디까지나 실재하는 공간이야. 그래서 더 경계해야 해. 마의 힘을 동원했다고 해도, 이 정도 규모의 지하 공간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이어서 그녀는 우리 팀에게 떨어진 임무를 설명했다.
그건 절벽 아래의 조사와 조사 중 발견하는 모든 마의 토벌이었다.
“저희 팀만 투입되는 겁니까?”
“일단은 그래. 이곳은 입구에 결계가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철저히 숨겨져 있는 대신, 사람의 통행은 거의 없었어. 그래서 적들도 소수 정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야.”
내 질문에 서인나는 그렇게 답했다.
소수 정예라.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뭐라고 해야 할까.
“……”
불현듯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나 역시 이세계에서도 이교도라 불리던 광신도들을 처단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의 경험에 의하면, 이교도의 신전은 꼭꼭 숨겨져 있는 주제에 내부에는 신기할 정도로 까다로운 것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신전에 설치된 함정은 던전의 그것보다 훨씬 교활하고 악랄했으며.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경비가 필요한 곳에는 봉인된 몬스터들까지 바글거리고 있을 정도였으니.
“위험할 것 같은데요.”
그래서 나는 그렇게 말했다.
서인나 역시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맞아. 좀 부담스러운 사건이긴 하지. 적의 전력이 확실치는 않으니까. 그래서 권고 사항이 붙었어.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철수해도 돼.”
그런 판단이 들면 이미 늦은 게 아닐까 싶긴 하지만…뭐, 그 정도가 최선인가.
경찰 측에서도 이런 일은 처음 인 듯 보였다.
그러니 이게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는, 확신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양쪽 절벽에 하나씩,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그래서 우리 팀을 둘로 나눠서 움직일 거야.”
“여기서 또 나누는 검까?”
위험하다면서 인원까지 나눈다는 말에 한성민이 물었다.
하지만 사람을 나눠서 움직이는 것 자체는 나도 찬성이었다.
저런 절벽에 난 길, 즉 잔도라고 해봐야 협소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아마 발 디딜 곳도 마땅치 않은 좁디좁은 벼랑길이겠지.
그런 곳에서 모든 인원이 한 줄로 서서 내려가는 건, 습격을 고려할 경우 오히려 더 취약했다.
또한 굳이 내려가는 길을 2개나 만든 것은 사교 측의 술수일 가능성이 높았다.
분명 놈들의 본진으로 이어지는 것은 둘 중 하나 뿐일 테니.
그러니 제대로 정찰과 토벌을 하려면, 두 입구를 동시에 공략할 필요가 있었다.
그것과 비슷한 설명을 서인나가 입에 담았다.
“…그런 이유야. 그래서 같이 움직일 인원은 나랑 최은영, 그리고 권태수 할아범. 다른 하나는 강진우 경감, 한성민, 그리고 나하정이야. 이의 있니?”
서인나의 인원 분배는 정석적이었기에, 그다지 불만은 없었다.
탐색 능력을 갖춘 나와 최은영, 그리고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춘 서인나와 나하정, 거기에 전방을 책임질 나머지 둘을 양쪽으로 분배한 것이었으니.
“좋아, 없으면 바로 준비하자. 준비가 끝나는 대로 출발할 거야.”
회의는 거기까지였다.
우리는 곧바로 차를 타고, 수도산으로 향했다.
* * *
“워…분위기 장난 아니네.”
현장에 도착한 한성민이 그렇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절벽을 내려다본 풍경은 사진과는 또 사뭇 달랐다.
눈앞에 있는 것은 까마득한 깊이의 절벽.
그 아래로는 짙은 안개까지 끼어 있어서 뭐가 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안개는 의도적인 거겠죠?”
“그럴 겁니다.”
나하정의 질문에 내가 답했다.
시야를 방해하는 안개 때문에 반대편 절벽의 모습조차 감지할 수 없었다.
아마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결계가 서인나에 의해 해제된 것이 원인이리라.
“그럼 한 순경, 앞장서.”
내 말에 한성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벼랑길을 내려갔다.
한성민이 가장 앞에, 나하정이 중간, 내가 가장 후방을 맡았다.
원거리 사격이 가능한 나하정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나도 이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총을 사용하는 나하정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으니.
“어우…위험하다, 위험해.”
앞장서던 한성민이 때때로 그런 소리를 냈다.
그만큼 벼랑길이 좁고, 경사가 급했기 때문이었다.
“후우…”
그래서인지 평소라면 항상 옅은 미소를 짓고 있던 나하정조차 긴장한 채로 한숨을 내쉬었다.
높은 곳에 약한 건지, 다소 불안해 보이는 시선.
그런데 그 길은 마냥 곧게 이어지지도 않았다.
“여기 길이 끊겨 있슴다. 아래로 뛰어야 할 것 같은디.”
그 어설픈 벼랑길은 그조차 중간에 뚝 끊겨, 1미터 정도 아래에 다시 길이 이어졌다.
이에 한성민은 곧바로 아래로 뛰어내려 무사히 착지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풍경이지만…뭐, 사실 그렇게 위험한 일만은 아니었다.
퇴마사의 신체 능력은 일반인보다 훨씬 뛰어난데다 한성민은 아라한의 전승까지 갖고 있다.
그건 단순히 힘이 강해지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신체 제어 능력 역시 상승한다는 의미로, 벼랑길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아마 갑자기 길이 무너지더라도 이에 반응할 수도 있을 정도의 반응 속도도 갖추고 있으니.
하지만 어째서일까.
내 앞을 걷던 나하정은 그 앞에 돌연 멈춰 섰다.
그리고 또다시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후우…”
“괜찮아요?”
불안해 보이는 나하정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딱딱한 미소와 함께 나를 한 번 돌아보았다.
“…네, 괜찮아요.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그녀는 곧 아래로 뛰었다.
다소 비틀대긴 했지만 어떻게든 공포를 추스른 모양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 아래로 향했고.
길은 점점 더 험해졌다.
“와…씨, 이건…”
마치 맨손으로 건물에 올라가는 파쿠르 영상처럼, 몇 번이나 아찔한 점프를 했던 한성민이 앞에 펼쳐진 길을 보며 말했다.
이제 이건 더이상 길도 아니었다.
2미터 정도 앞에 있는 것은 그저 딱 발을 디딜 정도로 튀어나온 바위의 일부.
그리고 그 바위 너머, 또다시 2미터 앞으로 걸을 만한 공간이 보였다.
즉 여기서 뛰어서 저 바위를 밟고, 곧바로 다시 뛰어야 한다는 말.
“뭐, 일단 먼저 가겠슴다.”
한성민은 침착하게 그 구간을 뛰어넘었다.
다행히 튀어나온 바위가 무너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 뒤에 선 나하정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갈 수 있겠어요?”
“…네, 네.”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데.
“조금만…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 정도야 어렵지 않지.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절벽 아래, 안개로 둘러싸인 그곳에서 무언가가 보였다.
레벨 표시.
저 아래에서 적이 올라오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목소리를 냈다.
“그건 안 되겠네요.”
“네…?”
“적입니다.”
내 말에 나하정의 눈에 초조함이 깃들었다.
적이 습격해 온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아예 건너간 사람이 없다면 오히려 상관이 없었겠지만, 한성민은 이미 건너편으로 움직인 상태.
이대로 놔두면 혼자 남은 그가 표적이 될 경우,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걸 나하정이라고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움직이려 하겠지만, 지금은 그쪽이 더 불안했다.
공포에 기인한 초조함은 냉정을 좀 먹는 법이니.
그래서 나는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가만히 있어요.”
“꺄악!”
나는 곧바로 나하정을 들쳐멨다.
그러자 옅은 향기와 함께, 생각보다 가벼운 무게가 어깨에 닿는다.
그리고 그 상태로 까마득한 벼랑에 난 바위를 밟고, 염소처럼 움직여 그 너머의 길에 닿았다.
그 후 내가 나하정을 내려주자, 그녀의 얼굴을 조금 붉게 변해 있었다.
“…고마워요.”
“그보다 저거.”
나는 절벽 아래를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이제 슬슬 퍼덕거리는 무언가의 날갯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박쥐임다!”
사람만큼 커다랗고 피처럼 붉은, 25 전후의 레벨을 가진 박쥐였다.
“저거, 괴이입니까?”
“네, 식인 박쥐에요.”
내 질문에 어느새 권총 두 자루를 손에 든 나하정이 답했다.
그것들은 사람의 살과 피를 먹는 박쥐 형태의 괴이로, 초음파를 사용한 공격이 특기라고 했다.
초음파라.
“끼-”
그 말대로 우리 쪽으로 접근한 박쥐들은 일제히 그 입을 벌렸다.
하지만 그 소리가 우리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주변의 모든 소리를 통제하는 긴나라의 전승 덕분이었다.
“…?”
이에 나하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그녀의 손은 놀고 있지 않았다.
순식간에 수십 발의 총알이 발포되며 불을 내뿜는다.
멍청하게 입만 벌리고 있던 박쥐 한둘이 벌집이 된 채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옵니다!”
초음파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안 건지, 박쥐들은 이쪽으로 날아들었다.
이제 보니 놈들의 다리에는 위협적인 발톱이 나 있었고.
입에는 커다란 송곳니가, 그리고 날개의 테두리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말 그대로 온몸이 흉기나 다름없는 짐승.
“……”
놈들은 먼저 나하정에게로 몰려들었다.
박쥐 주제에 기본적인 지능은 있는 건지.
한 놈이 가장 앞서 돌격해 총알받이를 하더니, 나머지 놈들이 사방에서 치고 들어왔다.
이에 한성민은 재빨리 야구 배트를 들고 나하정의 옆에 섰다.
그리고 나 역시 검을 빼 든 채, 놈들이 더욱 접근하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박쥐들이 어느 정도 사정권에 들어온 순간.
내 검에서 백색의 화염이 작렬했다.
순식간에 검 전체를 물들인 화염은 그 이상으로 타올랐고 나는 그것을 그대로 전방으로 쏘아냈다.
“끼에에에!”
부채꼴 형태로 절벽을 물들인 화염이 박쥐들을 덮쳤다.
공중에서 몸을 뺄 틈도 없이 거기에 휩쓸린 박쥐들은 비명과 함께 날개를 사납게 퍼덕거렸다.
그러나 내 화염은 그 정도로 끌 수 있는 평범한 불이 아니다.
그것은 주작의 불꽃이자, 거기에 빛속성까지 부여된 성화.
때문에 박쥐들은 그 하얀 화염에 휩싸여 날개부터 타들어 가며 추락해,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 방금 그게 뭡니까? 그런 것도 할 줄 알았슴까?”
한성민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그야 그는 내가 화염을 쓰는 걸 처음 본 것일 테니, 놀라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LB 아카데미 갔을 때 배워온 거야.”
“아니, 나도 거긴 한 세 번은 갔었는디.”
황당하다는 듯 한성민이 말했다.
다만 나하정은 역시 놀란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슬쩍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조금 전에 그건 뭠까?”
“그거라니?”
“박쥐 초음파 막은 거요. 그것도 강 경감님이 한 거 아님까?”
“응? 그건 나도 모르겠는데?”
한성민의 말에 나는 그렇게 답했다.
법당 쪽과 인연이 있는 그에게 굳이 긴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으니.
나는 의심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한성민을 무시하고 절벽 아래를 노려보았다.
눈에 보이는 레벨 표시는 더이상 없었다.
“다른 놈들은 없네. 계속 가자.”
내 재촉에 한성민과 나하정이 움직였고.
그 이후에도 거친 벼랑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다만 조금 전의 일 때문인지, 상당히 아슬아슬한 구간 앞에서도 나하정이 걸음을 멈추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내려갔을까.
“어우…”
질렸다는 듯 한성민이 그런 소리를 냈다.
그 이후에도 박쥐들의 습격은 물론 온갖 괴이들이 끝없이 우리를 공격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중에서도 최악은…조금 전에 물리친 지네.
몸통 굵기가 사람보다 두꺼운 거대한 지네가 절벽을 타고 올라오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거기에 놈은 나하정의 권총 탄알을 튕겨내는 강력한 껍질까지 갖고 있어서, 처리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그 때문에 지네는 내가 화염으로 먼저 껍데기를 태우고, 그것을 한성민이 접근해 깨부순 후.
마지막으로 그곳에 나하정의 총알을 박아넣고 나서야 겨우 쓰러뜨릴 수 있었다.
“이거, 앞으로 또 나올 거 같슴다.”
한성민이 절벽에 걸친 거대한 지네의 사체를 보며 말했다.
나하정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녀는 불편한 얼굴로 입을 다물었지만.
“아니, 아마 아닐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 지네의 레벨은 41.
다른 괴이들의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니 아마 이놈이 이 주변을 제압하던 강자라는 뜻.
또한 이곳에 괴이를 풀어놓은 것이 사교 놈들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아마 놈들의 본거지로 향하는 길목에 이런 지네를 두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나는 그런 생각을 팀원들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그들의 얼굴에 그리웠던 그늘이 조금은 옅어졌다.
“그럼 계속 가보겠슴다.”
한성민이 앞장서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얼마 후.
“여기 좀 보십쇼!”
벼랑길 끝에, 절벽 안쪽으로 향하는 동굴이 있었다.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입구.
그러나 그 안쪽은 상당히 넓었으며, 기괴한 문양이 새겨진 작은 비석도 보였다.
“들어가 볼까요?”
한성민이 물었다.
나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절벽은 아직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즉 절벽의 바닥에 닿은 것은 아니라는 뜻.
하지만,
“그래야지. 다른 길도 없는데.”
유일한 길이었던 벼랑길은 이제 어디로도 연결되지 않았다.
절벽으로 뛰어내릴 게 아니라면, 오직 갈 수 있는 것은 동굴의 안쪽뿐.
그래서 우리는 그 동굴 안쪽으로 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