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quisite Repair RAW novel - Chapter 27
27화 천지이상!
괴석(怪石)이 수북이 쌓인 돌 숲.
처참한 모습의 구 관사가 나침반을 들고 있는 중년 남자를 따라 좌로 갔다가 우로 갔다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 중년 남자는 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살아있는 게 누가 봐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 석림 미로는 품계가 높지 않지만, 매우 현묘하군. 움직이지 않는 거 같지만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어. 하지만 이미 돌파구를 찾았으니 사흘이면 나갈 수 있을 거 같네.”
중년 남자는 묵묵히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말투도 가벼워져 있었다.
“응? 어떻게 된 거지?”
중년 남자의 표정이 변하더니 들고 있던 나침반의 바늘이 미친 듯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바늘은 어느 한 방향을 가리켰다.
고개를 든 중년 남자의 입은 크게 벌어졌다.
먼 하늘에서 화려한 영광이 천지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사방에서 모여든 영광은 하늘에서 떨어지면서 천지를 관통하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곳의 영기가 미친 듯이 그쪽으로 모이고 있었다.
“저런 엄청난 영기와 영광의 능력이라니, 신해기 고수가 강림한 건가? 그는 뭘 하려는 거지 이 비경을 전부 흡수하려는 건가?”
중년 남자는 경악한 표정이었다. 이미 석림미로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아니, 신해기 고수는 오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도대체 누굴까요? 이곳의 요물인가?”
구 관사는 두려웠는지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다.
“저런 위력이면 아마 대요(大妖)겠군.”
두 사람이 경악하고 있는 사이 먼 곳에서 천지를 뚫고 내려온 화려한 영광은 마치 엄청난 힘에 흡수되는 거 같았다. 허공 수십 리를 가득 메웠던 화려한 영광은 순식간에 강제로 찢어지면서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우우웅!
엄청난 울림이 마치 천지의 소리처럼 무궁하게 뻗어나갔다.
그 소리가 비경 전체에 울려 퍼지면서 비경 전체가 떨리더니 무형의 기운이 거칠게 몰아치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머나먼 하늘에서 자색 기운의 기둥이 하늘을 뚫고 솟구치더니 순식간에 팔백 리 천지로 뻗어나갔다.
하늘은 화려하고 우아한 자색으로 물들었다.
자색 기운이 모여들자 마치 온 하늘이 자색의 상서로운 구름으로 변하였다.
“아니, 저건 대요가 아닙니다! 저건 이상(異象)입니다, 천지이상(天地異象)!”
구 관사는 더욱 경악했고 눈동자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거 같았다.
다시 하늘의 자색의 상서로운 구름을 보자 팔백 리 천지가 모두 하나의 색으로 되어 있었다. 구 관사의 말투는 신음에 가까워졌고 입술이 떨려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자기가 팔백 리나 펼쳐지다니. 어떤 비범한 자질이 세상에 나오려는 거지?”
뭐라고 중얼거리며 한참을 지켜보던 구 관사는 갑자기 뭔가 생각났는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소 형, 돌아갑시다. 바로 저분을 찾아가야 합니다.”
“응? 구 형, 그게……”
“보물은 무슨, 저분을 만영상호로 모신다면 어쩌면 오백 년 후에 우리 만영상호에서 살아있는 봉호도군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 큰 공이면 자소도군의 묘혈을 전부 가지고 간 거보다 큽니다!”
* * *
“드디어 축기가 되었구나.”
산 동굴 안에서 진양은 천천히 두 눈을 떴고 눈에서 자색 빛이 흘렀다. 진원이 움직이자 몸에서 배출된 불순물도 덩달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고개를 들자 진양은 갑자기 당황했다. 머리 위에서 빛이 비치고 있었고 산머리 전체가 갈라져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설마 축기가 이렇게 만든 건 아니겠지?”
진양은 혀를 차며 머리를 긁적였다.
방금 완전무결하게 의식이 완전히 몸 안에 집중되긴 했었다.
그래서 전력을 기울였는데, 설마 이런 엄청난 현상이 일어난 줄 몰랐다.
방금 현상으로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을지도 모르니 진양은 몸을 일으킨 후 바로 그곳에서 벗어났다.
축기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으니 한동안은 안정화만 시키면 되었다. 굳이 거칠게 정진할 필요가 없었기에 그곳에서 떠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진양이 한 걸음을 내디디니 몸은 이미 수십 장 밖에 도달해 있었다.
두세 걸음 만에 엄청난 거리를 뛰어넘었다.
진양은 걸음을 멈췄고다. 속에서 올라오는 기쁨을 참지 못했다.
양기 때는 진원이 흩날리고 의지할 곳이 없어서 뿌리 없는 물처럼 매번 소모가 극심했었다.
경지가 조금씩 낮아질 위험이 있었고 중상을 입으면 경지가 쉽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에 자소도경으로 축기에 도달하자 몸 안에 꿈쩍도 하지 않는 산이 들어있는 거 같았다. 진원을 사용하면 알아서 움직여서 소비되더라도 바로 회복되면서 심지어 자신의 도기(道基)를 절대 훼손할 수 없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그중 차이를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가장 직관적인 건 진원의 양이 매우 크다는 것이었다. 예상했던 한계보다 몇 배나 더 되었다. 진원의 질량도 매우 높았다.
다른 사람이 십 할의 질량으로 비술을 발동시킨다고 하면 질량이 높은 자는 아마 일, 이 할 정도면 충분했고 위력도 더 강했다.
도기가 산처럼 공고하면 좋은 점이 더 많았다. 폭발력도 더 강하고 몸에 주는 부담도 덜했다.
잠깐 감상에 빠졌던 진양은 손이 근질거렸다.
이제 상청운소인비뢰법을 시전할 수 있을지 없을지 시험해보고 싶어졌다.
‘이제는 내가 감당할 수 있겠어’
머릿속으로 상청운소인비뢰법을 생각하고 진양은 손을 교차하여 인결(印訣)을 맺었다.
진언이 흐르더니 위험한 기운이 떠오르면서 하늘에 구름이 모였다.
공기 중에서 소리가 나면서 뇌전이 일어났다.
하지만 순식간에 진양은 진원을 흩었고 고개를 흔들었다.
이 비법은 순순히 시행할 수 없는 비법이었다.
잠깐 시험해 본 건데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진원 소비도 심해서 가장 약하게 시전해도 한 번에 절반의 진원을 필요로 했다.
‘이제 막 축기에 성공했으니 지금은 너무 무리하지 말자. 이런 비법 말고 다른 걸 시험해봐야겠다. 묵록을 시험해보는 게 제일 좋겠다. 전에 보리수나무 요물로부터 얻은 나무껍질로 부전을 제작하자니 아깝고, 묵록에 성공할 확률은 낮아서 사용하기 아까웠었는데.’
생각이 들자 진양은 다시 다른 쪽으로 십 리를 달린 후 다시 동굴을 파고 들어가서 시험해보기 시작했다.
나무껍질을 잘라서 부전을 만들었다. 진양을 묵록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진양이 몇 획의 붓질에 보라색의 두루미를 그렸다. 두루미는 마치 종이 위에서 날개를 펴고 날아갈 거처럼 생생했다.
“환형묵록(幻形墨籙)이 드디어 완성됐군.”
진양은 기분이 좋아졌다.
부전초해를 얻었을 때 가장 만들고 싶었던 것이 바로 환형묵록이었다. 아홉 종의 묵록을 익혔는데 그 중 환형묵록은 세 종류였다. 그중 하나가 두루미 환형묵록으로, 두루미를 소환하여 탈 수 있었다.
속도는 축기 수도사의 어기를 타고 나는 것과 비슷했고, 자신의 진원이 소비되지 않았다.
“설마, 이 나무껍질의 질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게다가 진원의 질도 높으니까 첫 제작에 상품 묵록이 나오네. 한 번에 이 힘을 모두 소진하지 않으면 다시 스스로 회복되어 계속 쓸 수 있겠구나.”
첫 번째 묵록 제작이 대성공이자 진양은 계속해서 만들었다.
다시 세 종류의 금권(金卷) 묵록 중 두 개를 만들었는데 하나는 방어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달리기용이었다.
다시 두 권을 만든 후 진양은 그만두었다. 이 나무껍질을 계속 쓰기가 너무나 아까웠다.
세 권의 묵록 모두 상품이었다. 진양은 자신의 숙련도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나무껍질의 질이 지나치게 좋은 게 큰 공이었다.
세 권의 묵록도 지금은 어느 정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다.
도구를 정리하고 진양은 늪지로 향했다.
애당초 보리수나무 요물에게 그를 데리고 떠난다고 약속했었다.
이제 더는 관심 갈 만한 물건도 없었기에 보리수나무 요물을 데리고 나갈 생각이었다.
떠날 방법을 찾았는데 다시 돌아가야만 했다.
다시 늪지 부근에 서자 안은 여전히 죽은 듯이 적막이 흘렀다.
독기가 발생하여 공기 중에 살기가 떠다니고 있었다.
진양은 눈을 가늘게 뜨며 먼 곳을 보았다.
진원이 두 눈에 흐르자 앞쪽의 옅은 안개가 갑자기 걷히는 것처럼 모든 게 선명하게 보였다.
눈이 늪지 아래로 향하자 시력이 마치 번개처럼 물웅덩이를 뚫고 지나가 물웅덩이 아래가 보였다.
아래는 수초가 무성한 호수와 연결되어 있었다. 표면의 토지에는 놀랍게도 모두 물 위에 떠다니고 있었다.
안에는 물 위에 떠다니고 있는 창백하게 부패한 시체가 보였다.
사람, 요족 그리고 많은 알 수 없는 종족이 모두 있었다.
이들 외에도 전의 그 괴물도 있었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시체들 속에 섞여 있었는데 마치 죽은 것처럼 미동도 없었다.
진양은 물속의 시체들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저들한테서도 기능서가 나오려나.”
진양은 더는 머뭇거리지 않고 두 권의 금권묵록을 꺼낸 후 발동시켰다. 그러자 한 권이 머리 위로 떠 오르더니 금빛이 내려오면서 그를 뒤덮더니 수많은 부문이 빛의 장막 위로 흘렀다.
다른 한 줄기는 앞으로 나아가서 펼쳐지더니 금광대도(金光大道)로 변하여 진양의 발밑부터 늪지의 안쪽까지 뻗어졌다.
갑자기 늪지 안에서 죽은 듯이 있던 괴물들이 일제히 꼬리를 움직이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와 봐, 날 쫓아오면 내 머리를 너희 입안으로 직접 넣어주마.”
진양은 크게 웃으며 발을 금광대도에 내디뎠다.
순식간에 금광대도는 날아가듯이 앞으로 뻗어나갔고, 한 걸음 만에 백 장 밖에 도착해 있었다.
상고시대에 따르면 이 신통한 대능을 익히면 한걸음에 팔천 리를 갈 수 있고 문을 나와서 산책하면 수십만 리를 갈 수 있다고 했다.
이 묵룩은 비록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한걸음에 백 장이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진양은 금광대도를 타고 산책하듯이 걸었다. 물웅덩이 안의 괴물이 미친 듯이 뒤를 쫓아왔지만 그를 따라올 수는 없었다.
다시 늪지 맞은편의 땅에 도착한 후 진양이 발동을 마치자 발밑의 금광은 다시 묵록으로 돌아왔다. 머리 위에서 내려오고 있던 금광도 똑같이 돌아갔다.
단숨에 늪지를 건넜기에 방어 묵록의 힘은 조금밖에 쓰지 않았고 소모도 미미했다. 금권묵록도 삼 분의 일의 힘만 사용했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자 바로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
하루만 지나면 전부 회복할 수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수 리 밖에서 두 마리의 괴물이 미친 듯이 쫓아오고 있었다.
“언젠가 너희 둥지를 무너트려 주마!”
진양은 웃고는 몸을 돌려 보리수나무 숲으로 달렸다.
* * *
바깥에서는 세 명의 고수가 같이 여전히 힘을 모아 붓꽂이를 연화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붓꽂이의 진짜 모습은 이미 완전히 드러나 있었지만 본래 심연이 있던 곳의 대지는 백 장이나 깎여 나갔고 남은 백 장 높이의 붓꽂이만 꼿꼿이 서 있었다.
오래된 붓꽂이가 조금씩 떨렸고 마치 누군가에 의해 땅에서 뽑히려는 거 같았다.
“이 비보는 예상보다 더 강하군요. 우리 세 사람이 같이 공격하는 데도 한 달이나 걸리다니. 영태성녀의 혜안에 감탄했습니다.”
금장거는 허공에 서서 한숨을 쉬었다.
“금장거, 설마 후회하시는 겁니까?”
칠향차 안에서 들려오는 영태성녀의 목소리는 마치 물방울이 옥쟁반에서 흐르는 거 같았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저 농입니다. 그나저나 이상하군요. 한 달이면 마석성종의 사람이 달려와도 벌써 도착했을 텐데 어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 걸까요. 이곳의 일을 마석성종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요.”
금장거의 말에는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하하하, 금장거께서 폐관(閉關)하고 나오질 않아서 모르셨구려. 마석성종에 귀찮은 일이 생겼습니다. 막 종주(莫宗主)도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 일이 있습니다. 어디 이곳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있겠습니까.”
대장로가 크게 웃었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 무슨 일이길래 막 종주가 그렇게 화가 난 겁니까?”
“도문(盜門)에 대해서 아시지요?”
“도문, 그 종문은 수만 년 전에 멸문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그저 몇 마디 전설로만 남았고 최근에 도문이 다시 세워졌다는 건 들었지만 종문의 본거지조차 없는데 어찌 막 종주가 도문에 화가 난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