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quisite Repair RAW novel - Chapter 53
53화 간파당하다!
하지만 지금 진양은 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스승님, 이번에 확실히 많은 기연을 얻은 것 같습니다. 마침 스승님께 효도하려고 오려던 참이었는데……”
진양은 말을 마치지도 않았는데 강천은 기쁨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강천이 웃으며 말을 막았다.
“가운아, 더는 말 할 필요 없다. 기연은 너 자신의 것이고 게다가 오우 사조께서 너에게 주신 것이니 너는 잘 간직하고 더는 말하지 않아도 된다.”
강천의 자비로운 웃음을 보자 진양은 마음 깊은 곳에서 한기가 느껴졌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됐다. 네가 심신이 손상된 거 같으니 이틀은 편하게 쉬어라. 마침 이번에 네가 기연을 얻어서 기본이 크게 올라갔으니 내 생각에는 너에게 신금납서결(辛金納西訣)을 전수해주어도 좋을 거 같구나. 이 법결과 네가 익힌 경금납서결은 서로를 보충해준단다. 두 개를 하나로 합치면 바로 오금납서묘결(五金納西妙法)이다. 수련의 난도가 상당하지만 너는 수련할 수 있을 거다. 이틀 동안 쉬면서 먼저 연구해 보아라.”
강천은 자비로운 얼굴로 법결 하나를 침대 머리에 놓고 진양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몸을 돌려 나갔다.
진양은 돌 침상에 앉아서 강천이 떠나는 걸 멍하니 지켜보았다.
갑자기 마음속에서 공포가 솟구쳐 절정에 올랐다.
‘저 늙은이는 날 간파했다!’
진양은 강천의 태도를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진양은 돌 침상 가장자리에 앉아서 법결을 들고 미간에 붙이자 번잡한 내용이 끊임없이 그의 머릿속으로 주입되었다.
잠시 후, 법결을 내려놓은 진양의 눈빛은 복잡했다.
의심이 들었고 이해할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두려움까지 생겼다.
가운의 스승은 정말 이상했다.
그는 틀림없이 자신을 간파했는데 왜 폭로 안 한 걸까?
어째서 자신에게 새로운 공법을 전수해준다는 걸까.
이 신금납서결은 정말로 경금납서결과 서로의 잘 어울렸다.
만약 진짜 가운이었으면 기본이 부족하여 동시에 두 가지를 익히기에는 부족했을 것이다.
수도사의 수련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기본만 튼튼하다면 그다음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이 늙은이는 정말 자신의 헛소리를 믿고 정말 ‘가운’이 기연을 만났다고 생각하는 건가?
게다가, 자신의 목에 걸려 있는 수십 개의 주머니 안에 소장하고 있는 보물이 상당히 있었다. 을목정기의 결정, 붓꽂이 비보 심지어 혈라마까지.
이런 비보들은 모두 신해 대수도사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뜻밖에도 비보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진양은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을 간파하고도 비보를 달라고 하지 않다니.
을목정기 결정의 수량은 많았지만, 강천이란 자는 하나도 원하지 않았다.
위 노인 같은 고수도 을목정기를 눈독을 들였는데, 강천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진양도 무슨 까닭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정신을 차리자 더 중요한 일이 생각났다.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고는 아무런 이상이 없자 잠시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 보면 자신을 화련, 그 남창에게서 구해주었으니 이 노인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이 노인이 자신을 간파한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남창한테 당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이 생각이 들자 진양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마석성종은 어떻게 정상인이 없을까.
오천 년 전에 죽은 자가 이상하게 변해서 나오자마자 사람을 죽이질 않나.
소성자라고 불리는 자는 육체가 강인하고 혈기가 왕성한데 남자를 좋아하질 않나.
실력을 헤아릴 수 없는 강자인 노인은 뭔가 기괴하질 않나.
위 노인의 말에 따르면 마석성종의 종주도 큰소리치기만 좋아하는 허풍쟁이라고 했다.
이런 종문이 호량 삼성종에서 서열 두 번째라니.
생각하던 진양은 그저 속으로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마석조사 묘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 연기가 하늘 높이 치솟는 광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그에 비해 도문 조사의 묘의 풀은 황무지가 될까 봐 걱정이었다.
쾅쾅!
진양이 오만가지 생각을 할 때 문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금속이 떨어져서 견고한 돌과 부딪히는 소리처럼 무겁고 딱딱했다.
진양은 돌집의 문 앞으로 가서 문의 작은 구멍으로 보자, 상당한 덩치의 구리 인간이 석 장 높이의 검은 광석을 메고 걸어오고 있었다.
구리 인간은 온몸이 구리색이었다.
몸에는 비늘 갑옷을 입고 있었고 발에는 신발 끝이 올라간 장화를 신고 있었다.
이 구리 인간은 마치 전체를 주조하여 만든 것 같이 조금의 틈도 없었다.
만약 움직이지 않으면 구리 조각상 같았다.
구리 인간을 한 번 훑어본 진양의 머릿속에는 그에 대한 기록이 떠올랐다.
옹중갑사(翁仲甲士)는 상고시대부터 전해오는 꼭두각시 중 하나였다.
이 옹중갑사는 죽지도 않는 것을 물론 지칠 줄도 몰랐고 실력은 막강했다.
또 대량으로 만들 수 있어서 능을 지키는 호위로 많이 일하고 있었다.
다만 현재 전해지는 제조 법문은 매우 간략해서 상고의 옹중갑사보다 완전하지는 못했다.
현재의 제조법에 따라서 만들면 힘은 세지만 지능이 낮아서 금속 광맥을 채굴할 때나 주로 쓰였다.
옹중갑사는 현철 광석을 놓고는 진양을 향해 몸을 돌리자 입에서 사람의 말이 나왔다. 그것은 강천의 강한 기운의 목소리였다.
“가운아, 오우 사조가 이상하게 변하고 이변이 생겼는데 많은 사람 중 오직 너만 살아남았다. 천형봉(天刑峰)의 망할 늙은이가 개인의 권력을 남용하여 너를 데리고 가서 엄중히 조사하려고 한다. 이번에 가게 되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너는 여기에 숨어서 수련하고 떠나지 말아라. 스승은 그 노인네를 잠시 상대하고 오마.”
옹중갑사는 이 말을 하고는 바로 발길을 돌렸다.
진양은 눈을 들어 먼 곳을 보며 옹중갑사의 뒷모습을 보았다.
잠시 후 상대방은 동굴로 들어간 후 모습이 사라졌다.
진양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이 늙은이에게서 호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다.
십중팔구 늙은이가 마침 일이 있어서 반드시 나가야 하는데 그가 도망갈까 봐 은근히 위협한 거였다.
그래도 종문에서 심문한다는 건 거짓이 아닌 듯했다.
큰일이 났는데 오직 한 사람만 살아서 돌아왔으니. 종문은 반드시 심문해야 했다.
지금 아무도 오지 않는 걸 보니 노인이 힘 좀 쓴 게 분명했다.
만약 자신이 예금봉을 떠나면 잡힐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되면 위장을 간파당해 자신은 여기서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진양은 오한이 들었다. 이 노인은 분명히 무슨 꿍꿍이가 있었다.
마석성종의 얼마나 많은 사람의 시선이 예금봉에 쏠려 있고 자신에게 쏠려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떠나면 죽음이고, 안 떠나도 아마 좋은 결말은 없을 것이다.
진양이 고개를 돌리자 옆에 있는 석 장 높이의 거대한 현철 광석이 보였다.
노인은 자신에게 공법을 전수해주었다. 또 옹중갑사가 광석을 캐서 자원을 가져다주었다.
게다가 그는 옹중갑사의 입을 빌려서 소식을 남겼다.
아마 그는 옹중갑사를 통해 자신의 모든 걸 감시하고 있을 거다.
일단 지금은 신금납서결은 반드시 수련해야 했다.
그래야 적어도 당분간 그의 시선을 끌지 않을 수 있었다.
경금납서결은 피부와 근육, 뼈를 수련할 수 있었다.
신금납서결은 혈육의 내부를 수련하여 두 가지가 합쳐지면 오금납서묘법이 된다.
이러면 그 효과는 엄청나게 된다.
두 개의 법결이 상호보완적이지만 또 물과 불처럼 서로 맞지 않기도 했다.
두 개가 하나가 되려면 육체의 기초가 반드시 두 개의 합쳐지는 충돌에 버틸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근육과 뼈가 부러지고 혈육이 사라지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그 늙은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법문만 남기고 가버렸다.
진양은 오히려 그런 무관심이 더욱 두려웠다.
진양은 마음속에서 간간이 한기가 느껴졌다.
그래도 왠지 노인이 자신의 잠재력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은 마치 이렇게 생각하는 듯했다.
‘나는 이미 네 육체의 기초가 강력한 걸 알고 있다. 그 안의 흉계는 너는 신경 쓰지 않아도 좋으니 얌전히 수련이나 해라.’
그렇다고 노인이 진양에게 선의가 있어 보이진 않았다.
자신을 이렇게 수련을 하게 하는 데에는 분명 무슨 음모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진양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수련하지 않는다면 노인은 더는 공손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히 늙은이는 강제로 진양을 진압해 죽일 것이다.
진양은 천천히 신금납서결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목표가 명확해지니 잡생각이 줄어들었다. 지금 그에게는 수련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끊임없이 자원을 제공해준다니 열심히 수련해주겠어.”
진양의 마음은 편해졌다.
노인은 모든 걸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노인이 모르는 게 있었다. 진양의 기초 공법이 자소도경이었고, 또 선천의 홍몽자기가 도기에 녹아 있었다.
고작 하나의 법결에 설령 늙은이가 몰래 무슨 짓을 했어도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자신이 익히게 되면 법결은 자연히 전부 자소도경에 흡수되어 불순한 게 제거된다.
이레 동안 진양은 돌집 안에서 신금납서결만을 수련했다.
옹중갑사가 가지고 오는 끊임없는 자원으로 진도가 일사천리로 나갔다.
그렇게 이레가 지나고.
두 개의 공법은 자연히 하나가 되어 오금납서묘법이 되었다.
서로 어우러질 때 진양은 별다른 충돌을 느끼지 못했다. 그 속의 흉계도 느끼지 못했다.
수련을 통해 육체는 더욱 강해졌다.
자소도경에 새로운 연체의 내용을 흡수하면서 경지는 더는 억누를 수 없는 경지가 되었다.
진양은 어쩔 수 없이 축기 후기가 되었다.
눈을 뜨자 진양은 입을 벌렸다.
입에서 금기(金氣)가 비처럼 뿜어져 나왔다.
돌집의 대문이 금우(金雨)에 마치 강철의 바늘로 찌른 거처럼 뚫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만신창이가 되더니 굉음이 나면서 무수한 부스러기가 되었다.
“축기에서는 나와 비슷한 정도의 수도사를 찾기 어렵겠군. 단지 안타까운 건, 자소도경 안의 묘법으로 수련 경지를 억눌러도 기초가 끊임없이 강해져서 더는 억누를 수 없는 지경이 돼버렸어.”
진양은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기초가 강할수록 잠재력은 더 향상돼서 비록 경지가 올라가지 않아도 실력은 향상된다.
단, 축기는 결국 축기였다. 아무리 강천 늙은이에 비하면 한참 멀었다.
이레 동안 늙은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진양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 늙은이가 무슨 꿍꿍이인지 알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