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ke Saint Wanted to Quit RAW novel - chapter 106
피곤? 당연히 피곤하다. 매일 밤 그를 엄습하는 욕망과 싸우고 있으니 말이다.
라트반은 제가 한번 맛본 그 쾌락을 잊을 수 없었다. 특히나 매일 밤, 그에게 몸을 붙여 오며 잠드는 그녀의 숨결이 그의 몸에 닿을 때마다 그날 밤의 기억이 그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욱신거려 오는 하체에 제가 이렇게나 짐승 같은 자였나 자책하면서도 잠든 성녀를 바라보던 시선은 돌릴 수 없었다.
제 이성은 조금만 흔들려도 그대로 추락하고 마는 가느다란 줄 위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왜 그렇게 힘들게 서 있냐며 그의 등을 떠미는 손이 있었다. 그가 세상에서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의 손이었다. 그렇기에 라트반은 기꺼이 떨어지기로 마음먹었다.
“리나.”
라트반의 입술이 성녀의 이마에 닿았다.
“지금부터는 부디 제가 아닌, 당신을 걱정해 주십시오.”
그의 입술이 부드럽게 얼굴을 따라 내려왔다. 그리고 조금 전부터 그를 미치게 하던 붉은 입술을 물었다.
***
“아, 아아… 라트반. 그, 그만…!”
그가 움직일 때마다 그의 몸 아래 있는 희고 가냘픈 몸이 신음 소리와 함께 들썩였다. 평소라면 곧바로 떨어져 성녀를 살필 라트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대한 산이 된 것처럼 그의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목을 핥아 올리던 그가 점점 더 아래로 얼굴을 내렸다. 아직 다 벗지 못한 얇은 옷이 붉게 물든 피부를 가리고 있었다.
라트반은 얼굴을 들었다. 잠시 생긴 틈에 성녀가 안도의 숨을 몰아쉬는 것도 잠시였다. 라트반은 머뭇거리지 않고 손을 들어 저를 방해하는 옷을 잡아 내렸다. 얼마 전 그가 남겼던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흰 피부가 달빛 아래에서 눈부시게 빛났다.
“라트반!”
그의 행동에 성녀는 놀란 듯이 두 팔을 들어 제 가슴을 가렸다. 라트반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았다. 그러고는 힘을 주어 성녀의 얼굴 옆으로 눌렀다. 그렇게 가리려 했던 제 가슴을 고스란히 드러내게 되자 그녀는 부끄럽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왜 숨기려 하십니까.”
“…….”
“이토록….”
다시 라트반은 머리를 숙였다.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 알아챈 성녀의 눈이 커졌지만 그는 머뭇거리지 않고 제가 노리던 것을 입술로 물었다. 잔뜩 흥분해 도드라진 유두가 그의 입술 사이에서 문질러지다 깨물렸다.
“아… 아아!”
성녀는 온몸을 관통하는 짜릿한 감각에 수치를 잊은 채 소리를 질렀다. 라트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듯이 그녀의 목소리를 감상했다. 제가 이끌어 내는 그 소리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말캉한 살덩어리가 그의 입 안에 가득 담겼다.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이를 세워 쉴 새 없이 곤두선 정점을 괴롭혔다. 그럴 때마다 성녀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흐, 아, 아아….”
신음 소리에 물기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목소리였다. 한참이나 정신없이 유두를 핥으며 빨아 대던 그의 혀가 힘을 주어 가슴 전체를 꾹 누르는 순간 결국 터져 버린 쾌감이 성녀의 입에서 격렬한 교성으로 튀어나왔다.
“하읏…!”
그제야 겨우 라트반의 얼굴이 그녀의 가슴에서 떨어졌다. 달빛 아래 그녀의 가슴이 그의 타액으로 번들거렸다. 그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제가 탐했던 그녀를 바라보며 조금 전 이어지지 못했던 말을 끝냈다.
“…이토록 달콤한데.”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가가 붉게 물들었다. 그가 내뱉는 말들이 정말로 그의 입에서 나오는 게 맞는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것은 라트반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가 누군가를 상대로 살면서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어떤 일이든 처음이 어려울 뿐, 두 번째부터는 쉽다고 했던가. 라트반은 이제 수치심과 민망함 따위는 조금도 느끼지 못하겠다는 듯 제가 원하는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더 보여 주십시오.”
“라트반…?”
다정한 목소리임에도 성녀는 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직도 제 손을 붙들고 있는 그의 팔에 험악하리만큼 튀어나온 핏줄들이 꿈틀거렸다. 도대체 또 무얼 하려고….
그런 성녀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라트반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걸렸다. 그것은 마치 굶주린 맹수가 제 발밑의 사냥감을 보는 것 같은 웃음이었다. 잠시의 이별이 안타깝다는 듯 그의 입술이 붉게 성난 유두의 끝에 가볍게 닿더니 밑으로 한 뼘씩 도장을 찍듯 내려갔다. 거침없이 내려가던 입술이 배꼽의 아래에 닿았을 때 성녀가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그가 어디를 향하는지, 무엇을 하려는지 그녀의 본능이 알아차린 것이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어느새 손목을 놓은 그의 팔이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다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의 머리가 다리 사이를 향했다.
“라트반!”
애절한 부름에 언제 벗었는지 모를 그의 상체 근육이 땀에 젖은 채 꿈틀거렸다. 잠시 움직임이 멈췄다. 성녀는 필사적으로 몸을 바르작거렸다. 그가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적시는 사이, 제 아래가 민망할 정도로 젖어 들었기 때문이다.
곧 라트반의 입술이 밀부를 가리고 있는 천 조각에 닿았다. 그의 혀가 푹 젖어 있는 위를 스치고 지나가자 성녀는 이제 엉엉 울며 그에게 매달렸다.
“라트반, 그만! 그만하세요! 제발….”
몸을 직접 섞는 것이 이보다 덜 부끄러울 것이다. 거침없는 희롱에 그녀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때마다 투명하고 반짝거리는 물방울들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잠시 고개를 든 라트반은 그것이 무척이나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보고 싶었다.
“안 돼. 제발 그만…아!”
허공을 젓던 손이 파르르 떨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혀가 천 조각을 밀어내고 수줍게 다물린 살 틈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단단히 붙잡힌 흰 다리에는 붉은색의 손자국이 생겨나고 있었다.
“하, 아, 아아! 으, 읏!”
그의 혀가 움직일 때마다 말이 되지 못한 소리들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그녀가 그의 이름조차도 내뱉을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지나친 쾌락은 고통과 비슷했다. 온몸이 떨리며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고 입은 달뜬 숨과 신음을 내뱉었다.
라트반은 미친 사람처럼 그녀의 아래에 제 얼굴을 묻었다. 위만큼이나 아래도, 아니 이곳은 조금 전 그가 물었던 곳보다 더욱 달콤했다. 종일 핥으라 해도 따를 수 있을 만큼.
“아, 흐, 흐읏! 아…!”
울음소리가 섞인 신음 소리가 커졌다. 그러다 그가 유난히 그녀가 반응을 보이는 곳을 파고들어 꾹 누른 순간.
“아아악!”
크게 버둥거리던 몸이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툭 모포 위로 떨어졌다. 동시에 왈칵 뜨거운 액이 흘러내렸다.
“흐, 흐윽….”
라트반이 얼굴을 들자 성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고 있었다. 라트반의 입으로 절정에 달해 버린 제가 부끄러웠던 것이다. 힘없이 벌어진 다리 사이로 그녀가 느꼈던 흥분이 흘러내려 모포에 둥그런 자국을 만들어 냈다.
“리나.”
“흐, 읏….”
그가 부르자 성녀는 들썩이는 숨을 달래려는 듯 훌쩍이며 숨을 들이마셨다. 그 모습을 보던 라트반은 몸을 일으켰다. 물론, 제 다리 사이에 단단히 그녀를 가둬 둔 채.
“…라트반?”
겨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신을 차린 성녀는 그가 하의를 벗는 모습을 보다 다시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가 탈의하는 순간 튕겨 나오듯 그의 성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성녀는 맹세코 제가 본 그 어떤 무기보다 지금 그의 것이 가장 흉악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배에 닿을 듯이 서 있는 성기는 핏줄이 돋은 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라트반. 자, 잠시만….”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아닌 당신을 걱정하시라고.”
“그, 그렇지만….”
“게다가 체력을 걱정해 주시다니, 그것이 기사에게 얼마나 수치스러운 말인지 모르셨겠지요.”
“아니, 난 정말 그냥 걱정이 되어서…!”
라트반의 무릎이 그녀의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다. 겨우 다물 수 있었던 아래가 다시 벌어지며 끈적한 액으로 젖었던 음부가 부끄러운 소리를 내며 열렸다. 라트반은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은 채 그녀의 다리를 제 허리에 걸치게 했다.
그가 손으로 제 성기를 붙잡아 그녀의 음부에 물리자 마치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부드럽고 따뜻한 살점이 그의 끄트머리를 물었다.
“으응….”
다시금 흘러나오는 성녀의 신음 소리에 라트반이 말했다.
“그러니 더 이상 저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으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뭘 어떻게 노력하겠다는 것인지 성녀가 되묻기도 전에 그가 제 허리를 살짝 아래로 내렸다. 그러자 이미 눅진하게 풀려 있는 밀부 안으로 귀두가 모습을 감추었다.
쾌락으로 느른해진 몸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아니었다. 라트반은 이번에도 그녀가 힘겨움에 몸부림치며 눈물을 보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
성녀는 그의 예상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두 손을 꼭 맞잡은 채, 숨을 삼키며 그가 무엇을 해도 받아들이겠다는 듯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를 받아들였던 것이 신기할 정도로 여린 몸이다. 처음 몸을 섞은 밤도 무척이나 힘들어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녀 역시 그때를 기억하는 것인지 그를 바라보는 눈에는 지금부터 그가 할 일에 대한 두려움이 배어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짙은 신뢰가 있었다. 당신은 나를 해치지 않을 거라는 듯한 신뢰가.
라트반은 움직임을 멈춘 채, 홀린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색색거리는 거친 숨결, 흐트러진 머리카락. 신기하게도 사냥꾼의 오두막에 버려져 있던 낡은 모포 위에 있는데도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라트반은 이를 악문 채로 아주 조심스럽게 제 허리를 내렸다. 굵은 성기가 천천히 그녀의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그가 그녀의 안으로 조금씩 들어갈수록 그녀의 얼굴이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 냈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이 커졌다가 점차 숨 쉬는 것을 버거워하며 입이 벌어졌다. 그러다 다시 눈가에 맺힌 눈물이 또르르 떨어진 순간 라트반은 모든 힘을 다해 제 이성을 붙잡아야 했다.
그의 것이 완전히 그녀의 안으로 모습을 감추자 두 사람의 몸이 원래부터 마치 하나였던 것처럼 빈틈없이 맞닿았다.
이제 겨우 들어갔을 뿐인데 이미 그녀는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라트반이라고 해서 편한 것은 아니었다.
저를 따뜻하게 조이는 그녀의 안에 온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조금만 정신을 놓으면 그대로 미친 듯이 움직여 버릴 것 같았다. 그랬다가는 분명, 그녀가 다칠 것이다. 그런 것을 원하는 건 아니었다.
“리나.”
라트반이 그녀를 부르며 이마에 입을 맞췄다.
“괜찮습니까?”
“괜찮… 아요…. 그러니까… 어서….”
괜찮을 리가. 이렇게나 힘들어하고 있으면서.
히끅거리는 숨을 감추지도 못하면서 그를 위하는 대답에 라트반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그 열기는 그의 몸 가장 깊은 구석까지도 빈틈없이 가득 채워 나갔다. 라트반은 따스하면서도 부드럽게, 간질거리면서도 포근하게 제 안을 가득 메운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리나.”
그의 손등이 눈물로 젖은 그녀의 뺨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렸다. 라트반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얼굴 가까이 제 얼굴을 대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사랑합니다.”
그를 가득 채운 감정이 이름을 얻어 흘러넘쳤다.
그의 고백에 들썩이던 성녀의 숨이 멈췄다.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들은 사람처럼 크게 뜬 눈이 그를 향했다. 푸른 눈동자가 호수에 잠긴 것처럼 일렁이더니 후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굵은 물방울이 모포 위로 떨어졌다.
성녀의 입술이 무엇인가를 말하려 달싹였다. 라트반은 가만히 그녀가 할 말을 기다렸다. 한참 후, 그녀는 그가 생각하지 못했던 말을 뱉었다.
“이, 이리스는….”
그 말에 라트반은 성녀가 왜 그동안 불안한 빛을 보였는지 깨달았다.
이리스. 새로이 성력을 가진 여자. 그리고 자신에게는 조금도 의미가 없는 사람.
“…설마 제가 그 사람에게 가리라 생각한 것입니까?”
그의 물음에 대답 대신 더 많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라트반은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녀가 흘리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럴 때마다 맞물린 몸이 흠칫 떨리는 것이 고스란히 그에게 전해져 왔다. 서로의 심장 고동 소리가 느껴질 만큼 이렇게나 깊게 닿아 있어도 그녀가 가진 불안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제가 온전히 그녀의 것이 되었다는 것을 믿게 할 수 있을까.
라트반은 그녀를 끌어안으며 몸을 일으켰다. 더 이상 깊이 닿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몸이 그 한계를 넘어서자 성녀는 벗어나려는 듯이 도리질을 치며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에게서 도망치려는 듯한 움직임에 라트반은 그녀의 허리를 잡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아….”
다시금 깊게 찔러 들어오는 그의 것에 성녀는 그의 목을 끌어안은 채, 무너졌다. 하지만 곧 다시 벗어나려는 듯 몸을 일으키려 했다. 라트반은 쓴웃음을 지었다. 허리를 붙잡았던 손이 아래로 내려가 둥근 엉덩이를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강하게 붙잡아 제 몸에 붙이듯이 끌어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