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ke Saint Wanted to Quit RAW novel - chapter 117
“무척이나 달콤하군요. 하루 종일 빨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핥기만 해도 혀가 아릴 정도로 단데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얼마나 달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요.”
황홀하다는 표정으로 다시금 가슴을 쥐는 그의 음란한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멍해졌던 머리가 잠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뜻을 이해하였기에 얼굴은 뒤늦게 붉어졌다. 레온은 웃으며 그런 내 뺨에 입을 맞췄다.
“이렇게 예쁜 표정을 지을 줄 알았으면 진작 말할 걸 그랬어요. 지금까지는 그럴 여유가 없기도 했었지만.”
레온은 그렇게 말한 다음 몸을 숙여 다시 가슴의 끝을 물었다. 젖은 살을 핥는 소리가 내 귓가에 천둥처럼 올렸다. 나는 숨을 멈춘 채, 그의 행위를 받아들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원하는 만큼 빨아 대었는지 레온이 겨우 고개를 들어 올려 눈꼬리를 휘며 웃더니 나를 끌어안았다.
“이곳에 있는 기사단을 물어봤었지요? 여기 있는 기사단은 3기사단입니다. 제 휘하의 기사단이지요. 제 명령이라면 죽음도 불사하는 자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레온의 눈이 빛났다.
“그들은 내가 명령하면 내 아내에게도 고개를 숙일 것입니다.”
“…….”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신부의 예복을 입고 있었으니 모를 수가 없었다.
지금 여기에서 그를 받아들이고 황태자비가 되는 것. 그것이 레온이 원하는 것이었다.
내가 망설이는 것을 눈치챈 것일까. 레온이 말했다.
“정보원이 알아 온 바에 의하면 신전 기사단이 내일 새벽, 정비를 마치는 대로 타락한 신전 기사들을 추적하러 떠난다는군요.”
“……!”
“당신도 알겠지만 지금 당장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이곳에 있는 제국 기사단뿐입니다.”
그렇게 말한 레온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내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당신의 사랑은 그가 가져갔으니 나는 다른 것을 원할 수밖에 없군요. 리나, 나를 이용하십시오. 나를 받아들이고 내 모든 것을 당신이 원하는 대로 휘둘러요. 나는 기쁜 마음으로 당신의 도구가 되겠습니다. 그렇게라도 당신이 내 곁에 있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
레온은 내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끌어 그의 심장 위에 내 손을 올렸다. 매끈하고 단단한 근육 너머로 쿵쿵 뛰는 그의 심장을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 땀에 젖은 그의 피부의 감촉이 어쩐지 민망해 나는 그를 바라볼 수 없었다.
레온은 내 손을 잡아 아래로 내렸다. 보기 좋게 갈라진 근육을 따라 움직이던 손이 그의 배꼽 아래를 지나는 순간, 나는 그가 원하는 곳이 어딘지를 알았다.
“레, 레온….”
곧 내 손에는 꺼덕거리는 기둥이 자리했다. 손 너머에 있는 그의 욕망이 더듬거리는 벗어나려 더듬거리는 내 손길에 크게 꿈틀거리며 반응했다. 그 뜨거움과 묵직한 질량에 놀란 내가 손을 떼어 내려 하자 레온은 내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리나, 도구를 사용할 때는 꽉 쥐고 놓지 말아야 합니다.”
“레온….”
“그리고 있는 힘껏 잡아 휘둘러야 해요. 그래야 제대로 쓸 수 있으니.”
그는 천천히 손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손 아래에서 살아 꿈틀거린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음란한 감각이 모든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 덜컥 겁이 났다.
그래, 레온을 이용할 생각이다. 그가 원하는 것을 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받아내는 단순한 거래. 그런 단순한 것이리라 생각했는데.
“레, 레온….”
내 손으로 제 욕망을 키우며 짙은 미소를 짓는 그를 보니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그가 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손안 가득 쥐어진 성기의 끝이 움찔거리며 액을 뱉어 내기 시작했다.
번들거릴 정도로 끝을 물들인 액은 아래로 흘러넘쳐 내 손을 적셨다. 멈추지 않는 그의 손짓에 찌걱거리는 야한 소리가 밖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움에 섞여 사라졌다.
“리나, 흐, 으읏!”
점점 빨라지던 그의 손이 멈춘 순간, 희뿌연 액이 포물선을 그리며 튀어 올랐다. 그것은 내 얼굴과 가슴 위로 후드득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이런.”
레온은 제 손가락으로 내 입가에 묻은 정액을 닦아 냈다. 그러고는 위험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곳에 뿌릴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레온은 그렇게 말하며 무릎으로 내 다리 사이를 벌렸다. 곧 뭉툭한 성기의 끝이 내 질구에 닿았다.
“이제 이곳에 가득 뿌릴게요, 리나.”
그렇게 말한 레온은 나를 끌어안으며 감격스럽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내 아내.”
젖은 살덩어리가 천천히 붉은 꽃잎을 밀어내며 들어오기 시작했다.
***
“흐, 으읏, 아, 아!”
헐떡이며 내뱉는 성녀의 목소리에는 울음이 가득했다. 그것이 고통스러워 내뱉는 소리가 아님을 레온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나를 이용할 거라고.’
그녀가 그 말을 하면서 죄책감 가득한 얼굴을 했을 때, 레온은 속으로 웃었다. 그것이야말로 그가 원하는 것임을 성녀는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어떤 감정이든지 좋다. 그녀를 자신의 곁에 묶을 수 있는 밧줄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반길 것이니까.
미친 듯이 움직이던 레온은 성녀의 손을 잡아 깍지를 끼었다. 얽히는 손가락에 입을 맞추고 이번에는 아주 느리게 허리를 움직였다. 조금씩 전진한 그의 것이 그녀의 내벽 끝에 다다랐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더욱 몸을 밀어붙였다.
“아…제발….”
멈추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제 것을 기쁜 듯이 이리도 꽉 물고 조여 대지는 않을 것이니.
예전에 안았을 때 알아차렸지만 미치도록 예민한 몸이다. 그가 조금만 움직여도 그녀는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며 눈물을 흘렸다. 몸의 구석구석까지 달아오른 열기로 붉어진 몸이 미치도록 사랑스러워 레온은 다시 크게 허리를 움직였다.
“아, 응! 레온! 그, 그만!”
깊은 곳 한쪽을 꾹 찌르자 들썩거리던 그녀의 몸이 벼락에 맞은 듯 바르르 떨렸다. 그녀가 애원하듯 교성과 함께 그의 이름을 불러 댈수록 레온은 정말이지 미칠 것 같았다. 좋을 것이라 생각은 했었다. 조종당하지 않는 그녀가 저를 안고 있는 남자가 저라는 것을 깨달으며 제 움직임에 이름을 불러 준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하지만 이제 레온은 알게 되었다. 황홀 따위로 표현할 수 있는 감각이 아니다. 그녀는 저를 완전히 잠식해 버리는 마약과도 같았다.
세차게 진입을 시도할 때마다 거친 침입자를 막아 보려는 듯 그녀의 안이 그를 휘감는다. 하지만 그것은 레온에게 미칠 것 같은 쾌감을 선사할 뿐이었다.
지금 도대체 몇 번이나 그녀의 안에 사정을 했을까. 레온은 고개를 내려 단단히 결합한 부분을 살펴보았다. 넘쳐흐른 정액이 그의 기둥이 드나들 때마다 거품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레온은 그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매일 보고 싶을 정도로. 아니, 매 순간 이렇게 있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제 3기사단은 그녀의 것이다. 아니,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 제국의 모든 것은 이제 그녀의 손에 쥐어질 것이다. 곧 제국의 주인이 될 그를 붙잡아 흔들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 단 하나만을 제외하고.
‘라트반.’
그를 떠올리며 레온은 다시 깊숙이 그녀의 안에 제 몸을 묻었다. 가장 깊숙한 곳의 벽을 누르자 성녀는 다시 눈물을 흘리며 그의 팔을 붙잡았다. 저와 함께 흔들리는 가녀린 몸부터 힘겹게 내뱉는 숨 한 조각까지 사랑스럽지 않은 곳이 없다.
라트반은 제 처음을 저리도 아름다운 그녀와 함께했을 것이다. 레온은 라트반이 부러워 미칠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지.’
레온은 성녀의 허리를 감아 안아 올렸다.
“아, 으, 으읏!”
그의 위에 올라타듯이 앉게 된 그녀는 더욱 깊숙이 들어온 그의 것에 고개를 젖히며 교성을 토해 냈다. 그런 그녀를 숭배에 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레온은 다시 한번 그녀의 안에 제 욕정을 토해 내었다. 그러면서 성녀의 귀에 속삭였다.
“사랑합니다, 리나.”
레온은 맹세했다.
제 처음은 그녀가 아닐지라도 마지막은 그녀가 될 것이었다.
아침을 맞이한 제국 기사단의 주둔지는 전날 연회가 열렸던 자리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깔끔하고 조용했다. 근처 마을에서 불러온 악단들과 마을 사람들은 제 손에 쥐어진 금화를 기쁜 눈으로 바라보다 제국의 번영과 황태자 부부의 행복을 기원하며 돌아갔다. 그나마 아직 남아 있는 술통들을 바라보며 레온은 팔짱을 끼었다.
이제 이곳에 주둔하는 3기사단은 그의 명령은 물론 황태자비의 명령 또한 목숨처럼 받을 것이다. 지난밤, 성녀는 이 기사단을 통째로 손에 얻기에 충분할 만큼의 자신을 레온에게 주었다.
레온은 아쉬운 눈빛으로 제 천막을 바라보았다. 그렇게나 받았는데도 그는 아직도 갈급함을 느꼈다. 저 멀리 보이는 신전 기사단의 주둔지를 보자 저절로 이가 갈렸다.
‘저것들만 없었어도.’
그러면 곧바로 제국으로 돌아가 성대한 연회를 열고 국혼을 대륙 전체에 알리며 황태자비를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많은 것들을 리나에게 보여 주었을 것이다.
레온은 그것을 볼 리나의 얼굴을 생각하며 웃음 지었다. 세상의 새로운 것에 무척이나 깊은 호기심을 보이던 그녀다. 황궁에 있는 것들만 둘러본다 하더라도 족히 수년은 걸리고도 남을 것이다. 제 아버지는 물론 저도 세상의 온갖 것을 모아다 두었으니.
처음에는 그저 취미가 따로 없으니 닥치는 대로 수집이나 해 보자, 했던 일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레온은 리나와 함께 돌아가서 할 일들을 생각하며 콧노래를 불렀다.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부관들의 얼굴은 그와 반대로 무척이나 어두웠다. 그들의 황태자가 첫날밤을 무척이나 행복하게 보낸 새신랑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신부가 범상치 못했다.
성녀와 결혼했다는 것만 해도 머리가 복잡할 판에 가짜 성녀라니. 이후의 일들이 얼마나 더 복잡해질까.
그때 그들의 근심을 깨는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레온 역시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황태자와 제국 3기사단이 주둔하고 있는 막사다. 그런 곳의 경비가 삼엄하지 않을 리가 없는데 저리도 당당하고 빠르게 말을 타고 들어올 수 있는 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이내 말 위에 있던 자의 얼굴을 본 순간 그 의문은 쉽게 풀렸다.
“1기사단이 여기에는 무슨 일로 온 거야?”
레온은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황제의 직속 기사단이 도대체 왜 이곳에 왔단 말인가. 아들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황제가 증원을 위해 보냈다고 하기에는 너무 적은 숫자였다.
레온에게 곧바로 달려온 그들은 조금 떨어진 곳에 멈춰 말에서 내리더니 레온에게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됐으니 일어나. 무슨 일이지?”
“황태자 전하께 필요할 거라며 황제 폐하께서 보내신 것을 가져왔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
레온이 의아한 표정을 짓는 사이 뒤이어 도착한 1기사단의 기사들이 천으로 덮인 큰 상자를 들고 레온의 앞에 섰다.
“이건….”
천을 벗겨 내자 척 보기에도 무척이나 고급스럽고 화려한 상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레온은 상자 앞으로 다가갔다.
“혹시 폐하께서 보내는 전언이나 서신은 없었나? 도대체 이게 뭐지?”
“저희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쭈어보았으나 ‘열면 알게 될 것을 굳이 적을 필요는 없다.’라시며 어서 전하기를 명령하셨습니다.”
그 말에 레온은 상자 위에 손을 올렸다. 성인 두 명이 들어야 할 정도의 큰 상자이다. 게다가 안에 있는 것은 분명히 무척이나 값어치가 있는 물건임이 틀림없었다.
‘도대체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