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 My Mom Is an Alien?! RAW novel - chapter 220
재밌게 봐주세요.
실망, 빛을 향해서
한참 자리를 잡고 성장에 열중하고 있던 인류는 다시금 비상이 걸렸다. 이미 몇 차례 약탈을 당한 상황이었다. 초월 우주는 생각만큼이나 낭만적이고 유토피아가 아니었다. 새로운 적자생존의 세상이었고 동시에 새로운 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세상이기도 했다.
인류의 함선은 구를 닮아 있었다. 원형의 구로 이루어진 그것은 못 해도 지름이 10km에 이르는 것이었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지만, 이곳 초월 우주로 치면 가장 밑바닥에 해당하는 기술력이기도 했다.
애초에 이곳으로 넘어오면 안 되었던 걸까? 약탈 종족에게 몇 차례 당해버리는 상황 속에 그들은 최선을 다해서 성장하고자 했다. 이러한 준비된 함선의 숫자만 해도 3,000여 척이었다. 좀 더 많았었지만, 연이어 벌어진 공격으로 숫자가 이만큼이나 줄어든 것이다.
그들은 다가오는 거대한 함선의 모습을 보고서 긴장된 시선으로 보았다. 함선이 크다고 해서 긴장한 건 아니었다. 일단 이곳 초월 우주에 속한 우주선이고, 그만큼 상대방의 세력은 클 터였다. 그들은 초월 우주로 넘어오고 나서야 자신들이 최고라는 생각을 버려야 했다.
[세비오 사령관. 저 함선의 목적을 알아야 하네.]“그리하겠소.”
인류군의 사령관으로 있는 세비오는 조용히 다가오는 함선을 보면서 일단 상대방의 목적을 알기 위해 통신을 보냈다. 일단 이전에 온 이들이 무작정 공격부터 했던 것과는 달리 상대방은 속도를 천천히 하고서 나름 신사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렇다고 상대방의 목적이 다르다고 확신하지 않았다.
금방 받는 상대방이었다. 그리고 화면을 통해 드러난 상대방의 모습에 잠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 분명 생김새가 자신들과 같은 인간으로 보였다. 물론 눈동자 색깔이 붉은색인 것도 다르고 털이 있는 것도 다르지만, 전체적인 외형은 분명 인간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인간과 닮은 종족도 있을 수 있다.’
무한한 규모를 자랑하는 우주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종족이 없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런 그들도 이곳 초월 우주로 넘어왔을 수도 있었다. 어쨌든 상대방이 어떤 의도로 접근한 건지 모르기에 긴장한 마음을 감추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누구요?”
[내 이름은 이현우]“이현우?”
[그리고 한때나마 지구인이었다.]“지구?”
[의문성을 표하는 걸 보면 지구에 대해서 모르는 건가?]“그렇소. 처음 듣는 단어요.”
[그대는 인류인가?]“맞소. 우리는 인류요. 그리고 위대한 자벨린 제국의 자손이오.”
자벨린 제국, 인류는 한때 다양한 정치체제가 존재했었고 결국, 제국을 이룬 모양이었다. 마치 과거로 회귀한 듯한 형태가 되었지만, 인류는 제국이라는 명칭과는 달리 상당히 빠르고 상당히 광대한 영역을 차지할 종족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다.
기술력 수준도 빠르게 성장한 동시에 은하계까지 지배한 그들은 마침내 초월 우주로 향할 수준에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그대들이 가진 역사의 시작점이 어디인지 알 수 없겠나?]“어째서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이오.”
[나는 인간의 혼혈이다.]“혼혈이란 말이오?”
별로 놀란 기색은 없다. 애초에 은하계를 지배할 정도라면 다양한 종족들이 어울려 살았을 터였다. 물론 순수한 인간만 존재하는 걸 보자면 타 종족과 함께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쩌면 타종족은 배척하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표정을 보자면 뭔가 모르게 경멸이 뒤섞여 있었다.
[난 인류의 역사를 알고 싶다.]“그건 알려줄 수 없겠소.”
[어째서지? 내가 그대들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는 건가?]“다른 걸 다 떠나 자벨린의 역사 이전의 기록은 모두 소실했기 때문이오. 특히나 혼혈족에 대한 건 완전히 사라졌을 것이오.”
[사라졌다는 건 무슨 뜻이지?]“우린 혼혈족을 인정하지 않소. 과거엔 타 종족과 혼혈족이 함께 살긴 했으나 위대한 초대 황제이신 크레눌러 황제께서는 그들은 모두 불결한 존재라고 하시고 직접 없애시어 오로지 순수한 인류만이 남게 하셨소.”
저런 말에서 조금이나마 자벨린 제국에 대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즉 과거에는 다양한 종족과 어울리면서 함께 했지만 결국은 순수주위에 빠진 자가 황제가 되어서 모든 혼혈족은 물론이고 다른 종족들도 모두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현우는 어쩌면 이루나스타 연방에 속한 종족들도 어쩌면 인류의 손에 제거당한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의 가능성을 너무 낮게 본 모양이었다. 나름 견제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긴 했는데, 아예 없애버렸다니. 인류의 저력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대단했던 모양이었다.
‘내가 보는 저들 인류는 더는 내가 아는 인류가 아닌 거로군.’
[마음에 안 드는군.]이 같은 현우의 말에 얼굴이 찌푸려지는 세비오 사령관이었다. 당장 상황이 안 좋아서 좋게 나가고 있지만, 상대방은 그런 자신의 호의를 무시하고 있었다. 애초부터 혼혈이라는 사실에서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다. 본래부터 순수한 인류 말고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주의를 가진 그였다.
“뭐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냐! 다짜고짜 찾아와서 그런 말을 한다는 게 상당히 무례하다는 건 알고 있나?”
[그냥 내 생각이었다. 내가 생각한 인류와 그대들은 너무나 달라서 나온 말이니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럼 난 가보지. 더는 우리가 만날 일이 없는 것 같다.]현우는 더는 인류에 신경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애초에 떠날 그 순간부터 인연을 끊은 인류인 셈이다. 그런 상황에서 초월 우주에 인류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서 찾아왔었지만. 드러난 결과는 실망일 수밖에 없었다. 너무도 다르게 성장한 인류의 모습이었다.
‘완전히 다른 인류구나.’
머리에 털이란 털은 없고 눈썹조차 없었다. 어쩌면 털 같은 것 자체가 불필요해서 저렇게 변한 건지도 몰랐다. 중요한 건 이제 더는 저들에게 볼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만 가자는 생각으로 통신을 끊으려는 그때 들린 말에 멈칫했다.
“기다려라! 이대로 그대를 보낼 수 없다!”
[보낼 수 없다라? 그게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알고 있나?]“우린 혼혈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대는 이곳에서 없어져야 한다.”
[흠, 멍청한 건가? 이곳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상대방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서 덤비는 행동을 해라.]“끝까지 우릴 무시하는구나.”
“그건 두고 보면 알겠지! 애초에 혼자 왔으면 안 되는 일이었다.”
번뜩이는 세비오 사령관의 눈빛이었고 그는 곧바로 신호를 보냈다. 이에 따라 3천여 척의 우주선들이 그대로 아레스의 본체를 향해 몰려드는 모습이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기동해 온 동시에 포위하는 함선들의 모습이었다. 원형의 선체 안에서 많은 포구가 드러나고 있었다.
[후회할 것이다. 이대로 보내주면 그냥 없던 일로 해주지. 이거 내가 인류에게 보일 수 있는 마지막 자비다.]“이제 그런 말을 해봤자 소용없다! 우리 순수 인류를 제외한 어떠한 혼혈도 있어서는 안 된다!”
[멍청한 놈에 바보같이 변한 인류로군.]이러한 현우의 말을 끝으로 모든 인류의 우주선에서 공격이 시작되었다. 푸른빛의 광선 줄기들이 연이어 선체를 노리고 공격에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러한 공격은 어떠한 타격도 줄 수 없었다. 보호막에 막힌 공격에 따라 그저 공격하고 있다는 흔적만을 보여 주고 있을 뿐이었다.
이 순간 아레스의 말이 현우에게 들려왔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현우를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딱히 마음이 안 좋거나 하진 않아. 그저 내가 아는 인류가 이젠 완전히 사라진다는 게 좀 그럴 뿐이지.”
〈확실히 현우님 말처럼 저들은 더는 알고 계시던 인류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렇게 성장할 줄은 몰랐지. 그리고 그런 인류는 내 손으로 끝장낼 날이 찾아올 줄도 몰랐고 말이야.”
그렇게 인류를 성장시키려고 리온그룹까지 만들어 우주 시대로 진입까지 해주었던 자신이었다. 그런 인류를 직접 처리할 순간이 찾아오다니 삶이란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지금의 인류는 자신에게 이를 드러낸 것이고 자신은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아레스.”
〈예, 말씀하십시오.〉
무엇이든 명령을 내려달라는 듯 말하는 아레스의 말에 현우는 계속된 공격으로 빛의 공해를 만들어내듯 어지럽게 만드는 인류의 우주선들을 보면서 나직이 말했다.
“처리해.”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인류를 청소합니다.〉
청소라는 말에서 인류를 완전히 끝장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런 말을 들은 현우는 굳이 막지 않았다. 지금의 인류는 너무나도 다르게 변질해 있었다. 그런 그들을 멸종시키는 것에 어떤 자격이 있나? 싶을 테지만 저들은 자신들의 주제도 모르고 자신을 공격한 것이 큰 문제였다.
‘결국,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끝을 맞이하는 게 저들의 운명일 것이다.’
그런 생각 속에 폭발하는 인류의 우주선들의 모습이었다. 붉은 광선의 줄기들이 뻗어가는 순간 수백의 우주선들이 폭발하듯 사방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모습이었다. 3천여 척에 육박하던 인류의 함선은 단 몇 번의 공격만이 있을 뿐인데도 모두 당해버렸다.
가히 압도적으로 당해버린 모습이었다. 애초에 상대가 안 되는 것이라고 보면 되었다. 한편 적의를 드러내던 인물까지 이미 죽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건 한참 건설 중인 구조물을 향한 붉은 광선의 공격이었다.
그대로 쪼개지며 폭발하는 모습이었고 어느새 거대한 폭발을 만들어내더니 사라지고 있었다.
〈완전히 끝내겠습니다.〉
어느새 아레스가 공격을 목표로 한 곳은 인류가 새롭게 정착한 행성이었다. 이곳 초월 우주의 행성은 기본적으로 거대했다. 막대한 양의 자원을 품고 있었으며 그런 만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인류가 이곳을 정착할 수 있던 것도 애초에 기본적으로 많은 종족이 여러 개의 행성을 보유할 수 없는 규칙이 있어서였다. 물론 상위나 최상위 쪽 종족은 행성을 여러 개 소유할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그들이 만든 규칙인 셈이었다.
아무튼, 인류에게 있어 이곳 행성은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행성을 향하는 아레스의 공격은 확실히 끝장내려는 듯이 10여 개의 원반이 줄지어 자리한 모습이었다. 강화되고 나서 사실상 이만한 공격을 한 적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그만큼 확실히 끝장을 내겠다는 뜻이었다.
줄지어 모인 거대한 에너지가 그대로 마지막 원반으로 전해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건 훨씬 더 거대한 광선의 줄기가 뻗어가는 모습이었다. 그대로 행성을 삼킬 듯 다가간 순간 붉은 광선은 단번에 행성의 모든 것을 덮치며 부쉈다. 이곳에 자리 잡기 시작한 인류가 이러한 공격에 힘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이제 끝난 건가?”
〈아직 많은 잔재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우주선을 타고서 돌아다니는 인류가 있을 것이다. 그들까지 모두 지워야 하는 걸까? 굳이 그럴 필요까진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까지 인류의 멸망을 생각했지만, 금방 그럴 마음이 식어버렸다. 상당히 오락가락할 생각이지만, 애초에 공격만 안 했다면 실망만 하고 갔을 자신이었다.
“그들 스스로가 한 행동에 대한 대가는 받은 셈인가?”
인류로서는 억울한 일이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그들을 힘이 없는 존재였고, 현우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 아마 앞으로 살아남은 인류는 세력으로서가 아닌 소수 종족으로서 이곳 초월 우주에서 생존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냥 이대로 돌아가자.”
〈알겠습니다. 그럼 돌아가겠습니다.〉
그러한 말을 끝으로 그대로 방향을 돌린 동시에 그대로 빛의 터널을 만들어내며 빨려 들어가듯 사라지는 아레스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인류는 회복할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본 상태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살아남은 이들은 서둘러 이곳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아마 이곳을 벗어나 나중에 자신들이 건든 존재가 어떠한 것인지 알게 된다면 크게 후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복수? 그런 걸 생각하기 이전에 생존을 우선으로 해야 할 터였다. 인류는 이번에 살아남았지만,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 * *
현우는 돌아온 동시에 엄마와 만나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해 주었다.
“제가 잘못된 행동을 한 걸까요?”
“아니, 너는 잘못하지 않았어. 네 말을 들어보니 이미 저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류가 전혀 아닌 것 같구나.”
“애초에 시간적 간극이 너무나 차이가 났어요.”“그래, 못해도 수만 년 이상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구나. 그들과 넌 이제 아무 사이가 아니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를 공격만 하지 않았으면 되었을 거예요. 그들이 잘못한 점은 절 공격했다는 거예요.”
“그래도 완전히 멸망시킨 건 아니지 않니?”
“뭐, 그렇긴 하죠.”
“그럼 된 거라고 생각이 든단다. 애초에 다른 종족이었으면 넌 이미 그들을 완전히 멸망시켰을 생각이었지 않니?”
“그렇겠죠.”
그 정도 수준의 다른 종족이었으면, 확실히 멸종시켰을 터였다. 아마도 인류라는 존재의 동질성에 조금이라도 망설임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그로 인해 인류를 살아남았고 그건 그들에게 있어선 행운일 것이다.
아무튼, 이번 일은 끝이 난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제 떠날 일만 남은 상태였다.
“다들 기다리고 있습니까?”
“응, 좌표를 주고서 미리 가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단다. 이제 우리도 떠나기만 하면 돼.”
“그럼 바로 가도록 하죠.”
이런 대화 속에 엄마와 난 곧장 브로드레스가 준 좌표를 향해 이동하게 되었다. 그렇게 워프를 통해서 도착한 장소는 초월 우주에서도 상당히 이질적인 장소였다. 본래부터가 흰색 바탕에 환한 편이지만, 이곳은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한 빛이 가득한 장소였다.
이미 이곳에는 3척의 함선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한 척은 브로드레스의 함선이었고 나머지 함선은 토우와 파슘의 함선일 것이다. 유일하게 우주선이 없이 순수 육체적 힘으로 이곳에 있는 아이네란 여인만은 함선 근처에 붙어서 서 있는 모습이었다.
〈어서 오게나, 갔었던 일은 잘 해결했는가?〉